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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이상한 남편의 여행 준비 내 직장동료들은 장기 휴가를 떠나는 나를 많이 부러워합니다. “좋겠다”하며 나를 대놓고 부러워하는 직원들도 있고, 나의 휴가에 대해서 말은 하지 않지만, 시기심으로 가득 찬 눈으로 날 훔쳐보는 시선들도 느껴지죠. 자존심 상해서 나에게 대놓고 “좋겠다”하지는 않지만, 자신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풀타임으로 일을 해야하는데, 나는 팔자가 좋아서 시간제 일만 해도 먹고 살고, 여행도 한두 달이 아닌 다섯달씩이나 간다니 짜증이 나는 모양입니다. 심지어는 근무중 나를 마주쳐도 아는 척 안하고 안면 까는 직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서로 할 일만 하면 되니 나야 아쉬울 것이 없지만, 마주쳐도 인사조차 안하고 지나치는 직원을 보면 사실 마음이 그리 좋지는 않죠. ㅠㅠ 개인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동료가 없지만, 그래도 척을 .. 2022. 10. 22.
연방 정부에서도 준비하는 정전사태, Blackout블랙아웃 5개월간의 장기 휴가를 떠날 날이 코앞이지만, 그래도 직원이라 한두달에 한번씩 있는 직원 회의에 참가를 했습니다. 직원 회의에서는 요양원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직원들이 알아야 하는 일들과, 조심해야하는 공지들이 주로 언급되죠. 우리 요양원 주변은 요새 아주 소란스럽습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요양원 옆의 공원 부지에 새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은 이미 발표된 상태였지만, 러시아 전쟁으로 모든 것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태라 애초에 계획했던 것보다 공사비가 30% 이상이 더 든다고 해서 당분간 새 건물을 짓는 공사는 안 하는줄 알았는데, 애초에 계획했던 날짜보다는 몇 달 미뤄졌지만, 2년 계획의 새 요양원 건물 공사가 드디어 시작됐죠. 가을에는 노란 낙엽이 떨어진 공원을 보는 것이 근무중 즐길 수 .. 2022. 10. 20.
내 예상 밖의 행동을 한 그녀 한국은 어떤 직업군이 요양원에서 함께 근무하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근무하는 오스트리아의 요양원, 우리 병동에는 4종류의 직업군이 함께 근무를 합니다. 우선 직업군의 가장 상위에 간호사가 있고, 그 아래 어르신의 몸을 만지며 간병을 하는 요양보호사, 그 밑으로 병동의 잡일을 하는 도우미가 있고, 병동을 청소하는 청소부가 있죠. 한국이라면 위의 직업군들이 나열된 순서대로 간호사가 자기 아래의 세 직업군 (요양보호사, 도우미, 청소부)에게 근무를 “지시” 하겠지만, 여기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서로 다른 직업군이라 생각을 하죠.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는 어르신의 건강&몸에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근무중에 서로 호출을 하거나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지만, 도우미나 청소부에게 어떤 일을 하라고 지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 2022. 10. 18.
팀 리더를 맡다 요양원 근무는 매번 다릅니다. 층은 3개로 나뉘고, 매번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이 달라지죠. 지층은 혼자서 근무하니 나만 열심히 일하면 뿌듯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만, 팀으로 일하는 1층이나 2층 같은 경우는 나 혼자만 부지런하게 움직인다고 하루가 뿌듯하지는 않죠.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힘을 합쳐야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죠. 함께 팀을 이뤄서 일을 하게 되면, 누군가는 쉴 틈없이 부지런히 병동을 누비면서 일하지만, 같은 근무임에도 누군가는 대놓고 일을 안하고, 누군가는 가능한 해야 할 일을 피하려고 몸부림치죠. 팀을 짤 때도 근무연수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을 해야하는데, 가끔 팀을 보면 조금 어이없을 때도 있습니다. 자기네가 편 먹고 싶은데로 팀이 짜는 모양입니다. ㅠㅠ 같은 일을 해도 20년이상 근무한 .. 2022. 10. 16.
우리 부부가 가지고 있는 중국인에 대한 편견 서양인들은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한국이 중국어를 사용하는 줄 알고, 분명히 “한국”이라고 나라 이름을 이야기 했음에도 “음~ 아시아”합니다. 아시아 지역에도 그 안에 여러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지만 무식한 서양인들은 그런걸 구분하지 못할뿐더러 하려고 하지도 않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은 “너 중국인이야?” 중국이 한국의 이웃나라이고, 외모적으로 비슷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보고 중국인이냐고 물으면 괜히 짜증이 납니다. ^^; 중국인들이 세계적으로 온갖 민폐를 끼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나에게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나는 중국인을 좋아하지 않죠. 집에서 뉴질랜드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남편은 우리가 오클랜드에 도착한 후, 여행 준비를 시작하는 기간을 1주일로 잡았고, 중고차를 .. 2022. 10. 14.
남편이 화장실에서 실신했다 남편은 꽤 건강한 편입니다. 50대 초반에 담배는 안 피고, 술도 친구들을 만나면 맥주 한 두잔 정도 마시기는 하지만, 친구를 만나는 것이 연중행사에 가까우니 맥주도 1년에 한두 번 마시는 정도이고! 운동을 대놓고 밝히지는 않지만, 계절별로 마눌과 다양한 것들을 즐기죠. 겨울에는 눈신발 등산에 노르딕스키, 여름에는 등산을 하고, 산악자전거도 타면서 카약도 타면 하루 종일 노를 저으며 팔 운동도 엄청나게 하죠. 그 외에 날씨가 좋으면 테니스도 시시때때로 치러 다니고! 거기에 미식가라 음식도 제철 재료로 건강하게 매 끼니를 챙기죠. 배가 조금 나오기는 했지만 나보다는 엄청 건강하다고 믿고 있었던 남편이 어느 날 기절을 했습니다. 내가 조금 둔했다면 남편이 기절 했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했을 텐데.. 아침.. 2022. 10. 12.
내가 한 삼자대면 우리 병동에 나는 거리를 두고 있는 직원이 몇 있는데, 그녀도 그중에 하나죠. 인종차별적인 발언일수도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흑인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만나온 흑인들과 별로 좋은 기억이 없거니와, 그들은 너무도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 거리를 두고 지내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을 하죠. 우리 병동의 유일한 흑인인 직원M도 나에게는 조금 불편한 생활매너를 가지고 있습니다. 20대 후반이면 그리 까불거리는 나이가 아님에도 요양원에 일하러 온 것인지 놀러온 것인지 착각 할 정도로 까불락거리죠. 그러다가 병동내 어르신과 불화도 있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344 우리 요양원 흑인직원 인종차별 이야기 우리 요양원에는 다양한 외국.. 2022. 10. 10.
남편만 바쁜 요즘, 뉴질랜드 여행 준비 우리가 오스트리아를 떠나는 항공편은 10월 26일. 이 글을 쓰는 오늘은 10월7일 저녁. 10월달 근무일이 10일이고, 마눌은 출국 전까지 아직도 5일이나 근무를 해야 하지만, 10월 1일부터 장기 휴가에 들어간 남편은 하루 종일 시간이 아주 많죠.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남편은 “철저한 계획” 인간형으로 장보러 갈 때도 살 것을 꼼꼼하게 적은 후에야 집을 나서지만, 마눌은 뭘 살지 생각도 안하고 그냥 장바구니 들고 나서는 타입이죠. 한마디로 “무계획이 계획”인 인간형입니다. 마눌은 갈 날이 잡혀있지만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가나부다”하고 있지만, 남편은 요즘 엄청 바쁘게 지내고 있죠. 남편은 마눌을 데리고 “국제 운전면허증”발급을 받으러도 갔다 왔습니다. 남편이 가지고 있는 뉴질랜드 면허증은 유.. 2022. 10. 8.
나는 생각한다, 고로 요리한다. 달랑 6개월 떠나는 집이지만, 떠나기 전에 우리가 해 채워야 할 일들은 너무 많았습니다. 내 뉴질랜드 방문 비자나, 항공권 그리고 입출국에 필요한 코로나 백신관련 서류들은 둘째치더라고 제일 중요한건 우리 집에 있는 식재료들을 정리하기. 그래서 새로 장을 보는 대신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식재료들을 처리하는데 집중을 했죠. 평소에는 넘치도록 차있던 지하실 냉동실에 반이나 빈 상태. 냉동고가 가득 찬 상태임에도 끊임없이 뭔가를 사다 나르던 남편이, 요즘은 정말로 필요한 것이 아니면 사지않고 냉동실에 쟁여 둔 고기들은 주말 바비큐로 해치우고 있죠. 남편이 사지 말라고 했음에도 내가 사들였던던건 냉동 새우, 세일 제품이어서 살짝 욕심이 났지만, 냉동실에 얼려놓은 각종 페스토들을 처리할 목적으로 산 거였죠. 그외 .. 2022. 10. 6.
우리 집 과일 전쟁 우리 집의 평화는 남편과 내가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가능합니다. 남편이 입을 여는 순간이나, 남편이 내 곁에 가까이 오는 순간부터 우리 집의 평화는 박살이 납니다. 남편이 입을 열면 편안했던 내 속은 한번에 훌러덩 뒤집어집니다. “사과 상한 거 하나 발견했어. 이거 벌금 1유로야.” 아니, 사과는 내 돈으로 샀고, 아직 남편이 환불도 해주지 않았으면서 다짜고짜 벌금이라니! 우리 집 벌금이야기는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2023 남편의 새로운 취미, 벌금때리기 평일에는 회사에 출퇴근하느라 바쁜 남편이 주말마다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아마도 혼자 자취 할 때부터의 습관인거 같은거죠. 주말에는 시간이 조금 남으니 자기 딴에는 청소를 한다고 하는 .. 2022. 10. 4.
내가 들은 불쾌한 칭찬 동료들에게 내가 제일 많이 듣는 말은.. “너가 정말 50대야? 난 30대인줄 알았어.” “왜 얼굴에 주름이 없어?” 연예인처럼 특별히 관리를 받지 않은 일반인이라 내 나이만큼의 주름이 이미 얼굴에 잡혀 있는데도, 여기 사람들은 시력이 안좋은 것인지 매번 같은 말을 합니다. 나는 50대 초반의 중년아낙. 한국의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얼굴입니다. 얼굴에 나이만큼의 주름도 있고, 뱃살도 든든하죠.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 중에 하나는 동양인은 서양인에 비해서 나이가 어려 보인다? 사실 정말로 어려 보이는 건 아니고 서양인들의 동양인의 나이를 갸름하지 못하니 나오는 착각이지 싶습니다. 50대인 나도 이곳에서는 30대 후반으로 봐주니 말이죠. 엊그제 생일이 지났다고 오늘 근무하는 나를 찾아서 요양원 원장.. 2022. 10. 2.
싸가지 없는 병동 도우미 나는 가끔 현지인 남편에게 내가 겪은 상황이 정상인지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내 눈에는 아닌데, “이곳의 문화에서는 괜찮은건가?” 하는 마음에 말이죠. 오늘도 그런 날이죠. 남편에게 그동안 생각만 했던 질문을 던졌습니다. “남편, 사람의 성 뒤에 “Lein라인”을 붙여서 불러도 되나?” “누가 그래?” “우리 요양원 흑인도우미가 병동내 어르신의 성 뒤에 Lein를 붙여서 부르더라구!” “미친거야?” 남편의 한마디에 정리가 됐습니다. 독일어에는 단어의 뒤에 붙어서 사용하는 축소형 어미가 있는데, 어떤 명사에 작거나 귀엽다는 의미를 부여합니다. 대표적으로 “-lein라인”과 “-chen헨”이 있죠. ‘Lein라인’ 같은 경우는 시어머니가 남편이 어릴 때 “theolein테오라인”이라 불렀다고 하셨는데 뜻은 .. 2022. 9. 30.
남편의 고급스런 진상짓 넓고 넓은 세상에는 다양한 나라들의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갖고있죠. 그 다양함 속에서도 꼭 존재하고 있는 건 “진상” 아시죠? 상대하기 힘든 손님들을 한꺼번에 지칭하는 단어. 내가 생각하는 진상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말이 통하지 않는다.” 보통의 사고방식을 갖고있는 사람이라면 말을 하면 이해를 하고, 거기서 합의점을 찾을수도 있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는데, 진상들은 말이 통하지않으니 서로 간의 의견이 절대 좁혀지지 않죠. 제 남편도 어떤 면에서 보면 “진상”입니다. 제가 볼 때는 그렇죠. 안된다는 걸 알면 포기를 하면 되는데 절대 포기를 모르는 성격. 그래서 해결되는 것이 있으니 나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남편에게 시달렸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조금 미안합니다. 자! 제 남편의 진상짓을 여러분께만 공개합.. 2022. 9. 28.
조금 연기된 휴가 남편이 회사에서 받은 휴직기간은 10월부터 3월까지 6개월. 거기에 맞춰서 나도 6개월의 시간을 만들었는데, 막판에 약간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니, 막판이 아니라 문제는 중간중간에 많이 튀어나왔었죠. 그 문제들을 다 해결하고 나니 막판에 우리의 길을 막는 건 바로 항공권 가격. 비엔나에서 뉴질랜드로 가는 저렴한 방법 중 하나는 대한항공 이용하기. 원래 대한항공이 비싼 티켓 가격을 자랑하지만, 유럽에서 뉴질랜드를 들어갈 때는 제법 합리적(이라 쓰고 저렴하다 읽는다.^^)인 가격이죠. 가격 말고도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 경유” 유럽에서 한국 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중간에 한국을 경유한다면 거의 공짜로 한국을 다녀오는것과 마찬가지인거죠. 사실 항공권은 아주 막판까지 예약을 하지 못하고 .. 2022. 9. 26.
동료들이 질투하는 나의 6개월 장기 휴가 병동 내에는 10월부터 내가 6개월동안 휴가를 간다는 소문이 이미 다 퍼진 상태. 나에게 직접 물어온 직원도 있지만, 서로 주고 받는 정보 속에 내 이야기도 있었을 테니 대부분은 알고 있죠. 근무 이틀째 출근을 해서 일 하다가 오전 휴식시간에 나의 늦은 아침을 먹으려고 사무실에 들어가니 두 직원이 있길래 안부를 물었습니다. 오늘은 다른 층에서 근무를 하지만 전날은 같은 층에서 함께 근무를 한 동료들이라 “오늘은 어때?”하고 안부를 물어오니 나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왔습니다. 좋다는 의미의 “Super”가 아닌 “OK”라고 하니 단박에 들어오는 핀잔. 근무 이틀 째이고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해서 조금 피곤도 했었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OK라고 했는데 그것이 왜 불만인것인지.. 내가 심히 기분이 좋거나, .. 2022. 9. 24.
불쌍한 인생들 간만에 근무에 들어가니 “금방 가실 거 같았던 두분”은 더 이상 계시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하늘 행 열차를 타셨죠. https://jinny1970.tistory.com/3692 떠나갈 사람들 이승에서의 마지막으로 시간을 보내는 곳, 요양원.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사시는 곳이라, 어르신중 한 분이 하늘나라 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별로 놀랍지 않죠. 오랫동안 와상환자셨다면 “ jinny1970.tistory.com 이번에 하늘나라로 가신 두 분은 참 불쌍한 인생을 사신 분들. 80대 중반의 H씨는 걸을 수 없는 신체적 장애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전부 다 말하지 못하는 정신적 장애를 갖고 계셨음에도 한평생 불평없이 참 꿋꿋하게 사시고 가신 분이라 마음이 짠하고! 90대 중반의 S부인은 “불평과 불만”으로 .. 2022. 9. 22.
날 외출하게 만드는 시누이 아시는 분만 아는 일이지만, 우리부부는 시댁에 살고 있습니다. 가끔 방문하는 시누이의 건물을 나눠서 사용하고 있죠. 1층에는 우리부부의 침실이면서 거실인 방이 하나 있고, 2층에는 시누이와 함께 사용하는 주방과 욕실 & 화장실이 있죠. 집에 오면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을 먹는 시누이라, 우리의 주방은 시누이가 커피포트에 커피를 끓이고, 우유를 데우는 정도만 사용하지만, 내가 주방에 터잡고 앉아있으면 시누이가 오가며 불편할까봐 저는 제 아지트인 주방에서 철수를 합니다. 내가 사용하는 노트북을 우리들의 침실에 있는 남편의 책상 옆에 가지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옆에 앉으면 귀찮게 하는 남편 때문에 시누이가 있는 동안에는 가능한 노트북 사용을 자제하죠. 처음에는 시누이에 대한 모든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부모님이.. 2022. 9. 19.
내 마음이 가는 그녀 내 동료, S는 내가 존경하는 직원 중에 한 명입니다. 실습생 시절에 그녀와 근무를 하면서 내가 느꼈던 것은.. ”어르신들을 존중한다.” 그녀가 나를 싫어하건 말건 그녀는 분명히 좋은 직원이었습니다. 열두분의 어르신이 사시는 지층에서 하루의 근무를 끝내고 퇴근을 준비하면서 그녀는 각방의 다니면서 어르신들에게 “이제 퇴근한다. 잘 주무시라!”는 인사를 했죠. 직원 중 누구도 퇴근하면서 각 방에 있는 어르신께 작별인사를 하지 않는데.. 어르신들 하나하나 챙기면서 인사를 하는 그녀가 조금은 달라 보였죠. S도 실습생인 내가 친하게 지내고 싶은 직원 중에 하나였습니다. 직원마다 일을 하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니 “친절”의 개념이 조금씩 다르지만 S도 내가 손꼽는 “친절한 직원”중 하나죠. 처음에는 몰랐었는데, .. 2022. 9. 17.
내가 하지 못한 신문 심부름 요양원의 어르신들은 가끔 직원들에게 개인적인 부탁을 하십니다. 당신이 하실 수 있는 일을 부탁하는 얄미운 경우도 있고, 당신이 하실 수 없는 일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이 고수하고 있는 태도는 “나 몰라라~” 근무 시간인 경우에 어르신을 모시고 밖에 나가는 건 근무중이니 가능하지만, 근무를 하지 않는 개인시간에 어르신의 심부름을 해주는 직원은 드물죠. 어르신의 가족이 하나도 없는 경우에는 필요한 물건을 위해 직원이 자신의 쇼핑을 할 때 물건을 사오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외는 어르신의 가족이나 어르신의 법정대리인에게 이야기를 하는 정도죠. 가족이 없는 경우도 법적으로 대리인이 있어서 어르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들을 이야기만 하면 사다 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의 돈만 탐내는 친자식보다 .. 2022. 9. 15.
타인에게서 보는 내 모습 사람이 살다 보면 타인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그것이 드문 경우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꽤 자주 있는 일이죠. 내가 처음으로 그걸 보게 된 건 필리핀. 식당을 하는 지인을 방문했을 때, 그곳 주방에서 설거지 일을 하는 아낙에게서 내 모습을 봤었죠. 집이 가난해서 아직도 나무로 불을 때서 밥을 해먹고 산다던 아낙은 처음에는 손님이 몰리는 주말에만 알바로 설거지를 하러 오고는 했었는데, 집이 어렵다고 일을 더했음 한다는 말에 지인이 직원으로 들였다고 했었죠. 주방에서 가장 허드렛일인 설거지를 하는 아낙인데 얼마나 밝게 웃으면서 일을 하는지, 보고만 있어도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는 인간형이었습니다. 그 아낙을 보면서 내가 독일어로 맨땅에 헤딩하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http://jinny..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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