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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요양원을 방문하는 이런 자식, 저런 자식

by 프라우지니 2021.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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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참 다양한 사람들의 행동을 보게 됩니다.

 

본다기 보다는

관찰이라는 표현이 맞겠네요.

 

특히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의

자식이나 친척들이 어르신을 방문해서

그분들을 대하는 태도나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많이 관찰하죠.

 

어떤 이는 직원들을 불신하는

눈빛으로 쳐다봅니다.

 

치매 어르신이라 그 분이 말씀하시는 걸

100% 신뢰할 수 없음에도 가끔 와서는

직원들에게 트집을 잡기도 하죠.

 

왜 우리 엄마 팔에 멍이 들었냐?”

 

왜 우리 엄마가 말랐냐?”

 

나이가 들고 피부가 약해지면

살짝만 잡아도 피멍이 들기도 하고,

 

어르신들이 식욕이 없어서

안 드시는 걸 직원들이 입에 마구

음식을 넣을 수는 없습니다.

 

직원들도 조심을 하지만,

어르신들을 이동시키는 과정에

팔에 피멍이 들수도 있고,

 

한 달에 한 번씩 어르신들의 몸무게를 재서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지만

살이 빠지시는 것도 어쩔 수 없죠.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네요.

 

파킨슨 치매라 항상 공격적이시던 할배가

어느 날은 날 붙잡고 우셨습니다.

 

마침 그날 그분의 딸, 아들이 방문을 했었죠.

 

 

할배가 내 손을 잡고는

천사라고 마구 우셨던 이유는

그 날 당신 맘에 흡족한

간병을 받으셨던거죠.

 

그전에는 항상 직원들을

삐딱한 눈으로 쳐다보던 그 할배의 따님이

그날 이후로 날 보는 시선이

달라짐을 느꼈었죠.

 

직원들이 어르신을 대하는 건

사실 한계가 있습니다.

 

돈 받고 일을 하는 직원이니

돈 받은 만큼만 일을 하면 되죠.

 

마음을 다해서 진심으로 어르신을 대해 주면

감사한 일이지만 어르신을 사람이 아닌

자신의 해야하는 일로 대한다고 해도

사실 할말은 없습니다.

 

최소한 자신이 돈을 받은 만큼만

일을 해 준다면 감사.

 

직원은 타인이고,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사람이니 그렇다고 쳐도,

자신이 낳은 자식들에게도 홀대를 받는

어르신을 보면 마음이 참 그렇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자식을 키웠길레,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엄마가

요양원에 계신데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인지!

 

 

 

어떤 아들은 요양원에 사시는 엄마가

하루종일 전화를 하니

너무 귀찮아서 왔다고 했습니다.

 

담배를 연달아 피우시던 80대의 할매.

담배가 떨어지니 호출벨을

1분 단위로 눌러 대십니다.

 

돈을 줄 테니 담배를

사다 달라고 하시는데,

그건 요양보호사가

하는 일도 아니고!

 

요양원 건물 내에 있던

담배 자판기는 이미 오래전에 없어져서

더 이상 담배를 살 수도 없는 상태.

 

할매는 호출벨을 눌러서

직원들을 귀찮게 하는 동시에

그분의 아드님께도 쉴새없이

전화를 하셨나 봅니다.

 

일요일 오후에 할매의 아드님이

짜증이 가득 담긴 얼굴로

요양원에 왔죠.

 

엄마가 쉴새없이 전화를 해대니

안 오고는 못 배길 지경이었나 봅니다.

 

담배 한 보루와 대형 감자칩을

몇 봉지 사 들고

(코로나로 요양원 입장이 안되니)

창문으로 어르신의 물건을 전하러

온 할매의 아드님.

 

 

https://pixabay.com/

 

담배와 대형 감자칩을 받으면서

아드님께 한 말씀 드렸습니다.

 

감자칩 대형(300g) 말고

이왕이면 소 포장(100g)으로

사 오시면 좋을거 같아요.

할매께서 감자칩을 뜯으시면

한 번에 다 드시거든요.”

 

몸무게 100kg이 넘으시는 할매가

대용량 감자칩을 하루에 한 봉지씩

드시니 건강에는

절대 좋을리 없는 간식.

 

나의 말에 아들은 정말이지

당황스러운 답변을 했습니다.

 

감자칩은 큰 거는 3유로인데,

작은 건 2,40유로요."

 

이왕에 사는 거 큰 것을 사야

저렴하다는 이야기인 모양인데,

그건 집에서 자신이 먹을 때

이야기이고, 요양원에 계신 엄마께

사다 드리는 것인데 가격보다

드시는 분의 건강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그 아드님은 사온 물건(담배, 감자칩)

가격을 요양원에 계신 엄마께

받아가지고 갔습니다.

 

어차피 엄마 돈으로 사는 감자칩인데

작은 것이 비싸나 말거나

자신은 상관없는 일은 아닌가요?

 

그걸 보니 참 씁쓸했습니다.

 

요양원에 계신 엄마께

담배나 감자칩을 사다드릴

정도로 여유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엄마는

돈 쓸 일이 없으니

돈을 받아가는 것인지..

 

 

https://pixabay.com/

 

이런 아들도 있었네요.

 

요양원 건물 내에 계신 어르신들은

건물 내에서 셔츠 하나만 입고 계십니다.

 

여름에는 반팔, 그외 계절에는

긴팔 셔츠를 입고 계셔서

밖으로 나가실 때는 계절에 맞는

겉옷을 챙겨 입으셔야 하죠.

 

한여름에도 건물밖을 나서면

겉옷을 입어야 하는데..

 

잠시 건물을 나서다 건물 입구에서

우리 병동의 할매와 할매를 방문한

아드님을 만났습니다.

 

방문객이 와서 할매를 모시고

요양원 앞 공원을 산책하는 건

흔한 일이니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할매의 옷차림이

밖에 나갈 상황은 아닙니다.

 

할매는 건물 내에서 입는

긴팔 셔츠 하나만 입고 계신데,

겨울 패딩 잠바를 챙겨 입은 아들이

홑겹을 입은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고 건물을 나서고 있네요.

 

자신은 두툼한 외투까지 챙겨입어

춥지않지만 셔츠 하나만 입으신 할매는

추울 수 밖에 없는 밖의 날씨.

 

 

 

남의 일이니 그냥 모른체 할수도 있지만,

우리 병동의 할매가 감기에

걸릴수도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마디 했습니다.

 

“K부인 춥지 않으세요?

밖에 나가려면 외투를 입으셔야 하는데..

옆에 아드님이 패딩 잠바를 입으셨으니

추우시면 벗어 달라고 하시면 되겠네요.

그쵸 아드님?”

 

내 말에 아들이 당황을 한 것인지

변명 아닌 변명을 합니다.

 

내가 나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고요.”

 

웃기네, 건물 밖에서 만났는데

뭘 나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여?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간만에

방문한 건 참 칭찬받을 일인데,

엄마를 모시고 산책을 갈 예정이었다면

방에 걸려있는 엄마 외투를 챙겨왔으면

더 좋았을 것을!

 

요양원을 찾아오는

아들의 종류도 참 다양합니다.

 

간만에 와서 엄마가 몇 달 동안 모아놓은

용돈을 털어가는 아들도 있고,

 

자기 돈도 아니고 엄마 돈인데

엄마가 필요한 것을 사다 달라고 하면

제일 좋은 걸로 사다 줘도

나중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면

다 자기 돈이 될 것을,

 

지금부터 아끼는 것인지

제일 싸구려 품질의 제품만

사다 주는 아들도 있죠.

 

 

https://pixabay.com/

 

물론 정말 효자라고 생각이 되는

아들도 있습니다.

 

50대로 보이는 노총각 아들이

매일 엄마를 찾아오는데,

그것이 비정상으로 보이기도 하죠.

 

어디선가 근무를 한다고 하는데

퇴근을 하고 오는 것인지

매일 오후가 되면 와서

엄마랑 두어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갑니다.

 

시시때때로 엄마에게

새 신발이나 옷을 선물하고,

로션들도 비싼 것으로 사들고 오죠.

 

50살이 넘었는데, 마눌도 없고

여친도 없는 노총각이 직장하고

엄마가 있는 요양원을 오가는

삶을 살다가 어느 날 요양원에 사시던

엄마가 돌아가시면 그 다음은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어갈 것인지?

 

나중에 엄마가 돌아가시면

저 아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싶을 정도죠.

 

 

https://pixabay.com/

 

요양원에 자주 방문하는 사람들이

자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

 

가족 관계를 모를 때는 부인인가 싶었던

여자분이 매일 찾아오는 럭셔리 할배.

 

병원에 잠시 입원하셨을 때

할배 방에 뭘 갖다 놓으러 갔다가

방에 걸려있는 할배의 옷을

무심코 보게 됐죠.

 

방에서는 질감이 좋은 하얀 반팔 셔츠만

입으시니 보지 못했던 것인데,

계절이 바뀌니 내놓으신 것인지..

 

조르지오 아르마니 패딩에,

랄프로렌 조끼!

 

병원에서 퇴원하시는 날,

뭘 하시느라 지갑을 꺼내시는데

삐쳐 나온 건 백 유로짜리 지폐 몇 개.

 

그날 오후에 근무 회의를 하면서

퇴원하신 할배에 대해서 내가 했던 말.

 

그 할배 완전 럭셔리 하시던데,

우리 요양원 어르신 중에

조르지오 아르마니 패딩

입으시는 분은 그분 뿐일껄?”

 

나의 말에 나보다 더 할배를

잘 아는 직원이 한마디 합니다.

 

그 할배 자식이 없잖아.

그런데 재산은 꽤 있나봐.

그 할배는 취미도 고급이야.

예전에는 오페라, 음악회

그런거만 다니셨다고 하더라,

하긴 자식도 없으니

돈 쓸 일이 뭐가 있겠어?

그런 취미나 즐기시는 거지.

지금도 방에서 클래식 음악

CD 로 들으시더라.”

 

매일 오후에 찾아오시는 건

그 할배 부인이야?”

 

 

 

뭔 부인?

그 할배 부인은 돌아가셨어.”

 

? 그럼 매일 오후에 찾아오는

60대 할매는 누구야?”

 

그 할배 조카잖아.”

 

왜 조카가 매일 찾아오는 건데?”

 

그 할배 돈이 많으신가봐,

그러니 열심히 와서 잘 보이려는 거지.”

 

어차피 친척이 없다면

할배가 돌아가시면 조카에게

유산이 돌아 올텐데 왜 그렇게 매일 와서

정성을 들이나 했었는데..

 

할배가 갑자기 자기의 전재산을

어딘가에 기부를 해 버린다면?

 

(물론 이런 일이 현실이 되는 일은 드물지만)

 

당신에게 친절했던 요양원 직원에게

유산을 남긴다면?

 

이렇게 되면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어 버리는거죠.

 

그래서 할배의 여조카는 매일

오후에 와서 자신의 삼촌 바지를

벗겨드리고 침대에 들어가시는

일을 도와드리는 모양입니다.

 

길어봐야 한 10분정도 머물지만

그래도 매일 찾아오는

정성을 들이고 있죠.

 

이런 저런 상황을 보면

역시 죽을 때까지 재산을 손에

꼭 쥐고 있어야 자식들에게 대우를 받고,

방문을 받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머무는 곳, 요양원!

 

그곳에 자신의 부모가 사시는 동안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양원은 하늘로 가는 길에 있는

마지막 정차역 같은 곳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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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오스트리아 요양원 시설입니다.

 

https://youtu.be/koLyrjTPW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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