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부러워합니다.
“좋겠다. 휴가를 4달이나 가고!”
“뉴질랜드가 엄청 멋있다며?”
휴가를 4달이나 간다고,
지상의 천국이라는 뉴질랜드를 간다고,
나를 부러워하고 부러움을 지나쳐
배 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지만 나는 그냥 무덤덤합니다.
남들은 4달 휴가가 아니라
4일휴가 받는 것도 힘든 현실을 사는데,
4달 휴가를 받고도 무덤덤하다니
내 배가 너무 부른 걸까요?
뉴질랜드도 간데 또 가고,
또 가는 곳이라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도 신나거나
들뜨지 않고 무덤덤했습니다.
“또 가나보다!”
뉴질랜드에서 돌아온 지 7개월 만에
또 가게 되는 뉴질랜드.
지난번에는 오클랜드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거의 한달을 살았고,
남섬의 아랫지역,
지인이 하는 캠핑장에서
거의 3주를 보내고 나니
사실 우리가 “여행”이라 할만한 것을
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죠.
이번에는 지난번에 가지 않았던
웨스트코스트 West Coast
쪽으로 갈거라는 남편은 낚시할 때
사용할 얼굴용 모기장도 챙깁니다.
뉴질랜드 남섬의 서해안 지역은
바람이 센 지역이고,
샌드플라이도 엄청나게 많아서
모르고 갔다가는 샌드플라이에
물린 자국의 간지러움 때문에
한동안 미치도록, 피가 날 때까지
긁어야 할수도 있죠.
Sand-fly샌드플라이의 비주얼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318
뉴질랜드 도착과 동시에
우리의 캠핑카는 중고차매매 시장이나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페이스북
캠핑카 사이트에도 내놓을 예정인데,
남편은 차를 너무 일찍 팔
생각은 없는 모양입니다.
“12월에 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팔래?” 했더니만
고개를 흔들더라구요.
뉴질랜드 여행자 성수기는
12월을 기점으로 1,2월정도라
이 시기에 차를 팔고, 서류 작업
끝내서 차까지 넘겨야 하죠.
남편이 팔 캠핑카를 사시는 분은
차 때문에 마음고생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남편은 중고차를 사도 믿을만한
대형 중고차매장에서 사서,
우리가 타는 동안 차에 문제가 없고,
또 우리가 차를 판 후에도
차에 문제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우리가 타고 다니는 동안에도
정비 또 정비를 하죠.
뉴질랜드 여행자들이
사고파는 중고캠핑카는
사실 믿을만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5천불에 산 캠핑카로
여행을 마치고, 자신이 산 가격인
5천불을 받고 팔려는 사람들이 많고,
또 자신의 차에 이미 문제가
있음에도 “문제없다”로
얼버무려 일단 차를 파는 것에
집중을 하죠.
우리가 만났던 많은 여행자들이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자신들의 캠핑카 때문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만불주고 캠핑카를 샀는데,
한달 지나고 나니 작동이 안 되서
정비소에 가보니 엔진이
소생 불가능이라 다시 새로 엔진을
교환하고 등등등을 하고 나니
5천불이 추가가 되어서 자신들이
차를 팔 때는 15,000불은
받아야 한다나뭐라나?
요새는 너도나도 원하는
“셀프컨테인드 캠핑카
Self-containd Camping car”
캠핑카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셀프컨테인드’
큰 캠핑카라면 안에 싱크대도 들여놓고,
샤워실이나 화장실 변기까지
설치할 수 있지만, 봉고 크기의
캠핑카 안에 이 모든 시설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서,
일종의 눈속임으로
캠핑용 변기 들여놓고,
커다란 물통 2개 사서는
하나는 깨끗한 물, 하나는 오수를
받을 통을 넣어서는 일단
‘셀프컨테인드 캠핑카’
스티커를 받고 나면 여행이
조금 더 저렴해지기는 하죠.
https://jinny1970.tistory.com/1525
우리 차는 셀프컨테인드는
아니지만 앞으로 몇 년은
고장이 없을 것이고,
나름 신경써서 만든 캠핑카라
사용하기에 조금 불편한 부분은 있지만
금방 팔릴거라 믿습니다.
이번에도 짐을 싸면서 우리부부는
약간 소란스러웠습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트렁크 하나에는
보트와 장비를 넣어가니
트렁크 하나에만 우리부부의
짐을 넣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피지에 갈 생각이라
트렁크가 아닌 배낭을
메고 가겠다는 남편.
남편은 남자라 짐이 아주 단촐하죠.
“필요한 옷은 현지에서 산다”지만
지난번에도 여행중 새로
사들인 옷은 거의 없는 남편.
여행 중에는 거의 단벌신사처럼
보이는 남편의 행색입니다. ㅠㅠ
마눌은 여자라 가져갈 것이 많죠.
속옷도 남편보다는 넉넉하게
챙겨야하고, 바지 4, 셔츠 5개에
우비. 가장 중요한 목욕가방에는
선크림을 넉넉하게 챙겼습니다.
색조화장은 안 하지만,
해가 뜨던 말던, 계절에 상관없이
선크림은 꼭 챙겨 발라야
진정한 한국 아낙의 피부관리인거죠.^^
나름 적게 챙긴다고 챙겼는데,
남편의 배낭에 내 짐을 낳는 과정에서
치약,린스 같은 것들은 빼야 했습니다.
“필요한 것은 현지에서 조달”
하자는 남편과 기싸움을 하느니
그냥 빼는 걸로 합의.
출발 전 염색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뿌리 염색을 그냥 해버렸습니다.
뉴질랜드 길 위의 삶이
염색을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머리도 못 감는 나날이
될 수도 있는데,
머리까지 흰머리가 숭숭이면
내 스스로 거울을 봐도
내가 할머니 같아 보이고,
우울해질수도 있으니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후딱 해버렸습니다.^^
어떤 여행을 하는데 머리도
못 감는지 궁금하시려나요?
사설 캠핑장에는 뜨거운 물도 있고,
샤워도 가능하지만,
자연 속의 캠핑장에 가면
찬물로만 샤워가 가능하고,
또 먹는 물이 없는 경우도 많죠.
자연 속의 캠핑장만 며칠 다니면
머리는 못 감아서 떡지고,
또 세수도 며칠 동안
고양이 세수를 하기도 합니다.
조금은 열악한 캠핑여행인거죠.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이 더 많은 나.
뉴질랜드 가는 것보다는 뉴질랜드
가는 길에 먹을 음식에 진심입니다.
기내 첫 식사는 비빔밥이니
간만에 대한항공 비빔밥을 먹어보고!
두번째 식사는
오믈렛으로 식사는 결정했죠.
대한항공은 유럽에서
한국에 들어갈 때 오믈렛이랑
한국에서 뉴질랜드 갈 때
나오는 오믈렛의 상태와 맛,
품질에서 차이가 있던데..
이번에는 사전 주문 가능한
해산물식 대신에 일반 식사를 하면서
포스팅할 글감을
얻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떠날 날이 코앞이고 보니
무덤덤하던 마음이
조금 달라진듯 합니다.
그렇다고 신나거나 한 건 아니고..
“이번에도 잘 견뎌보자?”
뭐 이런 마음?
돈 들여서 가는 여행인데
“조금 심한 거 아니냐?”싶으시죠?
자는 것보다 돌아다니는 것이
더 좋았던 나이도 있었는데,
이제는 집 떠나면 고생인 것을
너무도 잘 알다 보니
편안한 일상을 벗어난다니
살짝 아쉽죠.
어디에서 뭘 하던 간에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자” 주의여서
길을 떠나면 또 길 위의 삶에
만족하면서 눈앞의 풍경에 감동하고,
또 그 시간 속에 나름의
즐거움을 찾지 싶습니다.
한가지 살짝 걱정이 되는 건
남편과 함께 해야할 24시간.
남편과의 24시간이 처음도 아닌데,
매번 새롭고 힘들죠.
내가 힘들듯이 남편 또한
성격도 안 맞고, 말까지 안 듣는
마눌과 함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오래 살아도 적응이 되지 않는
내 남편과 24시간 붙어있기.
이번에도 잘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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