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스트리아의 요양보호사.

주 연방에서 관리하는 요양원 중에 한 곳에 근무를 합니다.

 

주 연방에서 관리하는 요양원이라고 해서 “주 연방 직원(=공무원)은 아닌 계약직입니다.

 

계약직이라고 해도 매년 계약을 갱신하는 그런 종류는 아닌 (평생)계약직입니다.

내가 그만두지 않는 이상 계약이 만료되어 그만둬야 하는 일은 없다는 거죠.

 

주 연방에서 관리하는 양로원에 근무하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습니다.

주 연방에서 복지 쪽의 예산액의 줄여버리면 우리에게 가장 먼저 타격이 오죠.

 

제일 손쉬운 방법이 직원의 수를 줄이는 것이니..

나머지 직원들이 뺑이를 쳐야합니다.^^;

 

이래저래 사설 요양원보다 조금 더 열악한 환경이 주정부 산하의 요양원입니다.

 

 

요양보호사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인력 미달 직업군‘입니다.

그래서 “무료교육+ 생활비 보조”라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유혹하죠.

 

하지만 2년간의 직업교육을 마치고 실제로 요양원에 들어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나라에서 무료 교육에, 배우는 동안 생활비 지원도 되니 배웠던 것뿐인 거죠.

 

실제로 직업으로 하기에는 일도 벅차고, 월급도 세지 않고..

이런저런 이유에서 직업교육을 받았음에도 이 세계에 오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링 요양원만 해도 내가 실습생일 때는 거의 40명의 다 되가는 병동직원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10명 정도가 빠진 상태입니다.

 

3명은 다른 직원들과의 불화나 불만족스러운 환경 때문에 다른 요양원으로 갔고..

대여섯 명은 60살이 넘어서 은퇴를 하면서 그만뒀습니다.

 

거의 10명이 빠졌으면 새로 직원을 뽑아야 하는데..

한동안은 요양원 증축문제로 새로 직원을 뽑지 않았었고..

 

지금은 직원을 구해도 오겠다는 직원이 없습니다.

인력시장에 사람이 없으니 구한다고 구해지지 않죠.

 

엊그제 직원회의에서는 새로운 뉴스도 들었습니다.

어떤 요양원은 직원이 부족해서 병동 두어 개를 닫은 곳도 있다고 합니다.

 

직원이 없어서 요양원 운영이 힘들다는 이야기죠.

 

 

직원회의 중에 원장은 직원들이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직원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는 우리 요양원에 적을 두고 있는 실습생들이니, 그들을 잘 가르치고, 잘 챙겨놔야 한다. 그들이 미래에 당신들의 동료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

 

이제 실습생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2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동료가 되는데,

그 동안 없는 직원으로 버티라는 이야기인 것인지..

 

직원들의 여유가 없으니 병동에 배치되는 직원의 수도 빡빡하고, 요양원 어르신들을 씻겨드리고, 먹여드리고 하는 아주 기본적인 것들만 겨우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나마 3명이 28명의 어르신들을 관리(?)하는데, 그중에 한명이 대충 일하며 땡땡이를 치면, 나머지 직원이 뺑이를 쳐야한다는 이야기죠.

 

 

 

요즘 우리 동네에 붙어있는 포스터입니다.

한 정치인이 노인문제에 대한 공약을 걸었습니다.

 

“좋은 간병을 위해서 힘을 쓰겠다?”

고품질의 간병을 추구한다는 말인데..

이걸 보면서 웃음이 났습니다.

 

내가 아는 현실은 이것이 아닌데.. 직원이 없어서 병동을 닫는 요양원도 있는데 어떻게 더 좋은 간병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인지.

 

내가 거리에서 본 포스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울 병동 책임자가 하는 말.

 

“난 그 포스터를 볼 때마다 달걀을 한판 던지고 싶다니..”

 

좋은 간병 환경을 만들려면 매력적인 직업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실제로 “요양보호사”일은 육체적으로 힘들고 월급은 박한 환경입니다.

 

내가 있는 린츠 지역의 경우는 주 40시간 일을 하면 세전 금액이 2100~2200유로 정도로,

다른 직업군에 비해서 나름 고소득이기는 하지만, 하는 일에 비하면 박하다고 합니다.

 

하루 10시간 근무가 말이 쉽지, 요양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더디고, 힘이 듭니다.

 

하루종일 이 방, 저 방 찾아다니면서 냄새나는 뒷동네를 도맡아서 닦아드려야 하고!

 

몸이 아픈 어르신들의 이런저런 하소연을 듣고, 치매 어르신이 본 환상이나 환청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면서 하루를 지내고 나면 몸도 마음도 지쳐갑니다.

 

 

이제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직업교육을 찾는 16~17살 아이들에게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적극 권장하고 유치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20살도 안된 실습생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20살에 시작해서 60살 혹은 65살까지 직업의 세계에 있어야 하는데..

그 아이들은 40년 혹은 45년 동안 어르신들 궁디만 닦아야 한다는 이야기죠.

 

나이 먹을 만큼 먹고, 인생 살 만큼 산 40~50대 같은 경우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도 있고,  (은퇴 할 때까지) 얼마 일을 안 해도 되니 일하는 동안 마음을 다해서 할 수도 있겠지만..

 

20살짜리는 과연 몇 년이나 요양원에서 일을 하며 버틸 수 있을까요?

 

어린 아이들에게 상대방을 가엽게 생각하는 “측은지심”이 있을 리 만무할 테니..

그냥 직업적으로 배우고, 기계적으로 일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직원이 부족해서 일이 조금씩 더 힘들어지는 것을 모두들 이야기 하지만,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인지라..

 

견딜 수 있을 만큼만! 할 수 있는데 까지만!

지금 직원들은 이런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인력고갈의 문제는 금방 나아지지 않을 상항인데,

오스트리아의 정치는 어떻게 이 문제들을 해결할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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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20 00:00

 

우리 요양원에는 저를 아주 좋아하시는 분이 몇 분 계십니다.

그분들과 나만이 공유하고 있는 비밀도 있죠.^^

 

평소에는 저녁 7시쯤에 옷을 갈아입으시고, 그때쯤 연고를 바르시는 어르신인데,

내가 오후 4시경에 들어가서 옷도 갈아입혀드리고 연고도 발랐다고 하면 다들 놀라죠.

 

자! 이쯤에서 아무도 궁금하지 않는 오스트리아 요양원의 하루를 소개합니다.

직원들은 다양한 시간대에 출, 퇴근을 하지만 대부분의 직원은 아침 7시에 출근을 합니다. 짧게 철야근무를 한 직원에게 어르신들의 변동사항에 대해서 전해 듣고!

 

아침 식사를 각방의 어르신들에게 배달합니다. (보통 7시 30분)

 

혼자서 드시는 분들은 빵, 버터, 쨈과 커피를 갖다 드리고,

마비가 있으신 분들은 빵에 버터, 쨈까지 발라서 먹기 좋게 잘라서 갖다드리고,

와상환자이거나 식물인간 상태인 경우는 커피에 흰 빵을 적셔 먹여드리죠.

 

아침 식사가 끝나면 간병을 시작합니다.

 

1주일에 한 번 정해진 목욜 날에 목욕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거동이 자유로우신 분들은 각자가 알아서 씻으시는지라 도움이 필요 없지만,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각방에 딸린 목욕탕까지 모셔갑니다.

 

혼자 씻으시는 분들은 약간의 보조만 해 드리고,

와상 환자 같은 경우는 대야에 물 떠가서 온 몸을 다 씻겨드려야 합니다.

 

보통 오전 8시에서 늦어도 11시정도에는 모든 작업을 끝내야 합니다.

 

어르신중 혼자 씻으시는 분들은 제외해도 20분이 넘는 어르신을 직원 3~4명이 목욕시켜드리고,  씻겨드리고, 옷 갈아입혀드리고 등등을 이 시간안에 다 끝내야 합니다.

 

침대에 하루종일 누워계시는 어르신들이라고,

하루종일 잠옷 입은 상태로 두는 것이 아니라..

 

오전에 씻겨드리면서 셔츠 같은 걸로 바꿔드리고,

저녁에 다시 잠옷으로 입혀드립니다.

 

오전 11시 30분에는 점심식사가 나옵니다.

 

점심도 아침과 마찬가지로 혼자서 드시는 분들은 음식만 앞에 갖다드리고,

혼자 못 드시는 분들은 요양보호사들이 각자가 맡은 어르신에게 음식을 먹여드리죠.

 

점심이 끝나고 나면 어르신들이 낮잠을 주무실 수 있게 각방으로 모시고 가서,

기저귀 등을 갈아 드린 후에 침대에 눕혀드립니다.

 

이렇게 대충 오전 근무가 끝나면 직원회의를 하면서..

각자가 맡았던 어르신들이 신체변화나 특이사항등을 전달하게 되죠.

 

직원들이 점심시간이면서 휴식시간인 오후1시~2시.

 

끼리끼리 휴게실에 모여서 수다를 떨던가, 흡연실에서 보드게임 같은 걸 하기도 하지만,

이 시간동안 누워서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자는 직원도 있습니다.(접니다.^^)

 

오후 2시 근무가 다시 시작되면 점심 식사 후에 낮잠을 주무실 수 있게,

각 방에 모시고 갔었던 어르신들을 다시 밖으로 모시고 나옵니다.

 

방에 모시고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항상 화장실을 들려야 합니다.(기저귀교환)

 

오후는 오전보다 조금 여유가 있습니다.

 

복도의 테이블에 모여 앉으신 어르신들과 함께 수다를 떨 때도 있고,

한 여름에는 마당에 나가서 한여름 볕을 쬐기도 하죠.

 

한가한 오후라고 해도 호출 벨을 누르시면 각방을 찾아가는 일은 수시로 있고,

앉아계신 분들 커피나 음료는 수시로 갖다드리고,

와상 환자 같은 경우는 더 자주 음료를 드실 수 있게 신경써야 합니다.

 

이렇게 약간의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4시가 되면 하루를 마무리할 준비합니다.

 

오후 4시가 되면 각방에 계신 어르신들중 연고나 오일이 필요하신 분들을 찾아갑니다.

 

저녁식사 5시에 나오고 대부분의 직원이 퇴근하는 6시 전후로,

대부분의 어르신들을 잠자리에 모셔드려야 하는지라, 4시부터 부산을 떨어야 하죠.

 

4시부터 와상환자는 다시 옷을 갈아입혀드리고 기저귀도 갈아서 침대에 눕혀드리고,

연고나 오일이 필요하신 분들은 발라드리고, 잠옷도 갈아입혀드리다 보면 저녁 5시.

 

저녁식사가 나오는 5시부터는 저녁을 어르신께 드리고,

도움이 필요하신 어르신들은 먹여드리고,

 

저녁식사가 끝나는 5시 30분부터는 거동이 가능하신 어르신들 방으로 모시고 가서 잠옷 갈아 입혀드리고, 기저귀도 갈아드리고 하다보면 퇴근시간인 6시전후가 됩니다.

 

저녁식사가 나온 후부터는 시간이 금방 가는지라,

저녁식사 전에 가능한 많은 어르신들을 찾아가서 작업(?)등을 끝내야 합니다.

 

직원이 도움이 많이 필요하신 분들은 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작업(?)할 수 있는데,

그중 몇 분은 당신이 정해놓은 시간에 직원들의 작업(?)을 허락합니다.

 

그중에 저녁 7시가 되어야 잠옷을 갈아입으시고, 허리에 연고를 바르는 어르신인데..

오후 4시에 내가 잠옷과 연고를 한 번에 해드리고 나왔다니 놀라울 수밖에 없죠.

 

“설마, 그럴리가. 그 어르신은 7시 이전에 여쭤봐도 싫다고 하시는데..”

“오늘 내가 들어가서 ”해 드릴까?“여쭤보니 좋다고 하시더라.”

 

다른 직원들은 이 어르신이 왜 전에 안하던 행동을 하시는가? 싶겠지만,

저는 이 어르신께 딱 한마디만 했었습니다.

 

“어르신, 지금 제가 시간이 있어서 연고를 발라 드릴 수 있는데,

나중에 하신다면 다른 직원이 들어올꺼에요. 어떻하실래요? 지금이요, 나중에요?“

 

나중에는 (내가 아닌) 다른 직원이 들어온다니..

내가 시간이 있는 지금이 좋다고 생각하신 어르신은 단번에 OK를 하셨습니다.

 

어르신들이 자신들이 정해놓은 시간이 아님에도 나에게 만은 “허락”하시는 이유는..

바로 저만 가지고 있는 특별함 때문입니다.^^

 



우리 요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올리브 오일입니다.

 

하나는 통증오일이고 하나는 피부사이에 보호용으로 바르는 오일.

올리브오일에 라벤다를 기본으로 여러가지 허브를 넣어서 만든 마사지 오일이죠.

 

통증오일이라고 해서 그냥 바른다고 통증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해 드리는 통증오일 마사지가 특별하다는 건 한 어르신 덕에 알았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통증 오일만 바르고는 그냥 나가버려,  당신처럼 성의있게 발라서 여러 번 문질려서 흡수시킬 때까지 마사지 해주는 직원은 없어.”

 

다른 분들도 비슷한 증언(?)들을 해주셨습니다.

 

“당신처럼 바르고 제대로 몸이 느낄 수 있게 제대로 마사지 해주는 직원이 단 한명도 없다!”

 

통증에 바르는 오일이라는 것이 발라만 놓으면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바른 후에 피부 아래에 있는 근육이나 신경들도 자극이 되게 싹싹 문지르면서 마사지를 해줘야 하고, 등이 아프신 분들은 오일을 바른 후에 척추를 하나하나 훑으면서 마사지를 해야 통증이 조금 덜할 수 있거든요.

 

제가 배운 과목 중에 “마사지”라는 것이 없는지라, 마사지를 제대로 알지는 못하지만..

 

척추 같은 경우는 척추사이가 눌려서 아픈 것이니 그 사이를 눌러준다는 느낌으로!

허벅지나 무릎 혹은 어깨 같은 경우도 피부 아래 근육까지 함께 잡는다는 느낌으로!

 

뭐 이렇게 대충 내 맘 대로 생각해서 마사지를 했었는데..

그것이 어르신들에게는 “딱 맞춤”이었던 모양입니다.

 

여러 어르신 분들이 “내가 최고!”라고 하시니 말이죠.^^

(물론 이 말을 100% 믿지는 않습니다.

방에 오는 직원마다 이런 말씀을 하실 수도 있으니..^^;)

 

보통 저녁 7시에 옷을 갈아입으시고, 연고를 바르시는 어르신을 내가 일찌감치 해 드린 이유는 남아있을 다른 직원의 일을 덜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직원 일이 많아 벅찬 것은 어르신들이 알바가 아니고..

어르신들은 당신들이 원하는 시간에 연고를 바르시려고 하지만..

 

다 퇴근하고 혼자 남는 직원이 그 일을 다 해내려면 벅차죠.

 

내가 해 드리는 “마사지가 최고“인지라 이왕이면 나에게 받으려는 어르신들은 신경써서 그 방에 들어갑니다.

 

다른 직원이 들어가게 둬도 되지만 내가 일부러 찾아 들어가는 이유는..

내가 오일을 발라서 열댓번 문질러 드리는 것을 ”천국“이라 표현하는 분들때문입니다.

 

치매가 있으셔서 혹은 발음이 어려워서 내 이름은 모르시는 어르신들이지만,

내 얼굴을 알아보시고, 내 손길을 기억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특별한 존재이고!

 

다른 직원이 아닌 내가 들어가면 아무 때나 OK 하시는 이유가,

내가 가진 (마사지 잘하는?) 노하우 때문이라는 건 어르신들과 저만의 비밀입니다.^^

 

오늘 여러분은 저의 자랑질을 읽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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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12 00:00

 

우리 병동에 새 직원이 들어왔습니다.

 

보통은 직업교육을 시작하면서 실습생으로 요양원에 발을 들여서 2년 동안 실습을 마치고,

졸업과 동시에 정직원이 되는 것이 보통인데..

 

그녀는 그런 과정이 없이 낙하산처럼 뚝 떨어졌습니다.

 

처음 그녀 이야기를 들을 때는 별로 신경을 안 썼던지라,

나뿐아니라 내 동료들도 그녀를 실습생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배우는 과정이 “노인 전문”이 아닌 “장애우 전문”인지라,

“왜 장애우 과정을 배우는 학생이 (노인들이 거주하시는)요양원에 실습을 온 것일까?”

 

그녀와 잠시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실습생이 아닌 정직원라는 것도 알게 됐죠.

 

그녀도 나와 같은 외국인인지라 그녀가 더 신경이 쓰여서 내가 그녀에게 해준 충고!

 

“외국인이여서 독일어가 완벽하지 않으니 어르신들과의 대화도 녹녹하지 않다.

그냥 열심히 해라, 뭐든지 열심히 해야 인정도 받고, 살아 남는다.“

 

남미, 페루에서 왔다는 그녀는 내 (어린)또래이고, 또 나와 같은 외국인인지라..

이런저런 조언들도 많이 해줬습니다.

 

나야 실습생으로 들어와서 2년을 버틴 후에 정직원이 됐으니 그래도 적응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실습과정이 없이 정직원으로 들어온 그녀는 나보다 더 열심히 해야 동료들이 인정 해 줄거 같아서 말이죠.

 

장애우 전공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과정(간호조무사)은 똑같고,

나중에 심화학습으로 들어가서 조금씩 다른 것을 배우는지라,

간병을 하는 일은 다 같은데 그녀는 유난히 일이 서툴렀습니다.

 

정직원이면 그만큼 자기 몫의 일을 해줘야 하는데,

그녀는 실습생같이 정직원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일을 하고!

 

내 눈에는 그녀가 오히려 실습생보다 더 많이 묻고, 더 일도 못합니다.

 

전혀 모르는 분야라 처음에는 직원들을 따라다니면서 일을 배우는 것이 맞지만..

 

생초짜 실습생들도 한 3주 정도 직원 뒤를 따라다니면 그 후 부터는 혼자 다니며 일을 하는데, 그녀는 3주가 넘어도 항상 누군가와 동행 하는 거 같았습니다.

 

근무에 들어가면 나도 열심히 일을 찾아서 하러 다니고,

그녀와 근무를 해도 그녀는 다른 직원과 함께 다니는지라..

 

대충 그녀가 “ 자기 몫“ 을 아직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실망한 것은 이날이었습니다.

 

 

 

우리 요양원에는 꽤 많은 행사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 것은 여름에 열리는 바비큐 파티.

 

오후에 어르신들을 다 밖으로 모시고 나와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으로 바베큐한 음식을 먹는 행사입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분들 대부분은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으십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지팡이나 보조기구를 이용하시는 것은 기본이고, 하체만 불편하신 분들도 계시고, 반신불수 혹은 거동자체가 안되지는 분들은 다 휠체어에 의존하시죠.

 

이런 날은 오후에 추가로 근무를 들어오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저도 이날 오후 근무로 파티를 위한 추가 직원이었습니다.

 

 

사진은 작년 행사 사진인지라 고인이 되신 분들도 보이네요.^^;

 

이런 행사를 하면 죽어나는 것은 직원들입니다.

 

요양보호사, 웨이츄레스, 댄서, 웨이츄리스 그리고 다시 요양보호사.

시간에 맞게 여러 가지 일들을 해내야 합니다.

 

젤 처음에는 요양보호사!

 

어르신들을 다 밖으로 모셔야 하니 침대에 누워계신 분들을 다 휠체어에 앉히는 작업도 해야 하고, 모든 분들을 다 밖으로 옮기는 일도 해야 하죠.

 

되도록 빠른 시간에 이 일을 끝내야 하는지라 땀도 나고,

숨도 차고 참 정신없는 시간입니다.

 

그 다음은 웨이츄레스.

 

밖에 나오신 어르신들을 위한 음료를 날라야 합니다.

혼자서 못 드시는 분들은 마실 수 있게 먹여드리는 일도 겸해야 하죠.

 

이 날은 요양원 어르신들 뿐 아니라 그분들의 가족들도 참가하는 행사인지라,

쟁반에 음료를 담아서 끊임없이 사람들 사이를 누벼야 합니다.

 

빈 잔을 새 잔으로 바꿔 주는 일도 내일이고,

쟁반에 없는 맥주를 가져다 달라는 가족들의 요구도 들어줘야 합니다.

 

 

저도 사진상 잘 안 보이는 저 뒤쪽에서 함께 춤을 췄습니다.^^

 

음료로 목을 축였다 싶으면 댄서로 활동한 시간!

 

요양원에서 섭외한 DJ이면서 가수 겸 사회자가 등장하면 춤도 춰야 합니다.

 

직원들이 음악에 맞춰서 춤도 추고, 기차놀이 하듯이 줄줄이로 음악에 맞춰,

행진하면서 어르신들 사이사이를 누비고 다니죠.

 

몇몇 직원은 나름 활동이 자유로우신 어르신과 부르스 비슷한 춤도 춥니다.

흥을 돋우는 시간이니 직원들이 그 임무를 충실합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이지만, 일어나서 맘대로 춤을 추지 못하시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인지라, 휠체어에 앉아서 직원들이 춤추는 걸 구경만 하십니다.

 

이렇게 춤을 추다 보면 저녁이 나오는 시간!

혼자 못 드시는 어르신 옆에 앉아서 음식을 먹여드려야 하니 다시 요양보호사!

 

대부분의 직원들은 시간에 맞게 자기 임무를 바꿔가면서 열심히 일을 하는데..

 

페루에서 온 새 직원은 한 어르신 옆에서 그 분의 손을 잡고는 앉아서는,

다른 직원이 가져다주는 음료를 받아 마시면서 꼼짝도 안합니다.

 

그 옆에는 새로온 실습생도 나란히 앉아서 말이죠.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른 동료 직원들이 음료 쟁반을 들고 테이블 사이를 누비고 다니면 알아서 일어나겠구먼 모르는 것인지 모른 척 하는 것인지..

 

자기보다 나이도 더 많고, 경력도 더 많은 직원들이 바쁘게 다니는데,

생글거리며 한 어르신 옆에만 앉아있는 그녀를 보다 못해서 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지금 다른 직원들 다 쟁반 들고 다니면서 그렇게 앉아만 있으면 어떡해?

우리는 이 행사에 그렇게 앉아있어도 되는 손님이 아니라, 발로 뛰어야 하는 직원이야,

 

더군다나 네 옆의 어르신은 혼자서 음식을 드실 수 있는데..

그렇게 손잡고 있을 필요는 없지!“

 

내 한마디에 그녀 옆의 실습생은 벌떡 일어나서 뭔가를 하려는 행동을 취하는데..

그녀는 나의 말에도 끄떡하지 않고 저녁때까지 그렇게 앉아서 삐쳤습니다.

 

제가 조금 그렇습니다.

나는 일을 열심히 하는데, 내 옆에서 노는 꼴을 절대 못 보죠.

 

내가 열심히 하는 만큼 내 동료도 열심히 하기를 바라고, 내 동료들이 나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하면 나도 거기에 맞추려고 더 열심히 하는 인간형입니다.

 

그녀는 같은 외국인이고 신입인지라,

더 잘해야 다른 직원들이 동료로 받아들인다고 귀띔까지 해줬건만,

 

일어나서 서빙을 하라는 나의 말을 맛있게 씹어 드신 그녀는 그렇게 내 눈밖에 났습니다.

 

한번 밉게 보면 계속해서 그 사람의 미운점만 보이는 법인데..

같은 외국인이고, 내 또래라고 신경 쓰려고 했던 나의 마음은 접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같이 근무를 하는 오후!

근무한지 한 달이 넘도록 일에 대해 너무도 모르는 그녀에게 실망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어르신들을 각방의 침대에 모셔다드릴 시간!

나와 근무는 처음이라 그녀가 어디까지 할 줄 아는지 몰라서 물어봤습니다.

 

“너 H부인 침대에 모셔다 드릴 수 있어?”

“응”

“그럼 H 부인 침대에 모셔드리고, 잠자리 봐드려!”

 

그렇게 그녀에게 지시하고 난 다른 어르신들을 침대에 모셔다 드리느라 시간을 보내고. 그녀가 일을 잘했는지 싶어서 그녀가 모셔다 드린 H부인 방에 가보니 잠옷이 아닌 옷을 입고 계십니다.

 

"아니, 왜 옷을 입고 누워 계세요?“

“....”

 

직원을 불러서 물었습니다.

“너 침대에 모셔오기 전에 화장실에 들렀어?”

“응? 아니”

“방에 오면 화장실에서 잠옷으로 갈아입혀 드리고, 틀니도 닦고, 기저귀도 야간용으로 갈아드린 다음에 침대에 눕혀드려야지.”

“내가 오후 근무는 자주 안 해서..”

“이건 오후 근무를 하고 안하고는 떠나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넌 저녁에 자러 갈 때 낮에 입은 옷 그래도 입고 자니? 이도 안 닦고?”

“....”

 

참 어이없는 그녀와의 근무는..

내가 추가로 각방을 찾아다니면서 마무리를 했습니다.

 

 

 

동네 사람인지라 저는 그녀를 요양원이 아닌 곳에서 자주 마주칩니다.

 

동네 쇼핑몰에서도 예쁘게 차려입고 남편과 손을 잡고 다니는 그녀를 보기도 하고,

강아지 산책시키는 그녀의 옆모습을 보기도 하고,

동네 슈퍼에서 남편과 장보러 온 그녀의 뒷모습을 목격합니다.

 

매번 그녀를 봐도 저는 모른 척 하고 그냥 지나칩니다.

나와는 다른 인간형인지라 별로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요.

 

처음에는 같은 외국인이고, 또래인지라 친구정도는 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근무하는 모습을 나에게 보였더라면..

행사장에서 내가 한 조언을 듣고, 벌떡 일어나서 다른 직원들이 하는 일을 도왔더라면..

하는 이런 저런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랬다면 우리는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근무하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제가 친구를 사귈 기회는 이렇게 저에게 왔다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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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05 00:00

 

저는 “정직원 1년차”지만, 실습부터 요양원에 발을 들여놓은지라..

지금은 경력 3년을 넘어 4년차에 들어서고 있는 요양보호사 입니다.^^

 

애초에 실습생으로 요양원에 입문했던지라

저는 모든 걸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에게서 배웠습니다.

 

저에게 모든 직원들은 동료이면서 선생님이기도 했죠.

 

그래서 근무가 끝나고 집에 퇴근 할 때쯤이면 저는 항상 그날 저와 근무한 직원들에게

“오늘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고 했었습니다.

 

열심히 근무하고, 어르신들도 싹싹하게 돌보는 직원과 하루를 보내는 날이면..

“나도 나중에 저렇게 열심히 하는 직원이 되어야지.”

 

일하는 시간보다 담배 피우는 시간이 더 많고, 기저귀 갈면서 궁디 제대로 닦지 않고 그냥 새 기저귀를 채우거나 어르신들을 윽박지르는 직원과 하루를 보내는 날이면..

"나는 나중에 저렇게 일하지 말아야지.“

 

참 다양한 직원들과 근무를 하고 저녁에 퇴근할 때 동료들에게 내가 항상 했던 인사

 

“고마워!”

 

나는 정말 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동료 직원들의 근무태도가 부정적이던, 긍정적이던 모든 것이 나에게는 다 “배움”이니 말이죠.

 

정직원이 된 지금은 동료직원에게 “고맙다”는 전처럼 많이 하지 않습니다.

나 또한 그들만큼 더 부지런히 일하고, 가끔은 그들보다 더 바쁘게 하루를 보내니 말이죠.

 

 

우리병동 사무실

 

조금 한가해지는 오후쯤이 되면 담배 피우는 직원들은 수시로 흡연실에 가서 근무시간에 휴식을 즐기지만, 난 흡연자도 아닌지라, 어디 가서 앉아있을 때도 없습니다.

 

비 흡연자인데 담배냄새 풀풀 나는 흡연실에 앉아있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사람들이 오가면서 다 보는 사무실에 앉아있을 수도 없고!

 

잠시 시간이 나면 요양원 어르신들이 앉아계신 그 중간에 같이 앉는 건데..

 

끊임없이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어줘야 하는지라 이것도 근무의 연장이지,

제대로 된 “휴식 시간”은 아닙니다.

 

팀으로 일하는 근무인지라,

함께 일하는 직원이 나만큼 열심히 일하면 일이 조금 가벼워집니다.

 

상대적으로 동료직원이 일을 제대로 안하고 퇴근하면 나머지는 다 내 차지가 되는 거죠.^^;

 

나는 저녁 6시에 퇴근하지만, 내 동료는 저녁 8시까지 근무.

적당히 노는 직원들은 대충 시간만 때우다가 저녁 6시가 되면 그냥 퇴근합니다.

 

다들 퇴근하면 혼자 남아서 어르신들의 저녁 잠자리를 봐드려야 하는데..

다른 직원이 대충 일하고 가면 혼자 남는 직원은 뺑이를 쳐야하죠.^^;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퇴근하기 전에,

되도록 많은 어르신들을 침대에 모셔다 드려야 혼자 남는 직원의 근무가 수월합니다.

 

저녁 식사는 오후 5시.

내가 퇴근하는 시간은 오후 6시.

 

저는 4시부터 어르신들의 잠자리를 준비합니다.

 

방에만 계신 어르신들은 잠옷을 갈아입혀 드리고,

무릎이나 허리에 바르시는 연고가 있으면 챙겨서 발라 드리고,

이렇게 저녁이 나오기 전에 각방을 다니면서 해야 하는 일들을 처리하죠.

 

그리고 저녁이 나오는 5시.

 

혼자 못 드시는 어르신들 식사를 먹여드리고는.. 이미 식사를 끝내신 어르신들과는 화장실에 가서, 이도 닦아드리고 기저귀 갈아드리고는..얼른 침대로 모시고 갑니다.

 

가능하면 빠른 시간에 많은 어르신들을 방으로 모셔다 드리는 일을 합니다.

내가 많이 일을 해놓고 가면 혼자 남은 직원이 덜 힘들 테니 말이죠.

 

어르신 중 몇 분은 저녁 10시가 넘도록 시간을 보내시다가 잠자리에 가시는 분들이 계시지만,그분들을 제외한 어르신들은 저녁 6시경에는 잠자리에 드십니다.

 

나도 저녁 8시까지 일하는 근무가 종종 걸리는지라,

내가 6시에 퇴근하는 날도 나는 혼자 남는 직원을 위해서 열심히 일합니다.

 

내가 부지런하면 동료직원이 조금 수월하게 일할 수 있으니..

내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일을 해 놓고 퇴근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내 노력을 동료들도 아는 모양입니다.

퇴근하면서 짤막하게 근무인계를 하고 돌아서면 내 등 뒤에서 들리는 한마디.

 

“고마워!”

 

혼자 남아서 근무를 해도 남은 일이 많지 않으니 감사하다는 이야기죠.

그들이 이야기에 “진심”이 느껴져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으려고 내가 부지런을 떠는 건 아니지만..

나의 부지런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는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동료들이 나에게 하는 인사 “고맙다”가 처음에는 많이 낯설었습니다.

늘 내가 하던 말을 듣게 되니 너무 생소한 단어 같아서 말이죠.

 

하지만 이도 듣다보니 익숙해지네요.^^

지금은 내가 더 많이 듣는 인사

“고마워!”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와 함께 근무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로 들리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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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02 00:00

 

저는 외모도 다르고, 발음도 다른 외국인 직원입니다.

그래서 요양원내에서 직원들뿐 아니라 어르신들에게도 차별 혹은 무시를 당합니다.

 

불평하시는 어르신에게 왜 그런지를 설명하고 있으면

(자신이 듣고 싶은 대답이 아닌지라) 어르신은 한마디로 내 입을 닫습니다.

 

“나는 당신이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발음이 엉성해서) 못 알아들어.”

 

이런 반응을 하는 어르신들은 “내가 외국인 직원”이여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외국인이어도 좋아 해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시력이 약해) 잘 안 보이는 지라 바로 앞에 가야 알아보시는 분들은 나임을 확인하면 손을 잡아주시면서 아는 체를 하십니다.

 

그동안 어디 갔었냐고 묻기도 하시고, 매일 오라고도 하시고!

 

나를 보면 감사하다며 작은 사탕봉투를 주시는 어르신도 계십니다.

 

원래 선물을 안 받지만, 아주 소소한 금액의 선물이고, 또 너무 감사해서 꼭 주시고자 하시는 열망이 강하시면 못 이기는 척 하고 받아 나오기도 합니다.

 

 

내가 받은 목캔디

 

주시는걸 너무 사양하면 그것도 실례가 되는지라,

받아서 사무실이나 휴게실에 놓아 오가는 직원들이 먹게 두기도 합니다.

 

솔직히 나에게 사탕 선물(=뇌물)을 주신 할매는 신경을 더 쓰게 됩니다.

아프시다는 무릎 마사지도 다른 직원이 간다고 하면 내가 대신 들어갑니다.

 

할매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나서 말이죠.

 

“다른 직원들은 통증 오일만 바르고는 그냥 나가버려, 당신처럼 성의 있게 발라서 여러 번 문질려서 흡수시킬 때까지 마사지 해주는 직원은 없어.”

 

이런 말씀을 다른 분들께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당신처럼 바르고 제대로 몸이 느낄 수 있게,

제대로 마사지 해주는 직원이 단 한명도 없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방에 연고나 오일 등을 발라드리러 내가 들어가면,

어르신들이 아주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방에 들어갔는데, 날보고 퉁명스럽게 바라보는 어르신보다는 내 얼굴을 확인하고 활짝 웃으면서 날 반겨주시고, 손을 잡아주시는 어르신들이 더 많으신지라 감사합니다.

 

파킨슨성 치매가 깊어지면 언어장애도 더해집니다.

 

가끔 공격적으로 변하는 할배 한분!

 

내가 복도를 오가면서 웃고, 손도 잡아드리고 한지라..

나만 지나가면 그분도 덩달아 웃으십니다.

 

저녁에 퇴근할 준비를 하면서 할배의 손을 살짝 잡아드리니 할배가 말씀을 하십니다.

 

“당신, 언제..”

“내가 언제 또 오냐구요?”

“그래.”

“저는 이번 주 말고 다음주말에 다시 출근해요.”

 

내 대답을 들으신 할배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지셨습니다.

항상 유쾌한 직원이 한참이 지난 뒤에 다시 출근한다니 많이 섭섭하신 모양이십니다.

 

내가 외국인 직원이고, 나름 신경 써서 독일어 발음을 해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일 텐데도..

내가 출근한 날을 기다리시고, 내가 지나가기를 기다리시는 어르신이 있어 감사합니다.^^

 

하루 종일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열심히 일을 해도 날 싫어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그들끼리 눈빛을 교환하고, 날 차갑게 쳐다보는 눈빛.

 

인간은 본능적으로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대번에 알아챕니다.

 

이 기능이 아이들만 있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죠.

저도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그들의 눈빛과 행동으로 압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하는 직원이랑 일을 하게 되는 날은 출근부터 신납니다.

 

힘들어도 서로, 함께, 힘을 모아서 하니 재밌는 하루를 보낼 수 있거든요.

반면에 나를 싫어하는 직원이랑 근무를 하면 괜히 주눅이 듭니다.

 

내가 방에서 오래 있음 땡땡이 치느라 오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간병이라는 것이 어르신이 바지에 큰일(?)을 안 보셨으면 몇 분에 끝나지만,

큰일을 거나하게 보신 경우는 그걸 다 정리(?)하느라 30분 이상이 걸리기도 하거든요.

 

다행스럽게 우리 요양원은 저를 좋아 해 주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일 열심히 한다, 어르신께 잘한다, 부지런하다, 항상 유쾌하게 웃어서 좋다.“

 

근무하는 중에 음악이 나오면 제가 춤도 춥니다.

갑자기 두 손을 허공에 올리고 외치죠.

 

“모두 두 손을 위로! 오른쪽으로 흔들고! 왼쪽으로 흔들고!”

 

항상 앉아계신 어르신들인지라 팔 운동을 시킬 요량으로 이런 행동을 곧잘 합니다.

 

나의 이 심하게 유쾌한 성격이 처음에는 거짓으로 보였나봅니다.

처음 실습을 가서 받았던 “실습 판단/결과서”에 저를 이렇게 서술해놨습니다.

 

“상당히 친절하고 일을 잘 하는 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남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행동이 위선같이 보였었나봐.”

 

하긴 이틀 근무를 하는 동안 실습생의 성격을 얼마나 파악했겠냐마는..

그들의 눈에 심하게 유쾌한 실습생의 행동이 거짓으로 보였었나 봅니다.

 

저는 그 거짓으로 보였던 심하게 유쾌한 행동을 3년째 잘하고 있습니다.^^

 

복도를 걸을 때는 팔운동을 할 요령으로 양팔을 휘휘 저으며 걸어 다니고,

(나비냐? 비행기냐?)

 

음악이 나오면 복도를 걸으면서도 두 팔을 휘휘 저어가며 춤을 줍니다.

 

제가 요양원 근무 시에는 참 특이하고 발랄한 캐릭터입니다.

입에 오면 입 대빨 내미는 심술쟁이 마눌이 되지만 말이죠.^^

 

일을 입으로만 하면서 나를 대놓고 무시하고, 사소한 실수를 커다랗게 부풀려서 내 뒷담화를 만들어 나를 깔아뭉개려는 직원들도 있지만,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내가 존경하는 동료들이 나를 “그들이 함께 일하면 좋은 동료직원”으로 인정 해 주고, 같이 일해서 즐겁다고 해주고, 내가 얼마나 성실하게 일을 해내고 있는지 알아주고!

 

누군가 내 뒤에서 뒷담화를 하면 나서서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도 해 주고,

내가 얼마나 어르신께 살갑게 하는 직원인지, 내가 얼마나 필요한 직원인지도 알아줍니다.

 

내가 외국인이어서 여전히 힘든 것들도 많지만. 감사한 것들이 더 많습니다

 

나를 (외국인 이전에) 한사람의 직원으로, 동료로, 인간으로, 전문 직업인 요양보호사로 알아주고, 치켜주고,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얼마 전까지 나를 멀뚱거리면서 보고, 퉁명스럽게 대하던 직원이 갑자기 친절해졌습니다.

전에는 봐도 웃지도 않고,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했었거든요.

 

“날 싫어하는 부류”였고, “내가 대하기 불편한 직원”중에 한명이던 그녀가..

이제는 날 보면 먼저 웃고, 인사를 할 때 내 이름을 부르면서 지나갑니다.

 

내가 근무를 바꿔달라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줘서 잠시 친절모드인 것인지 알 길은 없지만,

그녀도 저를 “함께 일하면 즐거운 직원”으로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해봅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직원보다, 나를 인정해주는 직원이 더 많아서 감사합니다.

 

나를 무시하는 어르신들보다, 나를 인정해주는 어르신들이 더 많아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내가 힘든 일을 털어놓을 수 있는 남편이 뒤에 버티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나는 그래도 감사한 일이 더 많은 요즘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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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9.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