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동료들이 질투하는 나의 6개월 장기 휴가

by 프라우지니 2022. 9. 24.
반응형

 

 

병동 내에는 10월부터 내가 6개월동안

휴가를 간다는 소문이 이미 다 퍼진 상태.

 

나에게 직접 물어온 직원도 있지만,

서로 주고 받는 정보 속에 내 이야기도

있었을 테니 대부분은 알고 있죠.

 

근무 이틀째 출근을 해서

일 하다가 오전 휴식시간에

나의 늦은 아침을 먹으려고

사무실에 들어가니 두 직원이 있길래

안부를 물었습니다.

 

오늘은 다른 층에서 근무를 하지만

전날은 같은 층에서 함께

근무를 한 동료들이라 오늘은 어때?”하고

안부를 물어오니 나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왔습니다.

 

좋다는 의미의 “Super”가 아닌

“OK”라고 하니 단박에 들어오는 핀잔.

 

 

 

근무 이틀 째이고 아침 6시에

일어나야 해서 조금 피곤도 했었고,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OK라고 했는데

그것이 왜 불만인것인지..

 

내가 심히 기분이 좋거나,

나쁜 것을 남에게 알릴 필요가 없으니

가장 무난한 것이 바로 OK,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죠.

 

나에게 6개월 휴가 가는 것을 물어와도

나의 답변은 언제나 같은 OK.

 

새로운 나라에 새로운 볼거리를

찾아 간다면야 동료들의 생각대로

흥분되고 기다려지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잘 알고 있는 뉴질랜드로

가는 것이니 별로 흥미로울 것도 없고,

신이 나지도 않고 무덤덤.

 

여기서는 직장을 다니며 일상을 살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길 위에서 일상을 사는 것이죠.

사는 위치가 조금 달라질 뿐,

여기서도 떠나서도 일상은 이어지죠.

 

나의 시큰둥한 반응이

뭐가 못마땅 한 것인지 동료들은

나에게 타박을 합니다.

 

6개월이나 휴가를 가면서

반응이 그게 뭐야?”

 

 

 

내가 장기간 휴가를 가는데,

그들이 보태준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모아두었던 휴가였고,

근무를 더해서 벌어놓은 시간으로

가는 휴가인데, 뭐가 그리 못마땅 한 것인지

매번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너는 6개월이나 휴가를 가잖아.”

 

내 시간에, 내 돈으로 (아니 남편 돈?)

휴가를 가는데 왜 내 동료들은

그리 배가 아픈 것인지..

 

이번에는 그들의 질문에

조금 다른 대답을 했습니다.

 

“3개월은 휴가이고,

2개월은 벌어놓은 시간이고,

나머지 1개월은 무급휴가를 가게 됐어.”

 

무급 휴가도 포함이 되었다니

조금 덜 부러운 것인지 이번에는 조용.

 

애초에 저는 6개월동안 매달 월급이

나오는 유급 휴가를 가려고 했었는데..

 

https://jinny1970.tistory.com/3650

 

나는 6개월 휴직, 돈 받고 한다.

남편은 이미 회사에서 6개월 휴직을 받은 상태입니다. 휴직 기간에도 월급의 50%가 나온다고 해서 “그건 어떤 종류의 휴직인가?” 했었는데, 남편은 휴직기간전 6개월 동안 자기 월급의 50%만 받

jinny1970.tistory.com

 

 

몇 달 동안 조용하다가 뜬금없이

나를 호출하는 원장 사무실에 가보니

나의 휴가 내역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애초에 주/10시간으로 하면

한달에 40시간 정도만 필요하니,

90시간이면 2달 정도라 생각 했었는데..

 

우리 병동의 책임자가 2023년에

나오는 휴가 5주까지 땅겨서 사용하면

/20시간으로 월급을 받을 수 있다고 했었죠.

 

그래서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뜬금없이 딴지를 걸어왔던 원장.

 

“2023년 휴가를 년초에 땡겨서

쓰는 건 안되니, 3월달은 휴가가

불가능하다면서 하는 말.

 

“3월을 무급 휴가를 쓰겠다면

그건 내가 해줄 수 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시간을 계산해 보니

휴가는 264시간 (3달하고 1주일),

근무를 더해 놓은 건 120시간 정도.

 

휴가를 3달 가고, 나머지 3달은

/10시간으로 근무를 조정하면

휴가를 즐기는 6개월 동안 월급을

받을 수 있는데, 원장은 내 편의를

봐줄 의지가 없습니다.

 

그렇게 바꾸는 건 6주 전에 신청을 해야했고,

지금 그걸 담당하는 직원이 휴가를 갔거든?”

 

 

 

옆에서 노조위원장이 가능 하잖아라는

눈빛으로 원장을 쳐다보더만,

원장은 귀찮아.”하는 눈빛을

노조위원장에게 쐈죠.

 

나의 “6개월 휴가는 이미

몇 달 전에 이야기를 했었고,

그래서 7, 8, 9월에 추가로 근무까지

해가면서 잉여 시간을 만든 거였는데

막판에 이러면 나중에 감사 선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안 드는디..

 

원장도 내가 가는 6개월 유급휴가를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기 싫어서

귀찮다는 이유로 나의 한달을 막아버린 것인지..

 

이 소식을 남편에게 전하니

남편은 아주 낭패한 표정을 지었죠.

 

내가 지금 일하는 이유는

나의 연금보험을 위해서 였는데,

그래서 휴가를 가면서도 연금보험이

납부될 수 있게 신경을 쓴 것이었는데..

 

https://jinny1970.tistory.com/3618

 

오스트리아에서 내가 일해야 하는 기간, 4년 3개월

얼마전에 남편이 오스트리아의 연금보험조합에 마눌의 은퇴 연금에 대한 문의를 했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와서 일한 기간이 대충 10년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연금보험 조합에 문의하는 것이

jinny1970.tistory.com

 

 

 

연금보험 납입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그렇다고 남편은 2월말에 귀국을 해서

마눌이 3월에 근무를 할 수 있게 할 생각도 없죠.

 

아무튼 옆을 봐도 앞을 봐도

나의 장기 휴가를 기쁘게

생각해주는 사람은 없는 거 같네요.

 

원장은 원장 대로 나에게 어려움을 주고,

동료들은 그들 나름대로 나의

무덤덤한 태도를 삐딱하게 보죠.

 

내가 6개월 휴가를 가니

신나서 뛰어다녀야 하고,

그들은 엄두도 못 내는 장기 휴가이니

미쳐 날뛰어야 만족할까요?

 

내 들뜬 마음을 드러내놓고 표현하면

그때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핀잔을 주겠지요.

 

얼마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네요.

 

30시간 일하는 간호사 동료가

앉아있길래 간만에 만난 반가움이

안부인사를 했더니만 피곤하다는 답변과

함께 돌아온 뜬금없는 한마디.

 

https://jinny1970.tistory.com/3273

 

나를 반성하게 하는 그녀

우리 요양원에는 나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직원이 있습니다. 외모는 외국인이지만 오스트리아 사람인 직원이죠. 2살 때 보트타고 오는 부모님을 따라서 난민으로 오스트리아에 정착 한 탓에 동

jinny1970.tistory.com

 

 

 

나 이번주에 40시간 일해서

피곤하니까 말 시키지마!

넌 주 20시간만 일하니 편하지?”

 

20시간이라고 해도

일주일에 2일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3일 일할 때도 있고, 4일 일할 때도 있으니

나도 일주일에  4일을 일하는 경우가

드물기는 하지만 있기는 하죠.

 

그렇다고 안부를 물어온 동료에게

짜증은 내는 일은 없는데..

 

그리고 내가 주 20시간 일해서

시간이 널널한 것은 맞지만,

30시간 일하는 그녀보다

돈을 덜 버는 것도 사실이죠.

 

내가 일을 조금 덜하고, 돈을 조금

덜 버는 것이 질투할 일인 것인지..

 

사람이 심리가 남이 안된

일을 겪으면 위로를 해주지만,

남이 잘되면 배 아파 한다더니

내 동료들은 그런 마음일까요?

 

직장 동료라고 해도

마음까지 나누는 사이도 아니라,

그들에게서 따뜻한 말 따위는

기대하지도 않고!

 

아이가 없는 삶이라 그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나를 그들은 시샘 하나 봅니다. ㅠㅠ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업어온 영상은..

크로아티아에서 하는 자전거 투어입니다.

 

https://youtu.be/F1NKEIY5Hcg

 

반응형

'오스트리아 >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예상 밖의 행동을 한 그녀  (4) 2022.10.18
팀 리더를 맡다  (3) 2022.10.16
내가 한 삼자대면  (10) 2022.10.10
내가 들은 불쾌한 칭찬  (11) 2022.10.02
싸가지 없는 병동 도우미  (4) 2022.09.30
불쌍한 인생들  (5) 2022.09.22
내 마음이 가는 그녀  (8) 2022.09.17
내가 하지 못한 신문 심부름  (3) 2022.09.15
타인에게서 보는 내 모습  (8) 2022.09.13
떠나갈 사람들  (2) 2022.09.0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