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경복궁과 종묘를 갔었습니다.
물론 이곳은 서울에서 태어난 마눌이
혼자 서울에 있었다면 가지 않았을 곳이죠.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의 유명하다는 곳을
일부러 찾아와서 구경하지만,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그런 곳을 찾아다니지 않죠.
예전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서울 사람은 63빌딩도 가지않고,
한강 유람선도 타지 않는다.”
지방사람들은 다 가봤다는
63빌딩을 서울 사람인 나는
나이가 먹은 후에 가봤고,
한강유람선은 타었는지는
지금도 헷갈립니다.
타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중요한 것은
“한강에는 유람선이 떠다니고,
여의도에는 63빌딩이 있다”
는걸 안다는것?
우리가 이번에 방문한 궁들도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가지 않는
곳인데, 한국에서는
“가능한 많은 곳을 보자”정신으로
똘똘 뭉친 ‘전투적인 자세의
관광객’ 남편이 가보고
싶다는 곳들이라 가봤습니다.
한국 사람이지만 경복궁을
설명하라고 하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나는 “영어통역 가이드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지만, 시험 볼 때
달달 외운 경복궁에 대한 정보는
이미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진지 오래.
나도 모르는 경복궁을 남편에게
설명할 수는 없느니
내가 선택한 건 “가이드 투어”
경복궁에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로
가이드 투어가 가능하지만,
한국인을 위한 가이드 투어도
매 30분마다 무료로 진행 합니다.
남편의 국어인 독일어가 없으니
차선책으로 선택한 건 영어.
한시간여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듣는 궁 이야기는 한국사람인
내가 들어도 좋았습니다.
궁의 처마에 달린 동물들은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등이라고 하던데,
이건 저만 몰랐던 이야기인가요?
궁의 처마에서 손오공 이야기가
나오니 재미도 있고,
신기하기도 했던
경복궁 가이드 투어.
원래 가이드투어를 하게 되면
외국에서는 팁을 주는 것이 보통인데,
여기는 한국이고
나는 한국 사람이니 팁은 주지 않고,
“친절한 가이드 투어 감사했다”는
인사로 마무리 했는데,
남편이 외국인이니
가이드 아주머니에게
팁을 줘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시는
가이드님은 투어를 하는 동안
여러 사람의 질문에 성의있게
대답하시는 걸 보고
“나도 저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중 하나인
종묘는 단돈 천원에 무료 가이드
투어까지 포함이 되어있으니
안 가면 손해인 볼거리.
종묘 가이드 투어는 강추입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해야하는 투어입니다.
서울에 살았던 나도 종묘는
산책 삼아서 몇 번 가본적이 있지만
가이드 투어는 처음이었죠.
종묘는 왕이 사는 궁이 아닌
돌아가신 조선왕조의 역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시는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죠.
경복궁 가이드 투어 때는
조금 빠른 템포의 미국식 영어를
구사하는 가이드분께서 말끝마다
“You know?”를 붙여서
영어가 그리 고급스럽다고
느끼지 못했었는데,
같은 영어라고 해도 약간은 느린
템포의 영어는 꽤 세련되게 들렸죠.
역시나 가이드는 말을
약간 느린듯한 속도로
말을 해야 듣는 이가 편한 정도의
그런 영어가 된다는 걸 서울의
궁 가이드 투어 두 번으로 알게 됐죠.
종묘 가이드 투어중에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서
신발을 벗고 건물 내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의 역사를
알아가는 재미있는 시간이었고,
한국인인 나는 그동안 몰랐던
역사를 배우는 참 좋은 시간.
다음에도 기회가 되고 시간이
되면 종묘는 또 가볼 생각입니다.
요새는 커피도 몇 천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단돈 천원에
근사한 고궁 산책과 더불어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우리 역사까지
더해지니 시간만 된다면
“꼭 가시라” 강추 드립니다.
외국인 남편에게 서울을 보여주려고
선택했던 궁 투어는 한국인인
나에게도 참 좋은 시간이었고,
다음에 한국을 가도 시간이 되며
산책 삼아서 다시 궁 나들이를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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