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요양원에 내가 참 친해지고 싶은 직원이 한명 있었습니다.

 

내 연배로 23살의 나이에 요양보호사로 입사를 해서, 중간에 간호사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간호사로 일했지만, 요양보호사를 도와서 어르신들 간병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어르신들 일일이 마음을 다해서 보살피던 간호사.

 

나이 50이 넘었지만, 아직도 거의 180cm에 달하는 키에 얼굴도 예쁘고 거기에 금발.

길거리 캐스팅 꽤 많이 받았을만한 신체조건에 외모죠.

 

지나가는 말로 왜 “미스 오스트리아”에 나가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그런 것에 관심도 없어서 길거리 캐스팅을 꽤 많았지만 한 번도 응하지 않았었다고 하는 그녀,B

 

금발인 자신을 비하해서 하는 농담은 약간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는 언제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떻게 금발인 자신을 비하했냐구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금발은 멍청하다”는 인식이 있죠.

물론 이건 절대 사실이 아니죠.^^

 

B가 남편이랑 휴가 갔었던 곳을 이야기 하면서..

 

“호텔이 얼마나 큰지 아침에 밥을 먹으러 가야하는데 식당을 못 찾겠고, 나중에는 우리 방에 어떻게 가야하는지 도저히 모르겠는거야. 호텔이 얼마나 마치 미로 같아서 말이지.”

 

이 말에 다른 직원이 뭐라고 토를 다니 B가 날리는 한마디.

 

“나한테 뭘 바라는 거야? 난 금발에 나이도 오십이 넘었다고!”

 

그녀가 말하고 싶은 건 금발이 멍청한데, 나이까지 많으니 이중으로 장애가 있다고 한거죠.

 

안 웃기시나요?

직원회의 하려고 모여 있던 직원들은 이 말에 다 넘어갔었습니다.

 

 

 

B가 마지막 근무하는 날 작은 송별 파티가 있었습니다.

 

일 잘하고 모든 이에게 모범이 되던 B가 요양원을 떠났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다른 직원에게 들었습니다.

 

원래는 B랑 요양원 원장이랑 나이도 동갑이고 엄청나게 친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렇게 베프같은 사이였는데, 직원회의 중에 한 요양보호사가 “간호사가 우리 일(간병)을 안 도와준다.”는 말에 그 직원을 보호하려고 B가 변호를 했는데, 그 일로 원장과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다고 합니다.

 

사실 B는 요양보호사 일도 잘 도와주고, 함께 일하면 좋은 간호사였는데..

괜히 엉뚱한 직원 편들어 주다가 우리 요양원의 대장인 원장과 불편한 사이가 되어버렸죠.

 

그렇게 만나면 껄끄러운 원장이랑 같이 일하는 것이 불편했는지..

그녀는 오랜 시간 고민 끝에 “방문요양”쪽을 선택한 모양입니다.

 

요양원은 떠나지만 방문요양도 요양원이 있는 연방정부에 딸린 부서라 계속 같은 회사(?)소속이기는 하지만, 전처럼 근무를 같이는 못하는 거죠.

 

방문요양을 하게 됐다고 그래서 요양원을 그만둔다고 하는 그녀에게 내가 말을 건냈습니다.

 

“집하나 얻어서 조그만 사설 요양원 같은 건 할 수 없어?”

 

진심으로 어르신들을 대하고 자신이 하는 일도 엄청 좋아하는지라, 그녀가 요양원을 차리면 딱일거 같았거든요. 내 말에 그녀가 대답을 했습니다.

 

“나도 그러고 싶어, 그게 내 꿈이거든! 그런데 법적으로 요양원은 30명을 수용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해.”

 

10명 내외로 작은 요양원을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오스트리아는 법적으로 30명 수용할 공간이 있어야 요양원 허가를 내주는 모양입니다.

 

몰랐습니다. 아무나 집에 어르신들 모시고 살면 되는 줄 알았었는데..

 

23살 어린 나이에 요양원에 들어와 28년은 한결같이 마음으로 일하던 B.

많이 닮고 싶고, 친구가 되고 싶었는데 친해질 시간도 없이 떠나보내서 많이 섭섭합니다.

 

지금 내 또래의 직원들과는 서로 늙어가는것을 지켜보면 그렇게 직장동료로 남게 될 줄 알았었는데.. (금방 떠난다면 무슨 소리냐구요? 돌아오면 또 일은 해야죠.^^)

 

그녀가 떠나게 돼서 많이 섭섭합니다.

 

혹시 우리 요양원 원장이 다른 곳으로 발령을 가던가..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B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으며 그녀를 보냈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친구가 되고 싶고,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흔치 않는 기회인데..

 

우리가 인연이 있다면 또 만나게 되리라 기대를 해봅니다.

헤어짐은 끝이 아니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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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22 00:00

 

 

요즘 많이 나오는 단어, “갑질”.

 

원래는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에게 행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보면 이것도 갑질 같지 않은 갑질인 것 같습니다.

 

“강자한테는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인간들”

 

약자한테 강한 인간들이 하는 것이 “갑질”인것 같은데..

 

나보다 우월한 신분도 아닌데, (단지 내가 친절하다는 이유로) 만만히 보고 하는 행동들이 나에게는 갑질로 보입니다.

 

여기서 잠깐!

인터넷에서 퍼온 갑질의 뜻입니다.

 

갑질(甲-)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뜻하는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컫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인 어감이 강조된 신조어로[1] 2013년 이후 대한민국 인터넷에 등장한 신조어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우월한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행동을 말한다.[2] 갑질의 범위에는 육체적, 정신적 폭력, 언어폭력, 괴롭히는 환경 조장 등이 해당된다.

위키백과 참조.

 

내가 일하는 요양원에는 참으로 많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나는데..

그중에서 나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도 꽤 있습니다.

 

나는 많이 웃고, 친절하고, 이왕이면 많이 도와드리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런 내 모습이 만만히 보이는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종류가 다 심리전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반복되는 상황을 분석 해 보니 이것이 내가 들어본 적이 있는 그런 “갑질”인 것 같습니다.

 

갑질은 부자들이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자기한테 잘해주고, 자기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갑질이 시작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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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과연 제 생각이 맞는지 여러분이 읽고 판단 해 주세요.

 

여러분중 몇 분은 이미 읽으셨을 포스팅.

http://jinny1970.tistory.com/2952

날 피곤하게 하는 고객과의 심리전

 

전에는 어르신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는 방에 들어가서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하면서 소통을 했었는데, K부인의 목욕탕 사건이후로 그 방에 들어가면 K부인과는 눈을 마주치지 않습니다.

 

이러는 나도 마음은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마음에도 없는 거짓웃음을 짓고 싶지는 않거든요.

 

사실 K부인은 직원들 사이에 소문난 “어르신”이십니다.

 

당신 방에 들어오는 직원에게 “나는 너 밖에 없다. 다른 직원은 다 불친절하고, 나를 안 좋아하고..”이런 식으로 말씀을 하셔서 동정심을 유발하시고, 또 여배우 못지않은 연기력도 가지고 계시답니다.

 

아무도 없을 때는 혼자서 방안 이곳저곳은 물론 화장실까지 혼자 다니시지만, 직원이 들어오면 갑자기 힘없이 쓰러지는 척도 하시고, 여기저기 아픈 곳을 말씀하시죠.

 

“K부인이 화장실에서 침대로 잘 가시다가 내가 들어가니 갑자기 앓는 소리를 내시면서 못 걸으시는 척 하는 거 있지. 혼자 계실 때는 다 하시면서 직원만 들어가면 그러신다니깐!”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다 하는 K부인의 성격이나 행동.

저는 그중에 일부분을 경험했을 뿐입니다.

 

지금 K부인은 나에게 그냥 “한명의 고객”일 뿐입니다.

해 드려야 하는 일이 있으면 그 방에 들어가서 일을 해드리고 나오죠.

 

내가 들어갈 때마다 내 눈치를 보시고, 작은 일 하나에도 “고맙다”고 하시지만,

그것이 진심으로 느껴지지 않으니 인사를 하셔도 건성으로 “천만에요.”합니다.

 

 

다음에서 캡처

 

이런 일도 있었네요.저녁식사가 끝난 후 파킨슨을 앓고 계신 P부인을 모시고 화장실에 가서 잠옷을 갈아입혀드리는데, 뜬듬없이 나에게 하시는 말.

 

“du bist komisch 너 웃겨!”

 

내가 무슨 말을 해서 웃겼다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옷을 갈아입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직원에게 “웃긴다”니 이런 또 무슨 시추에이션인지...

 

내가 외국인이고, 항상 웃으니 나를 지금 만만해 보이고,

당신 시중을 들고 있으니 당신보다 더 못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신 것인지..

 

“지금 뭐라 그랬어요? 내가 웃겨요? 내가 뭘 했는데요?”

“......”

“P 부인은 지금 도움이 필요하죠?”

“응”

“내가 지금 도와드리고 있죠?”

“응”

“이게 웃기는 상황이예요? 뭐가 웃겨요?”

“.....”

 

내가 외국인이니 내가 하는 독일어 발음이 현지인과는 달라서 웃기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안 되는 거죠. 지금 갑질 하시는 것인지..

 

당신은 고객이고, 나는 고객을 모셔야 하는 직원이여서 하시는 갑질이신지..

아님 너무 친절하니 만만히 보신 걸까요?

 

내 동료들은 나에게 조언을 합니다.

 

“그렇게 친절할 필요 없어. 그냥 평상시처럼 대해. 뭘 그렇게 웃고, 친절해?”

 

그들이 말이 맞기는 하지만, 이왕에 하는 일이고, 다들 외롭고 불쌍하신 분들이니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친절하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건네고 싶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어르신들에게 큰소리로 “명령”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말이죠.

큰 소리로 호통을 칠때도 있죠.

 

--거의 100kg이 넘는 할배가 복도에 서서 할매가 지나가시려고 하는데..

길을 막고 서서는 못 지나가게 하는 경우!

 

--이 할배가 한 할매가 계신 방에 들어가서 할매의 손목을 틀어지고는 할매를 겁주는 경우!

 

이 할배는 제대로 걷지 못하지만 덩치가 있는지라 손목을 잡는 힘은 엄청납니다.

저도 손목을 몇 번 잡혀봤는데, 잡히면 빼기 힘들고, 또 아프거든요.

 

90대 초반의 할매에게는 엄청난 공포가 밀려오는 상황인거죠.

이런 경우는 큰소리로 상대방을 제압해야 합니다.

 

덩치가 산만해도 제대로 걷지 못하시는지라 밀어버리면 낙상위험도 있거든요.

 

“Z, 할매 손 놔! 일어나서 나가! 여기 니 방 아니야!”

 

직원이 소리를 지르면서 이야기를 하면 조금 쫄기는 하지만 그래도 당당한척 하는 할배.

왜 자기보다 약한 할매를 괴롭히는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Z할배는 복도를 오가는 직원들에게 발을 걸어서 넘어뜨리려고 시도도 하십니다.

 

저도 두 번이나 당했죠.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그런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내가 지나가는데 길이 좁아서 발이 걸렸었나보다 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넓은 복도 중간, 휠체어에 앉으셔서는 내가 지나가는데 한쪽 발을 들어서 내 다리에 거십니다. 그래놓고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이

 

“그래, 내가 네 발 걸었어. 어쩔래?”하는 태도!

이건 갑질보다는 횡포에 가까운 행동이네요.

 

인간은 본성은 원래 선하다는 성선설과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하다는 성악설.

 

저는 지금까지 성선설을 믿고 살았는데,

이제 삶을 마감하는 시간속에 사는 사람들이 이런 행동들을 보면..

 

인간의 본성은 원래 악한 것이 맞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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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3월에 남편 출장지인 스페인 호텔 동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창밖으로 보는 풍경이 근사했었고, 조식도 훌륭했던 별 3개짜리 비싸지 않았던 호텔이죠.^^

 

저는 1인추가 비용 10유로로 아침까지 먹었던 엄청나게 럭셔리한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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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16 00:00

 

 

우리 요양원에 있는 여러 명의 외국인 직원들.

그중에는 나와 외모가 흡사하게 생긴 아시안도 있습니다.

 

아시아 출신이라고 해도 동남아시아인들은 피부색이 어둡고, 우리와 이목구비가 확 티나게 다르지만 중국인, 일본인들과 동남아시아에 골고루 퍼져있는 중국계는 한국인과 거의 비슷합니다.

 

그녀는 라오스 출신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동남아 쪽의 외모가 아닌 중국계.

그래서 그녀는 한국인인 나와 거의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그녀의 이름을 보고, 그녀가 일본인인줄 알았죠.

어찌 들으면 일본인 같은 이름이거든요.

 

나와 비슷하게 생긴 외모 덕에, 동료직원들은 가끔 나에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곤 합니다.

얼핏 보면 정말 헷갈리는 모양입니다. 내가 나인지 그녀인지..

 

비슷한 외모에 같은 외국인지만, 그녀는 나와는 다르죠.

그녀는 2~3살 때 엄마 품에 안겨서 보트피플로 유럽에 입성한 이민자거든요.

 

외모는 이곳 사람들과 차이가 나는 외국인지만,

이곳에서 학교를 다닌 그녀의 독일어는 현지인입니다.

 

그래서 같은 외국인이지만, 아니 그녀는 외국인이 아니네요.

국적도 더 이상 라오스가 아닌 오스트리아 일 테니!

 

비슷한 외모이고 태생은 외국인이지만, 그녀는 외국인이 겪은 언어에서 오는 이질감과 문화의 차이는 거의 모르지 싶습니다. 어릴 때부터 두 문화 사이에서 방황하며 자랐을 테니..

 

처음에는 그녀가 참 싫었습니다.

 

같은 외국인인데 동료들 앞에서 나의 조금은 튀는 독일어 발음을 이야기하고,

“뭐래?”하는 반응을 자주 보여거든요.

 

같은 외국인인데(그녀는 자신이 외국인이라 생각을 안 하겠지만, 최소한 외모는) 왜 대놓고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면박을 주고 그러는지 짜증도 났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의 성격을 알게 되고 나서 그녀를 더 이상 피하지는 않죠.

 

오빠 4명 밑에 막내딸로 자란 그녀는 어릴 때부터 오빠들 사이에서 치고받고 살았답니다.

옷은 항상 오빠들이 입던 것을 물려받아 공주치마 같은 건 입어본 기억도 없고!

 

살아온 환경이 그래서 그런지 전혀 여자답지 않은 그녀.

 

마음은 안 그런데 말하는 건 참 재수없는 타입입니다.^^;

 

요양원에 출근해서도 각방의 어르신들의 상태를 세심하게 챙기지만 입은 항상 투덜거리죠.

 

 

 

어릴 때 와서 이곳의 학교를 다니고, 이곳의 문화를 접하면서 자란 그녀지만, 입맛만큼은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을 먹고 자라 라오스 입맛인 모양입니다.

 

근무 중 점심이나 저녁을 먹을 때 그녀가 챙기는 것은 바로 이 핫소스.

 

내가 아는 아시아 음식은 태국, 베트남, 중국음식 정도인지라 라오스 음식은 잘 모릅니다.

 

그래서 그녀가 처음 이 소스를 가지고 등장했을 때는 “저거 베트남 소스 아닌가?” 했었죠.

베트남 쌀국수 먹을 때 넣어먹는 소스 같았거든요.

 

 

그녀가 매운 걸 좋아한다는 걸 알고, 김치도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만든 김치를 한번 줬었습니다. 내 김치를 먹고 나서 그녀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맛있다”와 “고맙다”가 여러 번 반복된 것을 봐서는..

꽤 맛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그녀가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내 김치사진도 봤죠.

 

 

 

내 김치가 자기 입맛에는 조금 덜 매운 듯 해서 빨간 땡초를 썰어서 같이 먹었나 봅니다.

 

내가 준 김치는 그리 적은 양이 아니었는데...

그녀는 그걸 한 번에 다 해치웠답니다. 밥도 없이 맨입으로 말이죠.

 

김치를 좋아한다고 해서 지하실에 있는 김치 한통을 갖다 줬는데 이렇게 열광을 해주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내 김치가 맵지 않다는 건 조금 의외지만 말이죠.

 

그녀는 최근에 내가 만든 명이김치 한 통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슈퍼에서 산 명이는 겁나 비싸지만, 나는 직접 명이를 뜯으러 다녔으니 넉넉하게 했던 명이나물 김치. 만들어서 지하실에 넣어놓으면 내가 밥 먹을 때만 먹게 되니 꽤 많은 양들이 신 김치가 됩니다.

 

그 신김치중에 한통을 내 딴에는 큰 인심 쓴다고 줬더니만 그녀가 하는 말.

 

“지난번 배추김치는 맛있었는데, 이번 명이 김치는 짜더라.”

 

보통 음식을 선물 받으면 맛없어도 “맛있었다.”하는 것이 인사인데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그녀.^^;

 

명이나물을 처음에 절일 때 젓갈을 조금 넉넉하게 넣기는 했지만, 밥이랑 먹으면 맞는 간인데... 그녀처럼 맨입으로 김치만 먹으면 당근 짠 맛이죠.

 

“명이나물을 소금으로 절이지 않고, 그냥 젓갈을 넉넉하게 넣었어.

밥이랑 먹으면 간이 맞을 꺼야.”

 

내말대로 그녀가 나중에는 밥이랑 먹었는지 알 길이 없지만..

그 후 그녀에게 다시 김치를 주지는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배추가 조금 비싼 시기이고, 내가 오래전에 만들어둔 시어 꼬부라진 배추김치가 아직도 조금 있고, 지금은 내가 미친듯이 담아놓은 명이나물 김치와 명이나물 페스토를 이용해서 빨리 먹어치워야 하는 시기라 당분간 김치를 만들 계획은 없습니다.

 

김치 만드는걸 배워볼 생각도 있는 그녀에게 다음에는 내 “쉬운 김치 양념 만드는 법”을 알려줘야 겠습니다.

 

모든 재료를 믹서에 넣고 한 번에 갈아서 해치우는 내 김치 양념은 정말 쉽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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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요리 이야기가 나온김에 (김치도 요린감???)

내 얼렁뚱땅 만드는 요리 동영상 하나 업어왔습니다.

 

슈퍼에 갔다가 저렴한 소고기를 만나서 만든 요리죠.

나도 먹고, 남편도 먹고, 나름 푸짐하게 해먹은 불고기 요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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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5.15 00:00

 

 

우리 요양원에는 참 다양한 분들이 머물고 계십니다.

성별과 나이, 그리고 요양원에 머문 기간도 다양하시죠.

 

직원을 대하는 태도는.. 오래 머무신 분이실수록 만만하게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

요양원에 오래 사신 분들은 직원들이 이름을 부르십니다.

 

“지니”, “소냐” 이렇게 이름을 부르고,

Du 두(너/반말/친근한 사람들 사이의 호칭)라 하시지만..

 

오신지 얼마 안 되신 분들은 “호출벨” 하나 누르는 것도 미안 해 하시고, 원하시는 거 하나 해 드리면 “감사 표현”을 하시고 또 하시고, 가끔은 돈을 내놓기도 하십니다.

(물론 받지는 않지만..)

 

그리고 직원과 거리를 느끼시는 것인지..

Sie 지(당신/존칭/공식적인 사이의 호칭)라 하십니다.

 

직원들을 부르실 때도 이름이 아닌 “Schwester 슈베스터(간호사/수녀/언니)”라 부르시죠.

 

우리 요양원에는 직원들을 소위“부리시는 할매”가 계십니다.

그중에 제일 만만한 직원은 “실습생”.

 

실습생이 왔다 싶으면 방으로 불러서 이것도 시키고, 저것도 시키시죠.

저도 실습생때 종종 불려가서 했던 일입니다.

 

“방에 있는 화분에 물을 줘라~”

 

“미네랄 워터에 사이다를 반씩 섞어라~”

 

“내 궁디에 뭘 발라라~”

 

먹는 걸 유난히 밝히시는 어르신으로 100kg이 넘는 거구입니다.

 

제 글에 등장한 적도 있는 할매이신 N 부인.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702

누구를 위한 과일일까?

 

원래 어르신들은 직원들의 신상에 대해서 잘 묻지 않는데..

N부인만은 시시때때로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 오셨습니다.

 

그리고 물음이 말미에는 항상 같은 말을 하셨죠.

 

“넌 근무 끝나고 집에 가면 남편 품에 안겨서 잠자겠다.”

 

근무가 끝나면 당연히 집에는 가는 것이고,

남편 품에 안겨서 잠을 자지는 않지만 한 침대에서 잠을 자기는 하죠.

 

“이 할매는 왜 유난히 내 남편에게 관심을 보이시나..”했었는데..

매번 물어오는 질문이고, 말씀이시다 보니 이제는 그러려니 했었죠.

 

한동안 2층 근무를 하다가, 간만에 N부인이 있는 층에 근무를 들어가서 아침에 N부인을 씻겨드리고 있는데, 뜬금없이 한마디를 하셨습니다.

 

“나 거시기(s-e-x)가 하고 싶어.”

 

갑자기 당황스러웠습니다.

지금 할매가 거시기가 하고 싶으시다는데 나는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는지..

 

직업교육 받는 중에 들었던 “카더라 정보.”

 

요양원의 한 간호사가 돈을 받고 손으로 할매가 원하는 것(자- 위?)을 충족시켜줬다는..

“설마..” 하면서도 “그럴수도 있겠다.” 했었죠.

 

스와핑과  콜보이로 70대임에도 20대처럼 성 생활을 즐기신다는 70살 동갑내기 부부이야기.

(오스트리아 무료 신문 Oesterreich에서 발췌)

 

지금 그 “설마”했던 이야기를 듣고 있는 현장입니다.

당황했지만 안 그런 척 하면서 질문을 했습니다.

 

“N부인, 마지막으로 거시기를 한게 언젠데?”

“한 15년 됐나봐.”

“몇 살 때 였는데?”

“70살이었나?”

“그 이후로는 안 했어?”

“응, 나는 할 때마다 오르(거시기)도 느껴서 하는 거 좋아하는데..”

“....(할 말 없어 입 다물었음)”

 

85살이신 N 부인은 삶에 참 충실하십니다.

당신은 100살까지 사시겠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죠.

 

식탐이 심하게 있으시고, 하루종일 뭘 드시는 분이라 아들이 거의 매일 엄마의 (음료, 술, 과일등등) 주문 호출을 받고 매일 뭔가를 사다 나르고 있고..

 

N부인이 스스로 “내 아들이 내 경제부 장관.”이라 하니 물었죠.

 

“그럼, 아들한테 이야기 하면 되잖아. 콜보이 하나 불러달라고.”

“내 아들은 안 해 줄꺼야.”

(하긴 세상에 모든 아들들은 절대 용납을 못할 거 같기는 합니다.)

 

“그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정보는 있을 거 같은데..”

“난 인터넷이 없잖아.”

“그럼 전화를 하던가.”

“.....”

 

아무리 돈을 받고 하는 일이지만 100kg이 넘는 85세의 할매가 하고 싶지는 않을 거 같지만..

그래도 찾으면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찾을 수는 있겠죠.

 

어르신의 문제를 해결 해주는 것이 우리들이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처음 받는 요구 아닌 요구인지라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물었습니다.

 

“요양원 전문으로 활동하는 콜보이가 있남?”

 

그렇다고 내가 불러준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일단 선배들에게 물어봐야죠.

간호사 중에 하나가 대답을 합니다.

 

“다른 요양원에 근무하는 내 친구 말을 들어보면 요양원으로 부르면 오나봐.”

“그럼 남자도 부르면 오겠네?”

“근디..보통은 할배들이 여자를 찾지. 왜?”

“N부인이 거시기 하고 싶다고 하는데, 아들한테는 말을 못하겠나봐.”

 

나와 간호사의 대화를 듣고 있던 또 다른 직원이 하는 말.

 

“신경 쓰지마, N부인이 자주 하는 말이야.”

 

다른 직원들은 자주 들었던 이야기라는데,

2년차 요양보호사는 처음 들어봐서 아주 당황스러웠던 이야기였습니다.

 

인간의 식욕만큼이나 성욕도 “나이듬“과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꿈틀대는 모양입니다.

 

N부인은 왜 그런 이야기를 나에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나에게 “정보나 전화번호”를 받을 생각으로 하신 건 아니겠지요?

 

그냥 말이라도 해서 스트레스를 풀어볼 생각이신 것이였는지..

그것이 궁금한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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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는 너무 거시기 해서 분위기도 바꿀겸...

내가 장보러 다니는 슈퍼마켓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난 알뜰주부라 조금 더 저렴하게 장보는걸 좋아하는디..

오늘 그 노하우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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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4.06 00:00

 

중년이 되니 이제는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게 느껴집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도 생기는 시기이기도 한 거 같구요.

 

한동안 한국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는데..

한국의 가족과 통화중 한마디가 내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언제 와?”

 

이 말에는 별 생각 없이 댓구를 했었습니다.

 

“당분간 들어갈 생각은 없는데...”

 

그렇게 통화를 마무리 했는데..

마음이 쓰였습니다.

 

외로우니 같이 있고 싶다고 하는 이야기였고,

내가 와서 위로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는데..

 

그걸 나는 너무 무심하게 받아들인 거 같습니다.

 

내 주변을 봐도 이제는 다들 건강에 적신호들이 들어옵니다.

 

동료 직원 중에 한명은 최근에 하지정맥류 수술을 하느라 2주 병가를 냈었고,

 

나와 같은 시기에 요양원에 실습생으로 들어와서 정직원이 된 아낙은 최근에 심장수술을 했다고 합니다 인공심장을 달았는데, 그것이 40%정도밖에 작동을 못하는지라, 일을 더 이상 못하겠다고 최근에 그만뒀고,

 

그 외 다른 이야기들을 들어봐도 내일 일을 장담 못하는 것이 중년의 건강인거 같습니다.

 

그런 말이 있죠?

시간이 많을 때는 돈이 없고, 돈이 많을 때는 시간이 없어서 여행을 못한다.

 

중년이 되면 노력에 따라 돈도 시간도 (약간의)여유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개인의 욕심에 따라 여전히 돈도 시간도 없는 시기일수도 있지만 말이죠.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을 했습니다.

올해 나에게 남아있는 휴가는 3주정도. 근무를 조금 미루면 4주까지는 시간이 됩니다.

 

이 정도면 한국에 가서 내 가족에게 힘을 줄 시간은 충분한 거 같습니다.

 

자매들이 그렇듯이 멀리 살면 애틋하고, 붙어있으면 매일이 다툼의 연속이지만..

붙어있는 동안은 잠시나마 외롭지 않을 수 있죠.^^

 

 

 

이제 한국 갈 마음을 먹었으니 빨리 직장에 알려야 했습니다.

 

우리 병동의 대장에게 가서 딱 한마디 했습니다.

 

“나 1월 말에 한국 갈 거야. 여기 날짜 잡았으니까 이때 휴가 내줘!”

 

그렇게 4주정도 날짜를 잡아서 건네 줬는데..

다음날 또 다른 부탁을 했습니다.

 

“토요일에 출국하면 항공권이 더 싸니까,

나 휴가는 월요일부터지만 토, 일은 희망휴무로 잡아줘!”

 

아직 휴가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이틀 더 빨리 휴가를 가겠다네요.^^;

 

중년이 되니 돈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내 건강도 중요하고, 남의 건강도 중요하고,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은 일들도 생기고!

 

아무도 모르는 것이 인간의 내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이 지난 뒤에 후회하기 보다는..

“지금”이라고 느껴질 때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지 싶습니다.

 

돈이야 쓰고 나면 또 모우면 되지만,

추억은 나중에 모을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니 말이죠.

 

한국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곳 사람들은 “은퇴”시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립니다.

 

더 이상 일을 하지 안 해도 되니 시간적 여유도 많고!

매달 “연금”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안정적인 수입도 있고!

 

물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일찍 은퇴를 할 조건이 되면 더 일찍 할 수도 있지만..

2018년 현재 오스트리아는 남자는 65세, 여자는 60세가 되면 은퇴를 합니다.

이때부터 연금을 받게 되는 거죠.

 

최근 동료에게서 갑자기 죽은 그녀의 친구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은퇴하면 어디도 가고, 뭘 하고..그렇게 은퇴 전에 계획을 빵빵하게 세워놨던 친구였는데.. 은퇴를 1년 앞두고 갑자기 하늘나라로 갔다니깐, 그래서 나는 계획 같은 건 미리 안하기로 했어."

 

 

나이가 들어갈수록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꼭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낍니다.

 

중년이라는 시기가 “나중에...”한다고 일을 미뤄두기는 겁이 나는 때입니다.

“나중에”가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느니 말이죠.

 

돈을 알뜰하게 모아서 노년을 준비하는 것도 중년이 살아가는 삶의 자세이지만,

“때”라고 생각할 때 실행을 옮기는 것도 중년이여서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저는 한국을 갑니다.

중년이라는 시기는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서 살아야 하는 때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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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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