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계절의 널뛰기가 심했습니다.

여름인데 겨울을 느끼기도 했고, 가을인줄 알았는데, 여름을 느끼기도 했죠.

 

아침, 저녁 출퇴근할때는 계절과는 상관없이 겨울복장으로 다니고 있지만..

 

사실 지금은 가을입니다.

가을은 아침, 저녁 다른 모습으로 저에게 다가오죠.

 

 

 

가을이 왔음을 아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저녁하늘이 아름다워집니다.

 

요양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 7시쯤.

 

여름에는 저녁 10시쯤에야 어두고 지고는 했었는데..

날이 짧아지면서 저렇게 멋진 석양을 퇴근길에 볼 수 있습니다.

 

전차 옆길로 사진을 찍은 것을 봐서는..

퇴근길에 슈퍼마켓중 한곳으로 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석양이 평소의 석양보다 더 예쁜지라 자전거를 잠시 세웠던 모양이구요.

가을쯤에나 볼 수 있는 그런 붉은 석양인지라 그냥 눈으로만 보기에는 아쉬웠던 거죠.

 

 

 

이곳의 가을 아침은 항상 안개로 시작합니다.

안개가 너무 짙어서 비처럼 내립니다.

 

이런 날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저절로 나오는 노래도 있죠.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는 날~

그대 사는 작은 성으로 나를 이끌던 날부터~~”

 

이런 노래도 있었지만, 사실 “안개비”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몰랐었는데..

린츠에 와서 살면서 이곳의 날씨 덕에 알게 된 “안개비”입니다.

 

비처럼 내리지만 그렇다고 비라고 하면 표현이 너무 커져버리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 안개비입니다.

 

아침에 안개비를 맞아가면서 출근하는 길에 가을을 느낍니다.

 

추워져서 눈이 내리기 전까지는 이런 안개비를 종종 맞으며 가을을 즐깁니다.

 

 

 

 

파프리카는 맘대로 따다 먹으라고 하시지 않으셨던지라 주시는 것만 받아먹었었는데..

고추는 “따라 먹어라~”하신지라 빨간 것만 골라서 따왔습니다.

 

시아버지는 이미 파프리카도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놓으셨고,

고추도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놓으셨다고 합니다.

 

안 매운 파프리카 가루와 매운 고춧가루를 섞어서 얼추 매운맛을 조정하신다고 합니다.

매운 것을 잘 드시기는 하지만, 사실 심하게 맵기만 한 것은 이곳 음식에 안 맞거든요.

 

심하게 매운 고추는 드시는데 한계가 있고, 고춧가루도 어느 정도 만들어 놓으셨으니..

더 이상은 필요가 없으신 모양입니다.

마당에는 아직 풋고추도 주렁주렁에 빨간 고추도 주렁주렁인데 말이죠.

 

마당에 토마토 모종들을 다 정리 하시는 중이신지라,

조만간 고추랑 파프리카 모종들도 다 정리가 되지 싶은 마음에 고추를 챙겼습니다.

 

모종 하나에 얼마나 고추들이 많이 달렸는지, 빨간 것만 골라서 스무 개도 넘게 땄는데..

아직도 꽤 많은 빨간 고추가 달려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 따오고 싶었지만, 내가 말릴 수 있는 장소의 한계가 있는지라,

대충 마른 다음에 다음 것을 따오려고 적당히 따왔습니다.

 

 

 

고추를 씻어서 가위로 반 갈라서 창가에 널어놓으니..

우리 집 창가에도 가을의 풍경입니다.

 

매운 고추인지라 주방에 매캐한 냄새는 나지만 말이죠.

 

예전에 살던 그라츠는 가을이 참 많이 바빴습니다.

그라츠의 가을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74

풍성한 가을! 행복한 가을! 그라츠의 가을.

 

동네를 다니며, 호두도 줍고, 밤도 줍고..

 

밤은 심하게 많아서 구워먹고, 나눠주고, 껍질을 까서 말리느라

온 집안을 밤 천지로 만들기도 했었는데..

 

지금도 밤을 맘대로 주우러 갈 수 있는 그라츠의 가을이 그립지만.. 마당에서 난 유기농 고추를 창가에 말리면서 느끼는 이곳의 가을도 나쁘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 아주 짧은 순간 우리에게 머물고 가는 가을을..

올해는 고추를 말리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추워서 마당의 허브들이 다 얼기 전에 종류대로 따다가 창가에 같이 말려야겠습니다.

주방에 고추 향과 허브향이 다양하게 어우러질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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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17 00:00

 

여름동안 쉬었던 취미생활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 여름동안 공연이 없던 극장이 다시 공연을 시작했거든요.

 

9월부터 모든 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했지만..

저는 9월에 휴가를 갔다 온지라 10월부터 공연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엄선했습니다.^^

사실 엄선까지는 아니고 내 저녁시간이 되면 그냥 예약을 했죠.^^

 

 

 

10월에 챙겨보는 작품이 5개입니다.

 

무료관객이면서도 제일 좋은 좌석에 앉는지라..

티켓 5개의 가격은 250유로가 넘죠.

 

좋은 자리에 좋은 작품까지..

기회가 된다면 언제까지나 누리고 싶은 문화생활입니다.^^

 

2018년 하반기에 보게 된 그 첫 작품은 "Tristan und Isolde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동안 이름만 들어본 “리차드 바그너”의 작품입니다.

 

5시간이 넘는 오페라라서 그런지 보통 공연시간보다 훨씬 이르고..

또 공연이 다 일요일에만 있습니다.

 

하긴 평일에는 오후 5시에 시작하는 작품을 보러 오기가 쉽지 않죠.

 

 

 

“시간이 있을 때 보자“ 라는 생각에 앞자리가 아님에도 일단 티켓을 받았습니다.

한 번 보고 나중에 시간이 되면 무대 앞쪽에서 다시 한 번 볼 요량으로 말이죠.

 

내가 티켓을 받을 때 무대 앞쪽은 만석이고,

아랫 동네(1층)는 이 좌석이 딱 하나 남았었죠.

 

무대에서 조금 떨어진 4번째 등급이지만..

5 시간짜리 작품이어서 그런지 좌석의 가격은 거의 60유로.

(무대 앞 쪽 좌석의 가격은 84유로짜리 작품입니다.)

 

무대가 그리 먼 자리도 아니었는데, 공연하는 배우들의 얼굴은 잘 안보였습니다.^^;

내 옆에 할배는 시시때때로 품 안에서 망원경으로 무대 위 배우들의 얼굴을 확인했습니다.

 

항상 앞자리에서 배우들의 디테일한 얼굴표정과 허공에 튀는 침까지 보던 나였는데..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배우의 너무 희미하게 보이니  집중이 안됩니다..^^;

 

역시 공연은 공연하는 배우의 감정이 들어간 얼굴이 잘 보이는 곳이 최고입니다.

비싼 좌석이라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딱 한 좌석 남았던지라 나의 좌, 우측으로는 부부동반 혹은 친구 동반한 사람들인 줄 알았었는데..공연장에 가보니 나의 오른쪽은 할매 한분. 왼쪽은 할배 한분이십니다.

 

사실 이런 공연도 취미가 맞는 사람이랑 와야 하는데,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으면 혼자라도 와아죠.

 

저처럼 말이죠.^^

 

 

 

처음에는 옆의 할매와 할배와 인사도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앉아서 공연을 봤습니다.

 

첫 번째 파우제pause(휴식시간)가 끝난 후에 다시 자리에 앉으면서 사탕을 먹으려고 꺼낸 김에 옆에 있는 할매한테 사탕을 한 개 권했습니다.

 

한국 사람이 원래 그렇죠?

내가 먹으려고 꺼냈지만 혼자 먹기 거시기 하니 주변에 권하게 되죠.

 

“드실래요?”

“나는 이미 먹었다오. 입이 말라서..”

 

할매도 가지고 계신 사탕이 있으셨던 모양입니다.

이왕에 꺼낸 사탕인데 그냥 집어넣기 뭐해서 이번에는 내 옆 할배한테 권했습니다.

 

“드실래요?”

 

내가 권하는 사탕을 할배는 고맙다고 하고 받으셔서는 껍질을 까서 입에 넣으셨습니다.

 

사실 이곳의 문화로 따지자면 생전 처음 본 사람이 주는 음식은 절대 안 먹는디..

 

이곳의 문화를 알면서도 나 혼자 먹기 뭐해서 옆 사람에게 권하는 건..

한국인으로 내가 살아온 문화와 몸에 밴 습관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은 고친다고 고쳐지는 것이 아니니 말이죠.

 

물론 내가 드린 사탕은 껍질만 말린 사탕이 아닌 완전 밀봉된 상태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할배가 거절할 것을 예상했던지라 받아서 바로 드시는 할배가 조금은 신기했습니다.

 

극장에서 옆 사람에게 사탕을 권한 적이 꽤 있는데..

그중이 절반은 사양을 하고, 나머지 절반은 내 사탕을 받아서 드셨습니다.

 

사양하면 내가 민망할까봐 받은 것인지, 아님 마침 입이 마르던 찰나인지라 받은 것인지..

준 사람은 알 길이 없습니다. 중요한건 그들이 받았다는 사실이죠.

 

이쯤 되니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아니 왜 공연 보러 가는데 사탕을 가지고 가누?”

 

“원래 사탕을 좋아하남?”

 

아니요. 제가 사탕을 좋아하는 타입의 아낙을 절대 아닌데..

극장을 다니면서 생긴 습관입니다.

 

극장에서 쉬는 시간 혹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사탕을 까서 입에 넣는 사람들이 꽤 있는지라,  나도 사서 들고 다니게 된 사탕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첫 번째 휴식시간에는 사탕을 나누면서 옆에 할매/할배랑 말을 텄죠.

 

두 번째 휴식시간에는 두 분이랑 대화를 했습니다.

5시간이나 되는 작품이니 처음에는 만석이던 자리가 점점 비어갑니다.

 

두 번째 휴식시간이 지나고 다시 공연을 보려고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우리 줄에도 들어오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니 옆에 할매가 말씀을 하십니다.

 

“사람들이 다 집에 갔나봐.”

“공연이 지루하니 그런 거 같아요.”

 

비싼 공연이기는 하지만 극장좌석이 잠자기 편한 좌석은 절대 아닙니다.

 

지루해서 졸린디..

이왕에 자는 거 앉아서 자는 것보다는 누워서 자는 것이 좋으니 다들 집에 간 거죠.^^;

 

사실 공연 초반에 저도 졸았습니다.

 

음악도 지루하고, 무대 위 등장인물이 주고받는 내용도 지루한지라..

무대 위 배우들의 감정보다는 (내) 잠에 몰입 하는 것이 더 쉬웠습니다.^^;

 

내가 외국인이라고 해도 옆의 할매/할배가 질문을 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어디서 왔냐고 말이죠.

 

내가 주는 사탕을 받고, 그저 극장 관객들에 대해 혹은 작품에 대해..

그런 소소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공연이 끝나면 가벼운 인사 “비더 제엔(잘가요)”

 

물론 공연을 보는 내내 옆 사람과 대화 한마디 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사탕을 권하고, 받고 하고 난후는 대화가 참 쉬워집니다.

 

옆 사람과 대화를 하려고 사탕을 주는 건 아니지만,

내가 먹으면서 옆 사람에게 권하는 건 내 몸에 밴 “한국인의 습관”같은 것인지라,

저는 앞으로도 계속 극장에서 사탕을 나누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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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15 00:00

 

얼마 전에 이곳의 신문에서 흥미 있는 기사를 읽었더랬습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데 식비는 한 달에 150유로로 가능하다는..

 

유럽에 난민으로 입성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것이 꽤 있습니다.

무료 숙박에 무료 의료보험 거기에 핸드폰(공과금 포함)과 식비.

 

신문에 글을 쓴 여성의 주장은 난민(신청을 한 사람)에게 1인당 한 달에 식비가 450유로 정도 주어진다면서 (술, 담배나 마약 등을 안하고) 알뜰하게 살면 한 달에 150유로로 사는 것이 가능하며, 난민들은 나머지 돈들은 그들이 본국(아프리카)로 보낸다고 했습니다.

아프리카는 한 달 식비 10유로로 살 수 있는 가난한 나라들이 대부분인지라,

150유로를 뺀 나머지로 나머지 식구들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주장하는 말이 어느 정도 타당성은 있었습니다.

알뜰하게 살면 한 달에 150유로까지 안 들어도 살 수 있으니 말이죠.

 

저렴한 쌀은 1kg에 1유로(1300원) 이하로 구입이 가능하고,

그 외 제철과일이나 야채도 세일할 때 사면 반값에 살 수 있고,

밀가루도 세일에 들어가면 1kg당 30센트 이하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유럽 물가가 그만큼 저렴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관광 온 사람들은 절대 못 느끼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만 아는 이야기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슈퍼에 나오는 저렴한 제철 과일을 사먹는 재미도 쏠쏠하죠.

 

겨울이 되면 날씨가 추운 것은 싫지만..

제철인 오렌지, 귤들은 1kg에 1유로정도에 구입이 가능하고,

 

가을이 되면 우리나라의 대봉시만한 단감도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합니다.

 

가을이 들어서면서 슬슬 가을 야채나 과일의 가격이 내려갈 때가 됐는데 싶을 무렵.

신문에 실린 슈퍼마켓 세일광고가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kg당 99센트 하던 배추가 40% 할인해서 kg당 59센트.

 

이렇게 한 슈퍼에서 할인이 시작되면 다른 슈퍼에도 바로 할인을 하는데..

 

50%가 아닌 40%여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집 지하실에 자고 있는 김치가 없는지라 김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김치를 담아서 지하실에 넣어놨다가 매번 신 김치로 다 먹어치우기는 하지만,

그래도 없으면 섭섭한 것이 김치이니 말이죠.

 

 

 

배추는 너무 크지 않고, 맛있어 보이는 것만 골라서 왔습니다.

 

이곳의 슈퍼에서 판매하는 배추를 이곳 사람들이 먹는 방법은..

잘게 썰어서 배추 샐러드로 먹습니다.

 

칼국수 면발처럼 썰어서 소금, 후추에 오일, 식초를 뿌리면 완성되는 간단한 샐러드죠.

배추에 물이 많아서 배추샐러드의 절반이 물이기는 하지만 나름 먹을 만한 음식입니다.

 

우리 요양원의 식사메뉴에 배추 샐러드가 자주 나오는데 생각보다는 맛이 있습니다.^^

 

조금 많아 보이기는 하는데, 일단 맛있어 보이는 배추만 다 챙기고 보니 4kg.

2유로가 약간 넘는 아주 저렴한 배추 값입니다.^^

 

우리 집은 대량의 음식을 할 만한 대야(다라이?) 종류는 없습니다.^^;

 

배추를 썰어 소금에 절여서는 냄비나 들통에 담아 뚜껑을 닫아서 절구고..

 

 

 

양념은 아주 간단하게 만들죠.

 

소형믹서에 사과하나, 양파 2개 썰어놓고, 마늘, 생강도 넣고..

거기에 젓갈을 넣어서 갈면 기본양념 끝.

여기에 고춧가루만 넣으면 김치 양념 끝입니다.

 

김치가 조금 싱거운 것 같으면 젓갈을 조금 더 투하.

따로 설탕이나 이런 건 넣지 않습니다.

 

양념은 항상 내 맘이 내키는 대로 넣는 수량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지라 김치 맛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신 김치의 맛은 매번 비슷하죠.ㅋㅋㅋ

 

 

 

이번 김치는 마당에서 나는 초록 초록한 것들을 투하했습니다.

 

한 줌 정도 자란 부추랑, 파슬리에 샐러리 잎까지 뜯어왔죠.^^

샐러리는 (보통은 뿌리를 먹지만) 샐러리 잎도 향긋한 것이 음식에 넣으면 맛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샐러리는 원래 줄기를 먹는 것이 아니냐구요?

 

줄기를 먹는 샐러리가 있고, 당근/감자처럼 뿌리를 먹는 샐러리도 있습니다.

복수박(보다는 조금 더 작지만)만한 뿌리를 뽑아서 삶은 후 요리를 하죠.

 

우리집 마당에 자라는건 뿌리를 먹는 샐러리입니다.

 

배추 4kg은 아주 넉넉한 양의 김치로 탄생했습니다.

 

커다란 유리병에 2개 채우고, 더 이상 큰 유리병이 없는지라..

나머지는 플라스틱 통에 담아야 했죠.

 

새 김치는 샐러드처럼 드시라고 시아빠께도 작은 유리병으로 하나 전달하고.

나머지도 지하실에 들어갈 준비를 완료했는데..

 

 

 

새 김치를 맛 보다보니 짭짤해서 그런 것인지 갑자기 밥이 땡깁니다.

그래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누룽지가 약간 포함된 밥을 꺼내서 끓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누룽지탕에 새로 한 김치를 한 대접이나 먹어치웠습니다.

 

원래 김치를 해도 잘 안 먹어서 시어꼬불어질 때까지 처박아두기 일쑤였는데..

왜 이번에는 생김치가 땡긴 것인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제 입맛이 변하는것인지, 아님 한동안 안 먹던 한식(김치)을 온몸이 원하는 것인지..

 

오늘 점심은 남편이 아르헨티아산 스테이크를 해준다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글을 쓰면서 사진을 보니 또 끓인 밥이랑 먹는 김치가 급 땡기네요.

 

나도 김치냉장고나 김치저장이 가능한 커다란 김치용 용기가 있음 혼자서 먹는 김장을 해볼 의향도 있지만, 그런 것이 없는지라 만든 김치 빨리 먹어치우고 배추가 쌀 때 김치를 또 해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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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14 00:00

 

남편이면서 유일한 친구인 남편은 마눌의 모든 것을 다 아는 1인입니다.

유난히 진상 동료가 많은 요양원에서의 일들도 남편은 다 압니다.

 

가끔은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냥 내가 참고 마는 거죠.

 

남편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요양원내의 (여러 가지) 일들.

 

외국인인 마눌의 (웃기는) 발음을 흉내 내는 직원들도 있고..

이 지역 사투리로 대화를 하면 마눌이 전혀 못 알아듣는 것도 알고 있고..

 

아! 이런 일도 있었네요.

목욕 담당이라 할매를 씻겨드리는데 할매의 발등이 심하게 벗겨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매일 신고 다니시던 신발 때문인듯 했지만 이유를 여쭤보니..

발이 까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덩치 큰 남자직원이 와서 내 발등을 마구 밟아대는데 내가 죽도록 아파.”

 

할매의 말이 너무 터무니없지만 일단 물어야 하는 거죠.

 

“그럼 호출 벨을 눌러서 알리지 그러셨어요.”

“그럼, 다음에는 더 혹독한 고문을 할 거 아니야. 내가 참고 말아야지.”

 

치매어르신들과는 이런 진실인지 아님 허구인지 모를 이런 대화들을 자주 합니다.

 

할매의 발이 심하게 까진 상태라 일단 간호사한테 보여야 했죠.

간호사한테 할매가 하신 말씀을 짤막하게 전달했었습니다.

 

간호사가 목욕실에 들어와서는 (나는 잘 못 알아듣는)

이 지방 사투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말하는 것은 내가 한 내용이니 알겠는데, 단어나 이런 건 생소해서 잘 모릅니다.

 

간호사가 사투리로 말을 하고 있는데 할매가 나를 보더니 하시는 말씀.

 

“지금 이 사람이 뭐라는 거야? 난 못 알아듣겠는데???”

 

이 시점에서 간호사가 마구 웃었습니다.

외국인 직원(나)과는 대화가 되는 할매가 자기 말(사투리)를 못 알아들으신다니...

 

그리곤 할매가 외국인인 나한테 자기(원어민) 말을 못 알아듣겠다고 하시니..

마이 당황한 거죠.^^;

 

사실 할매는 이지역이 아닌 그라츠(슈타이어막) 분이십니다.

그러니 린츠 지역의 사투리는 잘 못 알아들으신 거죠.

 

오스트리아도 지역마다 사투리가 존재합니다.

 

잘츠부르크 쪽 사투리도 알아듣기 힘들고,

젤 으뜸은 이탈리아 가까운 티롤쪽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방언쯤 되는 모양입니다.

 

자~ 삼천포가 가는 길을 다시 돌려서...

 

마눌이 요양원에 근무하면서도 (딸리는) 독일어 때문에 가끔 불이익을 당하는거 같기도 하고, 집에서 하는 남편과 하는 대화도 문법이 뒤죽박죽.

 

요양원에서 사투리를 배워서 그런지 발음도 그렇고.

이래저래 못 마땅한 것이 많아보였습니다.

 

요즘 시시때때로 “독일어 학원”을 알아보라고 했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정도 수업하는 수준으로 말이죠.

 

사실 독일어 문법은 손을 놓은 지 엄청 오래된지라 할 때가 되기는 했었지만.

학원까지 다니기는 귀찮은지라 남편을 살짝 꼬셔봤습니다.

 

“그냥 집에서 공부하면 안 될까?

당신이 공부할 부분 프린트해주면 낮에 내가하면 되잖아.”

“안돼, 학원가서 배워!”

 

남편은 근무가 없는 날은 마눌이 하루 종일 집안에만 짱 박혀있는 것이 싫었나봅니다.

마눌이 어디를 쏘다니고, 바쁘게 지내는 것이 보기 좋은 것인지..

 

전에도 남편이 원해서 독일어 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일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262

남편이 원하는 일, 독일어공부,

 

문제는 내 수준에 못 비치는 레벨이었던지라 도움은 하나도 안됐죠.^^;

 

 

 

마눌이 안 알아보니 남편이 직접 알아본 독일어 학원 시간표를 내밉니다.

 

“여기 가서 레벨테스트 받고, 요양원에 학원가는 날도 알려줘.”

 

시내에 가기 싫은 마눌이 내민 비장의 무기 한마디.

 

“차비 안 주면 안가~”

 

사실 가기 싫었습니다.

갈 의지가 있음 자전거타고도 갈수 있는 곳인데 가기 싫으니 차비 타령을 했습니다.

 

마눌이 돈 달라고 하면 시내에 가란소리를 안할 줄 알았는데..

남편은 지갑에 있는 잔돈까지 다 내놓습니다.

 

마눌을 기필코 보내겠다는 마음인거죠.^^;

 

 

 

남편이 시간표까지 뽑고, 차비까지 주니..

이제는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거죠.^^;

 

독일어 강의가 있는 Volkshochschule (시민대학)에 가서 레벨테스트를 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독일어 실력은 대충 B2정도.

 

전에 독일어 학원은 B1~B2 까지 다녔었고, 그동안 살아온 세월도 감안했습니다.

 

레벨테스트를 위해서 받아든 시험지는 전에 카리타스 학교 입학시험을 봤던 그 문법입니다.

B1 수준이죠. 이걸 다 맞으면 B2 를 공부할 실력이 되는 거죠.

 

전에 몇 번 봤던 시험지인데, 간만에 보니 아리송한 문제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대충 하나 찍어서 답안을 작성했는데, 그 찍은 답이 다 틀렸습니다.^^;

 

50개 문제 중 40개는 맞아야 B2 수업을 받을 수 있는데, 난 40개보다 한두 개 부족합니다.

조금 딸리는 문법은 혼자 “공부해서 따라잡기”로 하면 가능한 일이니 OK.

 

수업은 매주 월/목에 저녁 6시30분에 있다고 합니다.

저는 수업이 있는 날은 꼼짝없이 린츠에 나와야 합니다. ^^

 

 

 

준비성 철저한 남편이 마눌에게 시킨 일들을 하나하나 해야 합니다.

 

1. 독일어 레벨 테스트

2. 요양원에 수업이 있는 날을 알린다.

 

1번은 했으니, 2번 일을 해야합니다.

 

남편이 요양원에 갖다 주라고 이미 뽑아놓은 강의 시간표를 가지고 요양원에 갔습니다.

우리병동의 대장과 약간의 대화가 필요했거든요.

 

대장에게 나의 편의를 부탁하러 갔습니다.

 

내 수업은 저녁이지만, 이 날 근무를 하면 안 됩니다. 제일 빠른 퇴근이 저녁 6시인데, 옷 갈아입고 트라운에서 시내까지 30분에 가는 것이 힘드니..

 

가능한 이 날은 근무를 하면 안 됩니다.

내 편의를 위한 부탁인데, 사실은 거의 “통보”에 가까운 대화였습니다.

 

“나 이번 달부터 독일어 수업 들어가.

 

10월은 다행이 월/목 근무가 없어서 괜찮은데, 11월~1월까지는 여기 적힌 날 수업이 들어가니 이날은 근무를 잡지마. 만약에 직원이 없음 오전 근무 정도는 괜찮아.“

 

정말 이렇게 말했냐구요?

네, ‘부탁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정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무례했다고 했던 건 아니구요.

우리병동의 대장과는 친구 같은 편한 관계거든요.

 

우리 병동의 대장은 무슨 일(휴가등) 이던 미리 미리 알려주고, 직원이 딸리는 날에는 전화 한 통이면 근무하러 달려오는 저를 아주 예뼈 해 준답니다.^^ (내 생각에^^)

 

그렇게 남편이 하라는 1번과 2번 일을 해치웠습니다.

 

 

 

평소 마눌이 원해서 다니는 독일어 학원 같으면,

남편이 수강료 50%만 지원해줘도 마눌이 좋아죽는데..

 

이번에는 남편이 혼자서 진행하는 “마눌 독일어 학원 보내기”프로젝트인지라.. 마눌은 학원비도 손 놓아 버렸습니다.

 

이쯤 되면 마눌이 독일어 공부하기 싫어 미치겠는데,

남편이 등 떠밀어서 한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건 아니구요.

 

마눌이 이곳에서 사는 동안, 독일어 공부를 항상 필요합니다.

단지, 이제는 굳이 독일어 학원까지 가지 않아도 되지 않나? 하는 거죠.

 

사실 공부할 마음만 있음 집에도 넘치는 것이 공부할 재료거든요.

 

그렇게 저는 남편이 100% 지원 해 주는 비싼(?) 독일어 학원을 다니게 됐습니다.

 

사실 전에 그라츠에서 살 때 한번 VHS(시민대학) 독일어 강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90분 수업인데 강사가 너무 준비를 안 해 오는지라 실망스러운 수업이었죠.

 

이번에는 남편이 수강료에 교통비까지 100% 지원을 받게 됐으니..

망가진 내 문법을 다잡는데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조금 더 고급스러운 문법을 구사하는 마눌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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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11 00:00

 

조금은 늦은 여름휴가로 9월에 2주간 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를 다녀왔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건 9월의 마지막 주!

 

휴가를 마치고 오스트리아 쪽으로 방향을 잡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곳곳의 온도계는 29도를 가리키고 있었고, 에어컨을 틀어도 조금은 후덥지근한 차안이었는데..

 

오스트리아에 진입 할 때쯤에는 잔뜩 구름이 끼고 비가 오는 날씨를 만났습니다.

 

우리가 휴가를 떠나던 9월초에도 이렇게 조금은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그래서 여름휴가임에도 우비에 패딩잠바까지 챙기는 수고를 했었지만..

 

우리의 휴가지였던 두 나라(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는 9월임에도 여전히 한여름이었던지라, 제대로 된 여름휴가를 즐길 수 있었는데..

 

다시 돌아온 오스트리아는 가을 속 깊이 와있습니다.

거기에 해 안 뜨고, 비까지 오니 체감 온도는 겨울입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제가 제일 먼저 한일은..

우리 집 월동준비, 아니 저의 월동준비였습니다.

 



지하실에 잘 포장해뒀던 전기방석들을 부활시켰습니다.

 

2인용 전기방석은 내가 앉아서 죽치는 의자에 하나 장착!

3인용 전기방석은 침대보 안에 자리를 잘 잡아서 넣었습니다.^^

 

의자에 장착한 전기방석은 올여름 한 번도 입지 않아서 “버릴까?”생각했었던..

면 나시 2개로 고정했습니다.

 

색도 안 맞아서 조금 웃기지만, 아쉬운 대로 만족입니다.^^

 

 

 

한 여름에도 출 퇴근 때는 잠바를 입고 다니는 남편을 위해서는

얇은 패딩을 꺼내놓고, 저도 롱패딩을 꺼냈습니다.

 

아직 9월말인데 왠 패딩씩이냐? 하실지 모르지만..

 

한 여름에도 아침저녁에는 쌀쌀한 이곳이고,

한 여름에도 해가 안 뜨는 날이면 체감온도는 겨울이 되기도 합니다.

 

보기에는 두툼해 보이지만 사실은 얇아서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두께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저는 중무장을 시작했습니다.

 

롱패딩은 기본이고, 헬멧 안에는 비니를 착용하고!

한국에서 공수 해 온 마스트로 얼굴도 보호합니다.

 

한겨울에 아침 일찍 자전거로 출근할 때 제일 아쉬운 것이 바로 마스크였습니다.

 

신체의 다른 곳은 다 두툼하게 챙겨 입었는데,

얼굴만 가리지 못해서 목도리로 대충 가리고 자전거를 탔었거든요.

 

마스크까지 쓰고, 손에는 겨울용 스키장갑까지 끼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차가운 바람도 나름 산뜻하게 느껴집니다.^^

 

남들이 보면 조금은 웃길지 모르는 조금은 이른 옷차림이지만,

나에게는 아직 가을인 9월말에 딱 맞는 차림인지라, 이러고 다닙니다.

 

겨울이 오려면 아직 한 달은 더 남았지만, 내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겨울인지라..

저의 올겨울 월동준비는 이렇게 완료했습니다.^^

 

이제 10월 중순이 되면 어느 높은 지역에서는 “첫 눈이 왔다”라는 뉴스가 나오겠지요.^^

 

아! 오스트리아에서는 올 여름(6월)에 이미 높은 지역에 눈이 왔었으니..

10월에 눈이 온다고 해도 “첫눈”은 아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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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0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