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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너는 너 대로, 나는 나 대로 타는 자전거

by 프라우지니 202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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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마눌과 함께 하는걸 좋아하는 남편.

 

식료품 쇼핑이나 나들이는 물론이고

운동도 마눌과 함께 하려고 하죠.

 

요즘 남편이 하는 운동은

테니스와 자전거 타기.

 

자전거 타기라고 하니

슬슬 동네 한바퀴 도는 그런 식을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남편이 말하는 자전거 타기는

경륜선수들이 빠른 속도로 트랙을

도는 그런 사이클링(Cycling)에 가깝죠.

 

 

 

남편은 일반 산악자전거, 나는 전기 자전거.

 

남편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평지에서는 전기 자전거를 탄 마눌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빠른데,

 

남편은 평균 시속 27km.

이 속도는 내 전기 자전거의 최고 속도에

해당하는 속도라 나는 전기자전거를

타고도 빡 세게 페달을 밟아야 합니다.

 

마눌이 일반 자전거를 타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신과

나란히 달리는 건 불가능하니

마눌과 자전거를 타러 나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마눌의 전기

자전거 충전기 꺼내 오기!

 

 

평소에 달리는 강변 자전거 도로 편도길.

 

남편이 마눌과 달리는 거리는

편도 18km정도, 왕복이면 36km인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시간은

남편에게는 빡센 운동시간이죠.

 

마눌은 전기자전거를 타고 달려야

남편과 비슷한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사실 마눌이 전기자전거를 타면

빡센 운동이 되는 남편과는 달리

마눌에게는 아주 가벼운

다리 운동만 되는 시간입니다.

 

일반 산악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남편은

조그만 언덕만 올라가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전기자전거인 마눌은 오르막도

아주 가볍게 오를 수 있어 운동이라고

하기는 참 거시기한 자전거 타기.

 

 

자전거 달리기의 목적지인 수력발전을 위해 만들어 놓은 댐.

 

처음 한동안은 전기 자전거를 타고

남편 뒤를 달리거나

남편이 힘이 딸리는 거 같으면 앞에 나서서

달리며 열심히 자전거 도로를 달렸는데..

 

어느 날부터 남편은 혼자서

자전거를 타러 나갑니다.

 

마눌한테 이야기도 안 하고

쑥 나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마눌이

준비할 시간도 안 주면서

자전거 타러 갈래?”

 

남편에게는 빡센 운동이 되는 시간이지만,

마눌에게는 아주 가벼운 다리 운동만

가능한 자전거 타기라 사실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이던 자전거 타기였지만

그래도 혼자 가면 쪼매 섭섭한디..

 

 

내 자전거 도로의 시작은 이런 풍경.

 

남편이 자꾸 혼자 나가니

나도 운동은 해야할 거 같아서

내가 생각해낸 방법은

나 혼자 자전거 타러 가기.”

 

산책을 다니던 들판 쪽으로

전기 자전거가 아닌 일반자전거를 타고

나가면서 그렇게 나의 자전거 운동이 시작됐죠.

 

전기자전거를 타면

편안한 자전거 타기지만,

일반 산악자전거를 타면 아주 약간의

오르막도 숨이 차 죽을 거 같지만

그래도 운동했다

기분이 드는 들판 코스.

 

 

나혼자의 자전거 루트.

 

땡볕에 자전거를 타러 나가는 남편과는 달리

나는 해가 질 무렵에 집을 나섭니다.

 

유럽의 여름은 해가 길어서

저녁 8시쯤이 되어야 햇살이

조금 부드러워지는 시간!

 

이때쯤 들판을 가로질러 옆 마을로

넘어가서 기찻길 옆 도로를 달려

또 다른 마을로 넘어 가서야

강변의 자전거 도로에 닿을 수 있고,

그 길을 달려 다시 집에 오는 길은 20km.

 

달리면서 신나는 음악을 들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독일어 회화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달리는데,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서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독일어 공부까지 하니

나에게는 12.

 

 

내가 자전거 타는 동안 벌렁이는 내 심장.

 

1시간 가량 미친듯이 자전거를 타면서

내가 하는 대부분은 유산소 운동

 

정말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언덕을

오를 때면 약간의 무산소운동이 추가되지만,

그 외에는 적당히 기분 좋게 숨이 차는

정도로 달릴 수 있어 부담 없는 운동시간!

 

집에만 있으면 저강도 운동에

해당하는 느린 숨쉬기만 하는데,

자전거에 일단 오르면

체중조절 운동이 시작되고,

달리는 동안은 유산소와 무산소 운동이 되니

꽤나 매력적인 자전거 타기죠.

 

미친듯이 자전거를 타는 남편에게

배운 자전거라 혼자서 들판을 달리는데도

나는 전투적으로 달립니다.

 

누가 보면 누구를 잡으러

가는 것 같기도 하고,

뒤에 누가 따라와서 잽싸게 도망가는 것처럼

그렇게 쌩하고 달리죠.

 

 

내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시간은 이런 풍경이죠 .

 

남편은 남편대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구간을 달리고,

마눌은 마눌대로 내가 편한

시간에 적당히 언덕도 있고,

내리막도 있어서 운동이 되는

코스를 달리고 있죠.

 

남편이 달리는 강변의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것도 좋지만,

자전거도로는 양쪽으로 숲이라

사실 여자 혼자 달리기에는

부담이 됩니다.

 

달리는데 누가 길을 막고는

숲으로 끌고 가도 오가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위험하다고 느끼는 곳은

안 가는 것이 상책.

 

남편도 마눌 혼자 강변 자전거 도로를

달리겠다고 하면 가지마합니다.

강변 자전거도로는 남편과 함께

달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혼자 자전거를 탈 때는

들판을 질러서 옆마을쪽으로 달리죠.

 

최소한 사방이 뻥 뚫려있고,

마을들도 지나고 차도 옆을 달리니

내가 범죄의 표적이 될 일은 없죠.

 

달리는 길에 만나게 되는 공군부대 안

난민용 컨테이너”.

 

 

 

한동안은 그 곳이 비어 있었는데

다시 사람들이 사는걸 봐서는

난민들이 다시 우리 지역으로

유입되는 거 같던데..

 

그래도 많은 차들이 오가는 차도

옆이라 안심하고 이곳을 지나옵니다.

 

요즘은 우리 부부가

따로 자전거를 타고 있지만,

나도 남편도 만족스럽게

우리의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서로 다른 시간에

자전거를 타지만, 또 시간이 맞으면

함께 달리는 날이 오겠죠.

 

그때까지 우리는

따로 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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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달리는 들판 맛보기가 가능한 영상입니다.^^

 

https://youtu.be/8-bl7weSz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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