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양원에는 나랑 비슷한 외모를 가진 직원이 있습니다.

한국사람인 내가 나란히 서있으면 꼭 자매같이도 보이죠.

 

같은 아시아 사람이라도 해도 나랑 비슷한 외모라면 중국이나 일본쪽.

그녀의 라오스 출신인데..중국쪽 피가 섞여있나부다..했었죠.

 

내가 그녀를 처음 본 것은 실습생으로 요양원에 첫발을 디뎠던 5년 전.

그때 그녀는 배가 산만한 마흔이 넘은 임산부였죠.

 

그녀는 나에게 참 불친절한 직원이었지만.. 독일어 서툰 외국인 실습생에게 거의 모든 직원들은 불친절했기에 “불친절한 인간들”중에 하나로 생각했던 직원이었죠.

 

그렇게 실습생 생활을 하는 동안 임신 8개월에 그녀는 출산휴가에 들어갔고,

아이를 낳고 1년 동안은 육아휴직를 가졌었죠.

 

내가 정직원이 되고 그녀가 육아휴직에서 돌아와도 그리 반가운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특히나 나의 독일어를 놀리는 듯한 행동을 한 후로는 더 싫었죠.^^;

 

그러다 그녀가 일과 육아에 지쳐 병원에 실려가는것도 봤습니다.

그녀가 좋아한다는 김치를 준적도 있었네요.^^;

 

그 일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975

내 김치를 좋아해주는 내 동료

 

http://jinny1970.tistory.com/3018

오스트리아 워킹맘의 번아웃

 

가끔 휴식시간에 그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위로 오빠가 셋이 있는데, 오빠들이 입던 옷들을 물려받아 입어서 한 번도 여자 아이들이 입는 공주원피스나 예쁜 색의 옷을 입어보지 못했어.”

 

“40 대에 아이 넷을 데리고 유럽에 입성해서 열심히 사느라 힘든 경제생활 하다보면, 하나밖에 없는 딸내미 예쁜 옷을 못 사 입힐수도 있겠지, 그것이 딸에게는 섭섭했던 모양이다!”

 

뭐 그렇게만 생각했었습니다.

나도 위로 언니 둘을 두고 있어서 언니들 옷을 물려 입으면서 컸으니 말이죠.

 

오늘 조금 한가한 오후에 그녀와 잠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녀가 일과 육아, 그리도 하나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남편 이야기는 알고 있고!

그때 그녀가 얼마나 “시어머니”를 싫어하는지도 알았었죠.

 

외국인(적어도 외모는) 며느리를 절대 반가워하지 않았다는 시어머니였고,

지금도 시어머니와는 가능하면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그녀!

 

 

https://pixabay.com/images/search/eltern/에서 캡처

 

이야기 중에 그녀의 부모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40대에 이곳에 왔는데, 40년을 넘게 살아도 아직도 독일어를 못해!”

“당신들이 젊으실 때는 돈 버시느라 바쁘셨을테니 독일어를 배우실 시간이 없으셨겠지.”

“그럼, 나중에 은퇴하고 시간이 남아돌 때 배워야지.”

“이미 살 만큼 사셨고, 또 독일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자식들이 있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자식들이 다 도와주니 따로 배우실 필요를 못 느끼셨나 부지.”

“그렇게 도움이 필요할 때는 그렇게 아끼는 아들들을 시켜야지 왜 나한테 전화를 하냐고?”

“그거야 아들보다는 딸이 더 만만하니 그런 것이 아닐까?‘

 

나의 이 말에 콧방귀를 뀐 그녀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나는 위로 오빠 셋이 있어. 우리 엄마는 아들들은 금이야 옥이야 필요하다는 거 다 해 주면서 딸인 나는 사랑하지도 않았고, 항상 차별했어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하시면서!”

“원래 아들 셋에 막내딸이면 귀여움을 받지 않아?”

“울 엄마는 아들 셋이니 더 이상 필요 없는데 아빠가 딸을 원해서 낳은것이 나였지.”

“그래도 막내딸이면 너무 예뼜을거 같은데..”

“아빠는 당신이 원하는 딸이라 너무 사랑하셨는데, 엄마는 나를 사랑한 적이 없어.

딸이 나는 집에서 청소나 하고 밥하는 거나 배우라고 하셨지.”

“그래도 딸인데 너무 한 거 아니야?”

“딸인 나를 자식 취급을 안 하니 옷도 안사준거겠지? 난 한 번도 공주 원피스를 입은 적이 없어. 항상 오빠들이 입던 옷들을 물려 입었고, 가지고 있던 치마라고는 검정색 하나였어.”

“....”

“울엄마는 나는 결혼도 하지 말고 집에서 살림이나 하면서 당신들이 늙어가니 간병이나 하라고 하시더라.”

“뭐야? 딸이 식모야?”

“엄마는 나를 낳았다 뿐이지 엄마가 아니라니깐!”

“지금도 엄마랑 사이가 그래?”

“그렇지. 평생 나를 집에서 부리는 하인 취급하고, 나는 필요없는 존재라고 해놓고 당신들이 늙으니 시집도 가지말고 집에서 간병이나 하라고 해서 그 잘난 아들들한테 받으라고 했지.”

“그래서 오빠들이 엄마한테 잘해?”

“잘하겠지!”

“울엄마는 내가 28살 때 집을 나오는데 그러더라. ”네가 집나가서 잘될거 같냐고, 너는 절대 그러지 못할거라고 악담을 하더라. 울엄마는 내가 마투라(고졸/여기서는 나름 고학력)할때도 내가 요양보호사로 시작해서 주경야독으로 간호사 시험에 합격 했을 때도 “너 잘했다!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없었어.“

“무슨 엄마가 그래?”

“나를 낳았다 뿐이지 엄마도 아니라니깐! 글고 다 늙어서 나보고 간병을 하라고???”

“네 엄마는 왜 그러신거야,

아무리 아들이 귀해도 아들 셋이면 딸 하나쯤은 이뻐할만도 한데.”

“엄마에게는 딸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야. 그저 집에서 부리는 식모 용도지.

나는 엄마한테 사랑받지 못해서 내 아이들에게는 사랑을 듬뿍주려고 해!“

 

이제야 이해되는것들이 있습니다.

이혼을 하면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까봐, 아빠가 없는 틈을 느낄까봐 걱정했던 그녀.

 

평소에는 참 재수없는 행동에 눈에 거슬리기도 했었는데..오늘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니 참 불쌍한 인생이라는 생각에 대화 도중에 그녀를 꼭 안아줬습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hate/

 

나를 낳아준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학대와 차별을 받고 성장해서 이제 중년이 된 그녀.

아직도 그녀를 차별하는 그녀의 엄마!

 

이야기를 하다 보니 부모님이 라오스식 중국어를 쓰신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라오스 국경에서 살던 중국인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원래 유교문화에 “남아선호사상”이 있죠.

 

우리 집도 할아버지의 “아들타령”에 힘 입어서 딸 둘 낳고 “가족계획(수술)”을 실천하셨던 엄마는 수술했던 것을 풀고 낳은 것이 저였죠.

 

아들 이름까지 지어놓고 기다렸는데 나온 건 딸,

감사하게도 내 밑에는 남동생이 있죠.^^

 

아들을 원하는 집에 셋째딸로 태어났지만 난 그래도 부모님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중에 아빠한테 제일 많이 듣고 자란 말.

 

“누가 우리 선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한테 그랬어?”

 

엄마한테 혼나고 저녁에 퇴근한 아빠 앞에서 입술을 실룩거리면서 서 있으면 아빠가 한 번에 알아보시고 하셨던 말씀.

 

이 말에 저는 항상 빵하고 터져서는 아빠 앞에서 엉엉 울곤 했었습니다.

 

울엄마도 그리 다정하신 스타일은 절대 아니셨지만, 그렇다고 “넌 왜 태어났니?”,"넌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계집아이야!" 하신적은 없습니다.

 

셋째 딸이 내가 철없을 때 “나를 왜 낳았냐?”고 한 적은 있지만 말이죠.

 

물론 딸 셋에 아들 하나이다보니 차별을 조금 받기는 했습니다.

남동생한테만 돈을 주고, 남동생한테만 맛있는 것들을 더 많이 사주셨죠.

 

하지만 저 나름대로 이것도 잘 극복하고 살았었습니다.

남동생 손에 돈이 쥐어지면 꼬셔서 데리고 나가 같이 사먹었고,

남동생 손에 과자 봉지가 쥐어있으면 그것을 뺏어 먹는 노하우까지!

 

그래도 나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선도 안보고 데려 간다는 보기도 아까운 셋째딸”로 말이죠.

 

 

https://pixabay.com/images/search/eltern/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태어나고 자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알았습니다.

 

내가 밷는 말 한마디가 사람을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하는 법인데..

그녀의 엄마는 자신이 낳은 딸에게 평생 차별과 악담만 일관했네요.

 

그녀는 대화의 말미에 자신은 스스로나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나는 내가 마투라(고졸/대학입학시험)를 끝냈을 때 너무 자랑스러웠고, 또 내가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간호사 직업교육까지 받아서 간호사 시험에 합격했을 때도 너무 자랑스러웠어.”

 

평생 엄마의 차별과 저주성 말만 듣고 살아온 막내딸.

28살에 집을 나왔을 때도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고 했습니다.

 

“니가 (나가서 혼자 사는 것을)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는지 두고 보자”

 

뒤통수에 들려오는 엄마의 말을 듣고 나온 딸은 자립해서 잘 살았고,

또 중학교 동창을 만나서 결혼도 했습니다.

 

마흔이 넘은 딸의 가슴속에 낙인처럼 찍혀있는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한 딸”

그래서 자신의 딸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그녀.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랑도 대우도 받지 못하고 행복한 기억도 없었던 엄마와 살았던 집.

 

지금 그녀는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아이에게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줄수 있어서 말이죠.

 

돈이 없어도 행복한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을 주고 축복을 주죠.

 

내가 낳은 자식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버린 그녀의 엄마.

세상에 이런 엄마가 그녀의 엄마 하나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동료인 그녀는 나름 건강하게 자신의 상처를 극복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평생 치유될 수 있는 상처의 종류는 절대 아니죠.

 

하지만 누군가에게 말을 함으로서 그녀의 가슴에 맺혀있는 것들이 조금씩 풀려나갔으면 합니다. 그녀는 정말로 “불쌍하고 가슴아픈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갖고 있으니 말이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8 00:0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11.08 00:07 신고 ADDR EDIT/DEL REPLY

    요새 드라마에서 자주 듣는 말이지만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있고. 충...분히 훌륭히 열심히 살고 있는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9 03:51 신고 EDIT/DEL

      그러게요. 말한마디 하는것이 뭐 그리 어렵다고 이미 중년이 된 딸가슴에 그리 큰 대못을 박으신것인지..참 안타까운 모녀입니다.ㅠㅠ

  • Favicon of https://rich-smile.tistory.com BlogIcon 부자미소 2019.11.08 01:12 신고 ADDR EDIT/DEL REPLY

    정말 안타깝네요ㅠㅠ 뭐, 아무리 남아선호사상이라 하지만 저는 그런 부분이 참... 그 분들의 사상이라 이러쿵저러쿵 말은 못하겠지만, 열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는게 자식이거늘.... 흠.. 이런건 어떻게 안되는거라서 더 안타까운것 같아요ㅠㅠ

  • 2019.11.08 03:5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9 03:53 신고 EDIT/DEL

      사람들한테 말은 막해도 마음은 그것이 아니라는걸 대충 알았지만, 사랑받아 본 기억이 없어서 사람들에게 자신의 애정을 들어내는것도 서툰 사람인것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1.08 07:16 신고 ADDR EDIT/DEL REPLY

    남아선호 사상이 너무 확실한 엄마를 두셨나 보네요 그 분 엄마는...

    저는 맏딸인 나 하고 밑으로 남동생 셋이 있었는데 우리 친정 외할머니는 웃사람...연장자...이 최고의 대우를 받는게 맞다고 믿는 분이셔서 단 한번도 그런 차별을 느끼지 못하고 컷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9 03:54 신고 EDIT/DEL

      그래도 밑에 남동생을 셋이나 두셨으면 집안의 살림밑천이자 남동생을 줄줄이로 달고온 딸이라 사랑받으실만 하셨더거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entnwls.tistory.com BlogIcon 대박나요 2019.11.08 18:02 신고 ADDR EDIT/DEL REPLY

    혈액으로 8대암 검출 스마트 암 검사, 재검 고객 사은행사
    자세히 보기 : http://dolwe.me/t5z0nwt28k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09 03:55 신고 EDIT/DEL

      저도 요새는 피검사로 조기 암진단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었는데..여기까지 영업을 나오셨네요.^^

  • Favicon of https://praguelove.tistory.com BlogIcon 프라하밀루유 2019.11.09 13:40 신고 ADDR EDIT/DEL REPLY

    제가 지니님보다 어리지만, 저도 "네가 남동생이 있으니 빛이 나는거야~" 라는 소리를 들으며 자란 세대에요.

    아들 없으면 시댁에서 눈치보고 사는 세대의 엄마들이었으니, 이제는 그려러니~ 해요.

    저는 아이를 키우며, 제 부모님한테 서운했던 마음 치유 받는 기분이에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10 05:52 신고 EDIT/DEL

      저는 워낙 철이 없어서 그랬는지 서운한적이 없었습니다. 위로 두언니가 다 바람막이를 해줘서 그랬던거 같아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s://poli42.tistory.com BlogIcon 묭수니 2019.11.09 16:33 신고 ADDR EDIT/DEL REPLY

    요즘은 딸이 최고라고 딸이 있어야한다고 많이 말하죠 주변 친구들도 언니들도 딸 갖고싶어하고 남아선호사상은 점점 없어지는 듯 보여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10 05:53 신고 EDIT/DEL

      나중에 키워놓으면 딸이 아들보다 더 잘하더만.. 왜 우리의 엄마들은 딸을 그렇게 괄시를 하셨던 것인지..그놈의 남아선호사상이 사람의 인생을 참 많이 슬프게 한거 같습니다. 아들 못 낳은 엄마도, 고추 못 달고 태어난 딸내미도..ㅠㅠ

  • 호호맘 2019.11.09 18:31 ADDR EDIT/DEL REPLY

    자식이라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것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라고 생각 했는데
    그녀는 참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겠단 생각이 드네요
    차별에서 극복하여 자신의 당당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1.10 05:53 신고 EDIT/DEL

      네, 참 말을 재수없게 한다 싶었는데..어릴때 사랑 받은적이 없으니 누군가를 감싸는 법도 잘 몰랐던거죠. ^^;

 

 

우리는 결혼 12년차 국제 부부.

나는 오스트리아 남편을 둔 한국인 아내.

 

어느 가정이니 마찬가지지만 우리도 살아가면서 매일 크고 작은 사건들에 부딪히죠.

부부간에 일어나는 사건은 자식의 유무와 상관없이 일어납니다.

 

아마 아이가 있었다면 우리부부의 삶이 더 파란만장해졌겠죠.

각자의 문제 외에 아이들 교육까지 더해져서 서로 다른 성격의 부부가 전투를 했을 테니..

 

나는 남편의 나라에 사는 외국인 아낙이라,

남편이 나한테 잘할 때보다 못할 때가 더 사무칩니다.

 

남편이 잘할 때 내가 느끼는 감격스러운 감사함의 최고가 50%라고 친다면..

남편이 나한테 못할 때 내가 느끼는 서러움의 최저는 200%가 됩니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은 남편이 나한테 잘했을 때보다 못할 때가 더 많죠.

 

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물론 다 제 편이시니 제 편을 들어주시죠.

“뭐 그런 인간이 다 있냐?”

“그냥 혼자 사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

 

물론 이런 댓글들이 저에게 힘을 주시려는 분들의 의견이기는 하지만..

가끔은 “내 남편이 그렇게 못된 인간형은 아닌데..”싶을 때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내 남편이여서겠죠.^^

 

남편은 덩치는 곰인데, 하는 짓을 보면 아주 얍삽한 여우입니다.

마눌의 눈치를 봐가면서 심하게 까부시죠.

 

마눌의 심기가 심하게 불편하면 아기 곰처럼 둔한 척 하면서 재롱을 떨어대다가,

마눌의 다시 유쾌한 상태가 되면 살쾡이가 되어서 발톱을 드러내고 잡아먹으려도 대듭니다.

 

 

 

두주일쯤 전에 한바탕 싸움이 있었습니다.

 

사실 싸움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 남편은 어떻게 하면 마눌이 훌러덩 뒤집어지는지 너무 잘 알고 있죠. 남편이 마눌이 뒤집어지는 스위치를 살짝 켜신 거죠.

 

우리 부부가 싸움을 시작하면 내가 꼭 챙기는 건 “여권”

집 나와서 바로 한국을 가려고 그러나? 왜 잊지 않고 여권은 챙기는 것인지..

 

이번에는 “혼자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을 했었습니다.

 

남편과 이혼을 했다고 해서 한국으로 갈 필요는 없죠.

지금 난 남편과 상관없는 비자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이제는 비자연장 할 때 더 이상 남편의 “월급명세서”를 첨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비자서류에 남편이 보태줘야 하는 서류가 없다는 뜻은 남편의 영향권 밖이라는 이야기죠.

 

국제 결혼해서 오스트리아에 들어온 아낙이 남편 없이도 살 수 있는 비자의 종류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659

달라진 내 비자 타이틀

 

보호자처럼 나를 챙기고, 내 어려움을 다 해결 해 주고 나에게 안식처를 제공해주는 남편.

더불어 나에게 스트레스와 여러 가지 인내력 테스트도 따라오죠.

 

나는 주 20시간 일하는 시간제 직원이어서 다른 아낙들보다 더 팔자가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집에서 노는 건 아닙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출근하는 남편의 끼니도 챙겨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옆집에 사는 시부모님의 눈치도 살펴야 하죠.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있네요.

남편이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퇴근해서 괜히 마눌을 잡습니다.

 

“청소는 안 했냐, 집이 왜 이렇게 더럽냐?”

“도대체 집에서 하는 일이 뭐냐?”

“하루 종일 그렇게 주방에만 짱 박혀있었냐?”

 

내 기분이 나쁘지 않은 날도 이런 잔소리는 싫지만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 인간이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부다..”

 

하지만 내 기분이 꿀꿀할 때 이런 잔소리를 늘어놓으면 열 받죠.

 

내가 주 40시간 일하면 그만큼 돈을 더 벌수 있지만, 주 20시간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해도 티 안 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어디서도 돈이 나오지 않는 일이죠.

 

 

 

얼마 전에는 ‘혼자살기“에 대해서 생각해봤습니다.

남편과의 이혼을 생각 해 봤다는 이야기죠.

 

지금은 주 20시간이지만 주 40시간 일한다면 경제적으로는 넉넉하고!

월 300유로정도면 혼자 살 수 있는 집 하나는 얻을 수 있을 거 같고!

 

주 4일 출근하면 남편이 구박하는 내 독일어 실력도 훨씬 더 좋아질 것 같고!

(아무래도 사람들하고 접촉을 많이 하면 집에서 하루 종일 혼자 있는 것보다는 당연히 늘겠지요?)

 

물론 혼자 사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 혼자 살 집을 얻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테고..

다 이해도 안 되는 집 계약서의 세세한 사항은 다 번역해서 읽어야겠죠?

 

- 집 얻어 들어가면 전기 계약도 내가 직접 해야 하는데..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지만 하면 되겠지!^^

 

- 나는 차도 없는데 이삿짐은 어떻게 옮겨야 하는지, 여기는 리어카(손수레)도 없는디..

 

- 침대나 냉장고, 세탁기도 다 새로 사야 할 텐데 이건 어떻게 옮겨야 하는지..

 

가장 큰 문제는 여기는 내 친구들이 없다는 사실이죠.

주변에 친구들이, 특히 이혼한 친구들이 있어야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청할 텐데..

 

이래서 친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내 주변에 이혼한 친구가 한둘 정도 있었고, 혼자 사는 친구가 있었더라면 한동안은 그 친구네서 살면서 나 혼자 살아갈 집도 알아보고 하면서 조금은 쉬운 홀로서기를 준비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여기는 아는 사람도 없으니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해야하는 상황!

마눌의 “이혼하자!”는 말을 남편이 한 번도 정색하며 들은 적은 없지만..

 

마눌의 심기가 매우 심란할 때는 며칠이고 납작하게 엎드려서는 마눌을 떠받드는 남편.

남편은 이번에도 마눌이 “열 받아서 한번 해보는 말”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농담처럼 말하죠.

 

“난 당신이랑 이혼 절대 안 해!”

“그래! 공짜로 집안일에 온갖일 다 해주는 가정부라 놓치기 아깝지???”

 

마눌에게 고운 말이 안 나가는 때인지라 기분 좋지 않는 대답을 듣지만 그래도 싱글벙글.

 

아마도 이때쯤이지 싶습니다.

내가 간절하게 “집 나갈 생각”을 며칠간 생각했던 시기가...

 

http://jinny1970.tistory.com/3084

나를 화나게 하는 남편의 똥고집

 

물론 그깟 햄버거 하나 때문에 “이혼”까지 생각했다는 건 아닙니다.

제가 또 그렇게 속이 좁은 여자는 아니거든요.

 

평소에 마눌을 대하는 남편의 행동과 말까지 더해져서..

며칠간 “이혼”“혼자 사는 것”을 곰곰히 생각했었습니다.

 

나만의 공간,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는 자유, 나만의 시간

무엇보다 “잔소리 하는 남편이 없는 내삶”을 간절히 원했던 나날이었죠.

 

오스트리아의 법으로 이혼을 하게 되면 각자의 재산을 반씩 나누게 되죠.

 

나보다 재산이 많은 남편이니 남편이 재산과 남편의 받게 되는 월급의 반도 내 소유가 되겠지만..

 

시누이는 법을 전공해서 법률가로 일하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마눌에게 한 푼 안줄 수 있는지..” 법에 관한 조언을 해 줄 테고, 남편 또한 평소에 지나치리 만큼 꼼꼼한 성격이라 그동안 마눌에게 (생활비)계좌이체 해 준 기록이랑 여러 가지를 증빙서류로 다 준비해서 마음만 먹으면 “마눌에게 땡전 한 푼”안줄 수도 있거든요.

 

농담처럼 “이혼하면 당신이 백만 유로를 위자료로 줘!”했지만,

정말로 나갈 생각을 하니 “내 짐만 가지고 나가자“싶더라구요.

 

며칠간 우울해 하며 깊게 생각했던 “이혼”은 이번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마눌이 이번에는 신중해졌다는 걸 느꼈는지 며칠 동안 조심 또 조심하는 것도 눈에 띄었고, 아빠가 딸 챙기듯이 살뜰하게 마눌을 챙기는 남편의 사랑 때문에 이번에는 그 마음을 풀었습니다.

 

하. 지. 만.

앞으로도 종종 저는 “이혼”을 꿈꾸지 싶습니다.

 

주변에 “이혼”한 사람들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거나 아니면 새로운 환경에서 사는 방법은 알아놔야 하니 말이죠.^^

 

---------------------------------------------------------

오늘 업어온 영상은 우리 부부가 알콩달콩 할때의 모습입니다.

오늘의 이야기와 전혀 반대되는 상황이죠. ^^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1 00:00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0.31 01:08 신고 ADDR EDIT/DEL REPLY

    서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산다는게 정말 불가 사의한 일이지요.
    만약에 사랑이 없다면 아마도 몇시간도 같이 있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1 03:32 신고 EDIT/DEL

      맞습니다. 같은 문화에서도 사랑 하나로 만나서 평생 알콩달콩 사는것이 쉬운일이 아닌데.. 문화를 초월하고 언어를 초월해서 사는것 자체가 사실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죠.^^

  • 하루 2019.10.31 01:13 ADDR EDIT/DEL REPLY

    에이 서로 사랑하시면서.....
    지니님 성격에 아니다 싶은분과 살지는 아닐거 같아요 ㅋ 이렇게라도 스트레스 풀고 사셔요
    알게 모르게 쌓이는 스트레스가 글에 묻어나요 굳이 남푠님이 아니더라도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1 03:37 신고 EDIT/DEL

      부부라는것이 그런거 같아요. 그냥저냥 살다가 어떤 날은 미치도록 꼴보기도 싫고, 괜히 본전도 생각나고, 특히나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집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으니 더 하기는 했는데 티 안나는 일들이 많죠. 며칠 남편을 기죽여놨더니만 한동안 마눌 비위맞추느라 남편이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 2019.10.31 01:2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1 03:40 신고 EDIT/DEL

      대단하시고 용감하셨습니다. 물론 그럴만한만 했으니 하셨겠지만 말이죠. 지금은 행복하시다니 잘하신 결정이셨네요.^^ 저는 남편이 이쁠때보다 꼴 보기 싫을때가 더 많지만, 나만 보면 좋아서 죽는 남편을 보면 참 감사한 마음도 들어요. 따지고 보면 감사한것 투성인데 가끔씩 욱하고 치밀면 "밀어붙여봐?" 싶은거죠. 하지만 가끔은 정말 탈출을 꿈꿉니다. 갈 친정이 없으니 친구네로 3박4일 가출을 꿈꿔보지만..여기는 친구가 없어서리...^^;

    • 2019.10.31 06:05 EDIT/DEL

      비밀댓글입니다

  • 지나가다 2019.10.31 02:54 ADDR EDIT/DEL REPLY

    한국인 남편이랑 독일에서 살면서 맞벌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절대 그런 이야기를 듣지 않고, 저도 남편에게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딸에게도 그런 남자 절대 만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언제든지 이혼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삶을 사세요. 행복해야죠.. 그리고 괜찮으면 간호사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시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1 03:42 신고 EDIT/DEL

      이제 50이라 간호사 공부를 하는건 솔직히 무리가 있는거 같고, 그냥 요양보호사로 일해도 먹고 사는덴 지장이 없을거 같아요. 그런데 맞벌이로 생활하시면 집에서 가사노동은 남편분과 분담해서 하시겠네요. 그렇게 서로 배려하는 부부가 바람직하죠. ^^

  • cilantro3 2019.10.31 07:27 ADDR EDIT/DEL REPLY

    대부분의 기혼녀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있는 여성들은 맴 속으로 이혼시뮬레이터를 수시로 돌리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1 21:23 신고 EDIT/DEL

      그런것도 있는거 같아요. 내가 돈을 벌 능력이 안되면 이혼 생각도 못하겠지요. 남편을 벗어나면 혼자 살아갈 방법도 없고 모르니 말이죠. ^^;

  • 공간 2019.10.31 19:21 ADDR EDIT/DEL REPLY

    일전에 남편한테 맞고 사는 딸한테 어떤 아줌마가 말했다줘. 참고 살라고. 그거 듣고 무척 화났습니다. 어떻게 학대를 당하고 있는데 참고 살아야 하나요? 사랑? 그게 사랑입니까? 언어폭력도 폭력입니다. 참지 마시고 다 기록하시고 증거를 남기세요. 나중을 위해서.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1 21:26 신고 EDIT/DEL

      맞고 사는 딸에게 참으라니..그건 좀 너무 하네요. 약한 아내를 때리면서 스트레스 푸는 남편들이 꽤 많은걸 알기에 그런 상황에서 계속 살라고 하는건 가혹한거 같아요. 저는 남편이 나에게 말로 상처주면 나도 남편에게 되받아치는데 그러고 나면 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것도 상처를 주는 일이니 말이죠. 결혼 12년인데 아직 남편의 성격 순화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거 같습니다. 요새도 계속해서 순화작업 진행중입니다. "어떡헤 해야 마눌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는지 "교육중이요.^^;

  • Favicon of https://seedmoney1.tistory.com BlogIcon 영탁신 2019.11.02 12:03 신고 ADDR EDIT/DEL REPLY

    서로 사랑한다는 게 느껴지네여

  • 2019.11.03 20:16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대부분의 부부가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대화가 참 없는 부부입니다.

수다스러운 아내는 끊임없이 떠드니 대화가 아닌 독백이 많죠.

 

남편이 말을 해야 둘이 주고받는 대화가 될 텐데..

남편은 여간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 타입입니다.

(연애 할 때는 자신의 속을 말로 보여주던 인간형이었는디...^^;)

 

단, 잔소리는 예외입니다.

 

남편이 사람들과 하는 이야기를 들어봐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그저 날씨, 스포츠, (자신이 키우는 거 같은)마눌 이야기등을 하죠.

 

특히나 마눌이 공부나 시험 같은 걸 보면 마치 딸 키우는 아빠처럼 동네방네 이야기를 하죠.

제가 운전면허를 땄을 때는 남편 근처에 근무했던 사무실 사람들이 다 환성을 질렀습니다.

 

정말이냐구요?

역사 속 그날 속으로 들어가 보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602

 

오스트리아 운전면허 시험보고 취득한 운전면허증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남편과는 다르게 마눌은 끊임없이 속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마눌은 남편 손바닥 위에 있습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husband%20and%20wife/에서 캡처

 

남편은 마눌에 대해서 “다 안다”이죠.

지금 이 아낙의 심리가 어떤지, 왜 심술이 났는지, 오늘은 왜 이리 행복해 하는지...

 

수다스러운 마눌이 말을 안 한다?이건 위험한 징조입니다.

남편이 마눌의 속을 알 수 없는 순간이 되니 말이죠.

 

단순한 성격의 마눌은 기분이 좋으면 떠들어대고, 기분이 나쁘면 입을 다물어버리고,

우울해지면 그냥 잠만 잡니다.  그래서 남편이 볼 때는 참 다루기 쉬운 상대입니다.

 

수다스러운 마눌이라고 해도 남편이 다 마눌의 머릿속까지는 읽지 못하죠.

마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는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는 모를껄요?

 

얼마 전에 남편과 어딘가를 가는 중에 마눌이 간만에 머릿속 생각을 쏟아냈습니다.

어떻게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삶”에 관한 이야기였죠.

 

시작은 유튜브에서 본 만화 영상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 만화를 보고 내 생각을 포스팅 했었다고 이야기를 했었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 해야 하실 듯..

http://jinny1970.tistory.com/3017

당신이 늙기 전에 봐야 할 애니메이션 에 대한 나의 생각

 

마눌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남편의 표정에서 “에구 장하네~”를 읽었습니다.

 

“맨날 철없는 이야기만 해대는 마눌인줄 알았더니 그런 깊은 생각도 했어?“

아마도 이런 마음이었지 싶습니다.

 

우리 요양원에 살고 계신 할매 한분이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 할매 50도 안 되서 과부가 되시고 아이도 없이 집에서 평생 사셨는데, 더 이상 혼자 집에 살 여력이 안 되니 집에서 쫓겨나서 요양원에 오시고, 그 집은 ”조카에게 준다“라는 말도 안 했는데, 저절로 조카한테 넘어갔다고 하더라.”

 

보통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보통이지만, 자식이 없는 경우는 형제의 자식들에게 재산이 넘어가기도 합니다. 형제도 없으면 사돈의 팔촌까지 촌수를 따져서 넘어갑니다.

 

우리부부는 아이가 없고, 시누이도 아이가 없으니...

 

우리가 늙으면 우리의 재산은 나에게 하나 있는 조카(언니 딸)이 어느 날 로또당첨 되듯이 받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치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가버린 자신의 집을 잃은 할매이야기가 나오면서 나온 이야기. 안락사 또는 존엄사.

 

인터넷에서 캡처

 

한국은 불법이고, 아직까지는 오스트리아도 불법입니다.

죽는걸 보면서 방치해도 “교도소행”이 될 수도 있죠.

 

스위스나 다른 나라로 가야 가능한 “존엄사”

스위스에 가서 존엄사를 한 한국의 암환자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존엄사를 하러 가는 친구와 동행했던 사람의 인터뷰도 있었죠.

암이 더 깊어지면 그만큼 고통이 깊어지고, 주변사람들도 더 힘들어질 시간들..

 

떠나보내는 사람은 슬픈 일이었겠지만, 자신이 선택한 삶이기에 더 담담했을 그 사람.

 

“나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죽지 못해서 사는 것 보다는 ”존엄사“도 한 방법인거 같아.

치매에 걸려서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타인의 손에 하루하루 연장하면서 사는 것도 원치 않지만, 제정신을 가지고 죽지 못해 살면서 매일 ”하나님 나를 이제는 그만 데려가세요.“하는 것도 슬프잖아.”

“.....”

“나는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 집을 팔아서 그 돈으로 여행을 다니면서 살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존엄사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 당신 생각은 어때?”

“.....”

 

사실 요양원에 들어가도 한 달에 2천유로 이상은 필요합니다.

거의 호텔과 맞먹는 가격이죠.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2인실 1박(3식과 간병포함)에 75유로 선으로 한 달이면 벌써 2천유로가 넘어가고, 여기에 세탁서비스, 미용실, (발톱 깎는) 페디큐어 등은 별도입니다.

 

한 달에 2,500유로~3천 유로면 근사하나 크루즈여행 하는 것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비용입니다.

https://pixabay.com/images/search/husband%20and%20wife/에서 캡처

 

한 달에 이 비용을 내고 감옥 같은 요양원에 사느니 여행을 다니는 것이 더 남는 장사죠.^^

 

이것에 관한 포스팅도 했었네요.^^

http://jinny1970.tistory.com/2047

요양원 갈까? 크루즈 여행을 다닐까?

 

간만에 마눌이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데 댓구는 하지 않지만 남편도 생각이 많은듯했습니다.

 

“한국은 나이 드신 분들이 은행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서 쓰시고, 나중에 돌아가시면 그 집을 은행이 가지고 가는데, 여기도 그런 서비스가 있남?”

“모르지, 아마 있지 않을까?”

 

치매나 존엄사도 집을 팔아서 여행을 하는 것도 지금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는 아직 집이 없거든요. ㅋㅋㅋㅋㅋ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에 대한 짧은 생각이었던 거죠.

 

나이가 들면 집을 팔고 그 돈으로 느긋하게 여행을 다니면서 살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예약 해 놓은 스위스로 죽으러 가는 것.

 

고통과 외로움 속에 숨을 헐떡거리면서 죽어가는 것보다는 ..

내가 선택한 시간 속에 고요하게 잠드는 것도 방법이지 싶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0 00:00
  • 2019.10.30 00:31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30 04:05 신고 EDIT/DEL

      아이고! 그 생각을 못했네요. 하긴 죽고싶다고 예약하면 "당신은 이날 이시간에 죽으러 오세요."하면 안되죠. ㅠㅠ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0.30 01:43 신고 ADDR EDIT/DEL REPLY

    나이 들면서 기도하는 것들중 최고 많이 하는 기도가 바로 많이 오래 아프지 않고 빨리 죽는거 고통없이 죽는거 치매 걸리지 않고 늙는거 뇌경색으로 반신불수 되어서침대에 누워서만 있는거....바로 이렇게 되지 않게 해달라는 기도가 제일 많은거 같읍니다.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10.30 10:37 신고 ADDR EDIT/DEL REPLY

    대화없는 부부 같다가도. 아닌것 같다가도 그래도 캐미가 잘 맞는것 같아요~

  • 호호맘 2019.10.30 20:20 ADDR EDIT/DEL REPLY

    오늘 우리 부부도 늙어가는거와 죽음 이런거에 대한 대화가 오늘 있었는데
    결론은 지금을 충실하게 사는거로 났습니다^^

 

 

며느리는 1주일째 시아버지를 일부러 찾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아빠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죠.

(솔직히 말하면 조금 실망스러웠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지난 주말에 아빠가 큰소리를 치시는 일이 있었습니다.

참 사소한 일이었는데, 밥 먹던 가족들에게 멘붕을 안겨주셨죠.^^;

 

일단 제 시아버지의 성격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독재자”스타일이십니다.

 

평생 회사생활을 해본 적이 없으셔서 남과 타협하는 법을 모르시죠.

한마디로 “사회생활”이 힘드신 성격입니다.

 

페인트공 직업교육을 받으셨고, 20대 초반에 “페인트공 마이스터”가 되신 후에는,

사업자 등록을 하신 후에 당신 이름으로 가게를 꾸려나가셨습니다.

 

사장으로 평생 사셨으니 누구에게 굽히는 법을 모르시는 거죠.

아빠가 하셨던 가게에 등록된 정식 직원은 엄마뿐.

 

직업교육중인 어린 “견습공”이 들어오면 직업교육이 끝나는 3년 동안 마이스터(장인)이신 아빠 밑에서 일을 배우면서 저렴한 일꾼이 되는 기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엄마가 유일한 아빠의 일손이셨죠.

 

 

 

집에서는 큰소리치는 남편.

밖에서는 큰소리치는 사장.

엄마는 이래저래 평생을 아빠의 (독재)그늘에서 사셨습니다.

 

젊을 때보다는 조금 나아지셨다고 하는데,

아직도 아빠가 “버럭” 하시면 눈치를 보십니다.^^;

 

아빠는 “버럭”을 꽤 자주 하십니다.

 

당신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일단 눈꼬리가 올라가시고,

거기서 조금 더 발전하면 소리를 지르십니다.

 

지난 주말에 집에 왔던 시누이.

 

아픈 아빠께 “건강한 아침메뉴”를 선보인 것까지는 좋았는데..

맛도 없는 “메뉴”를 선보였던 모양입니다.

 

시누이가 시부모님께 준비 해 드린 아침은 “뮤슬리”

견과류와 말린 과일 그리고 눌린 귀리가 들어있는 것이 뮤슬리죠.

 

지금은 뮤슬리로 아침을 먹는 남편의 식사내용을 잠시 보자면..

 

여러 가지 과일을 잘게 썰어서 준비하고, 거기에 뮤슬리를 부은 후에, 바닐라 요거트를 3수저 넣고, 우유를 부어서 먹습니다. 바닐라 요거트는 "맛“을 조금 더 ”업”시켜주는 남편만의 방법이죠.

 

인터넷에서 찾은 톱펜입니다.

 

“뮤슬리”라고 해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을 생각했었는데..

시누이는 “Topfen톱펜”을 베이스로 했다고 하네요.

 

Topfen 톱펜은 치즈 종류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콩으로 두유를 만들고, 두부도 순두부, 연두부, 네모 두부 만들고 나중에 콩비지도 나오고.. 이런 식으로 진행이 되죠, 아! 콩물도 있네요.

 

우유도 그렇습니다.

우유에서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청 음료도 나오고, 치즈도 종류가 다양하게 나오죠.

톱펜도 이런 과정 중에 나오는 치즈 종류중의 하나로 “요리할 때 쓰는 치즈”입니다.

 

톱펜에 설탕을 추가해서 빵이나 케잌 종류를 구울 수도 있고, 요리를 할 수도 있고!

톱펜에 소금을 넣고 여러 가지 재료들을 첨가하면 빵 위에 발라먹는 스프레드가 됩니다.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톱펜을 어느 호텔의 아침식사 뷔페에서 본적은 있지만 먹어보지는 않았습니다. 톱펜은 치즈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쪽에 속하는 “요리용 치즈”거든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톱펜의 맛은 한 번도 맛 본적이 없지만..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 상태라 맛은 당연히 없지 싶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먹어보고 말씀드릴께요.^^)

 

시누이가 부모님께 해 드린 “뮤슬리 아침”은.. 맛없는 치즈인 톱펜에 오렌지 소량 썰어 넣고, 거기에 볶지 않는 견과류를 넣었던 모양입니다.

 

견과류가 볶아야 고소해지는 것이지 생것을 그냥 먹으면 “맛이 없죠”.

 

그렇게 맛없는 뮤슬리를 시부모님께 해 드렸던 모양인데..

딸내미가 해주니 두 분이 드시기는 한 거 같은데 “영 아니었던 아침”이었나 봅니다.

 

그날 아침에 두 분이 드셨다는 (맛없는)“뮤슬리”에 대해서 점심을 먹으면서 대화중이었습니다.

 

시누이가 뮤슬리에 넣었다는 재료를 들어보고는 이야기를 했죠.

 

“그냥 시중에 파는 뮤슬리 제품을 사지. 그럼 맛은 있는데..”

“그건 50%이상이 설탕이라..”

 

시누이 나름대로는 아픈 아빠를 위한 아침이라고 준비했던 모양인데..

지금 아빠가 아픈 건 잘못된 식습관에서 온건 아닌디..

 

아빠는 가을에 부지런히 다니면서 주어놨던 호두를 까서 겨울내 드시고, 가을사과 말려서 사과말랭이도 드시고, 또 엄마가 매일 신선한 야채로 요리를 해주셔서 식생활은 정말 “건강”그 자체죠.

 

“다음에는 일단 뮤슬리 제품으로 시작을 하고, 거기에 톱펜보다는 요거트로 하는 것이 좋을 거 같아.”

 

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모님은 “우리 입맛은 아니더라”하셨지만, 시누이는 “다음”을 또 노리는 거 같았죠.

 

뮤슬리 이야기가 나오니 아빠는 이미 눈꼬리가 올라간 상태.

당신 맘에 안 드는 이야기가 나오니 이미 맘이 상하신거죠.

 

 

 

식탁 위의 주제가 “뮤슬리”이다보니 서로들 몇 마디씩 주고받고!

 

“빵 먹던 사람이 뮤슬리로 아침을 바꾸는 것이 절대 쉽지 않아. 네 오빠도 몇 년 걸렸어.”

“건강을 위해서는 먹어야지.”

“그래도 건강하다는 이유로 맛이 없는 건 먹기 힘든데..”

“내가 먹어보니 먹을 만한데 왜?”

“그래도 다음번에는 톱펜대신에 요거트로 하고, 시중에 나오는 제품 중에 괜찮은 거 찾아봐. 톱펜에 견과류 약간은 너무 맛이 없지.”

“다음번에는 과일을 조금 더 넣어보려고..”

 

이쯤 되니 아빠가 큰 소리로 한마디! (거의 화가 나신 상태셨죠.ㅠㅠ)

 

“다음은 무슨 다음이야. 안 먹는다고!”

 

갑자기 싸~해진 식탁 위!

그때부터는 서로 접시에 코를 박고서 열심히 음식을 퍼먹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식사시간이 지나가나 부다..했었는데, 식사를 하시던 아빠가 갑자기 포크를 내려놓고 쌩~하니 당신의 TV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십니다.

 

성질난다고 밥 먹다가 사라지는 일은 하면 안 되는 일인데..

부모님 앞에서 이러면 나중에 두드려 맞죠.

 

70이 넘은 아빠가 당신의 성질을 못 이겨서 그러셨네요.^^;

 

조용히 점심을 먹고 우리 방으로 돌아와서는 남편한테 짜증을 냈습니다.

 

“당신 여동생은 왜 그래? 아빠가 잘못 먹어서 아프신 거야? 평생 아침으로 빵으로 드시고 사신 분들인데, 이제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맛도 없는 아침을 먹으라는 거야?”

“....”

“아빠도 그래, 당신이 싫으면 그냥 ”나는 됐다“하면 되지, 그것이 소리 지를 일이야? 글고 밥 먹다가 왜 수저는 던지고 나가시누? 그런 건 아이들 교육할 때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가르쳐.”

“....”

 

그 다음날 낮에 마당에서 엄마를 만났습니다.

엄마는 그날 저녁에 아빠한테 날벼락을 맞았다고 합니다.

 

“네 아빠가 저녁에 나한테 막 소리를 지르면서 왜 자기편을 안 들어줬냐고 하더라.”

“무슨 편을 들어요?”

“며느리랑 딸내미가 뮤슬리 이야기 하는데 자기편 안 들어 줬다고...^^;”

 

아빠에게는 식탁 위의 뮤슬리 이야기가 “전투”이셨던 모양입니다.

엄마가 지원사격을 해줘야 하는데, 안하시니 당신 혼자 전투에서 전사 하신 거죠.

(아빠의 퇴장은 “전사“하신 거죠.^^;)

 

“그러면서 내가 빨리 죽어야지 하더라.”

“엄마, 정말 죽고 싶은 사람은 그런 말 안 해요.

삶에 미련이 많은 사람들이 그런 말 하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와는 이렇게 대화를 정리했는데..

한편으로는 아빠가 조금 걱정이 됩니다.

 

“내 성격 원래 이러니 냅둬유~”

이건 아니거든요.

 

백세시대를 사는 요즘.

평균적으로 80~90정도는 사시는 아빠세대.

 

살다가 도움이 필요한 상태가 되면 요양원으로 가야 하는데..

 

(아내나 남편을 집에 두고 요양원에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집에서 간병하기 힘드니 하게 된 선택이겠죠.)

 

요양원에 가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아야 하는데, 나랑 의견이 안 맞는다고 매번 이런 식으로 행동하시면 앞으로 남은 인생이 정말 힘드실텐데..

 

아빠가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도 대화하는 법을 배우셨음 좋겠습니다.ㅠ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8 03:39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10.28 11:03 신고 ADDR EDIT/DEL REPLY

    버럭하고서는 후회하고 계실지도요. 아부지 성격이니... 안타깝지만.. 다시 가서 봐주신다면 좀 굽히시지 않을까요?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0.28 12:18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마도 절대 고쳐지지 않으실거에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9 05:27 신고 EDIT/DEL

      그러게요. "내가 죽어야지!"로 반응하시면 대화가 아예 불가능해지죠. ㅠㅠ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10.29 06:05 신고 EDIT/DEL

      그리고 나이들면..특히 남자...똥고집이 생기는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lavitainitalia.tistory.com BlogIcon 이웃집 올리비아 2019.10.28 15:21 신고 ADDR EDIT/DEL REPLY

    큰병을 앓게되면, 성격이 좀 변하더라고요. 저희 아빠도 그랬어요. 진짜 화낼일도 아닌데 불같이 화를내고 죽어야지 한탄하고. 내가 아픈데 지금껏 니들이 날 위해 뭘 해줬냐, 이제와서 뭔데 니들이 이래라저래라 간섭이냐? 뭐 이런 마음이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평소처럼 대하시고, 당신을 위해 뭘 하자 하는거 보다, 내가 뭐 하는데 도와주세요, 혹은 같이 합시다 정도로 접근하는게 어떨까 싶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9 05:28 신고 EDIT/DEL

      1주일이 지난후에 엄마네 가서 아빠를 뵈었는데, 아무일 없었던듯 그렇게 또 지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s://9ood-lucky.tistory.com BlogIcon Ms 장 2019.10.28 19:31 신고 ADDR EDIT/DEL REPLY

    맛없는 뮤슬리에 욱 하셨군요~~^^ 맛없는 뮤슬리를 정말 안드시고 싶으셨나보네요~ㅎㅎ 성격은 나이들 수록 변하기 어렵다는데 그냥 맞춰가면서 지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9 05:29 신고 EDIT/DEL

      평생 빵을 드신 분이 말년에 건강에 좋다고 맛도 없는 뮤슬리로 바꾸라는 것도 짜증이 나고, 싫다는데 포기를 안하는 상황도 짜증이 나셨던 모양입니다. ^^;

  • 호호맘 2019.10.28 20:29 ADDR EDIT/DEL REPLY

    딸 바보 시아버님은 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맛없어서 뮤슬리를 먹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말을 하시기가 불편하셨나 봅니다.
    시어머님이 같이 거절을 강력하게 말해 줬으면 거기에 편승하듯 묻어가면서
    그맛없는 무슬리는 더 이상 드시지 않을수도 있는건데 ...
    근데요 아버님 같은 버럭 성격이 모두에게서 그러지 않더라구요
    만만한 가족한테는 본색을 드러내시지만 타인한테는 애써 인내하며
    정중함을 지키더라는겁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9 05:34 신고 EDIT/DEL

      그럴까요? 저는 아빠의 눈꼬리가 올라가는걸 너무 자주 봐서리..문제는 시부모님은 다른 사람들과 접촉이 많지 않으십니다. 매주/매일 오시는 아빠의 형제분과 앞집아저씨 정도?? 정말 턱없이 부족한 사회생활이죠?ㅠㅠ

  • 2019.10.28 20:44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2019.10.29 00:21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9 05:56 신고 EDIT/DEL

      아무래도 요양원에 오셔서 적응하시는 분들을 많이 본 탓이죠. 그냥저냥 두리뭉실하면 수월한데 성격이 튀면 아무래도 적응하기 힘들죠. 적응하기 힘들면 하루하루의 삶이 힘들어지니..걱정을 잠시 해봤습니다. ^^;

  • Favicon of https://windownine.tistory.com BlogIcon 워니차니 2019.10.29 13:08 신고 ADDR EDIT/DEL REPLY

    여성들도 나이가 들수록 외골수가 되는 분들이 있는데, 남성들은 훨씬 더 심한거 같더군요. 각자의 포지션에서밖에 생각을 못하니까, 나이가 먹어갈수록 더 세대간 격차가 심해지는것 같아요. 부드럽게 말로 풀면 될 일인데, 그걸 못하는 세대들이죠. 거친 시간을 지나와서인까요? 근데 훨씬더 시간이 더 지나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살아야하는 순간이 오면 또 완전히 바뀌게 되더라구요.
    투덕거리며 사는게 인생아니겠습니까? 살아계실때 한번이라도 더 뵈야죠.^^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9 17:08 신고 EDIT/DEL

      맞는 말씀이십니다. 지금 힘들다고 투덜거리며 현실을 살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이또한 아름다운 시간들로 기억속에 저장이 되는거죠.^^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신 동안에 엄마랑 산책을 나갔었습니다.

 

산책인지 호두 줍기였는지 모를 어정쩡한 시간이었지만,

간만에 엄마와 대화를 했습니다.

 

아빠가 수술하셔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남편에 제일 먼저 한일은 우리의 출발을 늦춘 것.

 

일단 양쪽의 회사에 “휴직/퇴사”를 보류하겠다고 알리는 것이 첫 단추였죠.

 

뭔일인데? 하시는 분은 아래를 클릭하셔야 할듯...

 

http://jinny1970.tistory.com/3071

 

조금 미뤄지는 우리의 출발

 

 

이제 좁아터진 집에서 사는 것을 마무리 하는 줄 알았었는데..

휴직/퇴사를 보류하면서 우리는 이곳에 더 머물게 됐습니다.

 

대놓고 말은 안하지만 사실 온가족이 불편한 시집살이였죠.

 

시부모님도 아들내외에 들어와서 사니 편한 것보다는 불편한 것이 많으셨을 테고!

시누이는 자기 공간에 오빠내외가 들어와 있으니 올 때마다 마음 편했을 리 없지만!

 

공간에 사는 우리부부도 심히 불편한 시간이었습니다.

 

 

https://pixabay.com/photos/search/mother%20in%20law/에서 캡처

 

산책중 엄마랑 대화를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었죠.

 

“이제 떠날 줄 알았는데, 내년 봄까지 있어야 할 거 같다고.."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65제곱미터 아파트가 있는데 월세도 430유로인가 하더라고..

생각한 시간보다 더 오래 머물게 되면 그냥 아파트를 얻어서 나가는 것이 더 좋을 거 같다고..“

 

내 동료가 산다는 이 “저렴한 아파트”는 일종의 임대주택 개념입니다.

정해진 금액보다 더 이하로 벌어야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되는 거죠.

 

남편이 남들보다 조금 더 버는 우리는 자격이 안 될지도 모르지만,

부부의 수입을 합하면 마눌이 시간제 근무라 상대적으로 조금버니 가능할거 같기도 하고...

 

며느리의 이야기를 듣고 계셨던 엄마는 뭐가 그리 불편하냐는 식으로 반응을 하십니다.

정말 몰라서 그러시는 것인지..

 

부모님은 침실 외에 아빠는 2층의 TV방을 가지고 계시고, 엄마도 1층에 TV가 있는 거실을 가지고 계십니다. 취향이 다른 두 분이 각자의 공간에 TV를 하나씩 가지고 계시죠.

 

시누이도 침실 외에 거실이 있으니 거기서 시간을 보내고 차도 끓이고, TV도 보죠.

 

이렇게 거실과 침실을 나누어져있는 가족들과는 달리,

우리부부는 침실과 거실의 구분이 없죠.

 

침실과 거실이 구분이 되어있어야 TV는 거실에서 보고 침실에서는 잠만 자는데,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방이 한 칸이라 침실겸 거실이죠.

 

그래서 남편이 잠잘 때도 TV를 틀어놓습니다.

전자파 샤워를 하는 거죠.

 

“내가 다음날 근무를 가려면 자정 전에는 자야하는데,

테오는 TV를 틀어놓고 계속 봐요.”

 

남편은 평일에도 자정이 넘도록 호작질을 하는 스타일인데,

주말에는 그 시간이 더 길어지죠.

 

반면에 주말에 근무를 나가야 하면 나는 일찍 자야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남편입니다.

 

며느리의 푸념에 엄마가 하시는 한마디.

 

“그럼 네 시누이 거실에서 자면 되잖냐?”

 

정말 생각을 하시고 말씀을 하시는 건지..

이기적인 시누이가 올 때마다 죽치는 그녀의 거실에???

 

내가 죽치고 있는 주방 옆으로 시누이의 거실과 침실이 있습니다. 오빠내외가 지난 5년 동안 좁아터진 집에 살거나 말거나 시누이가 꿋꿋하게 지킨 그녀의 공간이죠.

 

“엄마, 거실 없는 침실하나에 TV는 항상 틀어져 있고,

주방도 반쪽에 욕실도 반쪽이에요.”

 

우리는 철지난 옷들을 걸어놓을 공간도 없어서 엄마네 건물 2층에 있는 옷장에 반세기가 지나서 (버려도 이미 버렸어야 할 부모님의) 구닥다리 옷들과 함께 걸려있습니다.

 

방의 한 벽면이 옷장이면 철이 바뀌어도 옷 정리를 할 필요가 없지만.. 우리는 장식장을 옷장으로 쓰고 있어서 겨울옷과 여름옷을 구분해서 계절이 바뀌면 꺼내놓아야 합니다.

 

 

산책중 비닐봉투랑 호도를 주어서 나에게 주셔 어쩔수없이 내가 들고다닌 호두봉투.

 

며느리가 자꾸 삐딱선을 타니 엄마가 날리시는 최후의 한마디.

 

“그래도 너희가 그동안 돈을 많이 아꼈잖니!”

“많이 아꼈으니 이제는 제대로 된 집 얻어야죠.”

 

웃으면서 엄마의 말에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공짜로 살았다면 지난 5년 동안 정말 엄청 많이 아낄 수 있었겠지만,

시부모님은 우리에게 월세를 요구하셨죠.

 

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341

월세 요구하시는 시아버지

 

엄마는 한 달에 300유로만 월세로 지출했으니 우리가 그동안 돈을 많이 아꼈고,

너희도 만족스럽지 않았느냐? 하시는 모양인데 이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한 달에 1,000유로짜리 비싼 월세를 얻는 것도 아니고, 집에 들어오기 전에 살았던 월세도 400유로 남짓이었고, 여기서도 집을 얻어 나갔다면 아마도 500유로 선이었겠죠.

 

그러니 200유로 더 주고 살면서 우리 사생활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좋은 선택이었겠죠. 애초에 2년 예상으로 들어온지라 “짧은 기간”이라고 생각했던 기간이 5년이 되어 버린 거죠.

 

처음부터 이렇게 길게 머물게 될 줄 알았다면 그냥 집을 얻었겠죠.

시댁에서 멀리 떨어진 남편의 회사 근처나 아님 린츠 근처 어디쯤으로 말이죠.

 

엄마는 “너희가 우리랑 같이 살면서 시시때때로 내가 해주는 음식도 먹었으니 너희도 절약하지 않았냐?”하실 수도 있지만...

 

엄마 음식을 하는 날에는 내가 주방에 가서 도왔습니다.

(옆에서 일을 도운 며느리는 밥값을 한 것이고, 당신은 아들만 대접하신 거죠.)

 

내가 음식을 해서 부모님께 갖다 드린 것도 많고,

남편이 마당에서 바비큐를 해서 부모님께 식사 대접을 한 적도 많았죠.

 

계산 해 보면 엄마가 밥 해 주신다고 생색을 낸 횟수와 우리부부가 부모님께 해드린 음식도 거의 비슷할 거 같습니다.

 

단지 우리는 엄마처럼 식탁에 차려놓고 함께 한 끼를 먹는 것이 아니라 스프나 햄버거 등을 만들어서 냄비에 담아서 드리거나 접시에 담아서 배달 해 드리죠.

 

엄연히 따지면 같이 먹는 한 끼는 아니었습니다. 따로 먹는 한 끼였죠.

 

시누이가 오면 밥은 당연히 엄마네 서 먹으니 그때는 엄마가 아빠와 시누이를 위해 요리를 하시는 것이고!

 

시누이가 왔다고 해서 우리부부도 당연히 엄마네 식사를 하러 가지는 않았습니다.

엄마가 부르실 때만 저는 먼저 가서 일을 돕고, 남편은 와서 밥만 먹고 갔죠.

 

엄마와 대화를 하다 보니 우리는 서로가 편한 대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우리는 들어와 살면서 우리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시부모님이나 시누이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우리가 불편한 점들만 생각하고, 이야기 했었고!

 

엄마는 “너희가 들어와 살면서 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며 돈 아끼고 있잖아!”싶으셨던 모양입니다.

 

우리가 아끼려고 시작한 시집살이는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들어와 사는 동안 엄마의 말씀대로 돈이 조금 절약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소소한 절약과 우리만의 공간중 선택을 하라고 했다면..

당연히 “우리만의 공간”이죠.

 

그래서 작은 캠퍼밴이나마 우리만의 공간을 갖게 될 뉴질랜드로의 탈출을 꿈꿨던 거죠.

 

몇 달 미뤄진 우리들의 탈출은 아직 진행 중이니..

그때까지만 이 좁은 단칸방살이를 참아보렵니다.^^

 

-----------------------------------------------------------------

오늘은 나의 평범한 일과 영상을 업어왔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5 00:00
  • 2019.10.25 01:04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9.10.25 04:37 신고 ADDR EDIT/DEL REPLY

    좋은날 있기를 희망하며 사는 것이지요.
    ㅎㅎ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10.25 05:13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그래도 나중에 독립했을 때 지금의 추억이 생각날 수 있으니 좋은 것 같습니다. 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테리우스 2019.10.25 16:54 ADDR EDIT/DEL REPLY

    지니님 그 맘이 여러가지로 이해 됩니다
    생각과 해석이 다 나와 같지 않으니 말이죠
    다음봄에 혹시 일정이 다시 미루어진다면 이제는 분가를 하고 다음여행을 떠났으면 제마음도 개운해질 것 같습니다
    제일 이해되지 않는 인물이,시누분 이네요
    이미 올케네가 월세를 지불하며 생활하고있는 공간에 짐을 늘어놓고 때때로 내집이네하고 혼자뿐 아니라 친구들과 파티까지 하는것 보고는 도저히 이해가안가요
    유럽이라 이런 사고가 가능한 일인가요???
    지니님 소소하게 맘 다친 모습이 보일때면 참 안타까워요:(
    해방구가 되어줄 듣는이가 없으니:(
    블로그가 그나마 지니님의 대나무숲이 되어주니,인터넷문명에 감사합니다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6 05:16 신고 EDIT/DEL

      테리우스님 말씀대로 인터넷 대나무숲이 없었다면 내가 이곳에서의 생활을 잘 견뎌냈을까? 싶기도 합니다. 시누이는 애초에 이집에 터를 잡고 살고 있던터라 오빠네가 들어와서 박힌돌을 빼려고 한꼴이 된거죠.ㅋㅋㅋ

  • 2019.10.25 22:02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6 05:18 신고 EDIT/DEL

      그리 소,닭보듯하던 부자사이었는데, 아빠가 아프고 남편이 병원이랑 여러가지를 챙기고, 병원에도 모시고 가고 하는걸 아빠가 동네방네 자랑하신다고 합니다. (엄마가 말씀하시네요.^^)

  • Favicon of https://9ood-lucky.tistory.com BlogIcon Ms 장 2019.10.26 07:49 신고 ADDR EDIT/DEL REPLY

    시집살이 해본 1인으로써 충분히 이해가 가죠.. 전 상처받고 상처 준 어머님은 정작 내가 시집살이 시켰냐고 대놓고 물으시니..ㅠ 저희 시엄니는 지금도 본인 시집살이 한걸 이야기하세요.. 시집살이는 죽을때까지 잊기힘든가봐요. 무서운건 되물림 된다는 속설이...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6 22:19 신고 EDIT/DEL

      그쵸? 시어머니가 하신 시집살이도 눈물나지만 시어머니도 시시때때로 며느리를 힘들게 하시니 며느리에게는 이것이 시집살이인것을 모르시죠.ㅠㅠ

  • 호호맘 2019.10.27 01:00 ADDR EDIT/DEL REPLY

    전 지금까지 20년 넘게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지만 모시고 산다고 하는 입장은
    어디까지나 제 입장이고 시어머님은 현재도 아들 며느리를 데리고 살고
    있다고 생각 하시고 있답니다
    더 억울한건 이민 가있는 시누이나 시동생은 우리가 시어머님 덕택에 편하게 살고 있고
    지니님 시어머님처럼 돈이 절약되어 이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거랍니다.
    그 편함과 이익을 왜 자기네가 누릴 생각은 안하고 있는것인지...
    그래서 전 지니님의 빠른 분가를 두손들어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27 03:27 신고 EDIT/DEL

      ㅎㅎㅎㅎ 맞습니다. 나는 시집살이인데, 남들이 보면 돈아끼려고 엄마네 집에 들어가서 사는 영리한 며느리로 보이겠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