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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의 첫 요양원 철야 근무

by 프라우지니 202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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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요양원은 어떤 식으로

근무를 하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에 있는 요양원은

다양한 근무 체계가 있고,

내가 근무하는 곳은 하루 10시간

근무를 하고, 직원들은 2교대 체재죠.

 

요양원에 따라서 모든 직원들이

, 야간 근무를 정해주는 대로

무조건 해야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 요양원은 희망자만

철야근무를 합니다.

 

철야 근무는 약간의

추가 수당이 지급되지만,

낮에는 5~6명이 근무하는 병동을

밤에는 혼자서 다 커버해야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 나는

철야 근무는 하지 않았죠.

 

 

 

혼자서 밤새 50~60여명의 어르신을

관리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밤사이 낙상하신 분이나

치매로 건물 밖을 나간 어르신이

계신다면 그날 철야 근무는

그야말로 헬이 되는 거죠.

 

나는 추가 수당도 관심이 없고,

또 혼자서 50~60명을 돌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 지금까지

철야 근무는 내 관심 밖의 일이었는데,

이번에 철야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나도 우리 요양원에서 철야근무를

한적이 한번 있기는 했습니다.

 

내 직업교육이 끝나가던 시점.

 

철야 근무는 꼭 해야하는 실습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번쯤

경험해보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

내가 좋아하는 직원이 철야근무를 하는 날,

그녀의 파트너로 함께 했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2058

 

내가 경험한 요양원 철야근무

제 직업교육은 끝났지만 저의 요양원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경험한 “철야근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요양원의 철야근무라도 해도 요양원마

jinny1970.tistory.com

 

 

예전에는 직원 달랑 2명이

120여명의 어르신을 책임졌었는데,

지금은 조금 상황이 나아져서

직원이 한 명 더 추가되 3명이죠.

 

철야 근무는 간호사 한 명에

요양보호사 2명이 근무를 하는데,

우리 병동의 책임자인 C

지난번 회사 야유회를 갔을 때

걱정스럽게 한마디 했었죠.

 

철야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여름휴가를 가버리면 철야근무를

할 직원이 없어서 걱정이야.”

 

그 말에 내 사심을 담아서

댓구했었습니다.

 

철야근무를 할 직원이 없으면

내가 할께. 하지만 정말

직원이 없을 때만이야.”

 

나는 11월에는 휴가를 갈 예정이라

초과근무를 해서

시간을 벌어 놔야 하는데,

철야 근무 한 번에 12시간이

쌓이니 나에게도 좋은 기회.

 

 

철야근무한 날의 근무표.

 

나에게 철야 근무의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습니다.

 

, 철야근무자가 병가를 냈는데,

그날 철야근무를 해줄 수 있어?”

 

나 그날 낮 근무인데?”

 

네가 철야근무를 하면

낮 근무는 걱정 말고!”

 

아무래도 낮 근무자는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철야 근무는 하겠다는 직원이

많지 않으니 나에게

철야근무를 밀어주는 C.

 

나는 남자 간호사 C와 함께

철야 근무에 들어갔습니다.

 

철야 근무는 실습 때 한번 한 것이전부라

간호사 C에게 나는 뭘 할까?”하니

나에게 지층과 1층을 맡깁니다.

 

요양원의 지층(11),

1(16)은 총 27분이 계시고,

2층은 24분이 계시죠.

 

2층은 모든 병실이 한 층에

있어서 관리가 쉽고, 우리가

쉬는 휴게실에 소파도 있고,

직원들이 잠시 잠을 잘 수 있는

침대도 있어서 이곳이 왔다인디..

 

처음 철야근무를 들어왔으니

지층과 1층을 오락가락하라고

간호사 C의 배려(?)를 해주니

나는 1층에 자리를 잡았죠.

 

 

내가 해야하는 일 리스트.

 

약간의 시간이 지나니

간호사 C가 내가 해야하는 일이

적힌 리스트를 가져다 줍니다.

 

나는 8시쯤에 어르신들께

약을 전해드리고,

이때 침대에 잠을 자러 가시는

분들을 침대로 모셔다 드려야 하죠.

 

9시쯤에는 규칙적으로

이 시간에 일어나서 담배를 피우는

어르신을 침대에서 일으켜

휠체어에 앉혀 드리고는 그분이

볼일을 끝내시면 다시 침대로

모셔다 드리기.

 

10시에는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약을 드셔야 하는

치매 어르신께 약을 드리고,

가능하다면 그 분을 침대에 모시기.

 

이 분 같은 경우는 침대가 아닌

소파나 의자에 앉으신 상태로

잠을 주무시는 경우가 많아,

침대에 모시고 가는 일이

그야말로 엄청 힘든 일이죠. ㅠㅠ

 

11~1시 사이에는

지층과 1층의 각방을 다니면서

잘 주무시는지 확인합니다.

 

각 방을 열어서 잘 주무시는지

확인하는 이유는, 침대에서

낙상하셨는데 확인이 늦어서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피하려는 의도입니다.

 

 

 

새벽430~ 6.

아침을 맞이하면서 다시 각방에

주무시고 계신 분들이 낙상하시지

않고 잘 주무시고 계신지

다시 확인합니다.

이때는 공복에 약을 드셔야 하는

분들의 약을 각 방에 전해드리면서

소변 주머니를 차고 계신 분들이나

휴대용 소변기를 사용하시는

분들의 소변을 비워드리고,

기저귀를 갈아드려야 하는 경우는

기저귀도 갈아 드리죠.

 

새벽 6시 이후.

이때 일어나시는 분들을 깨워 드리고,

간병이 필요하신 분은 씻겨드린 후에

휠체어에 앉혀드리고,

혼자서 샤워를 하시는 분을 위해서는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실 수 있게

준비를 해 드리고,

침대에서 일어나기 전에

압박스타킹을 신으시는 분 같은

경우는 이 시간에 종아리에

필요한 크림을 발라드리죠.

 

7시에는 낮근무자에게

근무 인계를 하는 회의에 참석합니다.

 

해야하는 일은 위에 적인 것이

전부인데, 아무래도 밤잠을

안 주무시는 분들이 많아서

그분들이 호출을 하면 이 방, 저 방

뛰어다니며 추가로 하는 일들이 있죠.

 

 

 

내가 지층과 1층의 호출에

불려 다니는 동안 2층에 있던

간호사C는 옆 병동에 낙상어르신이

계시다는 호출을 받고

옆 병동으로 가서 도움을 줬다고 하네요.

 

철야근무를 하면서도

잠깐씩 시간이 나면 잠을 잘 수

있다는 건 실습생 때

철야 근무 하면서 알았는데,

내가 실제로 근무를 하면서

눈을 붙일 수 있는 시간은

30분이 있었습니다.

 

 

이불보를 깔고, 덮고 30분 잠을 잤던 바로 그 현장.

 

병동의 각 방을 돌아볼 시간은

아직 안됐고, 여기저기서 울려 대던

호출벨이 잠시 멈춘 새벽 4.

 

아주 잠깐 복도의 소파에 누웠는데,

다시 호출벨이 울릴 때까지

나는 30분동안 꿀잠 속으로

잠시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혼자서 60여분의 어르신을

책임지라고 하면 못했을 텐데..

 

둘이서 근무하면서

나는 병동 어르신의 절반만

책임지는 근무라 할만했었고,

생각보다 힘이 들지도,

잠이 미치도록 쏟아지지도 않아

상상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철야 근무였습니다.

 

앞으로 여름 동안

철야 근무 할 직원이 없을 때마다

나는 전화를 받지 싶은데..

그런 날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 내부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에 달린 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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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68B1VSnz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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