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종류의
진상을 만납니다.
우리나라에도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진상들이
존재하듯이 외국에도
우리나라 만큼이나 다양한
진상들이 존재하죠.
내 나라에서도 진상을 떨던
인간들이 나라를 벗어났다고
그 행동을 고치지는 않죠.
나라 밖을 나가면 나라 망신으로
이어지니 밖을 나가기 전에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ㅠㅠ
자! 이제 우리가 만난
진상을 소개합니다.^^
지난 12월 중순에
우리는 1박 2일로 짧게
비엔나를 다녀왔었습니다.
시누이에게 1박 머물 수
있는지 물어보니 자신은
“감기가 걸린 상태”라고 했지만,
와서 자고 가도 좋다는
시누이의 답변에 우리부부는
짧게 비엔나를 다녀왔었죠.
유럽은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리는11월 말에서 12월
크리스마스 전까지
모든 도시가 다 성수기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장을 보려고
유럽내의 관광객들이
도시마다 옮겨 다니며
겨울 휴가를 즐기죠.
크리스마스 시장은 매년
비슷한 풍경이라 한번 보고 나면
새로울 것이 없음에도 남편은
비엔나의 크리스마스 시장을
보러 가자고 했었죠.
남편이 자기 돈으로 기름 넣고,
자기 차를 직접 운전하니
마눌은 돈 안들이고 따라가는
입장이라 거절할 일이 없으니
볼 거 없는 비엔나이지만
군소리 없이 갔었죠.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들을 보고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생각이 나는 건
우리가 만난 독일 진상.
비엔나의 지하철은
여러 개의 노선이 있는데
지하철 안의 의자가 진열된
모양은 거의 비슷하죠.
우리나라 지하철 같이
의자가 차량의 양쪽 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마주보고 앉을 수 있게 된 형태라
앞에 앉은 사람과 무릎을 맞대고
앉아서 목적지를 가야하죠.
좌석 쪽으로 들어가서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 불편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하철 안은 좌석에 앉아서
가는 사람들보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문 앞에 서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더 많죠.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대중교통의 좌석 임에도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있듯이 여기도 있습니다.
자기 가방 임에도 무릎 위에
올리기에는 무거워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 혹시 옆에 앉을까봐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옆에 사람들이
서있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안 보이는 척, 자기 옆에
가방을 놓는 인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러다 서있던 사람이
앉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마지못해 가방을 자기
무릎위로 올리는데,
비켜 달라니 마지못해
하는 것이라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던 상대에게
불쾌한 기분을 얼굴로
표현합니다. ㅠㅠ
우리는 가야하는 정거장이
꽤 여러 개라 지하철을
타자마자 좌석이 있는
쪽으로 가서 앉았는데,
내 옆에 앉은 남자는
나에게 좌석을 양보할
생각이 없는지,
내가 앉았음에도 삐딱하게
앉아서 무릎을 내 쪽으로
넘어온 상태.
내가 앉기 전에는
혼자 앉아있으니 삐딱하게
앉아도 상관이 없었지만,
옆 좌석에 사람이 앉으면
자리를 조금 교정할 필요가
있음에도 자기 자세를
유지했죠.
보통은 좌석이 표시되어있는
공간 안에 자기 몸을
구겨 넣어야 하는데,
내 옆의 남자는 자기 좌석의
창가 쪽에는 배낭을 올려놓고,
나머지 몸은 내 쪽으로
내밀고 있는 거죠.
그렇게 삐딱하게 앉아서는
앞에 앉은 여자랑 계속해서
대화를 하는데, 사용하는
언어는 독일어입니다.
독일어이기는 한데,
내가 지금까지 들어온
오스트리아 독일어는 아닌디..
아무튼 상대가 배낭을 멘
외국인인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내 좌석까지
넘어오는 건 아닌 거 같은디
내가 계속 남자의 옆얼굴을
쳐다보는데도 남자는
앞에 앉은 여자랑 끝없는
수다를 떨었죠.
대화를 들어보니 부부는
아니고 “아는 사람”혹은
“서로 썸타는 관계”같은데,
이렇게 사람을 배려 안하는
이기적인 남자라면 있던
호감도 없어질 거 같은데
같이 앉아서 수다 떨던
아주머니는 상관이 없었는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내가 티 나게 내 무릎과
옆 남자의 얼굴을
번갈아 가면서 쳐다보고,
내 앞에 앉은 남편도 남자의
삐져나온 다리 때문에
불편해하는 나와 남자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지만
남자는 우리부부의 싸늘했던
눈빛에도 앞 여자만 쳐다보며
수다를 떨었죠.
이쯤되면
“그냥 말을 하지 그랬어?.”
싶으시겠죠?
그랬다면 이 포스팅으로
이어지지 않았겠죠?
내가 포스팅할 글감
하나 얻으려고 일부러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배려는
상대가 말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해야하는 거죠.
내가 말을 했다면 옆으로
조금 이동을 했을 수는 있지만,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했으니 내내 불편한 표정을
지었을 수도 있겠죠.
이쯤 되면 내가 말 못하는
외국인이라 옆 남자가
끝까지 삐딱하게 앉았던 것이
아닌가 싶으시겠지만,
우리가 앉아가는 동안
나는 앞에 앉은 남편과 계속
독일어로 대화를 했으니
내가 말 못하는 벙어리라
끝까지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언제쯤 옆으로 가줄까?
하는 생각도 사실 있었구요.
내 옆의 남자는 자신의
목적지까지 내내 삐딱하게
앉아서 나에게 민폐를
끼치다가 사라졌습니다.
남자가 내리고 남편에게
물어보니 내가 생각한
‘외국인의 독일어’가 아니라
‘독일인의 독일어’라
오스트리아 독일어를 하는
나에게는 생소하게 들렸을 수도
있다고 했죠.
남편은 독일인이라고
했지만 내가 아는 표준
독일어는 아니었습니다.
어디 시골 골짜기에서 놀러 온
촌놈이라 매너를 장착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마눌이 불편하게 앉아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남자에게
“내 마눌이 불편하니
네 다리를 쫌 접어라.”라고
말하지 않은 남편에게
괜히 심술 내보기.
“독일인이면 뭐?
독일어 잘하면 뭐?
매너가 개떡인데..”
개떡 같은 매너로 독일에나 있지
왜 오스트리아까지 넘어와서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인지..
그 독일인은 모를 겁니다.
자신은 조금 편하게 가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한 행동이
많은 독일 사람 욕 먹였다는
사실을..
유럽에 살면서
”Lady first” 외치는
매너 있는 금발의 신사는
영화 속에나 등장하는
인물이란 걸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가끔은 현실에서도
만나고 싶습니
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여자에게 친절을 베푸는
젠틀맨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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