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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고인이 남긴 물건을 대하는 오스트리아인의 자세,

by 프라우지니 2021.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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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그 사람을 물건은 대부분 태우죠.

 

죽은 사람의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죽은 영혼이 그곳에 깃들 수 있다고도 하고,

 

죽은 사람이 평소에 좋아하던 물건들을

가지고 마음 편히 떠날 수 있게

해 준다는 의미인 것도 같고..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는

죽은 사람의 물건도 다 재활용합니다.

 

고인의 옷들은 다 기부가 되어서

중고가게에서 가격 명찰을 달고

나가서 새 삶을 시작하죠.

 

 

 

요양원에 사시던 분이 돌아가시면

그분이 사시던 방의 가구나 옷가지등의

짐들은 그분의 가족이 와서 다가지고

가는 것이 규정이지만,

 

그런 일을 할만한 사람이 없는 경우는

요양원에서 처리를 하기도 합니다.

 

쓸만한 가구라면 복도에 다른 분들이

앉으실 수 있게 내놓기도 하고,

고가의 도자기 같은 건

데코용으로 쓰이죠.

 

그리고 고인이 입으시던 옷들은

다 수거해서 한곳에 모아둡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 가운데

돈이 없어서 옷을 못 사시는 분에게

그 분에게 맞는 사이즈의 옷을 드리는 용도죠.

 

사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에게도

한달에 얼마씩 (연금 액의 20%정도) 용돈이

지급되는 걸로 알고있습니다만,

그분의 통장을 누가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본인이 그 돈을 쓸 수도 있고,

아예 돈에 손을 못 대는 경우도 있죠.

 

- 대부분은 자식이 그 통장을 관리하니

본인은 돈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옷이야 고인이 남기고 간 것을 재활용하는

용도이고, 또 없는 분들에게 나눠드리는

용도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내가 이번에 만난 건 전혀 다른 종류!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고인이 남긴 식료품을 먹어 치운다?

 

 

 

 

휴식시간에 간식을 먹으러 들어갔던

사무실에서 본 인스턴트 스프.

 

보통 직원들에게 선물로 들어오는 것은

초콜릿 종류인데 테이블 위에는

뜬금없는 인스턴트 스프.

 

이건 누군가가 직원들 먹으라고

선물로 주는 종류는 아닌데..”

 

싶은 마음에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건 최근에 돌아가신 분의 방에 있던 것.

 

와상 환자였던 분은 스프를 좋아하시는지

그분 방에 여러 종류의

인스턴트 스프가 있었죠.

 

암 말기라고 들었었는데..

 

상태가 좋지 않아서 병원으로 가셨다가

그곳에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고,

고인의 가족들이 와서 그 분 방의 짐을

다 빼 갔는데, 그분이 자주 드셨던 인스턴트 스프는

직원들 먹으라고 두고 간 모양입니다.

 

 

오고 가며 인스턴트 스프를 보면서도

나는 그것을 먹을 생각을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음식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고인이 평소에 좋아하셨던 음식이라

그분의 영혼이 놓고 가신 스프를 찾으러

오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그리고 만난 건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

 

요양원내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공지사항을 적어놓는 노트에 청소부가

친절하게 적어 놓은 메모.

 

냉장고에 레드불이 있으니

마시고 싶은 사람은 마실 것!”

 

에너지 드링크로 종류가 다양해서

저렴한 건 30센트에 캔 하나를 살수도 있지만,

인지도 있는 레드불저렴이보다

5배 비싼 1,50유로 정도죠.

 

에너지 드링크 중독인지 일하는 내내

에너지 드링크를 달고 사는

동료가 몇 있기는 한데,

비싼 레드불 마실 형편은 안되는지

대부분은 저렴이들을 마시죠.

 

저렴이를 마시는 동료들에게는

비싼 레드불을 맘대로 마실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죠.

 

냉장고에는 20여개가 넘는 레드불이

있었는데, 단 이틀만에 레드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누가 비싼 레드불을 이렇게나

많이 준 것일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나의 의문은 동료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풀렸습니다.

 

 

 

지층에 사시던 M씨가 돌아가시고

그 방에 남아있던 레드불은

다 직원 차지가 된거죠.

 

나야 어차피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지 않으니 냉장고에 쌓여 있어도

손을 대지 않았겠지만,

그것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출처를 알고 나니 살짝 겁도 났습니다.

 

이게 웬 횡재냐? 하는 마음으로 비싼 음료를

흔쾌히 마시는 동료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

 

고인이 평소에 좋아하던 음료를,

고인이 남기고 간 음료를

마시면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까?”

 

고인의 물건은 가능한 태워서

고인과 함께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와는 달리

 

고인이 남긴 물건들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던가 기부를 해서 재활용도 할 수

있게 하는 이곳의 사람들과의 차이가

문화에서 오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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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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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뚱맞은 할슈타트 카약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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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 Favicon of https://what-do-you-like.tistory.com BlogIcon 우리상희 2021.12.01 01:50 신고

    저도 불쌍한 분들 드리고 그랬었어요 먹는건 예의상.. 안 먹었어요 그냥 ^^
    답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21.12.02 07:34 신고

      고인이 애착을 심하게 갖고 계신 물건이 아니라면 상희님처럼 조금 어려운 분들에게 나눠드리는것도 나쁘지는 않죠.^^

  •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 2021.12.01 11:19 신고

    오 정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군요. 우리 나라 사고와 다르긴 합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gi8park.tistory.com BlogIcon 청품 2021.12.02 17:37 신고

    문화가 다르네요~! 전 어머니께서 아끼시던 예쁜 찻잔 집에 있어요! 어머니가 연명치료 받으시면서 고생하셨어요! 욕창도 생기셔서~
    물건정리하다 보니 고급스런 찻잔이 있어
    챙겼는데 연명치료 가시기전 핸드백등 물건을
    정리해두셨더라구요! 그때 동생과 울었습니다!
    답글

  • 익명 2021.12.02 17:4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2021.12.02 21:51 신고

      유럽의 묘지는 월세를 못 내면 자리를 빼야합니다. 보통은 10년단위로 세를 내야 하는데, 세를 내줄 후손이 없다면 묘지 자리를 빼고, 그 자리를 새로 세 주는거죠. 돈을 낼 후손이 없다는 의미는 그 묘를 파내도 가져갈 사람이 없다는 의미이니 공동묘지에서 알아서 처리를 하게 되겠지요. 오스트리아도 요새는 화장을 해서 유골함만 매장하는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묘지 하나에 한 가족들이 다 들어갈 수 있죠. 단, 묘지세를 못내면 언제든지 파해쳐질수 있다는 단점은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