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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숨기고 싶은 내 국적

by 프라우지니 2023.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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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듣고있는 독일어

온라인 강의에는 매 강의 마다

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이 강의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곳은

오스트리아에서 자리를 잡으려는

외국인을 위한 협회인

오스트리아 사회통합재단(ÖIF)인데,

 강의에 들어가 보면 오스트리아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 강의를 듣죠.

 

오스트리아 사회통합재단(ÖIF)

궁금하신 분은 아래 포스팅에서 확인하세요.

 

https://jinny1970.tistory.com/2925

 

나의 꼼수, 컬투어파스 kulturpass

제가 지난 1년간 잘 사용했던 오스트리아 문화카드 "Kulturpass 컬투어파스"가 지난 1월로 유효기간이 끝났습니다. 만기가 된 헌 카드는 사용이 불가능하니 이번에 새로 발급받아야 했죠. 전에는 제

jinny1970.tistory.com

 

 

ÖIF(외이에프)는 오스트리아에 온

이민자를 위한 재단인데,

사실 그 안을 들여다보면

모든 이민자가 아닌

난민들만 위한 곳이죠.

 

강의 중에 한 학생(강의를 들으니

편의상 이렇게 칭하겠습니다.)

어디서 독일어 레벨 시험을

접수해야 하는지 질문을 해왔습니다.

 

“ÖIF(외이에프)에 가서 독일어 시험을

접수하려고 했더니 나는 난민이

아니여서 거기서 접수를

안 받는다고 하는데,

어디서 접수를 해야하죠?”

 

이민자를 위한 센터이니 당연히

이런저런 것들을 안내해주는 줄

알았는데, 난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접수를 안 받았다??

 

나는 단번에 이해를 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난민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습니다.

 

일반인들은 160유로나 내고

독일어 등급 시험을 봐야하지만,

난민들은 2번인가 3번까지는

무료로 시험을   볼수있죠.

 

(난민들을 위한)무료 독일어

등급 시험만 신청을 받는데,

일반인이니 당연히 자기네는

안 받겠다고 불친절하게

말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이민자 센터는 난민이 아닌

이민자를 위한 센터이여야 하는데,

오스트리아는 어쩐지 조금

빗나간 듯한 고객 포커스.

 

앞으로는 “ÖIF(외이에프)”

편의상 이민자 센터라고 부르겠습니다.

 

 

 

내가 요즘 듣고있는 독일어 강의는

바로 이 이민자센터에서

운영하는 강의입니다.

 

이민자센터에서 운영을 하니

모든 이민자가 듣는 것이 맞겠지만,

실제로 강의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일을 할 수 없는 신분이라

시간이 남아도는 난민들.

 

물론 나처럼 이미 오스트리아에

정착을 해서 직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하루 종일 강의를  5개씩 듣다 보면

자주 마주치는 아이디들이 있는데,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은 난민이죠.

 

오스트리아 이민자센터에서

운영을 하는 강의이니 오스트리아에

거주하고 있는 난민과 이민자를

위한 강의이여야 맞는데,

실제로 강의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오스트리아에 아닌 외국에 있는

사람들이 엄청납니다.

 

 

 

그들이 말하는걸 다 믿을 수 없지만..

 

몬테네그로에 산다는 20살짜리

아가씨는 오스트리아 의대를

진학하려고 독일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오스트리아가

아닌 독일의 독일어 레벨 시험을

보러 갔다고 하고!

 

(독일어 레벨 시험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각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데  굳이 독일까지

보러 갈 필요가 있나?)

 

남미 출신으로 지금은

이탈리아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조만간 오스트리아로 올 예정이라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는 남자는

남미 출신인데 왜 얼굴과

이름은 무슬림인공?

 

(가끔 자신의 사진을 포스팅

해 놓은 참가자도 있죠.)

 

멀게는 아프리카, 모로코부터 터키,

이탈리아, 독일 등지에 있는 사람들이

강의를 듣는 걸 봐서는 앞으로

오스트리아에 올 예정이라 독일어를

배운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난민으로 유럽 입성을 꿈꾸는데

자신들의 목적지로 오스트리아를

찜 해놓고 목적을 향해 달리는 중인

사람들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강의 하나에 심하게는 70~80명이

들어오는데 그들이 한마디만 해도

강의 시간인 1시간 30분중에

1시간을 쭉 지나가기 일쑤!

 

그래서 나는 독일어 공부에

도움이 안되는 타인들의 수다 시간에는

설거지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이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수업을 들어가는 횟수가 많아지니

자주 보는 아이디 같은 경우는

그 사람이 어디에 살고,

어떤 일을 하는지 혹은 난민인지

확인이 가능해지고 그외 그 사람들의

국적 확인이 가능하죠.

 

남미 사람, 중국인, 터키 사람,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사람 외

엄청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여기서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걸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적을 말해야 할거 같은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하죠.

 

내가 그들과 강의를 듣기는 하는데

그들에게 내가 사는 지역까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내 국적을

알리기가 싫습니다.

 

국적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내가 말하다가 주접을 떨었는데,

한국 사람은 다 저런가?”하는

나라 망신을 시킬까봐 인 것도 있지만,

사실은 그들의 대부분은

(위험한) 난민이기에 그들에게

나를 밝히고 싶지 않죠.

 

 

 

 

얼마 전에는 강의중에

산악자전거가 나왔는데,

발음도 문법도 안되면서

말 한마디 해보겠다고 무조건

손을 들던 사람들이 산악자전거에서는

아무도 손을 들지 못했죠.

 

그들이 접해본 적이 아니니

말을 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한 것이었죠.

 

독일어 레벨 무시하고 아무 강의나

들어가는 나는 강의중에는

대부분 그냥 듣기만 합니다.

 

자주 들어오니 내 아이디는

익숙한데 어떤 강의에서는 말을 하고,

어떤 강의에서는 리스트에는

있는데 강의가 끝날 때까지

손을 들지도, 말도 안하니 그

것이 궁금했던 것인지

강의 중에 한 선생에 나에게

질문을 해왔었죠.

 

강의에 50명이상 들어오는데

그 사람들이 다 한두마디씩 해도

시간이 지연이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독일어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줄어 들잖아요.

그래서 (나 한사람이라도)

안해도 되는 말은 참는 거죠.”

 

내 말에 선생은 수긍을 했습니다.

 

 

 

텍스트를 한 사람에게 시켜서 읽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손을 들고

나도 읽어보겠다고 하면

이미 읽은 텍스트지만 몇 사람에게

다시 한번씩 읽어보라고 시키면

그만큼 시간이 지연되지만,

지문을 읽는 사람들은

자신의 구린 발음이 지문을

읽음으로서 더 나아지고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인지

매번 같은 상황이 반복되죠.

 

선생들도 손을 들고있는 사람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인지

일단 손을 들면 지명을 하고

그 사람이 강의하고는 상관없는

헛소리를 해도 웃으면서

맞장구를 쳐주죠.

 

선생이라는 직업이 이런 것도

감내해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배우고 싶은 사람은 속 터지는

시간들이 종종 있습니다.

 

나는 강의중에 말을 하기보다는

채팅창에서 주로 활동합니다.

 

손을 들어 놓고도 선생이

물어오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사람들은 채팅창에 누군가

올려놓은 대답을 살짝 컨닝해서

대답을 하는데, 말보다는

채팅창에서 컨닝에 도움을 주는

몇몇 활동가 중 저도 한사람이죠.^^

 

 

 

내가 강의중에 말을 하는

경우는 이런 경우입니다.

 

한 강의에는 거의 90명이

들어와서 서로 한마디씩

해보겠다고 난리인데,

어떤 강의는 채 10명도

들어오지 않아서 선생이 질문을 해도

답을 해주는 사람이 없죠.

 

이런 경우는 내가 손을 들어서

선생이 물어오는 질문에 대답을

해주고, 강의가 매끄럽게

흘러갈 수 있게 옆에서 약간의

보조를 해주죠.

(이건 순전히 내 생각^^;)

 

몇십명이 들어온 강의임에도

선생의 질문에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악자전거도 그 중에 하나였죠.

 

강의중에 아무도 손을 안 들어

강의가 지연이 되니

손을 들고 이야기를 했었죠.

 

 

독일어 강의중 내용

 

산악자전거는 자전거를 타고

산이나 들판을 가로지르는데,

나는 전기자전거로 수월하게 오르지만,

남편은 일반 산악자전거로

꽤나 힘들게 산 위를 오른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이 근사해서

힘든지 모르고, 중간에 레스토랑도

있어서 거기서 식사를 하기도 하지만,

길옆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싸가지고

간 샌드위치를 먹기도 한다.

산악자전거는 힘든 운동이니

젊은 사람들만 할거 같지만,

전기자전거가 많이 보급되어

요새는 나이 드신 분들도

산 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산악자전거나 전기자전거는

난민에게는 당연히 신기한 물건이겠지만,

수업을 준비한 선생에게도

나에게는 없는 물품이었는지

전기자전거에 대한 추가 질문은 없었죠.

 

가능한 국적이 나올 거 같은

질문에는 전혀 반응을 하지 않던

내가 하마터면 국적을

밝힐 뻔 했습니다.

 

아침식사에 대한 질문에

아침으로 먹는다니 도대체

어느 나라에서 아침으로 떡을 먹는지

그 대답을 한 학생에게 채팅창으로

국적을 질문을 했었죠.

 

자신은 터키 출신이라는 아낙이

넌 어디서 왔니?”했지만,

난 대답을 하지않고 스리슬쩍

그 순간을 벗어났습니다.

 

 

 

대부분은 가난한 난민이기에

그들에게 나를 보이고 싶지 않는

마음도 있고, (오스트리아에서

난민들이 일으키는 범죄가 많다보니

나도 가능한 난민과는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이 사실)

 

또 밝히고 나면 나는 온라인 강의에서

유일한 한국인으로

한국이라는 나라 그 자체

되는 것이니 그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강의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나라를 밝혀야 하는 순간이

올 거 같기도 한데,

내가 오버외스터라이히 주에

사는 한국출신 아낙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것은 가능한

미루고 또 미루고 싶은 것이

요즘 내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일어 강의

수준을 물어 오신다면..

 

초급부터 중급까지의

강의내용은 꽤 훌륭합니다.

 

문제라고 한다면 초반에 너무

수다 시간을 길게 줘서 선생들이

준비한 수업 내용의 끝까지

나가지 못하지만,

오스트리아에 정착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직업군과

상황을 배울 수 있어 어정쩡한

학원 수업보다 훨씬 더 훌륭하지만,

수업 진도를 나가는 학원과는

달리 자율적으로 수업내용을

고르고 있어서 학원수업과는

별개로 과외수업처럼 들어달라는 것이

독일어강의를 주관하고 있는

측의 안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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