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며칠 전, 근무중 제가 한 어르신과 약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떤 일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952

날 피곤하게 하는 고객과의 심리전

 

사실을 말씀 드리자면 이런 소소한 일은 매일 일어납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분들이 내 관심 밖의 인물들이면 별로 신경도 안 쓰이고,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별로 생각을 깊게 안 하죠.

 

“저 어르신이 또 저러시네..”

 

뭐 이 정도입니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더 애정을 가지고 있고, 각별하다고 생각했던 분인 경우는 조금 다르죠.

이번 경우도 내가 각별하게 생각했던 분이셨기에 더 실망했던 거였구요.

 

그런 일이 있고 며칠 동안은 그 어르신의 방을 피하고 싶었는데..

다음 근무를 들어가서 딱 그 방이 걸렸습니다.

 

내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지라 일단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K부인을 씻겨드리고, 평소와 다름없이 일은 했지만..

평소처럼 그렇게 진심으로 웃을 수는 없었습니다.

 

K부인은 당신이 나에게 하셨던 행동을 다 잊으신듯..

활짝 웃으시면서도 살짝 내 눈치를 보십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일을 마치고 그 방을 나왔습니다.

그 방을 나오면서 케잌을 들고 들어가는 한 방문객과 마주쳤습니다.

 

그런가부다..하고 나왔는데..

그 방에서 들리는 한마디.

 

“직원이 나한테 얼마나 불친절한지 몰라!”

 

평소와 다른 것이 있었다면.. 웃지만 않았을 뿐인데!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했는데,

평소에는 “천사”였던 내가 갑자기 ‘불친절한 직원“이 됐습니다.

 

지난번 일도 실망스러운데 이번 일이 생기니 더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이시는 K부인.

사람의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참 다르십니다.

 

근무하면서 겪은 나의 첫 번째 시련입니다.

이번 일은 혼자 헤쳐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니 도움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우선 내가 실습생 시절부터 나를 봐온 소냐에게 이번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소냐 같은 답변이 나옵니다.

 

“너는 왜 잠옷을 새것으로 드리려고 했어?”

“원래 목욕하는 날은 입던 옷은 다 보내고, 새 옷으로 다 갈아입잖아.”

“그래서 그런거야?”

“응.”

“k부인이 이틀 입었다는 옷에 오물이 묻어있었어?”

“아니,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보통 다 새것으로 입으니..”

“모든 사람들을 다 일반화 시키지마, k부인은 치매도 아니잖아.

당신이 싫다고 했으면 그분의 의견을 존중 해 드렸어야지.”

“내가 잘못 한거야?”

“그런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도 된다는 이야기지. 아마 K부인는 니가 당신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였을수도 있어.”

 

아!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행동들 중에 조금 바꿔야 하는 것도 있었네요.

목욕탕에서의 일은 “초보 요양보호사의 실수”라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K부인의 행동이 실망스러웠던 것은 사실!

며칠 만에 봐도 K부인 앞에서는 절대 안 나오는 (내) 웃음.

 

이번에는 항상 친절한 로지에게 조언을 요청했습니다.

 

물론 K부인의 “나는 안 들려”라는 행동 때문에 너무 실망스러웠다는 이야기도 함께 말이죠.

 

모든 요양보호사들이 나름 각별하게 생각하는 어르신들이 있고, 로지도 그런 어르신이 계시기는 하니, 로지는 그런 어르신들에게 실망하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로지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K부인은 앞과 뒤의 말이 달라, 그 방에 들어온 요양보호사한테는 ”너가 제일 친절해, 다른 요양보호사들은 다 나에게 불친절해“한다니깐, 저번에는 내가 그 방에 있는데, 에바가 들어오니 ”로지와 에바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직원이야“하더라구! 원래 그러신 분이야.”

“내가 실망한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해? 한동안은 K부인 앞에서 절대 못 웃을 거 같아.”

“니가 너무 마음을 줘서 그래, 너무 의미를 부여 하지마.”

“내가 잘못 한거야?”

“잘못한건 아니지만, 어르신들이 다 앞에서 하시는 말씀과 뒤에서 하시는 말씀이 다르잖아.그리고 아무한테나 짜증내고 심술부리고 하시는 경우도 많잖아.“

“그래도 ”천사“라고 하시다가 그렇게 갑자기 치고 들어오시면 안 되지.”

“원래 어르신들이 당신들이 필요하실 때랑 당신들이 짜증내실 때가 완전히 다르잖아.

어차피 우리는 어르신들이 필요한 도움을 주는 직원일 뿐이야,

고객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둬야지.”

“나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거 같아. 다시 K부인 앞에서 다시 웃으려면...”

“그래, 이것도 경험이 쌓이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또 알게된 사실하나!

 

K부인 손녀가 와서 "자기 할배는 젊을때도 항상 친절하신 신사였는데.. 할매가 젊을때도 남의 험담을 잘하고  못된 성격이었다는 정보(?)"을 주었다고 했습니다.

 

K부인 손녀가 요양원에 와서 자기할매 흉을 보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할매의 성격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서 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요양원 직원들이 할매의 성격을 알고 있어야 제대로 대처할수 있으니 말이죠.

 

얼마전에는 그런일도 있었습니다.

오후에 각방에 들어가서 저녁 준비를 해드려야 하는데 로지가 저에게 부탁을 했었죠.

 

"네가 K부인 방에 좀 들어갈래? 내가 오후에 들어가면 "근무하는 날인데 왜 내 방에 안왔냐고 짜증을 내시고는 바로 동료들의 뒷담화를 하시는데 가끔은 듣기 부담스러워"

 

원래 그런분인줄 미리 알았더라면 이리 실망하는 일도 없었을텐데...

내가 나에게 보이는 너무 좋은 모습으로만 그분을 판단했던 모양입니다.

 

나는 두 명의 선배에게 조언을 얻었습니다.

 

소냐에게서는 “다음번에 어르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 드려야겠다.“를!

로지에게서는 “어르신들과는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라는 것을!

 

이번 일을 겪으면서 저는 조금 더 성장한 요양보호사가 된 거 같습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각별하게 생각했던 어르신께 마음을 주는 것도 앞으로는 조심해야겠습니다. 애초에 마음을 주지 않아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러려니..”가 되는 법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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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29 00:00

 

 

직업교육을 받는 2년 동안 나는 “나도 몰랐던 나“에 깜짝 놀랐었습니다.

지금껏 살면서도 몰랐던 “내 놀라운 기억력”

 

시험을 볼 때마다 A4용지 5~6장을 통째로 외워버리는 암기력.

시험은 다 외워놨던 것들에서 나왔기 때문에 나는 매번 거의 만점수준.

 

(사실 외국인은 현지인과는 달리 대충 외워서는 답안지를 작성하지 못합니다.

그 문장을 통째로 외워야 제대로 문법이 맞는 독일어가 되죠.)

 

마지막 간호조무사 국가고시를 볼 때는 외워야 했던 분량이 자그마치 A4용지 40~50페이지.

몇 백 개가 되는 예상문제와 답들을 몽땅 다 외워서 시험에 임했었습니다.

 

그때 들었던 생각.

“내가 어릴 때 이렇게 공부했음 서울대학교 장학생에, 박사학위도 거뜬했을 텐데..”

 

그렇게 대단한 기억력이었는데..

직업교육을 마치면서 내 “정신‘도 같이 놔버린 모양입니다.

 

요양원 근무할 때는 어르신들의 행동변화나 신체변화에 대한 기록을 해야 하는데..

매번 “이 단어가 맞나?” “이 전치사가 맞나?” 헷갈립니다.

 

현지인들도 틀리는 것이 독일어 문법이고, 사투리로 기록을 해도..

현지인들은 티가 안 나지만, 외국인인 나는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써야죠.

 

남편은 매일 한 시간씩 정해놓고 책을 읽으라고 하는데..

사실 책 읽을 시간은 없습니다.

 

근무가 없는 날에도 저는 항상 바쁘거든요.

 

날라리이기는 하지만 파트타임 “가정주부”인지라 집안일도 해야 하고,

몇 년째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인지라 “블로그에 올릴 글도 써야죠!“

 

그리고 요새 내가 미쳐 있는 건 “유튜브“

 

별 대단한 영상도 없고, 구독자도 얼마 없는 초보자인데,

의욕은 백만(구독자를 가진)유튜버입니다.

 

그래서 요즘 더더욱 독일어 공부할 시간이 없죠.

 

집안일을 하면서 유튜브로 독일어 강의 같은 것을 들으면 좋을 거 같은데..

독일어 강의보다는 한국어로 된 동영상을 더 많이 보죠.^^;

 

요즘은 “김창옥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여기저기서 강의한 동영상들이 많아 찾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결론은 독일어공부를 안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요양원에 돌아가신 어르신들이 많아서 그분들이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해야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이런 말은 자주 하는 것이 아니니 당연히 머릿속에 있을 리 만무하죠.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대충 기억나는 말.

알쏭달쏭하면 물어보는 것이 답이죠.

 

앞은 대충 맞는 거 같은데, 뒤에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납니다.

 

“G할배 돌아가셨잖아. 나는 G할매한테 뭐라고 해야 하지?

mein Beila...ge 마인 바이라....게?”

 

내말에 살짝 웃던 동료직원이 하는 말.

“ Mein Beileid. 마인 바이라..이트/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내가 생각한 단어 “Beilage 바이라게“는 음식에 곁들여 나오는 것입니다.

스테이크를 먹을 때 같이 나오는 감자가 바로 그 바이라게죠.

 

우리나라 음식을 소개할 때 ‘반찬’이 바로 이 “바이라게”에 해당합니다.

 

배우자가 죽었는데 뜬금없는 “내 반찬”이라니..

가서 할매께 이 말을 했으면 할매를 웃겨드릴수는 있었을 거 같습니다.

 

비슷하게 시작한 단어인데 “명복”을 “반찬”으로 만들어 버리는 나의 슬픈 독일어.

 

 

인터넷에서 캡처한 kardinalschnitte 카디날슈니테 케이크

 

시어머니가 얼마 전에 낯선 케이크를 구우셨었습니다.

생긴 건 조금 투박한데 맛은 좋았던 케이크.

 

며칠이 지난 후 그 케이크를 다시 구을 예정이신데..

그 케이크 이름이 기억 안 난다며 엄마가 물어 오십니다.

 

70대 시어머니가 기억 못하는 케이크 이름을 40대 며느리는 기억을 해야 하는데..

내 머릿속에 맴도는 ... “Ka 카“뭐로 시작하는 그 단어.

 

“엄마, 그거 Kai...iser...schnitt 카이..져...슈니트 아니에요?”

“응?”

”Ka 카“ 뭐 ”Schnitt 슈니트”인디..“

“아, 맞다. Karninalschnitte 카니날(추기경) 슈니테”

 

며늘이 생각한 “카”의 시작도 맞았고 뒤에 “슈니트(테)도 맞기는 했습니다.

단지 며늘이 말한 카이저슈니트는 “제왕절개”라는 뜻이었죠.

 

엄마가 구우신 케이크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이 비슷하게 시작해서 비슷하게 끝나는 단어.

카.이.저.슈.니.트(제왕절개)

 

여기서 잠깐!

글을 쓰면서 카디날슈니테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습니다.

왜 케이크 이름에 kardinal(카니날/추기경)이 들어가는지..

 

오스트리아의 한 제과점에서 처음 만든 케이크로 천주교 행사때 만들어졌으며..

노랑과 하얀색의 케이크가 종교(천주교) 색이라 이렇게 지어졌다고 합니다.

 

잠깐 “추기경”으로 검색을 해 보니..

하얀색과 노란색이 들어간 의상도 보이기는 합니다.

 

“명복/Beileid 바이라이트(드)”을 “반찬/Beilage 바이라게"으로 만들어 버리고,

“추기경케잌(카디날슈니테)”을 “제왕절개(카이져슈니트)”로 만들어 버리는 내 슬픈 독일어.

 

기억력 무너지는 나이면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나는 요즘 뭘 믿고 이렇게 나태하게 ‘블로거“와 ”유투버“로서만 살려고 하는 것인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슬픈 독일어 단어를 만들어낸 다음에 정말로 공부를 하려는 것인지..

나도 모르겠는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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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23 00:00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의 감정을 이용하는 심리전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나는 그런 스타일의 성격이 아니거든요.

 

그리 많지는 않는 연애를 할 때도 좋으면 그냥 대놓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짝사랑은 못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좋아하면 “좋아한다” 말해서 상대방이 받아주면 사귀는 것이고..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아도 일단 내 마음을 털어놨으니 만족했습니다.

 

“가슴 속에 묻어놓고 혼자 하는 속앓이=짝사랑” 하는 것보다는...

차이더라도 내 속이 편한 것이 더 중요한 인간형이었죠.

 

나이가 든 지금도 “좋다”, “싫다”이지 상대방의 심리를 말을 바꾸는 이상한 심리전은 하지 않는데..

 

제 남편은 마눌과 하는 “심리전”이 재미있는지 시시때때로 날 피곤하게 합니다.

 

어떻게 마눌을 피곤하게 하냐구요?

 

마눌이 “착하마눌”모드일 경우에는 남편은 “발톱을 들어낸 호랑이“입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마눌을 심리상태에 상처 내려고 이리저리 시도를 하죠.

 

결국 마눌이 소리를 지르는 “못된 마눌” 모드로 한 번에 팍 돌아가면..

그때부터는 남편이 “발톱 드러낸 호랑이“에서 ”급 귀여운 고양이“가 됩니다.

 

마눌이 뭐라고 해도 눈 내리깔고는 “나 죽었소~” 하면서.. 주인(마눌)의 무릎 위에 폴짝 뛰어 올라와서는 눈 내리깔고 쓰다듬어 달라고 엎드린 고양이 같은 행동을 취하죠.

 

마눌은 매번 같은 말을 합니다.

“우리 제발 편하게 살자! 왜 매번 내가 화를 내야 그렇게 ”착한 남편모드“가 되누?”

 

마눌의 감정을 이용하는 남편 때문에 심리적 안정이 힘든 내 생활^^;

세상의 모든 남편들이 다 내 남편같이 마눌의 기분을 이용한 심리전을 펼치지는 않겠지요

?

“심리전”은 집에서 남편하고 하는 것만으로 충분한디...

오늘은 요양원에서 고객과 이런 짜증나는 심리전을 해야 했습니다.^^;

 

제 글에 몇 번 등장한 나를 “천사”라 부르시는 96세(인가?) K 할매.

 

오늘 K어르신 부부가 목욕하는 날인데 나랑 같이 근무를 들어온 동료 P가 하는 말.

 

“난 최소한 K부부는 안 맡고 싶어.”

 

P와 나중에 한명은 목욕탕에 들어가야 하는데, P가 대놓고 K할매는 싫다고 하니 내가 당첨.

 

저에게는 “천사”라고 칭하는 K할매는 사실 직원들에게 눈총을 받은 할매이십니다.

불평, 불만도 많고, 조울증이 있으신지 감정의 변화도 엄청 심하시죠.

특히나 다른 직원의 흉을 자주 보십니다.

 

내가 들어가면 다른 동료들이 당신에게 어떻게 했는지 말씀(흉)을 하십니다.

“당신은 나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해주는데, 당신 동료들은 다 불친절하다.”

 

이런 이야기를 시작으로 끊임없이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말씀을 들었는데, 매번 부정적인 말이 계속 반복되니 싫었습니다.

 

나 스스로 “부정적인 인간형”인지라, 내 주변에 “긍정적인 말”을 하고 “긍정에너지”를 품어내는 사람들이 많았음 좋겠는데..

 

그리고 내 동료직원이 어떤지는 할매보다 내가 더 잘 알죠.

같이 근무하는 동료 때문에 일을 더 해야 하는 사람은 나니까 말이죠.^^;

 

내 동료들 중에 일을 못하는 인간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동료의 흉을 매일 듣는 것이 사실 그리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내 동료들 중에는 대놓고 K할매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쫌 있습니다.

P도 그런 부류여서 대놓고 할매를 목욕시켜드리는 것이 싫다고 한거죠.

 

목욕시켜드릴 분은 보통 하루에 4명.

오늘도 4명.

할매는 3번째로 목욕을 시켜드렸습니다.

 

목욕탕에 모시고 가기 전에 목욕용품이랑 목욕 후 갈아입을 옷들을 다 챙깁니다.

 

 

이것이 혈전용 압박스타킹-인터넷에서 캡처

 

팬티, 바지, 속옷셔츠(일면 런닝구), 티셔츠, 양말 K할매 같은 경우는 혈전 때문에 허벅지까지 오는 압박스타킹에 팬티 안에 작은 (요실금용)패드까지 준비해야 하죠.

 

목욕하는 날은 입었던 옷들도 다 세탁통에 넣어버리고, 목욕 후에는 새옷을 입는데..

 

목욕탕에서 할매가 입고계신 잠옷을 벗겨드리고 그 옷을 목욕탕 바닥에 놨더니만,

할매가 마구 성질을 내십니다.

 

“그거 이틀밖에 안 입었는데...”

“목욕하시고 오늘 저녁에는 다른 잠옷 입으세요.”

“다른 잠옷이 없다구!”

 

나보고 항상 천사라고 하시더니만, 지금 천사에게 마구 역정을 내십니다.

 

“어르신, 내가 새 옷 꺼내면서 옷장에서 새 잠옷 봤어요. 그거 찾아드릴께요.”

“나는 옷이 없다고!”

 

할매는 역정+짜증에 소리까지 지르셨습니다.

 

할매의 성격이 이리 변화무쌍하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지난번에 “내가 69살 인줄 알아? 나 96살이야!“ 한 이후 두 번째입니다.

 

당신 옷을 내가 목욕탕 바닥에 놓아서 빈정이 상하신 모양인데.. 세탁 망에 넣어 보내질 것을 바닥에 놓는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 나도 일하는 중이라 시간을 절약해야 해서 따로 어디에 보관하고 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습니다.

 

목욕 후 할매등에 연고를 발라드려야 해서 방에 연고를 가지러 간 김에 옷장에 있는 할매의 새 잠옷을 꺼내다가 할매 눈앞에 보여드렸습니다.

 

“여기 새 잠옷 보셨죠? 여기 옷 있네요.”

 

새 잠옷을 보여드리니 할매는 어깨를 으쓱하더니만 조용합니다.

내가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나에게 짜증을 냈는지 할매께 여쭤봤습니다.

 

왜 소리를 지르셨냐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그랬더니만 할매가 갑자기 우십니다.

(누가 보면 내가 때린 줄 알았을 겁니다.^^;)

 

왜 우시냐고 여쭤보니 하시는 말씀.

“나는 아무도 없어.”

 

당신은 요양원에 사는 “불쌍한 늙은이”라는 걸 말씀하시고 싶은 거 같으신데..

불쌍으로 따지면 할매보다 제가 더 불쌍하죠.

 

“어르신, 어르신은 여기에 남편도 계시고 딸도 있잖아요. 저는 외국인이에요.

우리 집은 여기서 비행기를 타고 12시간을 가야해요. 저야말로 아무도 없죠.”

 

표면적으로 보면 내가 더 불쌍한거죠. 집에서 멀리 떠나와서는 하는 일도 남들은 안하려고 하는 3D에 해당하는 직종이죠. 일도 힘들고, 냄새도 나고 이 나라 사람들도 안 하려고 하는 일.

 

내가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할매는 안 들린다는 식으로 제스처를 하십니다.

 

요양원 어르신들의 특징입니다.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니면..

“(귀가 어두워서) 당신 말 안 들려” 혹은 “당신이 말하는 (외국인이 하는)독일어 못 알아들어.”

 

목욕하는 동안 할매는 우셨고, 그 다음에는 내 눈치를 보셨습니다.

내가 화가 난거 같으니 눈치를 살피신거죠.

 

목욕을 하고, 어깨에 오일을 발라서 마사지를 해 드리고, 등에 연고를 발라드리고,

압박스타킹을 신겨드리고 하는 동안에도 나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목욕을 다 끝내고 방에 모셔다 드리니 배시시 웃으시면서 한마디.

“고마워요.”

 

오늘은 그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나왔습니다.

 

인간에 대한 실망이라고 해야 하나요?

내가 항상 웃으니 그렇게 짜증을 맘대로 내도된다고 생각하신 것인지..

 

내가 웃지 않고 일만하니 그때부터는 내 눈치를 살피시는 것이 더 짜증났습니다.

 

집에서도 내 기분이 좋아 보이면 시시때때로 날 약 올리는 남편 때문에 피곤한데,

직장에서도 내 기분을 봐가면서 이렇게 심리전을 펼치는 고객이 계시다니..

 

요양보호사가 고객의 짜증까지 받아줘야 하는 그런 직업은 아닌데..

당분간 K할매 방에 일부러 찾아 들어가는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사람을 데리고 이런 식으로 장난을 치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고,

또 연세가 그만큼 드신 분이 그러신다는 것 자체도 짜증이 나서요.

 

이제 하늘가는 길목에 사시는 분들은 마음을 다 내려놓고 착하게 살 거라는 생각은 나의 착각이었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못된 말로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자기 이익을 위해서 남을 이용합니다.

 

“천당”과 “지옥”의 개념이 이곳에는 없는 것인지..

이제 “하늘 가는 길목이니 조금 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그런 생각은 없는 것인지..

 

죽을 때까지 이기적인 것이 인간인거 같습니다.

참 씁쓸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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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21 00:00

 

 

제가 근무하는 요양원에는 외국인 직원들이 꽤 있습니다. 같은 외국인이라고 해도, 외모적으로 차이가 나는 동양인이나, 피부색이 다른 경우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지만, 같은 백인들인 유럽 사람들은 발음에서 완벽하다면 잘 모를 때도 있습니다.

 

발음에서 오는 원어민과는 약간 다른 뉘앙스로 굳이 묻지 않아도 외국인임을 구분하죠.

이것도 살다보니 생긴 노하우인거 같습니다.^^

 

다른 병동에는 외모적으로 구분이 되고, 발음으로 알아낼 수 있는 외국인이 꽤 있는데..

 

내가 근무하는 병동에는 같은 요양보호사로는 나 말고는 아프가니스탄 남자가 있습니다.

그 외 가끔 바뀌는 청소부가 외국인이죠.

 

몇 달 전에 들어온 청소부는 루마니아 여자입니다.

평소에는 유니폼을 입고 병동의 이방 저 방을 쓸고 닦고 다니는 그녀.

 

처음에 왔을 때는 다른 (요양보호사)직원들한테 말도 못 걸더니..

시간이 지나니 이제는 조금 여유롭게 대화도 하고 합니다.

 

지난 연말에 있었던 직원“크리스마스 파티"때는 잘 차려입고 와서 그녀를 보는 직원마다

”오~ 너무 달라보여.“ 했었습니다. 하이힐에 검정색 파티의상을 입고 왔었거든요.

 

평소에 청소부 유니폼만 입은 그녀를 봐온 직원들이 놀랄 말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그녀를 보고 말한 직원들 중에는 비꼬는 뉘앙스로 말하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우리 요양원 제일 말단직에서 청소나 하는 주제에 제일 근사하게 차리입고와?”

 

이렇게 시샘어린 눈길로 쳐다보는 직원들도 꽤 있습니다.

 

자기는 그냥저냥 평범한 옷 입고 왔는데,

미모도 뛰어난 젋은 아낙이 삐까번쩍하게 차려입으니 완전 여배우 같았거든요.

 

그 파티 이후에 요양원에서 보는 그녀는 항상 유니폼 입은 청소부.

외국인들이 제일 처음 시작하는 직업이 말이 필요 없는 “청소일”입니다.

 

저도 오스트리아에 처음 와서 한일이 바로 청소였거든요.

얼마 전에 그녀에게 “직업교육”에 대한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청소말고 직업교육 받아서 하임힐패(도우미)나 요양보호사가 될 생각은 없어?”

“그럴 생각은 있는데..”

“그럼 도우미 직업교육을 받아봐, 넌 이미 이 회사의 직원이니 직업교육을 받으면 청소가 아닌 도우미 일도 할 수 있을거야. 월급도 훨씬 많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는 직업이고)..”

 

물론 괄호 안에 말은 하지 않았지만 외국인인 그녀도 알았을 겁니다.

 

외국인이여서 청소같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직업교육을 제대로 된 직업을 찾는 것이 현지인들에게 무시당하지 않는 길이며, 이 나라에 정착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같은 외국인으로서 그녀에게 조언을 한번 해준 적이 있었죠.

 

오전 10시, 15분간의 휴식시간!

이 시간에는 사무실에 들어와서 간식을 먹는 시간입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 식사를 하지 않았거나, 너무 이른 시간에 먹으면 배가 고픈 시간이죠.

사무실에 간식을 챙기러 왔던 그녀가 나에게 질문을 해옵니다.

 

 

 

아마도 현관에 붙어있는 5월의 회사야유회 리스트에서 내 이름을 본 모양입니다.

 

“너 5월에 회사 야유회 가?”

“응”

“나도 가고 싶은데 래프팅 하는 건 무서워서, 그리고 내가 아는 직원도 없고.”

“내가 체스키 크롬로프 오가면서 그 강을 봤는데, 래프팅 할 정도로 센 물길이 아니야,

그냥 보트타고 물 길 따라 간다고 생각하면 되는 정도야.”

“나는 아는 직원도 없어서.. 그래서 안 가려고 했는데 남편이 가라고 하네.”

 

외국인들의 특징입니다. 괜히 주눅이 드는 거죠.

가도 개밥에 도토리가 될 것 같고, 혹시나 못 어울리고 혼자 튈까봐 걱정도 되죠.

 

“야유회는 1년에 딱 한 번 갈 수 있고, 그날은 야유회를 가지만 일한 걸로 시간처리가 돼. 그리고 야유회 가면 점심 값도 따로 20유로 챙겨줘. 그걸 왜 안 가? 가야지.”

“그래도 모르는 직원들이랑 가는 것이...”

“야유회를 간다고 꼭 직원들이랑 같이 붙어있을 필요는 없어.”

“응?”

“나 작년 5월에 잘츠부르크 갔다 왔는데, 중간에 자유 시간에 나 혼자 돌아다녔어.”

“왜?”

“담배 피우는 직원들은 어울려서 담배 피우러 카페로 가는데, 담배도 안 피는 내가 거기 따라가서 간접흡연할 일도 없고 해서 나는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그랬어. 같이 갔다고 해서 같이 뭉쳐 다닐 필요는 없어. 그냥 너대로 그 시간을 즐기면 되는 거야.”

“그러는 거야?”

“네가 담배를 피우면 같이 어울려서 카페로 갈수도 있겠지.”

“담배 안 피는데..”

“그럼 그냥 자유 시간에는 너대로의 시간을 즐겨, 그리고 야유회는 다른 지점의 직원들도 함께 가는 거라 어차피 모르는 사람들 투성이야.”

“그래?”

“시간이 되면 굳이 빼지 말고 가! 나도 이번에 가니까.”

 

 

 

휴게실에 걸려있는 올해 야유회 일정을 그녀에게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저기에 있는 일정표보고 맘에 드는 야유회 신청해. 그런데 알지? 몇 달 전에 그날 야유회 가겠다고 일정표에 적어놔야 다른 (청소부)직원들이랑 겹치지 않고, 야유회를 갈수 있어.”

“그래?”

“그럼, 다른 직원이 그날 희망휴무나 야유회를 가겠다고 이미 써놨으면 너는 기회가 없지. 그날 일을 해야 할 테니...”

“아, 그럼 빨리 확인해야 되겠네.”

“그렇지, 그리고 5월 야유회가 안 되면 9월에도 있고, 12월에도 있으니 그날 야유회를 갈수 있게 미리 신청해.

“알았어. 고마워!”

 

그녀는 대화를 마치고 냉장고에서 먹을 것을 챙긴 후 청소부들이 쉬는 곳으로 갔습니다.

 

사회생활을 한지 얼마 안 된 그녀의 모습에서 저의 모습을 봤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내가 외국인이여서!”

 

이런 생각으로 산 세월이 꽤 됩니다. 직원들과 일할 때는 내가 튀지 않고 더 조심하고,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배려하고 그랬습니다.

 

지금은 그러지 않는다는 건 아니지만..

더 이상 소심한 행동은 안하는 거 같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으면 내가 먼저 말을 걸면 되는 것이고..

나랑 함께 할 사람이 없으면 그 시간을 내가 온전히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이고..

 

솔직히 야유회를 가도 나랑 취향도 안 맞는 직원들이랑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담배 피는 것이나,

뭐 사는 직원들 뒤를 따라다니면서 내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아깝고!

 

어떻게 보면 “독불장군”혹은 “나 혼자 산다.”식의 방식이 살다보니..

이것이 제일 편한 외국인이 살아가는 방식인거 같습니다.

 

나와의 대화가 그녀에게 어떤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도 나처럼 “내가 외국인이여서”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이 사회에서 외국인 직장인으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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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8 00:00

 

 

나는 객관적으로 봐도 참 괜찮은 요양보호사입니다.

(오늘은 무슨 수다를 떨려고 초반부터 자기 자랑이실까?“)

 

요양원에서는 항상 웃고 다니고, 어르신들께도 친근하게 말을 걸고, 내가 힘들어도 도움이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다른 직원이 나서기 전에 먼저 가서 도움을 드리고...

 

특히나 신체에 묻은 오물 같은 건 신경 써서 깨끗이 닦습니다. 오물이 피부에 오래 묻어있으면 나중에 피부에 염증이 생겨서 더 큰 문제가 야기될까 걱정이 돼서 말이죠.

 

이렇게 겉으로는 나름 친절한 요양보호사이지만..

일하면서 시시때때로 섭섭할 때가 아주 많습니다.

 

그중에 으뜸은 나를 매번 아쉽게 하시는 분.

날 “천사”라 칭하시는 90대 중,후반의 어르신 부부.

 

나를 만나고 벌써 4년째인데, 아직 내 이름을 모르십니다.

 

이 어르신들은 제 이야기에 등장하셨던 부부이십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393

내가 준비한 칫솔 선물

 

 

요양원 사진을 찾다가 발견한 사진입니다.

요양원에 들어오셨던 어르신들이 나가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돌아가신후 장의사 차를 타고 요양원을 떠나시는것!

 

할매께 저는 다른 직원들을 부르는 Schwester 슈페스터(간호사)중에 한 명이죠.

연세가 많으셔서 기억을 못하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귀도 잘 안 들리고, 눈도 잘 안보이고, 기억력도 희미해지셔서라고...

 

여기서 잠깐!

한국의 요양원에서는 모든 직원들을 다 선생님으로 부르지만, 독일어권에서는 모든 의료계 (여성) 종사자는 다 슈베스터(간호사/수녀/여자형제 sister )로 불립니다.

 

그러니 나는 간호사는 아니면서 간호사로 불리는 꼴이죠.

 

내 이름을 기억 못 하셔도 그러려니 하고 지냈는데..

일한지 얼마 안 된 직원의 이름은 단박에 외우시고, 그 직원의 이름을 말씀하십니다.

 

“요양원에서 슈베스터(저죠)랑 릴리가 마사지를 제일 성의 있게 해줘요.”

 

릴리는 들어온 지 두어 달 됐을 뿐인데, 그 직원의 이름은 기억하고..

 

나는 “천사”라면서 왜 내 이름은 기억을 못하시는지...

천사도 이름을 가지고 있는디..^^;

 

매번 제 제 이름을 말씀드리지만 발음도 잘 못하십니다.

제 이름인 “Jin 진”은 독일어로 읽으면 “Jin 인”입니다.

어떻게 들으면 “잉”으로도 들리죠.

 

그래서 몇몇 직원들은 내 이름이 아닌 내 성인 “신”으로 날 부르는 것인지..

 

“요술쟁이 지니”라고도 해 보고,

청바지 할 때 그 “청바지의 그 블루 진”이라고도 해 봤지만..

다른 소리는 잘 들으시면서 내 이름인 “진”은 항상 엉뚱한 발음을 하십니다.

 

상대방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 주는 건 그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인간관계의 첫걸음이죠.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중.

 

최근에 들어온 24살짜리 청년직원이 내 이름을 부르는데 쪼매 이상합니다.

 

몇몇 직원이 나를 부르는 내 성(신)으로 나를 부르는 거 같기도 하고,

“잉”으로 나를 부르는 거 같기도 하고, 어떻게 들어도 “진”은 아닌 내 이름.

 

그래서 바로 확인 들어갔죠.

 

“너 방금 나를 뭐라고 불렀냐?”

“응?”

“신은 내 성이야, 내 이름은 진이야. 블루진 할 때 그 진.”

“....”

 

그 다음부터 청년직원은 내 이름을 제대로 부릅니다.

 

오래된 직원들이야 자기들 꼴리는 대로 나를 부른다고 쳐도,

신입 같은 경우는 제대로 잡아야죠.

 

직원들도 나랑 나름 가깝다고 느끼는 직원들은 내 이름을 정확하게 “진”이라고 부르는데..

 

같이 일은 하지만 그냥저냥 봐도 별로 안 반가운 직원들은 나를 여전히 “신”으로 부릅니다.^^; 사람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건 그 사람에 대한 예의가 맞다고 생각하게 된 일도 있었습니다.

 

지층에 사시는 깐깐한 낼 모래 백 살을 바라보시는 할배.

실습생 때부터 봐왔으니 내 얼굴은 너무도 잘 아시는 어르신.

 

젊으실 때 어느 회사를 운영하셨다나 아님 나름 높은 관리직으로 계셨다나??

얼마나 깐깐한지 모든 직원들이 다 고개를 흔들죠.

 

나도 그 할배를, 그 할배도 나를 좋아하지는 않는 사이입니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 중에 외국인을 탐탁지 않게 여기시는 분들도 계시고...

 

할배는 당신이 듣고 싶은 대답을 내가 안 하면...

“당신이 말하는 거 못 알아듣겠어요.” 해 버리십니다.

 

외국인인 직원이니 당신이 못 알아듣는다고 해도 할 말은 없죠.

하지만 알죠, 당신이 알아들어놓고 그러신다는 걸!

 

평소에 그렇게 서로 소 닭쳐다보듯 하던 사이였는데..

내가 지층에 (혼자) 근무를 하러 내려간 날.

 

그 할배가 나에게 하셨던 첫 질문은 바로 내 이름 묻기.

 

싫어도 좋아도 그 할배가 호출 벨을 누르면 달려가는 직원은 달랑 나 하나.

할배는 나에 대한 예의로 이름을 물어오셨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이름을 부르신다고 해서 친근하게 주고받는 Du(두/너)가 아닌 Sie(지/당신)로 대화를 하시지만,  그래도 “슈베스터(간호사)” 보다는 “진” , 아니면 “슈베스터 진“이라고 부르시려고 물어 오신 거죠.

 

역시 사람을 관리하는 직종에 종사하셨던 분이셔서 사람을 대하는 기본적인 매너를 알고 계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얼굴은 알아도 내 이름은 모르고..

내가 한국인인 것도 몰라서 나를 설명할 때 “그 검은머리 간호사 있잖아..”

이건 아니죠.

 

요즘도 어르신 방에는 자주 들어갑니다.

 

오후에 마사지를 해야 하는 시간에는 내가 일부러 들어갑니다.

하지만 전 같은 그런 마음은 들지 않습니다.

 

마사지를 해 드리고 나오려고 하면 내 손을 잡으시면서 “가지 말고 그냥 계속 여기 있어요.”하시지만, 그것이 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내가 해 드리는 마사지 때문에 그러신 것이니 웃으며 나옵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요양보호사들의 이름을 모릅니다.

 

더 이상 인간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의미일수도 있지만, 자꾸 까먹으시니 포기하시는 것도 있죠. 하지만 그중에 특정 요양보호사의 이름을 부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중에 당신에게 친절했거나 아님 적대적 이였거나 둘 중에 하나죠.

 

특정 어르신은 저를 너무 좋아하시고, 내가 방에 들어가면 얼굴까지 환해지면서 나를 반기시는데, 왜 내 이름은 기억을 못하시는 걸까요?

 

몇 년 된 내 이름은 아직도 모르시는데 일한지 두어 달된 직원의 이름은 단박에 외우시는 어르신.

 

내가 지금 질투를 하는 걸까요?

내가 너무 제 이름을 제대로 불리는 것에 집착하는 걸까요?

 

두어 달된 직원이 나만큼 마사지를 잘 해 준다니 ..

두어 달된 직원의 이름을 단박에 기억할 정도로 마사지가 저보다 훌륭한 모양입니다.

 

오늘은 심히 섭섭한 마음을 여러분께 쏟아놓습니다.

이런 투정은 어디 부릴 때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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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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