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직장에 사직서를 내고 삼주가 지나갑니다.

 

오스트리아의 회사는 근무하던 회사에서 나갈 때 챙겨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Arbeitszeugnis 아르바이츠조익니스 (근무 평가서)"

 

새로운 회사에 갈 때도.. 내가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발행한 근무평가서가 서류에 첨부되어야 합니다.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이 평가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게 그 사람을 말해주는 것은 없을 테니 말이죠.

 

이 “근무 평가서”는 일종의 “추천서”가 되기도 합니다.

“이 사람은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동료들과도 유대감이 좋고 등등등.”

 

제가 지금까지 받았던 근무평가서는 3장.

전부다 제가 얼마나 성실하고 일을 열심히 하는지 알려주는 증명서입니다.^^

 

이번에 요양원 사직서를 내면서 처음으로 쓰게 된 “사직서.”

 

인터넷에서보고 그대로 베껴서 길게 썼는데,

간략하게 수정하면서 손을 보던 남편이 나를 부릅니다.

 

 

 

“당신 이 말의 뜻이 뭔지 알아?”

“뭐? qualifiziertes Arbeitszeugnis 퀄리피지어테스 아르바이츠조익니스(근무평가서)?”

“응, 여기서 qualifiziertes(퀄리피지어테스)가 어떤 의미로 쓰인 줄 알아?”

 

이 단어는 영어에도 있는 단어죠.

qualification 퀄리피케이션.(자격, 권한, 증명)

 

“긍정적인 근무평가서를 써달라는 이야기잖아.”

 

다른 회사에 취직할 때 내야하는 근무평가서이니 아주 잘 써 달라는 이야기입니다.

 

남편이 수정해 준 사직서를 가지고 요양원에 가서 직원관리를 맡고 있는 S에게 갔습니다.

내가 낸 사직서를 읽는 걸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사직서를 읽던 S가 씩 웃습니다.

 

거긴 거죠.

“긍정적인 근무평가서”를 써달라는 부분

 

처음에는 당연히 내가 열심히 일했으니 근무평가서도 잘 나올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하루 종일 땡땡이치는 일이 없이 일을 하니 말이죠.

 

그. 런. 데

생각 해 보니 내 “근무평가서”가 긍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쉬지 않고 일만 열심히 하는 건 맞지만..

난 그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사오정.

 

뭔 소리래? 하시는 분은 클릭하시라~

 

“일은 열심히 하지만,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이 힘들고..”

이런 식의 근무평가서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습니다.

 

“독일어 발음이 이상해서 어르신들이 잘 못 알아듣는 경우도 많고,”

“근무시간에 너무 오버하는 경향도 있는 거 같고,”

(지나치게 쾌활한 것이 정신이 살짝 나간 듯이 보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끔은 “왜 하루 종일 웃고 다니냐?“는 질문을 어르신께 받습니다.

 

“어르신, 내가 힘들다고 인상 쓰고 다니면 보실 때 기분이 좋으시겠어요? 어차피 출근해서 하루 근무하는데 힘들어도 내가 웃어야 보시는 분들도 기분이 좋아지실거 아니에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그래 네 말이 옳다.”하시지만 뒤돌아서는 “미친..”하실수도 있지 싶습니다.

“요양원에서 냄새나는 (뒷)동네나 닦으러 다니면서 뭐가 그리 즐겁다고...쯧쯧쯧^^;”

 

“일하는 동안 너무 서두르는 경향도 있고,”

(방에 가서는 어르신들께 “천천히 하시라”고 하지만, 저는 복도에서 뛰어다닙니다. 급하게 뭔가를 챙겨야 하는 경우 (어르신을 혼자 두면 안되는데 나올때는 더) 빨리 어르신이 있는 방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니 복도에서 전속력으로 뛰기도 합니다.)

 

나는 열심히 한다고 근무를 했었는데..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서는 같이 일하기 쉽지 않는 직원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이번에 하게 됐습니다.

 

정말 진상이 아니라면 근무평가서는 긍정적으로 써주던데..

지금까지 내가 받았던 3장은 그랬다는 이야기죠.^^

 

채용하지 않으면 후회할거 같은 그런 엘리트 직원이었는데..

이번에 받게 될 근무평가서에도 “엘리트 직원”으로 평가가 될지 살짝 걱정이 됩니다.

 

직업교육 받고 나서는 거의 팽겨 쳐놨던 독일어.

 

근무하면서 모르는 단어들은 잽싸게 스마트폰의 독어사전을 뒤져서 찾기도 했었는데..

갑자기 스마트폰의 사전이 먹통이 되면서 더 걱정스러운 수준이 되어버린 내 독일어.^^;

 

이제 한 달반이면 퇴직을 하니 이번에 망친 독일어는 그냥 둬버리고..

 

다시 돌아와 취직준비를 하거나, 다시 요양원에 일하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로 공부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독일어 완전정복을 해볼까 싶습니다.

 

한다고 해놓고 안한 것이 더 수두룩한 내 인생.

아시죠? 저는 “작심삼일”파 입니다.^^;

 

다시 돌아오면 그때는 정말로 독일어 공부한다고 여러분께 말씀 드립니다.

 

내가 뱉은 말은 지키려고 노력을 하는 인간형이니..

이렇게 까지 말해놓고 안하는 일은 없지 싶습니다.

 

그나저나 저는 어떤 근무평가서를 받게 될지 궁금합니다.

상, 중, 하???

 

내가 생각하는 나는 “근무평가서 상에 해당하는 엘리트 직원”이지만..

상사나 동료들에 눈에 비친 나는 “조금 덜 떨어진 외국인 직원”일수도 있겠지요?

 

어떤 수준의 근무평가서를 받던 간에 나를 그대로 평가한 것이니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조금, 많이 긍정적인 평가였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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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올해는 자주 안 나가게되는 강변 자전거 타기.

올해 처음으로 남편과 한번 나갔던 라이딩.

 

우리동네 자전거 도로와 내가 위험하다고 했던 그 도로의 실체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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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01 00:00

 

 

퇴직하겠다고 사직서를 내고 2주가 지났습니다.

 

내가 그만둔다는 뉴스를 듣고 나에게 반응하는 직원은 제각각입니다.

나를 좋아하는 직원들은 나를 보자마자 꼭 안아줍니다.

 

아무 말 하지는 않지만,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네 소식 들었어, 아쉽게도 그만 둔다고..”

 

우리병동의 책임자가 휴가를 가 있는 기간에 사직서를 제출했었는데..

 

휴가에서 돌아와서는 근무 들어간 나를 꼭 앉아줬습니다.

물론 저도 그녀를 보고는 큰소리로 “마마(엄마)”하면서 안겼죠.

 

실습생 시절 나에게는 다 선생님이고, 엄마 같았던 동료직원들.

 

그래서 농담처럼 그녀들을 “마마”라고 불렀었는데..

아직도 “마마”라고 부르면 나를 꼭 안아주는 직원 중에 한명이 바로 우리병동 책임자죠.^^

 

나와 친한 직원들은 나를 안아주면서 나의 퇴직을 아쉬워했고,

나와 그다지 친하지 않는 직원들은 나를 보면 질문을 합니다.

 

“너, Deutschland 도이칠란트(독일)간다며?”

“나 Neuzeeland 노이질란드(뉴질랜드)가는데?”
“엉? Neuzeeland 노이질란드?”

“Deutschland도이칠란트나 Neuzeeland 노이질란트(드)나 같은 ”Land란트(땅)“인데 뭐!”

 

이런 식으로 대화를 정리하기도 합니다.

 

근무 중에 시간이 조금 나는 오후라면 마주서서 수다를 떨겠지만,

시간이 빠듯한 오전에는 마주서서 잡담할 시간이 없거든요.

 

시간이 나는 오후에 직원들이 앉아서 조금 쉴 때는 질문꾸러미를 받습니다.

 

 

 

“뉴질랜드는 왜 가?”

“남편이 5달 휴직을 했거든. 그래서..”

“거기가면 뭐해?”
“남편은 낚시를 하겠지.”

“그럼 너는 뭐해?”

“나는 차를 지키겠지.”

“왜 차를 지켜?”

“외진 곳으로 가면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라 차만 놔두면 털어가거든.”

“뉴질랜드가 그래?”

“지역에 따라서 그런 동네가 조금 있지.”

 

그렇게 한 직원과의 대화를 정리하면 또 다른 직원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그럼 너는 차만 지켜.”

“남편이 낚시를 가면 언제 올지 모르지 차 안에서 기다리지.”

“그럼 책 읽을 시간은 많겠네.”

“그렇지, (근디 책 읽는 시간보다 글 쓰는 시간이 더 많은디..)”

 

사실 직장 때려치우고 뉴질랜드로 긴 여행을 간다니..

시샘의 눈으로 쳐다보는 직원도 있습니다.

 

“나보다 모든 것이 모자라 보이는 외국인인데,

나는 못 가본 뉴질랜드로 장기 여행을 간다니..”

 

뉴질랜드에 들어가서, 물론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여행도 하겠지만.. 남편이 낚시를 가면, 그곳에서 하루 종일 낚시하는 남편의 궁디를 쳐다보거나 차를 지키는 일도 하죠.

 

그리고 사실 “차 지킴이”일을 하는 것은 100% 맞는 말이니,

상대방이 하고 있을 뉴질랜드 여행에 대한 환상을 확 깨주는 거죠.^^

 

뉴질랜드까지 가서 오지의 짱 박혀서 하루 종일 차를 지키고 있는 다니, 조금 불쌍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안됐다는 눈길로 쳐다보기까지 하는걸 보면 말이죠.

 

물론 뉴질랜드 남,북섬의 변두리까지 다 가봐서 이제는 다 알고 있으니,

어디에 쳐 박혀서 지내고 별로 억울하지 않는 뉴질랜드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실화냐?”싶으신 분들은 시간이 나실 때..

 

“뉴질랜드 길위의 생활기 2012, 2013,2014”를 정주행 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도 그런 비슷한 생활을 하게 되지 싶으니 말이죠.

 

또 다른 직원은 언제 다시 돌아오게 되는지를 묻습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것이 돌아올 시기.

 

“남편이 일단 5개월 휴직을 했는데, 아마도 연장하지 싶어.”

“연장이 돼?”

“모르지, 연장이 안 되면 퇴직을 하겠지.”

“그럼 안 돌아와?”

“아니 돌아오겠지, 짧으면 5개월 일수도 있고, 아니면 1년 혹은 2년이 될 수도 있지.”

 

물론 남편이 완전히 퇴직을 해 버리면 돌아오는 기간이 더 길어질지 모르지만..

그건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는 이야기이니 살짝 접어 두시고!

 

 

나의 여행과, 퇴직을 묻는 사람들에게 저는 같은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 나는 다시 돌아올 거야.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그때까지 요양원 잘 지키고 있어, 꼭 다시 올꺼니깐!“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요양원 원장에게도 했었습니다.

 

“다시 돌아온다”고, “그때 직원을 구하고 있으면 날 써달 라”고도 했습니다. 이 말은 저의 진심이니 말이죠.

 

“너 없이 어떻게 근무를 해. 나 3년 후에 정년퇴직하는데 그때까지 있어.”

“걱정 마, 나 2년 후에 다시 돌아올 거야, 그럼 1년은 같이 근무 할 수 있으니...”

 

 

내가 2년 후에 돌아온다고 해도, 요양원에서 저를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필요한 직원이 다 충원된 상태라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는 거죠.

 

하지만 제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직원들이 조금 덜 섭섭할 수 있게 이야기 합니다.

 

“나 다시 돌아 올 거야, 그때까지 근무 잘 하고 있어.”

 

정말로 돌아오게 되고, 다시 취직을 해야 한다면..

나를 좋아 해 주고, 기다려주겠다는 사람들 옆으로 다시 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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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뉴질랜드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한 곳.

뉴질랜드 남섬 최북단의 푸퐁가, 와라리키 비치.

 

아직도 그곳의 아기물개들은 그 곳에 오는 관광객들과 장난을 치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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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31 00:00

 

 

오스트리아에 와서 살면서 여러 가지 직업을 가져봤습니다.

 

제가 다녔던 첫 번째 회사는 그라츠의 한 레스토랑!

독일어 초보시절에 시작했던 레스토랑의 새벽 청소일.

 

나름 승진(?)해서 했었던 주방 보조(라고 쓰고 설거지라고 읽습니다.^^;)

이 레스토랑에서 총 1년 정도 일을 했었습니다.

 

두 번째 다시 오스트리아에 돌아와서는 우리가 세 들어갔던 집.

그 집 계약하러 얼떨결에 취직이 됐죠.^^

 

http://jinny1970.tistory.com/149

나이 마흔에 들은 소리

 

그곳에서 1년 8개월 일을 했습니다.

 

회사가 우리 집 바로 아래여서 다니기도 편했고, 사람들도 좋았죠.

그곳을 그만 둘 때는 감동까지 받았던 잊지 못할 내 직장 중에 하나입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596

날 울린 꽃다발

 

이번이 세 번째 직장이었네요.

 

근무는 2년이 약간 넘는 기간이지만, 실습생 시절 2년을 보냈으니 4년이 넘는 기간.

 

전에 다녔던 직장들은 “그만 두겠다.”는 말로 해결(?)을 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사직서” 라는 걸 써봤습니다.

(사실은 인터넷에서 컨닝했습니다.)

 

마눌에게 시험(?)이 닥치면  절대 쉽게는 도와주지 않는 남편.

 

“그냥 가서 그만둔다고 말하면 안 돼?“ 냐고 했더니만..

“안 돼, 사직서를 써서 제출해야지!”

 

그러면서 덧붙이는 한마디.

“빨리 가서 사직서 써!”

 

내 참~ “초급 독일어회화” 생존하고 있는 마눌에게 그 어려운 “사직서”를 쓰라니..

너무 큰 걸 요구하시는 남편님이십니다.^^;

 

마눌이 독일어 공부 안 해서 독일어 엉망이라고 요새는 시시때때로 잔소리를 하시면서!

당근 마눌의 수준이 사직서를 쓸 수준이 안 되는 건 아실텐데...

 

“개인적이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

 

뭐 결론은 이렇게 써야하는데 이것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서류상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조금 다르죠. 못 한다고 “배 째라”는 마눌에게 남편이 던지는 한마디.

 

“인터넷 검색해~”

 

아니, 그리 좋은 방법을???

 

 

구글에서 캡처

 

검색창에 Kuendigungsscheiben (쿤디궁스슈라이벤/사직서)하니 뭔가가 나오기는 합니다.

 

검색된 것중 제일 긴 걸로 골라서 워드 작성 끝!

이걸 남편에게 이메일로 보냈습니다.

 

모든 걸 본인이 직접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편의 성격이지만, 마눌의 일은 일단 마눌이 하도록 놔두는 “호랑이 훈육법”으로 마눌을 단련(?)시키는 남편입니다.^^;

 

마눌은 인터넷에서 본걸 그대로 옮겨 쓰면서 이번에 처음 알게 된 단어도 있습니다.

 

내가 독일어로 누구에게 “유감스럽다”라는 말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지만...

펜으로 하는 “유감스럽다”의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남편은 회사에서 5개월 “무급 휴가” 승인을 받았습니다.

남편이 오스트리아에 다시 돌아와서 5년 근무하고 받아낸 성과 아닌 성과네요.^^

 

남편은 무급휴가를 받을 경력과 연차(거의 20년)가 되지만..

나는 경력도 연차도 없어서 “무급휴가”를 신청해도 안 되죠.^^;

 

그래서 저는 사직서를 써야합니다.

회사에서 혹시나 “언제 다시 오니? 기다려 줄께!”할 수도 있지만..

 

이마져도 ‘언제“라고 단정을 짓지 못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남편이 무급휴가를 더 연장할 수도 있으니 말이죠.

 

 

 

내 인생에 처음으로 작성한 사직서입니다.

 

완성작은 다 남편의 손에서 태어났습니다.

마눌이 주렁주렁 써넣은 너저분한 문장 빼고, 깔끔하고, 간결하게!

 

내용은..

“언제 입사했고, 언제 그만둘 예정이고, 그동안 나를 이끌어주고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하고, 개인 사정으로 인해서 그만두지만, 앞으로 이 회사가 더 번창하기를 바라며, 내 근무에 대한 “긍정적인( 일 잘 했다는) 근무(추천)확인서”를 써 주십시오~“

 

이걸 들고 오늘 요양원에 다녀왔습니다.

 

“9월 말까지 일할 예정이고, 남은 4주는 9월에 휴가로 쓸 예정이다.“

 

이 말에 (직원의 관리하는)간병책임자는 조금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도 알고 있는 요즘 요양원 상황!

 

직원이 턱없이 부족한 요즘,

전에는 4명이 일하던 것을 3명 혹은 2명이 다 처리해야하니 일이 더 빡셉니다.

 

요양원 사정이 그런 건 알지만, 나에게는 내 개인사정이 더 중요하죠.

그래서 9월말까지만 일하는 걸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 주에 요양원 원장이랑 9월에 가는 “4주 휴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자고 하네요.

“휴가는 정해진 기간만큼 “휴가”로 가는 것이 원칙이고, 돈으로 환급이 안 된다.“

 

제가 알고 있던 휴가의 원칙인데, 오늘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은 휴가 기간을 돈으로 계산 해 줄 테니 9월에 일해라.”

 

직원이 심하게 딸리니 한 달에 달랑 8~9일 일하는 시간제 근무 직원도 간절한 요즘.

 

모른 체할 수가 없어서 가능한 요양원의 편의를 봐줄 생각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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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8 01:46

 

 

생각보다 우리는 꽤 오래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처음에 예상했던 기간은 2년 정도.

내 직업교육 때문에 시댁이 있는 린츠에 자리를 잡았죠.

 

내 직업교육이 끝나면 다시 이곳을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머물더라도 우리가 살던 그라츠로 돌아갈 생각이었죠.

 

 

졸업 선물로 받았던 상품권과 축하카드.

 

직업교육이 끝나는 바로 이곳을 떠날줄 알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요양원에서 “졸업선물”로 지급한 식당 상품권 20유로는 엄마께 선물로 드렸었습니다.

 

어차피 난 사용할 시간이 없으니 엄마가 식사를 하시던가,

커피&케이크를 드시라고 말이죠.

 

이렇게 오래 머물게 될 줄 알았다면 잘 두어다가 남편이랑 외식을 갔었을 것을..^^;

 

나중에 남편에게 시어머니께 요양원에서 선물로 받았던 식당 상품권을 드렸다고 하니.. “왜?” 하더라구요.

 

가지고 있었으면 우리가 잘 쓸 텐데 왜 엄마를 줬냐는 남편의 반응에 “띠융~”했었습니다.

엄마를 드렸다고 하면 “잘했다.”할 줄 알았었는데...^^

 

어느 날 엄마께 제가 드린 상품권을 잘 사용하셨는지 여쭤봤더니만..

“그거 아직도 가지고 있다.”

 

집에서 먼 거리도 아니고, 3km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는 것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그걸 아직도 가지고 계신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지고 계시다가 설마 버리시는 건 아니겠지요?

 

다시 달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나름의 의미가 있는 거라는걸 어머니는 모르시지 싶습니다.^^;

 

애초에 떠날 예정으로 들어왔던 시댁.

 

생각보다 기간이 길어지기는 했고, 가끔은 시댁살이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그래도 (시집살이) 잘 살아온 지난 시간들입니다.

 

떠날 시기가 다가온 것은 알았지만..

남편이 어떻게 (회사를)정리 하게 될지는 미지수였습니다.

 

퇴직을 하려는지 아님 장기휴가를 받을 것인지..

남편이 약간의 고민을 한 시간이었지 싶습니다.

 

낼 모래 50 살이 되는 경력 20년의 엔지니어.

경력만큼 받는 월급액도 이제 대학 졸업해서 취업한 신입들보다는 훨씬 많죠.

 

 

 

약간의 고민 끝에 남편이 선택한 방법은 일단“장기휴가”

남편은 10월부터 내년 2월 말까지 5개월의 휴가를 받았네요.

 

아마도 5개월 후에 휴가를 연장하지 싶습니다.

짧으면 6개월~1년, 길면 2년 정도 되지 않을까 싶은 것이 마눌의 생각입니다.

 

재밌는 것은 장기휴가를 받았음에도 남편이 해 줘야 하는 일도 있네요.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관해서는 도움을 줘야하는 의무를 지는데...

휴가 중 일을 하면 지급되는 시급이 적혀있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남편의 시급은... 시간당 40유로라고 하더니만 그것보다는 조금 낮네요.^^)

 

남편은 그라츠에 있는 지점을 다닐 때 2번(2009년, 2012년의 장기휴가를 받았었습니다.

1년 6개월, 그리고 2년.

 

1년 6개월의 장기휴가 중에는 뉴질랜드에 있는 회사에 취직해서 6개월 동안 일도 했었죠.

물론 상사와 친분이 있던지라, 상사에게는 이런 사실을 통보 했었죠.

 

“추천서”가 중요한 서양의 회사들.

 

뉴질랜드의 회사에 취직할 때는 오스트리아에 있는 남편의 상사에게 전화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남편을 고용하기에 앞서서 전 상사는 어떻게 말하는지 중요한 결정 사항이었을 테니 말이죠.

 

미리 남편과 이야기가 되어있던 남편의 상사는 남편의 “뉴질랜드 취직“을 알고 있었기에 뉴질랜드에서 걸어온 전화에 성심껏(?) 대답을 해줬지 싶습니다.

남편이 취직이 됐던 것을 보면 말이죠.^^

 

그 당시 글을 찾아봤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87

낚시하며 뉴질랜드 남섬에서 보낸 4달! (출발에 앞서),

 

제가 글을 쓰게 된 계기였네요.

여행 사이트에 여행기를 올렸었고, 방문객들의 댓글을 읽는 재미로 여행기를 시작했고, 결국은 블로그까지 개설했네요. 올해로 글 쓴지 딱 10년입니다.^^

 

 

재밌는 것은 남편이 뉴질랜드의 회사에서 받았던 월급입니다.

 

일단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중요한 남편은 월급이 적어도 일할 의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자기 입으로 “이만큼 주세요.”가 아닌 회사에서 제시하는 금액을 기다렸답니다.

 

뉴질랜드 회사에서는 남편의 제출한 이력서의 학력과 경력을 고려했던 모양인데..

남편이 생각했던 “최하 월급액“의 2배를 제시했었죠.

 

그래서 남편은 뉴질랜드에서 백만 불 연봉을 받던 고소득자였습니다. ^^

 

남편이 뉴질랜드 회사에서 했던 일은 오스트리아에서 했던 일과는 조금 다른 일이었는데도 말이죠.

 

2년간의 장기휴가 때도 남편은 헤드헌터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면접을 본적이 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24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17-취업 인터뷰 간 남편.

 

이번에는 머무는 시간이 짧으니 면접을 보러 다니는 시간은 없을 거 같습니다.

 

남편의 휴가가 결정이 됐으니 이제 슬슬 준비에 들어가지 싶습니다.

 

마눌의 회사도 정리해야하고.. 난 이제 겨우 2년차 직원이라 장기휴가 달라고 하는 거보다 그냥 퇴직하는 것이 더 쉽죠.^^;

 

마눌의 뉴질랜드 비자 작업도 곧 들어가지 싶습니다.

남편이 뉴질랜드 영구 거주비자를 가지고 있으니 마눌도 거주비자를 받을 자격은 되지만..

 

거주비자를 받고 2년 정도 뉴질랜드에 머물러야 '영구거주비자"를 받을 수 있고, 또 한국인은 영구거주 비자를 발급받는데 거의 백만 원(은 조금 안 되지만)이 들어가는 관계로..

 

이번에도 마눌은 “워킹비자”를 발급받지 싶습니다.

 

지난 5년간 남편은 열심히 일했습니다.

마눌이 직업교육을 받는 2년 동안은 마눌의 뒤도 봐줘야 했죠.

 

마눌이 공부에, 독일어에, 실습에, 요양원 일까지 다니느라 힘들 때면..

남편에게 이유 없이 짜증도 내곤 했었는데, 남편은 그 짜증을 다 받아줬었습니다.

 

마눌이 지난 2년 동안 남편에게 진 빚을 이제 갚을 때가 된 거 같습니다.

남편과 붙어 있게 될 24시간이 절대 쉽지는 않은 시간이겠지만..

 

그래도 남편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한 그대,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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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6 00:00

 

 

하루 10시간 근무하는 오스트리아 요양원.

 

여름 근무가 겨울보다 더 힘들고,

특히나 삼복더위에 해당하는 기간은 출근이 무섭습니다.^^;

 

하지만 무섭다고 피할 수 있는 근무는 아니죠.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니 시작도 즐겁게!

 

아침에 출근하면 내가 직원들에게 농담처럼 하는 한마디.

“우리 오늘도 공짜로 사우나를 즐겨 보자고~~”

 

유럽의 여름은 우리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네, 달랐습니다. 이제는 과거형이 되어버린거 같으니 말이죠.

 

한국의 여름은 밤낮으로 덥죠.

하지만 유럽의 여름은 하루에 몇 개의 계절이 존재했습니다.

 

아침에는 서늘해서 잠바를 입어야 하고, 해가 뜨면 완전 더웠다가 해가 지면 또 서늘해지는!

그래서 항상 위에 덧입을 것을 챙겨서 다녀야 했죠.

 

우리는 그저 유행으로 보였던 어깨 위에 걸치고, 혹은 허리에 묶고 다니는 스웨터 종류.

더운데도 그것이 유행이라고 일부러 그렇게 하고 다닌 적도 있었죠.(정말로~)

 

유럽에서는 멋으로 걸고, 묶은 것이 아니라..

필요해서 가지고 다녔던 거라는 걸 이곳에 살면서 알게 됐습니다.

 

유럽의 여름은 에어컨, 심지어 선풍기도 필요 없었습니다.

밖에는 땡볕이지만, 그늘은 시원하고 건물 안에 있으면 서늘하니 말이죠.

 

하. 지. 만.

이제는 이것도 옛말이 되었습니다.

 

유럽의 여름이 전과는 많이 달라져서 이제는 집안에 있어도 땀이 삐질삐질납니다.

 

유럽의 대부분의 건물에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우리 요양원도 예외는 아니죠.

 

 

푹푹 찌는 여름에 요양원 근무를 하면 온몸에 땀띠를 달고 살죠.

 

올 들어 내가 사용하는 방법은 필리핀 사람이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필리핀에 살 때 땀 흘리는 제 등에 항상 얇은 수건을 대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나는 현지인도 아닌데...“

 

이런 생각을 했지만, 나를 생각해서 해주는 성의를 생각해서 말하지 않았었죠.

우리 집에 근무하던 아주머니셨거든요.

 

37도 이상 올라가는 더위에 에어컨도 없는 건물에서 어르신들 씻겨드리느라,

욕실에 단둘이 있으면 온 몸에서 땀이 솟구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등 뒤에 수건 하나를 넣죠.

땀이 나면 수건을 조금씩 위로 당겨서 땀이 나는 부위에 마른 부분이 갈수 있게 하고!

 

조금씩 위로 올라온 수건은 다른 것으로 교체.

 

 

내가 낮잠을 잘 수 있는 점심시간.

누워서 자야하는데 땀에 젖은 옷을 입고 누우면 찝찝하죠.

 

그래서 낮에 잘 때는 입었던 유니폼을 벗어서 창문에 걸어둡니다.

 

보이시나요?

우측은 상의, 좌측은 바지 중간에는 양말까지!^^

 

잘 때는 항상 새 이불보 속에 들어가서 잡니다.

이불보를 내 전용 슬리핑백처럼 사용하죠.

 

결론은 (집도 아닌 일터에서) 속옷만 입고 낮잠을 잔다는 이야기죠.^^

 

이것도 나 혼자 잘 때나 가능하죠.

혹시 남자직원이 잠자러 들어올 때는 불가능해집니다.^^;

(아직 그런 일은 없었지만 말이죠.)

 

오전에 땀나는 시간을 보냈지만, 대부분의 땀은 수건에 흡수를 시켜서 배출했고!

새 이불보 속에 쏙 들어가서 낮잠을 자면서 나머지 땀을 닦아냅니다.

 

물론 사용한 이불보는 잠자고 나오면서 세탁 주머니에 넣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오후 근무. 나는 또 새로운 수건을 등에 대죠.

 

그렇게 몇 장이 수건을 교체하다보면 다가온 퇴근시간!

 

요즘은 수건 몇 장과 이불보 덕에 나의 하루가 뽀송합니다.^^

그래서 하루 10시간 근무가 요새는 무섭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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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흘리면서 근무를 마치고 퇴근길에 만나는 소나기.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듯이 시원하게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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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7.1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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