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요일.

남편이 출근하는 월~금요일은 마눌도 6시에 일어나서 남편의 아침과 점심을 챙기죠.

근무가 없는 날도 6시에 일어나는 일과이지만 마눌도 출근하는 날은 조금 더 바빠집니다.

 

오늘은 우리부부가 둘 다 출근하는 날.

 

마눌의 근무가 7시부터 시작이면 최소한 6시 30분에는 집에서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이른 출근을 할 때면 남편의 아침과 점심 도시락을 전날 저녁에 챙겨놔야 하죠.

 

하지만 오늘 근무는 7시 30분 시작이라 느긋하게 6시에 일어나서 남편의 아침, 점심을 챙겨서 출근시키고 나도 여유롭게 출근하려고 했었는데..

 

남편이 마눌을 흔들어 깨운 시간 오전 8시.

우째 이런 일이...^^;

 

평소에는 오전 6시가 되기 전에 방안을 빵빵하게 울리는 라디오 알람이 오늘은 꺼져있었고,

내 핸드폰 알람은 아예 맞춰놓지도 않은 상태로 주방에 있었죠. ㅠㅠ

 

가끔 근무시간에 출근을 안 하면 요양원에서 전화를 해 오기도 하는데..

전화가 주방에 있어서 받을 수도 없었지만 확인해 보니 전화가 오지도 않았네요.

 

정말로 직장에서 출근 안 했다고 전화가 오냐구요?

 

지난번에 한번 왔더라구요.

그날 근무가 오후라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오전 중에 전화를 해 온 간호사가 하는 말.

 

“너 왜 아직까지 출근 안 해?”

“나 오늘 오후 근무인데?”

“엥? 그래?”

“응.”

“나는 네 이름이 있길레 하루종일 근무인줄 알고...미안해!”

“괜찮아. 이따 오후에 출근 할테니 걱정 말고!!!”

 

오늘은 핸드폰을 확인 해 보니 일단 전화는 안 왔습니다.

 

일어난 현재시간 8시.

오늘 나의 예정 출근시간은 7시 30분!

 

 

 

벌써 30분이 늦은 상황.

 

눈뜨자 마자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요양원에 전화 하는 일.

내가 전화를 찾기 전에 남편도 “얼른 전화해!”라고 외쳤습니다.^^;

 

남편은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있지 않아서 아무 때나 출근을 해도 되지만..

마눌은 정해진 근무시간이 있으니 늦잠을 자서 난처한 건 마눌!!!

 

요양원에 전화를 해서는 자수했습니다.

“나 오늘 늦잠 잤어. 지금 방금 일어났거든. 30분 내에 갈께!”

 

자전거타고 출퇴근하는 내가 “버스가 안 와서”이런 거짓말을 통하지 않죠.

 

마눌이 세수하고 얼굴에 로션 찍어 바르는 동안 남편은 후딱 자기 도시락을 챙깁니다.

아침은 늦잠을 잤으니 건너뛴다고 해도 점심은 먹어야 하니 도시락이 급했나 봅니다.

 

점심에 먹을 샌드위치를 만드는 남편에게 과일 몇 가지랑 어제 통에 담아놨던 야채를 얼른 내줬습니다.

 

나는 옷을 주워 입고 후딱 나갈 채비를 하는데 덩달아 분주하게 도시락을 싸던 남편이 한마디.

 

“내가 데려다 줄게, 나가서 자전거 얼른 차에 실어.”

“아니야, 나는 그냥 자전거타고 갈게.”

“차타고 가는 것이 빠르니 내말대로 해.”

 

남편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으니 늦게 출근한다고 뭐라고 할 사람이 없는데..

서둘러 출근하는 마눌 데려다주려고 남편도 덩달아 도시락을 싸며 부산을 떨었나봅니다.

 

유럽의 가을은 안개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안개가 자욱해서 시야가 좁고, 거기에 티 안 나게 (안개)비가 내리니 거리도 젖었고..

 

이래저래 조심해서 자전거를 타고 가야하는데..

급하게 출근하려면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죠.

 

큰길에 세워주면 요양원까지 100m달리기로 가겠다고 하는데도 마눌을 요양원 앞까지 데려다주고 간 남편 덕에 저는 8시 30분전에 요양원의 출근 도장을 찍었습니다.^^

 

평소에는 20분씩 먼저 출근하는데도 정시 출근으로 시간이 찍히는 내 직장.

 

지난번에 출근이 5분정도 늦었는데, 딱 그 시간이 비어 있더라구요.

그날은 10시간 근무가 아닌 9시간 55분으로 근무한 걸로 처리가 됐습니다.

 

일찍 오는 건 상관이 없지만, 늦게 오는 건 바로 지각처리가 되는 거죠.

그래서 출근도장을 찍는 시간이 엄청 중요합니다.^^

 

오늘 늦게 출근했으니 그만큼 늦게 퇴근할까 싶어서 병동책임자에게 말해봤지만..

“그냥 정시에 퇴근하라”고 해서 저는 오늘 10시간이 아닌 9시간 근무만 했습니다.

 

병동책임자가 출,퇴근 시간을 변경해주면 지각이 아닌 다른 근무를 한 것으로 처리가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그걸 노렸는데..결국 오늘은 그냥 9시간 근무한 것으로 처리.^^;

 

늦은 출근을 했지만, 오늘 하루도 즐겁고 신나게 근무를 했습니다.

많이 웃고, 이 방 저 방 찾아다니면서 말이죠.

 

준비 철저한 남편의 어떤 이유에서 월~금요일 6시 알람을 꺼놨었는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내가 출근하는 날 만큼은 내 스마트폰 알람을 꼭 켜놓을 생각입니다.

 

다른 직원이 “늦잠자서 지각을 했다.”하면 “그런가부다”하는데..

내가 다른 직원에게 “늦잠자서 지각하는 동료직원”으로 찍히는 건 싫거든요.^^

 

 

 

나란히 늦잠을 잤지만, 신속하게 마눌의 직장까지 데려다준 남편에게 오늘은 감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마눌보다 먼저 퇴근해서 맛있는 파프리카 스프를 끓여놓은 남편.

 

물론 자신이 먹으려고 만든 스프지만, 오늘은 마눌을 배려한 간 맞춤.

 

보통은 엄청 짜게 간을 하는 남편인데,

오늘은 마눌의 입에 맞게 싱거운 간을 했습니다.

(자기가 먹는 스프에는 소금을 들어 부어서 간을 맞추죠.^^;)

 

같이 지각하는 처지지만 마눌을 배려해서 차로 데려다 준 남편.

같이 지각한 처지지만 먼저 퇴근해서 마눌을 위하나 저녁까지 해놓은 남편.

 

평소에는 웬수가 따로 없는 인간형(=빵점남편???)인데..

오늘 하루는 정말 100점짜리 남편입니다.^^

 

오늘이 가기전에 “고맙다”는 표현을 꼭 해야겠습니다.^^

고마워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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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17 00:0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10.17 00:16 신고 ADDR EDIT/DEL REPLY

    ㅋㅋ 그런날이 있어요. 알람이 진짜 안켜진건지 못들은건지..ㅋ 저도 예전엔 몸이 아파서~~~ ㅎ 이랬는데 이젠.. 지각합니다~~ 당당하게 말해욤

  • 2019.10.17 03:02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17 19:31 신고 EDIT/DEL

      어? 저를 잘 모르시는 모양입니다. 철저한건 남편이고 저는 "작심삼일", "무계획","대충얼렁뚱땅"으로 살아가는 아낙입니다. 물론 남편이랑 살면서 많이 배우기는 했지만 천성이 별로 계획성이 없죠. ^^;

  • 호호맘 2019.10.17 20:51 ADDR EDIT/DEL REPLY

    병동 책임자가 한시간 더 늦게 퇴근을 허락하지 않았다니 섭섭하기도
    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신나게 근무 하셨다니 지니님의 무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문제나 위기가 닥쳤을때 남편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의지가 되는지 우린 알게 되지요.
    시아버님일엔 든든한 아들로 지니님일엔 배려 깊은 남편으로 참 이쁜 남편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17 21:18 신고 EDIT/DEL

      늦게 출근했으니 10시간 채우려면 당연히 한시간정도 더 근무해야 했는데, 정시 퇴근하라니 감사했죠. ^^ 남편은 행동은 예쁜데 입으로 다 까먹는 인간형입니다. 잔소리로 마눌의 속을 훌러덩 뒤집죠. ㅠㅠ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10.18 03:22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남편분이 자상해서 좋으실 것 같습니다.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19 04:42 신고 EDIT/DEL

      자상할때는 자상한데, 잔소리를 시작하면 대마왕수준이라.."내가 결혼을 잘했다."와 "내가 미쳤지 왜 결혼했을까?"을 오락가락합니다. ^^

  • Favicon of https://rich-smile.tistory.com BlogIcon 부자미소 2019.10.19 09:50 신고 ADDR EDIT/DEL REPLY

    자상한 남편분..이라하고싶었는데 댓글보니ㅋㅋ요기한분더계셔요~ 자상한데 잔소리대마왕이죠ㅠㅠㅋㅋㅋ잘보고갑니다^^

 

 

같이 근무하던 직원 하나가 요양원을 떠나게 됐습니다.

 

아들 하나를 데리고 살던 서른 살 터키 아낙, N이 최근에 부모님이 사시는 쪽으로 이사를 하면서 출퇴근할 때 2시간이나 걸려서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때 지나가는 말로 그녀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럼 그 근처에 있는 요양원을 알아보면 되겠네.”

 

일 하려고 차를 1시간씩이 타고 오는 건 조금 아닌 거 같았거든요.

요양원은 동네마다 하나씩 있고, 어디든 직원은 필요한 상태이니 취업은 바로 될 테고!

 

우리 요양원은 오스트리아 연방주에 속한 요양원으로 지점10여개 중에 하나입니다.

 

다른 지역에도 우리 요양원과 같은 본사를 둔 요양원이 있어서,

굳이 퇴직을 하지 않고 요양원 지점만 옮겨가는 방법도 있죠.

 

근처에 부모님이 계시면 아이를 맡길 수도 있고, 여러모로 편해서 이사를 가기는 했는데..

출근하는 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그녀는 결국 우리 요양원을 떠납니다.

 

나처럼 주 20시간 일하는 직원이라 받는 월급도 많지 않은데..

출퇴근 2시간 하면서 지출해야 하는 기름 값도 부담이 됐지 싶습니다.

 

 

 

그녀는 부업으로 “허벌라이프” 판매를 하는데, 터키사람들에게는 아주 인기가 있는 것인지.. 그녀는 부업으로도 꽤 돈을 벌어들인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직원에도 허벌라이프에서 나오는 쉐이크를 판매하고,

나에게도 제품을 이야기하기도 했었네요.

 

나도 이 회사를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 갔다가 사촌오빠가 밥 사준다고 해서 갔다가 얼떨결에 ‘강의’라는 걸 들었었죠.

 

궁금하신 분은 읽어보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372

사촌오빠의 “피라미드 회사”로의 초대

 

그녀의 페이스북에는 그녀가 허벌라이프에서 하는 행사도 열심히 다니고,

아주 섹시한 모습으로 허벌라이프 제품을 들고 포즈도 취하고 있는디..

 

같이 근무할 때 보면 그녀는 그리 날씬하지 않습니다.

나처럼 옆구리 살도 접히고, 몸매 관리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는 아낙이죠.

 

그녀가 나에게 제품을 팔려고 시도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 허벌라이프 알아, 한국에서는 여기 회원가입하려면 물건 6백만원어치 사야한다고 하던데..”

“여기는 아니야, 물건 안사도 바로 가입이 돼!”

 

그녀가 말하는 그 “가입”이 판매를 목적으로 도매가격으로 살수 있다는 조건이 된다는 것인지는 관심이 없어서 묻지 않았습니다.

 

계속 말을 했다가는 아침에 먹는 십몇만원 한다는 쉐이크를 나에게 안길 거 같아서 말이죠.

 

그렇게 요양보호사 주 20시간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허벌라이프” 판매하면서 살고 있던 그녀.

 

그녀도 나처럼 실습생으로 우리 요양원에 들어와서 직업교육을 마치고 정직원으로 근무를 했죠.

 

내가 실습생으로 처음 요양원에 들어왔을 때, 그녀는 직업교육이 끝나가고 있는 실습생이었으니.. 그녀는 실습생 기간 2년을 포함해서 총 5년 5개월을 근무했답니다.

 

그렇게 따지다 보니 나는 내년 2월이면 딱 5년이 되네요.

실습 2년에 정직원 3년으로 말이죠.^^

 

 

 

오늘은 두어 달에 한 번씩 있는 직원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9월까지 근무한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오늘 회의에 그녀도 왔네요.

“그런가 부다”했었는데..

 

그녀는 직원들이 다 모이는 회의에 작별인사를 하려고 일부러 참석했답니다.

근무는 9월까지지만 나머지 기간은 휴가를 냈으니 이제 더 이상 근무는 없는 모양입니다.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에서는 퇴직을 할 때 정해진 날까지 근무하는 대신에,

쓰지 않는 휴가를 이용합니다.

 

9월30일까지 근무를 한다고 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휴가를 이 기간에 쓰는 거죠.

 

휴가가 4주 있다면 9월 한 달을 다 휴가처리 해버리면 실제로는 8월말까지만 일하면 되고, 남은 휴가가 2주라면 9월 둘째 주까지만 일하면 되는 거죠.

 

작별인사를 하면서 그녀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러면서 떠나게 되는 서운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너희들은 직장동료이면서 내가 힘들 때 옆에서 힘이 되어줬던 사람들이야.”

 

뭔 힘? 네가 자궁외 임신 했을 때 동네방네 소문내고 네 뒷담화 했던 거?

그녀는 나와는 다르게 동료들을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동료들과 마음을 나누고 사생활까지 훌러덩 털어놓고 지냈던 모양인지..

 

그녀가 나에게도 그녀의 이야기를 한 적은 있습니다.

 

그녀에게 역시 남자는 자신과 같은 문화를 가진 터키남자가 최고라는 이야기도 했었고,

자궁외 임신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네요.

 

하지만 사생활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마음을 나눈다는 의미는 아니죠.

 

나도 최근에 그만둘 뻔 한 기회가 있었지만, 나는 그녀처럼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앗싸라~ 이제는 더 이상 일 안해도 되고, 진상 동료들 안 봐도 된다~”

 

이런 마음에 신이 났었습니다.

 

물론 나를 챙겨주고 잘해준 직원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내 맘을 나눠준 적은 없거든요.

 

나는 직장에서 개인적인 대화는 잘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물어보면 대답을 하는 정도지 먼저 내 신상에 대한 이야기는 안합니다.

 

사실 근무할 때는 모여앉아 수다를 떨 시간이 없습니다.

그럴 시간에 한번이라도 더 어르신 방을 찾아다니는 것이 낫죠.

 

오늘 곰곰이 생각 해 보니 나는 동료들에게 내 마을을 열지 않은 거 같습니다.

마음을 열지 않았으니 특별히 친한 사람도 없고, 그러니 통곡 할 정도로 슬프지 않은 거죠.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나는 N처럼 독일어가 모국어 수준이 아닌 외국인이라 그녀 같지 않은 걸꺼라고..”

 

모르죠, 나도 동료들의 사투리를 다 이해하는 수준의 독일어를 구사했다면,

동료들과 밖에서도 만나고 내 고민도 털어놓는 그런 친구가 가능할지도!

 

동료들이 사투리 할 때 나는 알아듣지 못하니 사오정이 되고,

가끔은 내가 왕따라는 걸 나도 느끼니 말이죠.

 

하긴, 나에게는 친구기능을 하는 여러분이 계시니 나는 친구가 필요 없네요.

 

오늘 통곡하는 N를 보면서 나도 눈물이 찔끔 났고, 30여명이 넘는 직원들 하나하나 안아주는 그녀를 보면서, 또 그녀를 안아주는 직원들이 태도를 보면서 그들이 내가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른 감정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들의 행동으로 보아서 그들은 정말로 마음을 주고 받은 듯이 보였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오스트리아 사람은 “일본인 기질”이 있어서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곧잘 하지만 말이죠.

 

이곳에 살면서 제가 변해가는 모양입니다.

 

참 정이 많고, 마음도 잘 주고, 잘 울고 그랬던 나인데..

이곳 사람들에게는 정도 마음도 주지 않고 있는 모양입니다.

 

오늘 저도 몰랐던 저를 알게 되네요.

 

그렇다고 슬픈 건 아닙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나면 친구도 되고 마음도 나누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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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뜬금없는 영상하나 업어왔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한국쌀을 구하기는 쉽지않지만, 그나마 비슷한건 찾을수 있죠.

제가 애용하는 쌀은 바로 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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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8 00:00
  •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10.08 05:18 신고 ADDR EDIT/DEL REPLY

    타인을 아니면 상대방을 통해서
    나를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더불어 사는 거겠죠...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10.08 13:52 신고 ADDR EDIT/DEL REPLY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많이 배우게 됩니다. 나는 당연히 이쪽인데 다른 사람들은 저쪽인게.. 앗! 하기도 하니까요

  • 2019.10.09 06:18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9 19:24 신고 EDIT/DEL

      아빠 수술은 잘하셨습니다. 오늘 오전에도 병원에 다녀왔어요. 아빠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계속하시는것이 누군가 옆에 있으시면..싶은거 같더라구요. 엄마가 오후에 가신다고 해서 후딱 사과파이 만들고 있습니다.^^

  • 호호맘 2019.10.09 16:10 ADDR EDIT/DEL REPLY

    저도 오랜시간 직장생활을 해 왔지만 늘 느끼는건
    직장 동료는 동료일뿐 친구가 될수 는 없다 입니다.
    친구로 다가가면 언젠가는 상처를 받게 되더라는 겁니다
    기대치가 달라서 그런거겠죠
    그래서 저도 누군가 같이 일하다 떠나가도 슬퍼 해 본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9 19:25 신고 EDIT/DEL

      나는 슬픈건 아니었는데, 떠나가는 직원이 펑펑우니 나도 덩달아서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정말로 정이 많이 들어서 떠나기 싫어하는 그녀의 감정이 전달됐던 모양이에요. 저또한 말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내 일터에서 내 친구를 만들생각은 안하고 있습니다. ^^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의료보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종류.

 

대부분의 오스트리아의 회사원들은 GKK라는 의료보험을 사용하지만..

농부, OEBB외베베(오스트리아 철도청), 개인사업자등은 다른 종류를 사용합니다.

 

의사를 만나도 직접 지불하는 돈이 없는 GKK와는 달리,

다른 보험들은 의사를 만나면 영수금액의 10%~20%를 개인이 부담해야 하죠.

 

연방 주정부의 계약직 직원인 내가 사용하는 의료보험도 GKK가 아닌 KFG.

이건 의사를 만나면 영수금액의 10%는 개인부담입니다.

 

의료보험은 내가 GKK를 사용하고 싶다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요양원 직원이 되면서 주연방 직원으로 등록이 됐고, KFG를 사용하게 됐죠.

 

처음에는 참 불편하기 짝이 없는 KFG이었습니다.

 

의사를 만나면 의사가 영수증을 나에게 보내오고,

나는 이 영수증을 스캔해서 KFG에 보내야 영수금액의 90%를 환불받죠.

 

나는 불편한데 동료직원이 KFG가 일반 GKK보다 더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KFG는 모든 영수증의 90%를 지불 해 주니 치과에 가도 별 부담이 없다고 말이죠.

 

전에 세라믹으로 어금니를 때운 것이 있었는데..

그때 지불했던 가격 550유로(인지 600유로인지).

 

의료보험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재료만 지불을 하는데, 세라믹은 고가라서 개인부담.

내가 그때 KFG에 들어있었다면 나는 영수증 금액의 10%만 내면 되는 거였죠.

 



내가 요양원 직원이 될 때 받았던 KFG의 기본적인 정보.

기본적인 10% 부담 외에 여러 가지 종목에 대한 정보가 있습니다.

 

마사지는 1년에 350유로까지 환불이 되고!

혈압기를 사면 80유로 이내에 100%환불.

보청기(한쪽) 1600유로 이내에 100%환불.

안경테는 90유로 이내에서 100%환불.

그 외 치과에 대한 다양한 환불종목이 있고..

 

1년에 한번 갈수 있는 병가에 드는 비용은 1155유로이내에서 100% 환불.

 

병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한데..

일종의 휴양이라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의사의 처방 아래 허리나 어깨 등의 치료를 위해서 3주 정도 휴양소(대부분 호텔)에 들어가서 3주 동안 머물면서 마사지도 받고, 물리치료도 하게 되죠.

 

이것이 “병가”이니 월급은 나오고!

거기에 호텔(물리치료 포함)비중에 1155유로 이내에서는 100% 환불이 되는 거죠.

 

요양원 근무를 오래한(20~30년) 제 동료들은 1년에 한번씩 이 휴양을 갑니다.

누릴 수 있는 혜택이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특별한 휴가죠.

 

내가 여기서 노렸던 것은 “90유로짜리 안경테.”

 

조만간 퇴사를 하게 되니 KFG의료보험이 있을 때 조금 더 저렴하게 안경을 사려는 목적이었습니다.

 



동료가 “안경점”에 가서 KFG라고 하면 알아서 다 계산해준다고 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안과의사의 시력테스트(일종의 안경이 필요하다는 처방전)이 있어야 한다네요. 그래서 안과 의사한테 진단을 받아서 드디어 안경점에 갔습니다.

 

이때는 안경 한 개를 사면 두 번째 안경은 공짜라니 더 신이 났습니다.^^

 

나는 그냥 안경을 사러 갔는데..

이곳에서 권한 것은 렌즈 따로, 안경테 따로!

 

안경테를 사고 20유로를 추가하면 돋보기,

80유로를 추가하면 다촛점 안경렌즈를 맞출 수 있는데..

 

이렇게 맞추는 안경렌즈는 반사가 되고, 어쩌고 저쩌고 심하게 영업하시는 안경사들.

 

고급스런 레벨의  렌즈는 200유로~ 650유로까지 다양합니다.

이것도 이미 50유로 할인된 가격이라네요.

 

 

 

안경사는 다름 고가에 속하는 350유로짜리 렌즈에 100유로짜리 안경테를 넣어서 견적을 뽑았습니다.

 

“원래 정가는 450유로인데요, KFG에서 렌즈 90유로 환불받고, 렌즈도 각각 74유로씩 환불받으니 고객님이 내실 돈은 187유로입니다.”

 

나는 원래 안경을 쓰던 사람이 아니어서 고급렌즈는 필요 없는데..

 

그나마도 요새 글이 잘 안보여서 ‘돋보기“를 쓰는 정도라 다촛점까지는 필요없는거 같은데..

 

그것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KFG에서 안경테뿐 아니라 렌즈도 환불을 해준다는 사실.

이건 환불 리스트에 나오지 않아서 몰랐었습니다.^^

 

“나는 원래 안경을 쓰던 사람이 아니라 골드(350유로)는 부담이 되고, 가장 저렴한(그래도 200유로) 브론즈 렌즈로 해도 될 거 같은데요?”

 

그랬더니 직원이 내미는 금액은 62유로.

 

브론즈는 렌즈 150유로에 안경테 100유로 총 250유로인데,

나는 62유로만 내면 되는 모양입니다.

 

이때가 “1+1” 행사하는 기간이라~~

돋보기는 100유로 이상, 다촛점은 150유로 이상을 구매하면 두 번째 안경은 공짜.

 

내가 브론즈를 사도 250유로이니 충분히 두 번째 안경은 공짜로 받을 자격이 되는데..

“고객님이 부담하는 돈이 62유로뿐이라 두 번째 안경은 가지실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내 옆에서 조용히 있던 남편이 말릴 틈도 없이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원래 가격은 250유로지만 KFG에서 부담을 하고, 내가 내는 돈이 62유로라 안 된다? 그럼 내가 전액을 다 지불하고 KFG에서 나중에 환불받게 되면 두 번째 안경은 무료네요.”

 

남편이 이렇게 따지니 직원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하는 말.

“네, 그렇게 하셔도 되죠.”

 

남편이 끼어들어서 일을 키우는 거 같아서 얼른 말을 가로챘습니다.

“그럼 내가 두 번째 안경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원래는 다촛점은 150유로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실버(렌즈값 250유로)로 안경을 하시면 고객님이 부담하시게 되는 돈이 106유로이데,  제가 예외로 두 번째 안경은 무료로 해 드릴 게요.“

 

좋은 조건 같아서 얼른 선택을 하려는데 뜯어 말리는 남편.

얼른 직원에게 “알아보고 오겠다”고 하고는 마눌을 일으켜 세웁니다.

 

106유로에 다촛점 안경하고 두 번째는 돋보기 하려고 했는데..

이정도면 나쁜 가격이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남편은 생각이 달랐던 거죠.

 

다음날 남편은 KFG에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눌에게 전하는 한마디.

"KFG에서는 안경테는 90유로 환불, 안경렌즈는 한쪽에 130유로까지 환불이 된다네..“

 

안경테 90유로에 렌즈 양쪽에 260유로 환불이 되면..

난 350유로짜리 실버 (렌즈를 포함한) 안경을 사도 내 부담하는 금액은 거의 없는 상태.

 

안경점에서 자체적으로 KFG에 결제를 올리게 되면 왜 렌즈 한쪽당 74유로만 환불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는 내가 다 지불하고 나중에 환불 받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금액이 150유로 이상이니 당연히 두 번째 안경은 공짜에,

나는 안경테 차액 10유로(이때는 100유로짜리를 선택)만 내면 되는 상황.

 

 

결국 내가 선택한 모델은 애초에 100유로짜리 안경테가 아닌 160유로짜리 티타늄 안경테.

 

25%할인하니 120유로정도의 수준이라,

안경테 90유로 환불받게 되면 내가 부담하는 건 30유로.

 

그래서 하나는 다촛점 안경(테 120유로/렌즈250유로)으로 맞추고,

두 번째는 돋보기로 했습니다.

 

나는 무료로 받은 돋보기지만 120유로짜리 안경입니다.

(안경테 19유로/렌즈 100유로)

 

 

370유로(테120/렌즈250)짜리 영수증을 KFG웹사이트에 올리면서,

내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안경테의 차액 30유로정도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KFG에서 환불해준 금액을 보니 내가 부담하는 금액은 단돈 22유로네요.

비싼 안경 2개를 거져 얻은 거 같아서 엄청 기분 좋은 요즘입니다.

 

다촛점은 매일 써서 눈을 길들여야 한다고 하는데..

한쪽에 잘 모셔두고 요즘은 돋보기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안경테 값 90유로 아껴보려고 시도했던 것이었는데..

남편이 KFG에 일부러 전화 문의를 해줘서 렌즈도 260유로나 환불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고!

 

덕분에 비싼 안경을 거저 얻다시피 했습니다.

역시 정보는 캐면 캘수록 무궁무진 해지고, 돈 버는 일 인거 같습니다.^^

 

혹시 오스트리아에 사시면서, KFG 의료보험을 사용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공짜 안경 꼭 장만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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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스트리아 직장인의 퇴근후 장보는 영상을 업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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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1 00:00
  • 별빛속에 2019.10.01 00:42 ADDR EDIT/DEL REPLY

    며칠 전 온라인마트서 냉동 수입 돼지고기 주문했는데 자세히보니 오스트리아산.
    세일이긴하지만 유럽의 장바구니 물가는 소문대로 정말 저렴하네요.
    한국 지방사는 전 과자 두세봉지 사도 기본 오천원안팎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1 05:10 신고 EDIT/DEL

      여기서 살다보면 한국이 얼마나 비싼나라인지 절감한답니다. 유럽에 관광오는 사람들은 절대 모를 것이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실 물가랍니다.^^

  •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10.01 04:46 신고 ADDR EDIT/DEL REPLY

    병가제도는 참 부럽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1 05:20 신고 EDIT/DEL

      그쵸? 편하게 한달간 쉬면서 마사지도 받고, 거기에 월급까지 나오는 아주 원더풀한 제도여서 제 동료들은 1년에 한번은 꼭 가더라구요. 다들 겉으로는 멀쩡해도 요양원 근무 30년차에 들어가니 안아픈데가 없는 모양입니다.ㅠㅠ

  • Favicon of https://robohouse.tistory.com BlogIcon 작크와콩나무 2019.10.01 16:38 신고 ADDR EDIT/DEL REPLY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 Favicon of https://dreamlover2425.tistory.com BlogIcon 드림 사랑 2019.10.01 20:59 신고 ADDR EDIT/DEL REPLY

    병가제도 정말 좋은것같아요 부럽습니다.

  • 호호맘 2019.10.01 21:18 ADDR EDIT/DEL REPLY

    보험 급여제도가 병원기관에서 청구가 아니라 사용자가 일단 다 부담하고
    나중에 환불해주는 시스템인가봅니다
    안경까지 보험으로 커버가 된다니 부담이 덜되겠습니다
    물론 보험료는 비싸겠죠?^^

    저도 막바지 세일이 넘쳐나는 폐점 직전의 마트 털어 오는거 무지 좋아합니다
    50%할인의 소고기는 진짜 안 집어 올 수가 없네요
    두군데 장을 본 가격이 진정 만원의 행복이 느껴지는 마트 물가입니다
    알뜰 살뜰 살림꾼 지니님이 느끼는 매일 매일의 "소확행"이지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1 22:52 신고 EDIT/DEL

      직장보험이라 내가 내는건 없어서 보험료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오스트리아에는 20개가 넘는 건강보험들이 있는데, 그중에 정리를 한다고 했었는데 그래도 5개이상은 되는거 같더라구요. 시누이가 가지고 있는 보험도 GKK는 아니라고 하는데, 시누이는 의사가 자기한테 영수증을 보내는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에서 시누이한테 10%의 금액만 청구한다고 하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10.02 00:42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예전 오스트리아 여행할때 국가에서 실업자에게 매달 50만원을 지원하는 것을 보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 같습니다. 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2 05:51 신고 EDIT/DEL

      여기도 실업수당은 몇달로 정해져있는거 같더라구요. 단, 노동청에서 추천하는 직업교육을 받는다던가 아님 면접을 계속 보러다닌가던가 하면서 성의를 보여야 수당도 계속 나오는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lavitainitalia.tistory.com BlogIcon 이웃집 올리비아 2019.10.02 04:29 신고 ADDR EDIT/DEL REPLY

    오스트리아는 의료보험을 국가에서 관리하지 않고 사설로 팔았나보네요. 이탈리아는 한국처럼 국가의료보험입니다. 아파서 병원가면 공짜. 대신 관리차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으려면 사설병원으로 가야죠. 물론 비싸고요. 의사 얼굴만 봐도 90유로를 내더라고요. 오스트리아는 개인이 고를 수 있는건가요? 아니면 직업군별로 정해져있는건가요? 궁금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0.02 05:55 신고 EDIT/DEL

      여기도 GKK는 국가 의료보험같아요. 노동청에서 실업자들에게 이 의료보험을 들어주거든요. 그외 직업군에 따라서는 그 직업단체에서 개인적으로 (사설)건강보험과 계약을 하는거 같아요. 일반 직장인인 남편은 GKK이고 특수 직업군(연방주 계약직원)인 저는 다른 보험을 가지고 있는거죠.

 

 

나는 근무 3년차  요양보호사.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에 나 같은 외국출신 요양보호사가 몇 있습니다.

 

옆 병동에 있는 P는 사모아에서 온 덩치가 성인 남성같이 큰 아낙.

이 아낙은 오스트리아에 24년(인가?) 살았고, 요양원 근무 15년차입니다.

 

같은 병동에 근무하는 외국인 직원으로는 아프가니스탄 아저씨가 있네요.

나보다 10살이나 어린데 아저씨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청년 나이는 아니니 아저씨!

 

그 외 교포 2세로 오스트리아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지만, 집에서는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는 오스트리아 국적의 외국인이죠.

 

외국인 직원으로 근무하는 나는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직원들과 의사소통이 가끔 안 되기도 하고, 특히나 어르신들은 잘 듣지 못하시니 발음도 안 좋은 직원이 말을 하면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셔서 몇 번씩 같은 말을 반복해야할 때도 있습니다.

 

독일어도 잘 못하고, 발음도 잘 안 되는 외국인 직원이지만 근무 중 나는 많이 웃습니다.

말도 잘 못 알아듣고, 발음도 새서 바보같이 보일 때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웃습니다.

 

일이 재밌고, 쉬워서 웃는 건 아닙니다. 요양원 근무상황을 얼굴로 표현하자면..

하루 종일 인상 팍팍 쓰고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빡세죠.

 

3년차에 들어선 직장생활이지만 마음을 나눌 정도로 친한 동료들이 없습니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씩 근무한 직원들 사이에는 서로 “베프”들이 있는지라 그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고, 나도 그들과 친할 시간이 없습니다.

 

동료 직원들끼리는 밖에서도 만나서 밥도 먹고 하는 모양인데.. 나에게 밥 먹자는 동료도 없지만, 나또한 밖에 쓸데없이 나다니는 거 보다는 집에서 글 쓰는 것이 더 좋죠.

 

그렇게 왕따 아닌 왕따로 근무하는 3년차 요양보호사.

 

근무에 들어가면 몸을 사리지 않고 일을 하니,

나랑 일을 하게 되면 좋아하는 동료들도 있지만..

 

나를 싫어하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상대가 나를 싫어하는 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눈빛이나 하는 행동으로 느끼죠.

사람 싫어하는데 굳이 이유가 필요한건 아니니 상대에 따라서 나도 거리를 유지합니다.

 

 

https://pxhere.com/ko/photo/1096844에서 캡처

 

나를 싫어하는 직원 중에 하나인 25살 간호사,M

유고 전쟁 때 피난 온 부모를 둔 그녀는 교포2세.

 

무슬림이여서 항상 위의 사진처럼 머리에 수건을 쓰고 다니는 간호사입니다.

요양원내에 전 유고연방 출신 어르신들이 몇 분 계신데 그분들의 언어로 소통을 하죠.

 

오스트리아의 얼마 전까지 중졸이면 3년간의 직업교육을 받고 간호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아무 병원에나 있는 직업교육 과정만 마치면 될 수 있었죠.

 

하지만 법이 바뀌면서 중졸 출신 간호사들에게 더 이상 “간호사”라는 명칭이 허락되지 않게 됐습니다.

 

“간호사“라는 명칭은 고졸 출신들이 3년간의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학사과정‘을 마쳐야 하죠.

 

이미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있는 50대 간호사들은 그냥저냥 근무하다가 퇴직할 생각을 하지만.. 아직 20~30대 간호사들은 마투라(고졸)를 준비해서 정식“간호사”가 되려고 하죠.

 

M도 아직 나이가 어리니 마투라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죠.

 

대부분의 간호사들은 경력을 쌓아서 “병동 책임자”가 되고 싶어하니,

필요한 학사학위 “간호사”

 

다른 간호사들은 그냥저냥 지낼 만한데,M은 유난히 나에게 까칠합니다.

 

그래서 같이 근무할 때 많이 신경을 쓴다고 쓰는데,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네요.

 

3층에 파킨슨성 치매를 앓으시는 할배, K가 계십니다.

파킨슨은 시시때때로 공격성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공격 성향을 띄면 무관심한척하며 거리를 두죠.

 

제 이야기에도 등장하신 적이 있는 할배이십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759

그래도 감사한 일들

 

점심이 나오기 전에 아침 간병을 끝내야 하는데 K할배는 아침부터 직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주먹을 휘두르고 안 일어나신다고 한바탕 하셨다고 합니다.

 

할배가 안 일어나겠다고 하시면 일하기 싫은 직원들은 얼싸 좋은 기회죠.

일을 덜할 수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할배를 하루 종일 침대에 둘 수는 없는 일.

 

나는 목욕탕에 들어가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했지만,

점심시간에 코앞이라 K할배방에 들어갔습니다.

 

내가 들어가니 나를 빤히 쳐다보시는 K할배.

 

“K, 벌써 11시인데 일어나실래요?”

 

내 질문에 고개를 젓는 할배.

 

“그럼 우리 요거트나 먹을까요?”

 

요거트는 드시겠다고 해서 침대에 걸쳐 앉아서 먹여드리고 있는 K할배의 아드님이 오십니다. 11시가 넘도록 왜 당신의 아빠가 침대에 있는지 설명을 해야지요.

 

“K할배가 아침부터 화를 내시고, 안 일어나신다고 해서 아직까지 침대에 있어요.”

 

그렇게 요거트를 다 드리고 난후 다시 여쭤봤습니다.

 

“K, 일어나실래요? 벌써 11시인데, 점심 먹을 시간이 다 됐어요.”

“.....”

“일어나신다면 도와드리고, 안 일어나신다고 하면 그냥 나갈게요.”

“음.....”

“확실하게 말씀을 하세요. Ja (야/응) 이에요 Nein (나인/아니)이에요?”

“음...”

“일어나시겠다고요?”

“음...”

 

원래 다른 직원이 K할배를 간병해야 했지만 다들 오지 말라고 했다고 안 한다고 하니, 내가 할배를 씻겨드리고, 옷을 갈아입혀드린 다음에 휠체어에 태워서 복도에 있는 K할배의 자리에 할배를 모셔다 드렸습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시간.

 

K할배의 바지가 젖었습니다.

 

바지에 큰일을 보신 상태라 빨리 화장실에 모시고 가야하는데..

화장실에 같이 가자고 하니 할배가 안 간다고 소리를 지르십니다.

 

할배를 달래서 화장실로 모시고 가야하는데,

동료직원한테 빨리 와서 할배를 부축하라고 하니..

 

“K할배가 나 싫어해서 나는 안 해!”

 

두 사람이 할배를 부축해서 화장실로 가야하는데 안한다고 하면 어쩌누?

나라도 할배를 모시고 가려고 시도를 했지만, 이미 성질이 나신 상태라 통제 불능.

 

이럴 때는 그냥 가만히 두는 것이 최고인데..

테이블에 상체를 의지하고 엎드려계십니다.

 

떵싼 바지라 의자에 앉으시기는 싫으신 거 같은데..

그렇다고 화장실에 가자고 해도 안 가신다니 어쩔 수 없는 상황!

 

K할배의 눈치를 봐가면서 화장실에 모시고 갈 시간을 확인중인데.. 그날 2층에 근무하는 M이 3층에 왔다가는 K할배를 보고는 가서 할배랑 조곤조곤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 할배의 행동을 진정시킬 수 있는 약도 할배 입에 넣어드리고..

나중에 나를 부르더니 M이 날리는 한마디.

 

“K할배가 더 싫어하니까 그 근처에 가지마!”

 

뜬금없는 이야기에 “웬일?”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다른 직원들은 실패한 할배 아침간병을 성공해서 밖에 모셔다 놨구먼!!

 

하지만 할배가 화가 난 상태인데 생글거리면서 자꾸 말붙이는 건..

어떻게 보면 “깐족이는 느낌”도 가질 수 있죠.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지금 만이야 아니면 평소에도 계속이야?”

“평소에도 계속!”

 

그랬더니만 3층에 근무하면서 아침 상황을 봤던 간호사,G가 M한테 이야기를 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지니가 K할배 달래서 씻겨서 데리고 나왔는데?”

 

이 말에 M은 아무런 댓구없이 사라집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연세가 많으신 분들 중에 외국인을 싫어하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특히나 세계2차 대전을 치르면서 히틀러가 죽인 외국인들이 꽤 되죠!

 

날 싫어한다면 나는 K할배께는 웬만하면 안 가는 것이 맞습니다.

싫어죽겠는 사람이 나에게 와서 내 살을 만지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은 없을 테니 말이죠.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 말을 나에게 참 기분 나쁘게 전하는 M은 아무리 예쁘게 봐주려고 해도 안 되는 내 동료 중에 하나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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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래전 올렸던 영상을 업어왔습니다.

요양원에 관련된 영상은 거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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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8 00:00
  • toto 2019.09.28 03:02 ADDR EDIT/DEL REPLY

    어딜가나, 저런 인간(?)은 꼭 있죠. 아휴, 제가 다 화가 나네요. 얄미운 M !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거 힘드시죠? (토닥토닥 ) 그래도, 항상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시는 지니님, 지니님의 글을 보는 저같은 작은 독자(?)들이 늘 응원하고 있다는것 알고 계시죠~^^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8 18:37 신고 EDIT/DEL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 층에 근무할때는 조심을 하는데, 하필 그날은 다른층에 근무하는 M이 우리층에 왔다가 벌어진 일이죠. 그러려니 합니다. 사람이 싫은건 어쩔수 없으니 말이죠. 주는거 없이 미운사람이 원래 있는 법이잖아요.^^;

  • 2019.09.28 07:17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8 18:38 신고 EDIT/DEL

      자신들이 일을 피해가니 내가 어쩔수없이 하게 되는 일들도 많이 있는데..그걸 고맙기 보다는 고깝게 보는 눈들도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저는 퇴직할때까지 내가 할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나마져 돌아보지 않으면 너무 불쌍하신 분들이 많아서 말이죠. ㅠㅠ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9.29 04:13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아마 알지도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sororol.tistory.com BlogIcon 소로롤 2019.09.29 11:10 신고 ADDR EDIT/DEL REPLY

    왜 척진 일도 없는데 프라우지니 님을 싫어하는 걸까요? 참 이해가 안됩니다. 블로그 글을 보면 프라우지니 님이 마음이 참 따뜻하고 좋은 분이란 점이 느껴지는데...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00:49 신고 EDIT/DEL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고,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도 있죠, 나또한 주는거 없이 괜히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이 있기에, 그녀도 그런거라 생각합니다. 모르죠, 내가 일하는 스타일이 그녀와는 달라거 그런지도...ㅠㅠ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에는 소문이 엄청 빨리 퍼진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뭔 일을 당하면 요양원내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죠.

 

“옆 병동의 직원하나가 거주자의 돈을 훔치다 걸려서 퇴사를 당했다.”

“직원 XX의 엄마가 XX 수술을 했다고 한다.”

“직원 XX는 코 수술을 하느라 휴가를 냈다더라.‘

 

이런저런 소문 중에는 같은 여자로서 감춰주고 싶은 소문도 있습니다.

아들 데리고 혼자 사는 이혼녀 여직원의 “자궁외 임신”.

 

안 나도 되는 소문인데 우리 요양원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죠.^^;

사람들이 몰라도 되는 일까지 금방 소문이 나는 동네가 바로 제 직장입니다.

 

근무하는 직원들이 대부분 여자들이라서 이렇게 소문이 빠른 것인지..

 

생각 해 보니 우리 요양원에 근무하는 남자 직원들도 말이 많기는 하네요.

 

남자 간호사들도 이런저런 요양원내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몰랐던 요양보호사한테 알려주기도 하고, 요양원에 근무하는 건물 관리직원도 여자보다 말이 많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이건 남, 여를 떠나서 수다스러운 인간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라 그런 것인지...^^;

저는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소리 없이 조용히 사라질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근무해야하는 기간이 짧아질수록 나에게 인사 해 오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얼굴만 알던 다른 병동의 직원들도 복도에서 일부러 나에게 말을 걸어올 정도였죠.

 

“너 그만둔다며? 뉴질랜드 간다며? 좋겠다.”

“응, 좋긴 뭐! 뉴질랜드 오지에 짱 박혀서 남편이 낚시가면 차 지킴이 신세인데..”

 

“너 그만둔다며? 벌어놓은 돈이 많은가봐?”

“내가 벌어놓은 돈은 없고, 남편이 조금 있을걸.”

 

“너 그만둔다며? 은행 통장이 빵빵한가봐?”

“나는 아니고, 남편 은행 통장이 빵빵할걸?”

 

사람들이 나에게 이런 관심을 보이는 것이 단순히 내가 그만두는 것 때문인지, 아님 뉴질랜드로 장기간 여행을 가는 것이 여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 많은 인사를 받았습니다.

 

특히나 내가 놀랬던 건..

요양원 거주자의 보호자중이 하나인 R.

 

80대 엄마를 위해서 매일 저녁 7시쯤에 요양원에 오는 60대의 효녀 딸.

1년 365일을 4년 보다보니 보호자보다는 직원같이 친근한 R.

 

어느 날 R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너 조만간 그만둔다며? 뉴질랜드 간다며? 섭섭해서 어떻게 해?”

 

그 이야기를 듣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누가 거주자의 보호자한테 이런 소소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직원들끼리는 근무시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쳐도.. 저녁에만 자기 엄마를 보러 와서 머물다 가는 R에게 내 이야기를 한 직원은 도대체 누구인고??

 

어느 날은 2층에 거구 100kg을 자랑하시는 N부인이 아는 척을 하십니다.

 

“진, 너 그만둔다며? 뉴질랜드 간다며? 언제가 마지막 근무야?”

“다음 주 금요일, 근데 그 날은 3층 근무야.”

“그럼 내가 널 보러 3층에 가야 되겠네? 가는데 작별 인사라도 해야지.”

“내가 근무 끝나고 올 테니 일부러 올라오지는 마!”

 

(독일어는 친한 사람들끼리 반말을 합니다. 존칭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나 거리를 두고 싶은 사람에게 쓰죠. 직장 상사에게도 이름을 부르고 반말을 하는 문화이니 어르신들에게 반말한다고 노여워 마시라~~)

 

내가 요양원을 그만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걸 확인한 순간이죠.

 

내가 그만둔다고 말하고 사직서를 제출한 곳은 “우리요양원 인사과장(간병책임자)”.

 

내 입으로 말한 적이 없는 “퇴직”은 발을 달고서 요양원 안, 밖으로 몇 바퀴 돌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만 둔다는 걸 든 사람들(직원+ 거주자 + 거주자 보호자및 방문자)가 알았죠.

 

그렇게 모두가 알고 있었던 사실이 나의 퇴직이었는데..

마지막 근무 날을 며칠 남겨놓고 듣게 된 시아버지의 병환!

 

우리가 가려는 건 “휴가”였으니 당연히 이 시점에서 우리의 계획을 변경하는 것이 맞죠.

그래서 요양원에 가서 “퇴직을 미뤄야 할 거 같다.”로 정정 완료.

 

오늘(9월13일)이 우리 계획상 나의 마지막 근무일이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복도에서 만난 “인사과장”에게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시아버지의 병환으로 우리의 ”휴가“는 잠시 미루게 됐고,

나는 계속 일을 해야 할 거 같다.”

“적어도 올 크리스마스 까지는 일을 하게 될 거 같은데..

혹시 변동이 생기면 그때 알려주겠다.”

 

내 퇴직에 관련된 서류는 아직 본사로 보내진 것이 아니어서,

저는 별다른 조치(새 입사서류)없이 계속 근무를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동료직원들에게 내가 더 머물게 된 이유를 설명해야했습니다.

 

“가족 중 아픈 분이 계셔서 잠시 계획을 미루게 됐다.”

 

우리 직원 중에 남편이 외사촌 형수가 있어서 소문이 퍼지면 안 되는데.. 친척들 사이에는 소문이 안 났음 하는 남편의 요청이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듯싶습니다.

 

인사과장한테는 아빠의 병환을 말해야했고, 11월말에 수술을 하시게 됐다는 말도 해야 했습니다. 정확한 사실을 알려줘야 타당한 이유가 될 테니 말이죠.

 

인사과장에게 말을 하면서 당부를 했습니다.

 

“직원 중 남편 친척이 있으니 웬만하면 누가/어떤 병인지는 비밀로 해 줬으면 좋겠다.”

 

오후쯤에 우리병동에 나타난 원장.

거주민중 할배 한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대화내용이 ‘전립선암???’

 

나를 만나러 내가 근무하는 3층까지 일부러 찾아온 거 같은데 뭔 이야기를 하는겨????

 

나를 보자마자 원장이 이야기를 합니다.

 

“네 이야기 들었어. 시아버지가...”

 

내가 엄지손가락을 들어서 입으로 가져갔죠. (쉿~)

 

“직원내 남편 친척이 있어서 이 일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알았어, 네 시아버지 일은 정말 가슴이 아프지만, 네가 계속 근무하게 된 건 잘된 거 같아.”

 

직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퇴사하겠다던 직원이 계속 일을 하게 됐으니 요양원에서는 반가운 일이죠.

 

그냥 “가족 중 누군가”가 아픈 걸로 해달라고 했는데..

제 생각대로 그 비밀이 지켜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리 가족과 상관없는 사람들 사이에서야 상관이 없지만..

시어머니의 친척 귀에 들어가서 안부전화를 받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데 말이죠.

 

오늘도 저는 근무하면서 내 (퇴사)소문을 들었던 직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 했습니다.

 

“너 조만간 그만두지 않아?”

“원래 오늘이 마지막 근무 날이었는데... 일이 있어서 그냥 근무하게 됐어.”

“왜? 무슨 일인데???”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어서 오스트리아에 당분간 머물러야 할 거 같아.”

“누가? 남편이?”

“아니, 남편은 아니고..”

“그럼 시어머니가?”
“아니, 시어머니는 아니고..”

 

이렇게 대화를 하다보면 누가 아픈지 금방 알려질 거 같다니...ㅠㅠ

 

요양원내 직원+거주자 어르신들+ 보호자

저는 한동안 이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더 머물게 된 이유를 설명해야할 거 같습니다.

 

내가 떠나는걸 아무도 몰랐다면 참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다시 머물러야 하는 이유도 설명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참 겁나게 퍼져버린 “내 퇴사” 소문 때문에,

전 감당하기 힘든 뒤처리를 해야 하지 싶습니다.

 

그냥 “가족 중 누군가”로만 알고 있었으면 좋을 텐데..

사람들의 호기심은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 꼭 알아야 직성이 풀릴 테니..

 

나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받지 싶습니다.

한동안 내가 원하지 않아도 감당해야하는 소문의 뒤처리가 되지 싶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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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17 00:00
  • Favicon of https://yeogangyeoho.tistory.com BlogIcon 여강여호 2019.09.17 09:36 신고 ADDR EDIT/DEL REPLY

    말에는 분명 발이 달렸을 겁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lovelyesther.tistory.com BlogIcon Esther♡ 2019.09.17 15:44 신고 ADDR EDIT/DEL REPLY

    어디 가든 어디 있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엔 아무리 입단속을 해도 소문이 나게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언제 당사자 귀에 다시 들어가냐인 거죠. 퍽 난감하시겠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1 06:12 신고 EDIT/DEL

      여기는 3자 대면도 자주 일어나는 곳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말조심을 해야하더라구요. 안그랬다가 "네가 말했잖아"하면서 나에게 달려올지도 모르니 말이죠.^^;

  • 테리우스 2019.09.17 18:14 ADDR EDIT/DEL REPLY

    인간본성이 아닐까요?
    나에게 직접 알려서 알게 된 내용이 아니라면 모른체 해 주는 건 본성이 아니고 매너이니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구요
    지니씨,아버님때문에 걱정되고 번복된 퇴사 때문에 난감함이 읽히네요
    이 또한 지나가는 우리생의 부분이니 담담히 맞아요: )

  • Favicon of https://btouch.tistory.com BlogIcon 내로라하다 2019.09.17 18:55 신고 ADDR EDIT/DEL REPLY

    작은 곳이라 그런지 소문이 아주 빠르군요 ;; 처음부터 다른 이유를 대는게 낫겠네요.^^

  • Favicon of https://lavitainitalia.tistory.com BlogIcon 이웃집 올리비아 2019.09.18 12:05 신고 ADDR EDIT/DEL REPLY

    저도 유럽사람들 남 일에 관심없는줄 알았는데 남 뒷담화 엄청 하더라고요. 태어난 동네에 정착해 대대로 사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한다리 건너면 다 누군가의 가족 혹은 친척이고, 누가 누구랑 사귀고 동거하고 임신 출산하고 헤어지고 또 다시 누구랑 사귀고 있는지까지, 누가 뭣땜에 병원에 가고 교도소에 갔는지 너무 소문이 돌아서 조심스러울 정도예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1 06:14 신고 EDIT/DEL

      맞습니다. 남의집일에 관심이 유난히 많더라구요. 특히나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일본인들같은 성격이라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죠. 정말 속을 잘 모를때가 종종있습니다.^^;

  • BlogIcon 호호맘 2019.09.20 07:31 ADDR EDIT/DEL REPLY

    지니님 계시는 요양원 뿐만아니라
    사람이 모여있는 곳은 어디나 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가더라고요
    내가 알고 다른 한사람이 알면 이미 그건 비밀이 아니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9.29 04:21 ADDR EDIT/DEL REPLY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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