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면 “국립공원
5 군데는 가자”고 했던 남편.
북한산이 국립공원이어서
갔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우리가 서울에 있는 동안
우리는 북한산을 두어 번 갔었습니다.
가깝게는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던 족두리 봉을 산책(이라고 하기엔
너무 숨이 차지만)삼아서 갔었고!
가장 멀게는 집에서 버스를 타고
북한산 국립공원 입구까지
이동한 후에 올라갔던 노적봉
아래쪽의 노적사까지.
간만에 한국을 방문한 한국인 마눌은
그냥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한국을 관광객 모드로 방문한 남편은
매일 어딘가를 가자고 졸라대곤 했었죠.
3주가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라
남편이 원하는 곳을 다 보러
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남편이
원하는 곳은 가려고 힘을 썼습니다.
북한산이지만 동네 뒷산에 해당하는
족두리 봉을 올라가기는 했었지만,
우리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제대로 북한산을 보여줘야 할거
같아서 택했던 등산로.
북한산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크고,
서울과 경기도의 여러 곳에서
북한산을 올라갈 수 있는 방법도
너무나 많아서 어느 곳에서 출발해서
어느 등산로를 타느냐에 따라
볼수있는 풍경도 다양하죠.
처음부터 작정하고 노적사를
간 것은 아니었는데,
우리가 내린 정거장에서 슬슬
올라가다 보니 나온 것이
노적사였죠.
노적사로 가는 길목에는
아주 많은 절들이 있었습니다.
숨은그림찾기를 해도 좋을 만큼
길목의 여기저기에 다양한
이름들의 절이 있었죠.
커다란 규모의 절인 경우도 있었고,
무속인들이 굿을 하러 오는듯 한
작은 암자같은 것도 있었지만,
절에는 계시다고 알고있던
스님들은 보지를 못했습니다.
하긴 절이라고 다 스님들이
계신다고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나의 고정관념일 듯도 하고!
관광객모드인 남편에게는
볼거리가 풍성했던 북한산 등산.
커다란 암벽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절의 화려한 단청색은 한국인인
내가 봐도 정말 근사한 풍경이었습니다.
노적사에서 우리가 경험한 것은
“종치기”
보통 절에 있는 종은 “만지지 마시오”
내지는 종 옆에 가까이 갈수 없게
뭔가로 막아 놓거나,
“접근금지”가 보통인데, 노적사에 있는
범종 옆에 눈에 띄는 문구.
“종을 칠 때 작게 2번, 크게 3번”
아! 여기는 종을 쳐도 되는군요.
일단 치려면 작게 2번,
크게 3번 치라니 호기심 천국인
마눌이 먼저 종을 쳤더니만
조금 떨어져 있던 남편이 깜짝
놀라서는 두 손을 흔들어 댑니다.
“안돼, 그걸 치면 어떡해!”
절에 왔으면 조용히 구경만 하면
되지 왜 범종을 치냐는 의미인데,
노적사의 범종은 쳐도 되는 것이니
남편의 제스처는 무시 해주기.
처음에는 종을 안 친다고
손사래를 치던 남편도
“여기에 있는 종은 쳐도 되고,
내가 작게 2번 쳤으니
크게 3번은 당신이 쳐라”는
마눌의 말에 솔깃했는지
머뭇거리더니만 나머지 3번을 쳤습니다.
남편은 오래전에도 한국에서
종을 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매부를 위해서 남동생이
“종각 타종 행사”에 응모를 했었고,
그때 우리부부는 운 좋게 종각 타종을
할 기회를 얻었었는데..
그때 이후 남편의
두번째 범종 타종.
우리가 이곳에 평일에 가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경내는 고즈넉하니 조용해서
시간을 보내기도 좋았고,
특히나 뒤로 보이는 노적봉이
근사해서 사진찍기도 참 좋았던 곳.
한국의 절에서 범종을 칠 기회가
아무데서나 있는 것도 아닌데,
노적사에서 한국의 범종을
쳐볼 기회까지 얻고 보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우리부부의 한국여행
여행지중 한 곳입니다.
북한산 등산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이 알려진 등산코스로,
가능한 빨리 산 위로 올라가서
발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자 하지만, 조금 천천히 돌아서
가는 코스를 선택하면 돌아가는 만큼
볼거리가 넘쳐나니 저희 부부는
다음 번에도 다시 이 코스로
노적사를 가서 범종 타종을
또 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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