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우리부부의 결혼 12주년 기념일이 지났습니다.

기념일인데 저는 시어머님을 모시고 공연을 보러갔던 관계로..

 

결혼 12주년을 맞이하야 마눌이 남편에게 해준 일은..

기념일 당일에는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의 아침을 차려주고, 점심을 싸주는 정도였고!

 

공연을 보고 저녁 11시가 되어서 들어와서는 ..

남편이 저녁(토마토 샐러드)을 해 먹고 어질러 놓은 것을 치웠죠.

 

기념일이라고 내가 남편에게 한 선물은...

아침에 출근할 때 “결혼 12주년 기념 축하 뽀뽀.”

 

그리고 “기념일에 당신 엄마 모시고 공연가는 것도 선물.”이라 우긴 거??

(며칠뒤 폴로셔츠 2개를 추가로 선물했습니다.^^)

 

내가 남편에게 달라고 했던 건 “중고 카메라”였지만..

 

내가 새로 카메라를 장만한 관계로 카메라 가격중 일부를 책임지라고 했죠.

남편은 시시때때로 마눌에게 강제로 선물을 줘야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마눌 생일날은 거의 매번 100유로로 땡 치는 남편인데,

12주년 기념일에는 조금 더 써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결혼 10주년 기념일에는 중고지만 다이아반지까지 받아낸 마눌이라 너무 자주 남편에게 부담(?)을 주는 거 같아서 아주 쬐끔 신경이 쓰이기는 합니다.^^;

 

"정말 결혼기념일에 다이아를 받았어?“하시는 분들은 아래에서 확인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148

내가 원하는 결혼10주년선물

 

http://jinny1970.tistory.com/2175

내가 선택한 다이아 반지

 

마눌 생일이 되면 “그냥 100유로만 줘! 내가 사고 싶은 거 사게!”하던 마눌이 이었는데..

10주년 기념일에는 100유로 이상을 원했죠.^^;

 

그리고 결혼 12주년에는 300유로짜리 중고 디카를 사달라던 마눌.

새것이 중고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아서 사버린 500유로짜리 디카.

 

남편에게는 결혼기념일 전에 이미 “디카 가격중 일부를 부담하라”고 했었습니다.

 

(남편이 100유로를 주던, 200유로를 주던)

새로 산 카메라는 “남편이 결혼 12주년으로 (일부를)사준 선물” 이라 명명했거든요.^^

 

 

 

결혼기념일이 다가오는 때면 해마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꽃.

 

동네 꽃집이 아닌 슈퍼에만 가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꽃들이라, 2~3유로 하는 꽃다발 몇 개 사서 한꺼번에 묶기만 해도 예쁜 부케는 만들 수 있었을 텐데..

 

12년 전 내 결혼사진속의 신부는 부케가 없습니다.

 

3달 전에 시청에 결혼식 예약을 하고, 결혼식에 입을 옷을 사러 다니는 시간들도 있었는데..

왜 꽃까지는 생각을 못한 것인지...^^;

 

30대가 넘어가도록 결혼을 못하면서 “결혼 2번 하는 사람”이 부러운 적도 있었습니다.

“나는 한 번도 못하는 결혼인데...”

 

30대 중반을 넘어서 40대를 바라보는 노총각, 노처녀들은 이해하시지 싶습니다.

“나는 “한번”도 어려운 결혼인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결혼을 몇 번씩 할 수 있는지!.“

 

아들의 결혼식을 보려고 린츠에 사시던 시부모님이 오시고,

비엔나에 사는 시누이도 왔지만 전부 손님이었지요.

 

부모님은 아들이 결혼식에 축의금이나 선물을 주시는 대신에 결혼식 날 밥을 사주셨고,

시누이는 오빠 결혼식에 100유로짜리 이케아 상품권을 줬습니다.

 

“가족이 주는 결혼선물치고는 짜다.”싶기도 했지만..

저도 결혼을 위해 출국할 때 제 가족에게 받은 선물은 없었습니다.

 

언니가 해 주는 냉장고, 세탁기???

이런 거 없이 시집왔습니다.

 

외국에서 결혼한다고 한국에 사는 가족들을 초대한 것도 아니고..

나또한 결혼하러 오면서 한국에서 혼수가 아닌 배낭하나 달랑 메고 왔죠.

 

오랜 장거리 연애 끝에 “이번에 오스트리아에 들어가면 결혼한다.”는 걸 주위 사람들이 알고 있었지만, 결혼을 위해 출국하는 나의 손에 축의금이라고 쥐어주는 한국 사람은 없었습니다.

 

나에게 축의금이라는 걸 준 사람이 딱 한사람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의정부에 있는 성당에 통역봉사를 다니다가 알게 된 중국인 이주노동자.

 

한국을 떠나기 전 그녀를 만났었는데...

헤어지는 순간 내 손에 뭔가를 쥐어주면 하던 그녀의 한마디.

 

“언니 가서 잘 사세요!”

 

12년 전, 불법체류자였던 그녀에게 “십만원”이란 돈은 절대 작은 금액이 아닌데..

내 결혼을 축하하는 그녀의 마음이라 생각했었습니다.

 

불법이기는 하지만 한국에 오래 살아서 한국문화를 너무도 잘 알고 있던 한족아가씨.

집에 놀러오라고 하니 동네 과일 집에서 과일까지 사들고 왔었죠.

 

얼굴만큼이나 마음도 예쁜 아가씨여서 주변에 좋은 한국남자를 소개해주려고도 했었는데..

만나는 한국사람이 있다던 그녀는 중국으로 돌아간 후 지금은 연락두절입니다.^^;

 

 

 

다시 또 보게 되는 12년 전 우리의 결혼사진.

 

결혼식에 입을 하얀 원피스를 사고, 하얀 샌들에 머리를 장식할 리본까지 만드는 시간을 보냈지만, 끝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습니다.

 

찾으셨나요?

결혼식을 하는 커플에게 빠진 것!

 

사진 속 신부의 손에는 부케없습니다.

 

결혼식을 많이 봤다면 절대 놓치지 않았을 아이템이었는데..

 

조금 눈치가 있는 사람이 주위에 있었더라면...

결혼식 하러 시청에 가는 길에 슈퍼에 들러서 꽃을 샀었을 텐데!!

 

처음 하는 결혼이라 부케까지는 생각 못한 사진 속 신부였습니다.

몇 번 해봤다면 일사천리로 쫙~ 준비를 했을 텐데..^^;

 

10유로(13,000원)정도면 꽃 몇 다발 사다가 근사한 꽃다발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미리 준비 못한 부케 때문에 매년 결혼기념일이 다가오면 동네 슈퍼에서 보는 꽃들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결혼기념일 다음날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내일 내 변호사가 당신한테 전화할 꺼야!”

(마눌이 잘하는 살벌한 농담입니다. 내 변호사는 없거든요.^^;)

“왜?”

“한 12년 살았으니 이제 이혼해야지! 백만 유로는 준비가 됐지?”

(이혼 해 줄 테니 위자료 백만 유로 달라는 정신 나간 마눌^^)

“12년 살았으니 조금 떨어져 있는 건 나쁘지 않지만, 이혼은 ..(안 해!) ”

“이혼해서 한 3년 정도 살다가 그때도 둘 다 싱글이면 다시 결혼하지 뭐!”

“.....”

 

다시 결혼을 한다면..

그때는 다른 건 몰라도 근사한 부케는 제대로 준비하지 싶습니다.

 

결혼식에 손이 허전한 신부를 보는 것이 내내 마음이 걸리니 말이죠.

 

한국에서 리마인드 웨딩처럼 남편이랑 근사하게 웨딩촬영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남편의 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자꾸 시원해져 가고,

내 얼굴과 몸매는 점점 더 푸짐해져가고 가고,

더 중요한건 우리가 한국에 들어갈 예정이 없다는 거!

 

매년 결혼기념일이 다가오면 부케 없이 한 결혼식 사진에 마음이 쓰이고 씁쓸합니다.

 

꽃을 챙기지 못한 것은 다 내 탓이지만, 그날 신부를 챙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내 결혼식에 온 사람 중에 신부를 한번이라도 돌아봐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부케없이 결혼사진은 찍지 않았을텐데...

 

결국은 내 탓을 해야겠지요?

“처음하는 결혼이여서 그랬습니다.^^”

 

다음번에 결혼을 한다면 그때는 완벽하게 준비 할 예정입니다.

내 인생이 또 다른 결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

오늘은 우리집 마당에 자라고 있는 것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지금 마당의 상황은 영상속과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만,

영상속의 작물들이 무럭 무럭 잘 자라고 있는 현재의 모습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3 00:00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인기가 있었던 동영상이 하나 있었습니다.

 

“당신이 늙기 전에 봐야 할 애니메이션”

 

왜 늙기 전에 미리 이 애니메이션을 봐야하는지 궁금한 마음에 클릭해서 보게 됐죠.

 

2011년 작품인 “노인들”은 스페스인 애니메이션으로 2008년에 스페인 만화상을 수상한 파코 로카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2012년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만화의 내용은 요양원내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는 에밀리오가 아들에 의해서 요양원에 들어가게 겪게 되는 일들이죠. 요양원에서 일을 하는 저는 만화 속의 상황들은 다 만나봤죠.

 

요양원에 계시는 분들 중 대다수가 여러 종류의 치매를 앓으시거든요.

 

파킨슨 치매는 공격적으로 변해서 직원을 때리기도 하는데, 어르신 방에 약 드리러 갔다가 문 뒤에 숨어 있다가 날리는 어르신의 주먹을 맞고 넉다운이 돼서 실려 갔던 동료(여)도 있었고요.

 

만화에 나오는 인물들이나 증상들은 치매의 흔한 증상입니다.

그리고 늙기 전에 이 만화를 본다고 해서 치매를 예방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https://www.youtube.com/watch?v=BHvzn_hhDac 에서 캡처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치매의 단계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 1단계

자신이 치매인 것을 인식한 상태로 현실 불만족을 드러냅니다.

모든 것에 대한 불평을 하는 단계죠. 시시때때로 화를 냅니다.

 

- 2단계

증상이 깊어져서 정신을 놓기 시작합니다.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죠.

벽에 뭘 바른다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대변이라는 인식은 못합니다.

단지 손에 뭔가가 묻었으니 그걸 닦아내려는 시도에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 3단계

이 단계가 되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먹고, 씻고, 싸고“ 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태입니다.

 

이 단계는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가령“안녕하세요~”를 하루 종일 말 한다던가,

허공에서 뭔가를 잡는 행동을 반복하죠.

 

- 4단계

치매의 마지막은 식물인간 상태입니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합니다.

 

말도 못하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얼굴을 돌리거나 눈을 쳐다보는 정도인데,

눈을 쳐다본다고 해서 상대방을 인식하는 건 아니고, 그냥 소리가 나니 쳐다보는 거죠.

 

모든 치매 환자들이 전부 4단계까지 다 거치는 건 아닙니다.

치매 환자가 어느 단계에서 돌아가실지는 아무도 모르죠.

 

2단계에 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3단계에 가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4단계 상태에서도 오래 사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동안의 제 경험으로 보자면 ....

 

단계별로 진행되는 시간도 각자 다릅니다. 2~3단계로 넘어가는데 1~2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지만 몇 달 만에 진행되시는 분들도 계시죠.

 

저도 초기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치매에 걸려서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사는 것이 과연 사는 것인지.. 내 제정신으로, 내 몸이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닐지..”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입니다.

 

낼 모래 백 살을 바라보시면서 제정신으로 살고계신 분들이 우리 요양원에는 몇 분 계십니다. (올해 백 살 생일을 치르시고 돌아가신 분도 계시네요.)

 

90대 후반에 제정신으로 사시는 건 좋은데, 이제는 타인의 도움 없이는 거동이 힘드십니다.

 

이래저래 이제는 그만 살고 싶은데, 죽고 싶다고 죽어지는 삶이 아니니 하루하루의 연장이죠. 절망 속에 사는 하루하루입니다.

 

아들도 먼저 하늘나라로 갔고, 손부들도 먼저 간 하늘인데..

왜 나만 이렇게 오래도록 이 땅에 살아야 하는지!

 

올해 98살 되신 할매 한 분은 매일 기도를 하신다고 합니다.

“이제는 그만 숨 쉬고 싶으니 제발 데리고 가 달라고!”

 

이분들에게 “개똥으로 굴려서 이승이 좋다”라는 속담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제정신을 챙기고 사는 것도 좋은데 이렇게 매일 “죽여 달라“ 는 기도를 하시는 어르신을 보니 어쩌면 “치매”에 걸리신 분들은 적어도 돌아가실 때까지 “절망감”은 없지 싶습니다.

 

치매라고 해서 정신 줄을 완전히 놓는 건 아닙니다.

 

책꽂이에 빽빽하게 꽂혀있던 책이 빠지면 책이 옆으로 넘어지듯이 인생의 어느 부분들의 기억이 사라지는 거죠. 대부분은 어릴 때 추억이나 젊을 때 추억을 끝까지 가지고 갑니다.

 

“학교를 가야하는 10살짜리”가 되기도 하고, “직장에 일하러 가야한다”는 청년이 되기도 하면서 그분들은 인생의 마지막을 살고 계십니다.

 

“치매“가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요양원으로 몰리는 이유가 될 수는 있지만, 치매가 걸렸다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화에 나오는 2층은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공간”으로 묘사가 됐는데...

제가 위에서 설명한 3~4단계의 환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더 이상 혼자서 거동을 못하니 침대에서 생활을 하거나, 휠체어에 앉아서 생활하게 되는 단계. 이 단계에는 “먹고, 씻고, 싸고“가 전부 타인의 손이 필요하죠.

 

젊은 사람들이 생각은 “치매 걸려서 추하게 여생을 보내느니 그냥 일찍 생을 마감하는 방법이 더 좋겠다.“싶을 수도 있지만, 제가 현장에서 보는 ”치매 환자“들은 만화에서처럼 그렇게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한 방을 쓰는 사람이 “내 물건을 훔쳐갔다.”는 의심을 해서 싸움도 하고, 나는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 나에게 “엄마, 할머니”하는 순간도 있지만, 죽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이 늙기 전에 이 애니메이션을 본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미리 준비할 뭔가가 있는 것도 아니죠.

 

우리 삶은 그저 앞에 주어진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사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치매에 걸려서 정신줄 놓고 여생을 보내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치 않겠지만, 그렇다고 제정신으로 백 살을 바라보면서 매일매일 “죽여 달라”는 절망의 기도 또한 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 말이죠.

 

우리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 다가오지 않는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면서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자면..

요양원에 있다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닙니다.

 

자식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상황은 천차만별입니다.

 

매일 혹은 일주일에 몇 번씩 찾아오는 자식들도 있고,

매 주말 요양원에 머무시는 아버지를 집으로 초대해서 “집밥“을 해 드리는 딸도 있고,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자신들의 휴가에 모시고 가는 아들도 있지만,

몇 년이 되도록 찾지 않는 자식들도 있죠.

 

이건 가정교육의 차이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젊은 사람들이 보는 요양원은 끔찍한 곳일 수도 있지만..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단지 나이가 있어서 혹은 장애가 있어서, 혼자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그런 곳이죠.

 

이곳도 기쁨이 있고, 슬픔도 있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위로의 손길을 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05 00:00

 

 

우리 요양원에 가끔 나와 마주치는 동료가 한 명 있습니다. 나와는 다른 병동에 근무를 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같은 요양원에 근무를 하니 동료이기는 하죠.

 

내가 그녀에 대해서 하는 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그녀의 사진과 근황이 전부.

 

그녀가 누군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621

내가 부러워하는 그녀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일을 하면서도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고,

틈틈이 여기저기 여행도 다니면서 바쁘게 살고, 성격 또한 엄청 활발한 그녀.

 

같은 병동에 근무를 했으면 친구가 될 뻔도 했을 그녀!

 

 

페이스북에 그녀가 가끔씩 올리는 사진입니다.

병상 위의 그녀의 남편 사진이죠.

 

7년 전인 2012년 사진을 오리면서 그녀가 적은 말은..

 

하나님은 좋으신 분이다.

남편을 다시 살리신 은총에 대한 감사인거죠.

 

얼마나 큰 사고였길레, 다시 산 것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인지..

마침 그녀가 이 사진을 올리고 그 다음날인가?

 

출근하다가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궁금하던 차에 물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고였길레 그녀의 남편은 이런 상태였던지..

 

“네가 가끔 올리는 네 남편사진 있잖아. 네 남편 교통사고 났었어?”

“아니.”

“엄청 큰 사고인줄 알았어.”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어, 그리고 코마상태가 됐어.”

“사고도 아닌데 그렇게 된 거야? 남편이 당뇨병환자야?”

‘아니 그런 종류의 병도 없었는데, 어느 날 쓰러지고는 그렇게 된 거지.“

“그래도 다행이다, 다시 일어나서!”

“그런데 일을 못해.”

“그럼 조금 일찍 은퇴 한거야?(= 은퇴 연금은 나오는)”

“아니, 은퇴도 못해!”

“그럼 은퇴는 아니고 일은 못하는?”

“응”

 

 

대충 이쯤 되면 답이 나옵니다.

그녀가 그녀의 남편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거죠.

 

그녀 혼자 버는 외벌이지만 풀타임으로 일해서 최저생계비 이상은 벌고 있으니 나라에서 지원 해 주는 혜택은 하나도 못 받는 상태 일 테고, 그녀의 남편이 집도 없는 상태라면 그녀는 부담스러운 집세까지 떠맡고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가장입니다.

 

외국인 아낙이 외국살이를 버틸 수 있게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현지인 남편입니다.

한마디로 남편이 기본적인 아내의 생계는 책임져야 하는 거죠.

 

말도 서툰 외국인 아내가 현지인 남편을 벌어 먹인다?

참 쉽지 않는 조건입니다.

 

현실 때문에 그렇게 산다 해도 시시때때로 울화가 치밀어 오를 수 있을 텐데..

그녀는 속사정을 듣고 보니 그녀가 대단해 보입니다.

 

그녀를 잘 모를 테도, 언제나 활발하고 씩씩한 그녀가 참 인상적이었는데..

남편의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그녀의 말을 들으니 존경스러워 보입니다.

 

생각지도 못한 것에 감사하는 날이 됐습니다.

나의 생계를 책임져 주고 있는 남편에게 감사를!!!

 

만약 내가 남편의 생계를 책임지고, 집안의 살림을 혼자 벌어서 이끌어 가야 한다면..

닥치면 하게 되겠죠.

 

하지만 7년 동안 남편을 다시 나에게 돌려준 하나님께 감사만 하면서 살 수 있을는지...

항상 밝게 살고 있는 그녀는 참 대단한 거 같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6.21 05:51

 

 

“Rettung레퉁“이라 불리는 오스트리아의 구급차.

우리 요양원에는 꽤 자주 오는 레퉁입니다.

 

요양원 어르신이 낙상하셔서 급하게 병원 가야 할 때 ·119처럼 이용하기도 하지만..

어르신이 의사/병원 예약이 있을 때도 레퉁을 이용합니다.

 

오스트리아의 레퉁은 응급환자를 싣기도 하지만 어르신들의 택시역할도 합니다.

응급대원 두 세 명은 따라 다니는 택시인거죠.

 

요양원에 사시는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의 병원(의사)방문 할 때 직원은 따라가지 않습니다. 레퉁을 부르면 응급대원이 와서 어르신을 모셔가죠.

 

어르신이 볼일을 다 보시고 나면 병원(의사)에서 다시 레퉁을 불러줍니다.

그럼 레퉁이 다시 어르신을 요양원까지 모시고 오죠.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요양원에는 레퉁이 참 자주 옵니다.

 

대부분은 어르신을 위한 레퉁 호출이었는데, 며칠 전에는 직원 때문에 레퉁이 왔었습니다.

우리 요양원에서 내 김치를 좋아해주는 라오스출신 동료 직원 간호사.

 

평소에도 말도 막하고 심히 투덜거리는 성격입니다.

그래도 마음만은 안 그렇다는 걸 아는데 4년이 걸렸죠.^^;

 

그녀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975

내 김치를 좋아해주는 내 동료

 

 

두 번의 결혼으로 2남1녀를 둔 그녀.

10년 전에 재혼해서 5살과 2살 난 딸을 키우면서도 주 30시간 일하는 워킹맘입니다.

 

얼마 전에는 그녀의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그녀의 남편이 시내 병원의 이비인후과 의사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남편의 직업이 의사라면 상대방이 묻지 않아서 자랑스럽게 동네방네 이야기할거 같은데.. 내가 물어보니 대답하는 그녀.

 

그녀가 병원에 실려가면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근무한지 15년된 그녀의 남편이 의사라는걸 동료들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레퉁(구급차)

(구글에서 캡처)

 

레퉁(구급차)에 실려 가면서도 그녀가 한 말은..

“시내에 있는 XX병원으로는 가면 안 돼요!”

 

거기는 그녀의 남편의 근무하는 병원이거든요.^^;

 

근무 잘하던 그녀가 갑자기 레퉁에 실려서 병원에 갔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날 퇴근해서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습니다.

 

“간호사 K가 일하다가 병원에 실려 갔어. 그래서 소냐가 같이 따라갔고, K는 병원에 입원했고, 소냐만 오후에 왔어.”

“병원으로 실려 갔으면 K남편에게 연락은 했대?”

“응, 소냐가 병원에 도착해서 K남편에게 전화를 했는데 엄청 쿨(냉정)하더래.”

 

마눌이 병원에 입원했다는데...

"그래서요?" 뭐 이런 식으로 반응을 한 모양입니다.

쿨 했다고 하는 걸 보니..^^;

 

“그래서 남편이 병원에 왔어?”

“의사가 근무 중에 병원을 나오면 되나? 계속 근무를 해야지.”

 

사실 대학병원 같은 곳에 진료가 다 잡혀있는데..

의사가 갑자기 다 캔슬하고 나오는 건 쉽지 않죠.

 

사실 K는 다쳐서 병원에 간 것이 아니거든요.

정신적인 문제로 정신과 전문 병원으로 실려 갔습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마눌이 병원에 실려 갔는데 하던 일도 접어놓고 와야지.”

“마눌이 병원에 간 것이 그리 큰일인감?”

“그럼 마눌이 병원간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이번에 남편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남편은 마눌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레퉁(구급차)보다 더 먼저 달려올 인간형이라는 걸..

 

제 남편은 말을 참 밉게 하는 스타일입니다. 마눌이 어디에 부딪히면 마눌이 다친 걸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마눌하고 한판 뜬 (?) 물건의 안전을 먼저 확인하죠.^^;

 

마눌이 급하게 나가다 문을 확 박아버리면 들리는 남편의 한마디.

“거기 문 어디 뽀개진데 있나봐!”

 

마눌이 뭔 힘이 있다고 문까지 뽀개겠냐마는 남편은 항상 이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설령 마눌이 문을 뽀갰다고 해도 “잘했다!”고 절대 안할 인간형이죠!^^;

 

마눌이 천유로가 넘는 TV랑 한 판 떠서 해 먹었다?

이혼하자고 할까요????^^;

 

남편의 주변인들에게 혹은 남편과 주변인의 대화중에 알게 되는 사실들이 종종 있습니다. 작년에 남편이 친구 R과 낚시를 한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들었던 이야기!

 

“네 남편이 너한테 전기자전거 사주려고 알아보던데 알고 있었어?”

 

남편이 한동안 3,000유로가 넘는 전기자전거를 알아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마눌이 퉁명스럽게 던졌던 한마디.

 

“갑자기 웬 전기 자전거를 그리 알아보누? 그냥 있는 자전거나 잘 타고 다녀!”

 

 

마눌은 힘이 부치니까 남편만큼 자전거 속도를 내질 못하죠.

나름 열나게 따라간다고 노력은 했었는데...

 

마눌에게 좋은 자전거를 사주고 나란히 달리고 싶었던 걸까요?

나중에 물었습니다. 왜 마눌에게 전기자전거를 사주려고 했냐고?

 

“산으로 자전거 타고 다니려고 했지!”

 

자전거도 잘 못타는 아낙이 산악자전거 코스에서 전기자전거를 탄다?

이것도 엄청 위험한 이야기인디..

 

다행이 아직까지 전기자전거는 사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스페인에서 남편 동료에게 들었던 뜬금없는 말.

 

그때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빠엘라를 먹고 있었죠.

빠엘라에 같이 나온 새우 껍데기를 까고 있는데..

 

“테오가 이야기 하더라, 네가 새우 껍데기를 한 번에 휘리릭 벗기는 재주가 있다고!”

 

뭔 이야기를 하다보면 직장동료에게 마눌이 새우 껍질을 잘 깐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자랑할 것이 없어서 마눌이 새우 잘 깐다는 이야기를????

 

순간 들었던 생각!

“뭐야 팔불출이야?”

 

자랑치고는 조금 유치하고 웃기지만 아무튼 뭔가를 잘한다는 건 자랑이니..^^

 

남편 주변에 마눌이 블로거인거 모르는 사람 없고,

이번에 유튜브를 시작하면서는 또 동네방네 광고(?)를 했지 싶습니다.

 

전부 합치면 남편이 마눌을 생각하는 3종 세트가 완성됩니다.

 

첫째, 마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남편은 하던 일을 팽개치고 달려올 사람.

둘째, 마눌이 생각지도 못한 것(전기자전거 같은?)을 사서 같이 놀(?) 궁리를 하는 사람.

 

셋째, 밖에 나가서 마눌의 잘 하는 것을 광고하는 팔불출

 

남편은 제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저를 생각합니다.

그렇게 많이, 깊이 생각하면 말이라도 예쁘게 하면서 표현하면 좋으련만..

 

그래도 주변인을 통해서 남편의 마음을 알게 되니 기분은 좋습니다.

남편의 행동이나 말투에서처럼 나는 남편의 웬수는 아닌 거 같으니 말이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6.20 00:00

 

 

얼굴도 보지 못한 남편의 외사촌 누나에게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동생의 이혼문의를 하려고 하는데, 법조계에 일하고 있는 제 시누이의 연락처를 묻는!

 

무슨 일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포스팅을 읽으셔야 할듯...

http://jinny1970.tistory.com/2623

남편 외사촌의 이혼이야기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 해 보니...

 

남편의 페이스북 친구리스트에 여동생의 이름도 있는데..

굳이 나에게 연락할 필요가 있었나 싶은데..

 

다시 생각 해 보니..

원어민인 외사촌보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외국인인 내가 더 편했나봅니다.

 

남아공에서 태어나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면서 살다가..

은퇴후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아빠를 따라온 시누이!

 

그래서 나처럼 독일어가 힘든 외국인이었나 봅니다.

 

 

 

내가 받았던 직업교육에 엄청난 관심을 보였던 그녀의 문자.

 

지금은 실업자인데, 요양보호사나 간병 조무사쪽으로 관심은 있지만..

자신의 독일어가 형편없어서 엄두를 못 내고 있다던 그녀.

 

시간이 되면 만나서 이야기를 해 보자고 했었습니다.

집도 이 근처여서 시간만 조금 내면 만날 수 있으니 말이죠.

 

나는 그녀보다 독일어도 못하는데, 나도 해낸 직업교육이니..

그녀도 조금만 용기를 주면 잘 해낼거라 생각을 했었죠.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가 직업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더 어린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해내는 아낙들을 봤으니 그녀도 될 거 같았죠.

 

그래서 그녀가 연락 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차타면 30분도 안 걸리는 근처에 살고, 동네 쇼핑몰에서 만나면 되니!

 

 

 

 

그후 그녀는 오래도록 연락을 해오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에는 그녀가 아이들과 찍은 사진들이 올라오죠.

 

그녀는 받고 싶다던 직업교육을 포기 한 거 같습니다.

독일어가 무서워서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은 거죠.

 

그녀가 하겠다면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많이 도와주고 싶었는데..

나도 해냈으니 그녀도 해낼 수 있을 거라 용기를 주고 싶었는데..

 

그녀는 그냥 조용히 아이들만 키우고 있는 모양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고 생각한 걸까요?

 

남아공에서 대학까지 나왔다고 해도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 학벌은 되지 않고! 오스트리아에서 살아가려면 이곳에서 인정 해 주는 학벌이나 직업교육 혹은 경력이 있어야 하는데..

 

남아공 대학의 졸업장만 들고서..

“나 이래봬도 남아공에서 대학 나온 여자야~”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요즘도 가끔 그녀의 근황을 페이스북에서 봅니다.

 

아이 셋과 근처에 나들이를 갔었던 사진들에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이혼한 남동생의 일본계 혼혈 조카들을 데리고 놀러간 사진도 봅니다.

 

그녀는 잘 지내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녀가 아직도 실업자인지, 아님 어딘가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건 그녀가 놀러갔던 사진들뿐이니 말이죠.

놀러갔다 온 사진 밑에 생뚱맞게 “어디서 일은 하고?” 물을 수는 없고!

 

하지만 궁금은 합니다.

그녀는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나에게 더 이상 연락을 해오지 않은 걸 봐서는 직업교육은 받지 않은 거 같고!

아이들만 키우는 전업주부로 사는 건 현실이 녹녹치 않으니 시간제 알바라도 할 텐데..

 

더 이상 그녀의 개인적인 근황은 알지 못합니다.

아버지의 나라이지만, 그녀에게도 말 설고, 문화도 다른 나라인 오스트리아.

 

생활은 하지만 직업교육 받기는 어림없다던 그녀의 독일어.

생각해보니 그녀는 집에서 아이들과 독일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를 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절대 늘지 않은 독일어일텐데..

 

그녀가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직업교육을 받았음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그녀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음 “그것도 좋지!‘ 싶습니다.

우리에게는 딱 한번 뿐인 삶이니 말이죠.^^

 

----------------------------------------------------------------

오늘은 먹는 영상을 하나 업어왔습니다.

 

마눌이 뚱뚱하다고 하면서도 끊임없이 먹이는 남편.

마눌 근무갔던날 연어를 사와서는 다듬어놓고, 마눌이 퇴근하기를 기다려 썰어주는 연어회.

 

눈으로 즐겨주시길 바래요.^^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6.06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