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을 많이 한, 혹은 살면서
많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잘 쓰는 표현.
“산전, 수전, 공중 전”
살아오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었고,
그만큼 경험도 많다는 이야기죠.
하지만 아무리 살아온 세월이 길고,
온갖 경험을 다 겪었다고 해도 자신이 모르는 것,
모르는 세계는 존재합니다.
50대 중년 여성인 나에게도
낯선 것은 군대 이야기.
나도 군대에 보낸 사람들은 꽤 됩니다.
군대에 간 (내가 일방적으로 좋아했던)
교회 오빠한테 위문 편지도 1년이상 써봤고,
아는 오빠의 친구라는 군인을 소개 받아서
그 오빠가 제대 할 때까지 편지를
주고받는 펜팔도 했었지요.
강원도 철원(인가?)에서 군생활을 했던
나의 펜팔 오빠는 그곳에서 잡았다는 손바닥 크기의
나비를 코팅해서 나에게 보내주기도 했었죠.
아는 오빠의 친구라 만나려고 했다면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는 실제로 얼굴 한번 보지 않고,
편지를 주고 받았고, 그 오빠가 제대한 후에도
잠실에 산다는 그 오빠와 편지만 주고 받았었는데..
어느 순간 흐지부지 끝났습니다.
“사랑”을 이야기 하던 사이가 아니라
서로의 일상 이야기를 편지로 주고 받다 보니
서로가 바빠져서 연락이 끊어진 거 같네요.
그후로 남친을 군대에도 보내 봤고,
남사친이 군대에 있는 3년동안
변함없이 편지를 보내주는
여사친인 적도 있었습니다.
내 남사친이 언젠가 군대에 있는 동안
내가 보냈던 편지들에 대해서
“나중에 나에게 갚아야 할 은혜”라는
표현을 쓰더라구요.
군대에 가있는 내 친구에게 보냈던
편지가 그 당시 그 친구에게는
참 큰 힘이 되었었나 봅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은 군복을 입은
청년들을 보면서 내 나이를 느끼죠.
어릴 때는 “군인 아저씨”였던 군인이,
나이가 들면서 내 연인, 친구인 적도 있었고,
지금은 (내 자식은 없지만) 아들같이 느껴집니다.
아줌마인 내가 나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군대 이야기”을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잘생긴 “배우”가 나오니 볼 생각을 했던 것인지
아님 “볼만한 드라마”라는 추천을 해서
보게 된 것인지..
일단 궁금한 마음에 클릭을 하게 됐고,
그후로 마지막 회까지 쉼없이 봤습니다.
내가 그동안 들었던 군대 이야기보다
조금 더 깊은 이야기라 나에게는
조금 놀라운 것들도 있었습니다.
군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는 그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알지 못하죠.
나름 적나라하게 파헤쳤다는 군대 이야기를
우리나라 방송국이었다면 해내지 못했을거라는
기사도 어딘가에서 읽었습니다.
“넥플릭스여서 만들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나?”
예전에는 이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더 잔인해져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예전에도
후임을 지능적으로 괴롭히는 선임은 존재했던 것인지
여자인 나는 알 길이 없지만..
자신이 강하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고, 괴롭히는 건 하면 안되는데,
“한치 앞도 모르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 이건만..”
내가 타인에게 준 상처보다 더 큰 상처를
내가 입을 수 있다는 건 생각을
안하고 사는 것인지..
D.P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
“넥플릭스가 요양원 이야기도 이런 드라마로 풀어냈으면 좋겠다.”
드라마 제목 이름은
“사랑이 꽃피는 요양원”?
요양원에는 별의별 사건들이 일어납니다.
뉴스에 나오는 사건들이 모든 요양원에서
일어나는 현실은 아니지만,
그런 일이 안 일어난다고
확신을 하지는 못하죠.
http://jinny1970.tistory.com/2625
요양원에는 참 다양한 성격이
직원들이 근무를 합니다.
천사처럼 하루 종일 웃으면서
친절하게 어르신을 대하는 직원들이
정말 있습니다.
이런 직원들을 보면
“나중에 복 받겠다” 싶지만,
“그러다 너 나중에 천벌 받아”내지는
“나중에 너도 늙으면 딱 너 같은 직원한테
당해봐라”싶은 직원도 있습니다.
우리 병동에 천사 같은 직원만
근무를 하면 좋겠지만,
직원이 번갈아 가면서 근무에 들어오니
어떤 날은 천사들만 만나고,
어떤 날은 악마들만 만날 수도 있는 것이
요양원 어르신의 상황.
참 다양한 직원들 만큼이나 다양한
캐릭터의 어르신들도 존재합니다.
정신도 멀쩡하시고 사지도 멀쩡하셔서
혼자 씻고, 먹고, 활동하시니
모든 것이 자유로우신 분인데,
뭐가 그리 불만이신지 복도에 몇 분이
모이시면 요양원에 대한 불평을 하시고!
같은 병동에 사시는 또 다른
할매들을 욕하기도 하시고, 병동에 근무하는
직원들 뒷담화도 곧잘 하십니다.
이제 하늘 가실 날이 멀지 않으신 분들인데
어찌 저리 마음을 고약하게 쓰실까?
싶지만, 죽을 때가 되었다고 해서
인간이 착 해지는 건 아니죠.
http://jinny1970.tistory.com/3048
노년의 요양원이라 “사랑”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 거 같지만,
이곳에서도 새로운 사랑은 피어납니다.
새로온 할배가 이미 다른 할배와
연인관계였던 할매를 빼앗기도 하고,
새로 온 할매가 요양원에 사시던 할배랑
첫눈에 반해서 서로 마주보면
눈에서 꿀 떨어지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하죠.
인간의 사랑이 치매도 뛰어넘는다는 것도 알게 됐죠.
착한 치매라고 불리는 긍정적인
태도로 일상을 사시는 할매.
뭘 해드려도 웃으면서 “감사합니다.”
직원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
직원이 할매께 접근하면
“내가 일을 만들어서 당신을 번거롭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사과까지 하시죠.
“당신은 도움이 필요하셔서 이곳에
사시는 것이니 직원들이 도움이 당연한 거다”해도
“그래도 미안하고 고맙다”하시는 분들이 계신가 하면!
기저귀 갈아드리려는 직원들을 할퀴고,
꼬집고, 침 뱉고 물어뜯기까지 하시는
할매도 계시고, 직원들을 때리는
거구의 할배도 계시죠.
할배들은 거기에 성추행도 추가하십니다.
치매 걸린 할배가 함께 침대로 가자고
내 손을 끄는 건 그나마 귀여운 행동인 경우고,
직원이 일하는 내내 직원의 가슴을
뚫어지게 보는 경우도 있고,
하지 말라는 데도 팔뚝을 쓰다듬고,
두 손으로 가슴을 움켜지는 시늉을 하기도 하죠.
내가 모시기 힘들어서 요양원에 맡긴 내 부모.
“나는 돈을 낼 만큼 내고 있으니
요양원에서는 내 부모를 VIP로
모시고 있겠지..”하는 경우도 있겠고!
“저렴한 요양원이라 수준 이하(?)로
내 부모를 대하는 걸 알지만 지금 나에게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라..”하는 경우도 있겠죠.
내가 지불한 비싼 비용만큼만
내 부모를 대해주면 좋겠지만,
안 그런 경우도 있고,
저렴한 요양원이지만 참 괜찮은 직원들이 있어
내 부모가 정성스런 대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어르신을 대하는
직원들이 월급을 많이 준다고
더 친절해지는 건 아니거든요.
실제로 내 동료들 중에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기 싫은 일이지만,
월급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월급을 위해서 일을 하기는 하지만
마음을 담아서 일하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이런 직원들은 근무하는 태도에서
벌써 차이가 납니다.
요양원에 부모를 맡겨 놓기는 했지만,
요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전혀 모르는
일반인들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양원 이야기가
드라마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들은
공감 할 수 있고, 가끔 요양원에 방문해서는
“내 부모를 개떡같이 대하는 요양보호사” 라고
곱지 않는 시선으로 직원들을 쳐다보는
어르신들의 보호자들을 계몽 할 수 있는 드라마.
직원이 돌봐 드려야 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보니 뭔가를 해 드리고 싶어도 그럴
시간적 여유가 안되는 현실이 있고!
나는 정성껏 어르신을 돌봐 드린다고
노력을 했음에도 나를 째려보는 보호자들의
매서운 시선을 피할 수 없는 시간들도 있고!
마음으로 일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시간만 때우고 가려고 성의없이
일하는 직원들도 있고!
조금만 부딪혀도 골절이 되는 늙은
내 부모의 몸뚱이를 (인간이 아닌) 물건처럼
취급하다가 뼈를 부려뜨려 병원으로
보내버리는 직원도 있습니다.
진상 직원도 있고, 진상 어르신도 있고,
진상 보호자들도 있지만!
정말로 내 부모를 자신의 부모처럼
대하고 섬기는 직원도 있고,
요양원에 사시지만 자신이 처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어르신들도 계시고,
내가 모시기 힘들어 요양원에 맡긴
내 부모를 돌봐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보호자들도 있죠.
요양원을 배경으로 여러 에피소드의
드라마가 그곳의 현실이나 일어날수 있는
일들을 보여준다면 요양원에 부모를 맡긴
보호자들은 그곳의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막연하게나마 “내가 모시기 힘드니 나중에
연세가 드시면 요양원에 내 부모를 모셔야지” 했던
사람들도 요양원에서 일어나는 또는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드라마로 보게 된다면
다시 한번 “내 부모 요양원 모시기”에 대해서
생각해 수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죠.
나에게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엄마, 내 아빠인데, 내 부모가 타인에게
인간이 아닌 물건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현실을 알게 된다면.
내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시는 것에 대해서
한번쯤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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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제가 근무하는 모습입니다.
출근하면 퇴근까지 10시간을 부지런히 다니면서
12분의 어르신을 모셔야 하는 층에서의 근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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