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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물 건너간 나의 소망

by 프라우지니 2025.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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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년 가을에 우리가

비엔나에 시누이네 갔을 때

시누이는 은근슬쩍 이제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본가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공간을

오빠 내외에게 양보하겠다고

했었습니다.

 

비엔나에 자신이 10년째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을 사려면

시부모님의 보조(?)

받아야 하는데, 그 대신에

(시부모님이 사시고 계신 집에서)

자기 몫을 포기하겠다는

자기 의견을 말 한거라

생각했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922

 

골드미스 시누이의 노후대책

이번에 볼일이 있어서 비엔나에 부부동반해서 갔을 때 시누이집에서 하룻밤을 묵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평소에는 둘이 앉아서 이야기 할 기회와 시간이 없어서 시누이랑 대화

jinny1970.tistory.com

 

 

시댁은 두 채의 집이 붙어있는

구조인데, 지금 시부모님이

사시는 건물은 아들(남편)몫이고,

그 옆에 딸린 건물에는

딸에게 주겠다고 시어머니가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었죠.

 

정작 집주인인 시아버지께서는

한번도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시부모님 댁 옆으로 딸린

건물은 방3개와 주방, 욕실,

화장실이 있는 구조인데

지금 우리 부부가 방을

하나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 방 2개는

자주 오지도 않는

시누이가 차지하고서 절대

양보할 생각이 없었드랬죠.

 

그렇게 우리는 뉴질랜드에서

4달을 보내고 다시

오스트리아에 돌아왔었고,

시누이가 방을 빼 준다고 하니

이제는 우리 부부가 건물 전체를

쓸 수 있으니 조금 넉넉한

공간에서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었는데..

 

 

우측은 시누이 신발, 좌측은 우리부부 신발들.

 

나의 희망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걸 알게 된 건

우리 건물 지하실에

신발걸이를 보고!

 

전에는 시누이 신발이랑

우리 부부의 신발이 함께

섞여서 뒤죽박죽으로

양쪽에 걸려있었는데,

돌아와서 보니 우측에는

시누이 신발이,

좌측에는 우리부부의 신발이

빼곡하게 걸려있습니다.

 

이걸 보고

대충 짐작을 했었습니다.

 

시누이가 방을 빼겠다는 건

현실이 되기 힘들다는 것을..

 

신발을 이렇게 정리한 것이

시누이인지, 시아버지이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이곳에 살지도 않는

시누이보다 이곳에 사는

우리부부의 신발이 많은 건

사실인데, 그걸 이렇게 굳이

경계까지 정해서 구분 해 놓을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었죠

 

지금에서야 생각 해 보면

집주인인 시아버지는

아무 생각도 없는데,

집에 대한 소유권이 전혀 없는

딸과 올케가 주고 받은

덧없는 대화였던 거죠.

 

 

 

시누이의 방을 빼는 건

시누이에게는 아주 쉬운 일이지만,

시누이의 짐이 들어갈

시부모님의 건물에서는

이삿짐이 들어오는 일이니

번잡하고, 또 연세 드신

시부모님이 지금까지 살아오신

공간에 갑자기 한 사람이

더 들어와 집이 더 좁아지니

거절하신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제 시부모님은 다른 집

부모님과 조금 다르시죠.

 

요양원에 사시는

어르신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양원에 들어오기 전,

최소한 5년 전에는 가지고

계신 재산을 다 자식들에게

넘겨야 한다고 합니다.

 

재산이 없는 상태로 최소 5년은

지속이 되어야 비싼 요양원비를

자비가 아닌 건강보험에서

내주니 말이죠.

 

! 제 직장동료이기도 한

간호사 K의 유산 이야기를

시부모님께 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제 동료 K는 남편이 의사이고,

잘 사는 집안이라 남편이

유산으로 받은 집이

두어 채에 땅도 있는데,

아직 50대 초반인 자기 남편이

일찌감치 지금 사는 집은

12살짜리 아들에게 상속하고,

다른 곳에 있는 집은 수리해서

10살짜리 딸에게 상속하며

마누라인 K는 아들에게 상속하는

집에 죽을 때까지 살 수 있게

한다는 유언장을 이미

만들어놨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건강한 50대 초반의

남자도 자식에게 물려줄 자신의

재산을 한번쯤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는 것이 조금 낯설었죠.

 

시아버지께 당신 집을 아들에게

넘겨라하는 마음에서 드렸던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요양원에 사시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당신들의 재산을

일찌감치 자식들에게

넘긴 후에 무재산으로

시간을 보내시다가 요양원에는

거의 공짜로 살고 계신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하다가

조금 이르다 싶은 동료 남편의

유산 이야기까지 나왔던 거죠.

 

사실 어르신들이 자식들에게

일찌감치 집을 상속하는

이유중 하나는 지출을 줄이시려는

목적이 있기도 합니다.

 

집을 품고 있으면

이런저런 세금에,

각종 공과금까지 해서

부담이 되니 일찌감치 자식에게

넘겨 자신의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택하기도 하지만

시아버지에게는 관심 밖의

이야기인 듯했죠.

 

그러니 시누이가 방을 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해도

시아버지가 우리 건물에

너가 들어올 공간은 없다.

네가 필요한 돈은 줄 테니

그냥 거기서 계속 있어라.”

하셨을 수도 있죠.

 

아들 내외의 편의를 위해서

당신이 불편할 상황을 만드실

분은 아니시거든요.

 

https://jinny1970.tistory.com/4040

 

남편이 들은 뼈 때리는 충고

내가 아는 남편은 어떤 문제가 생기면 직접적으로 그 일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속으로야 그 문제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표면적으로는 그 문제를 가능한 피한다는느낌이

jinny1970.tistory.com

 

 

 

시누이와는 그후에 집에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건물을 통째로 쓴다고 해도

거기에 맞게 월세는 오를 것이고,

더 많은 부담과 의무를

시아버지가 주실거라 적당히

집에 관심 없는 듯 사는 지금이

남편은 좋은 모양입니다.

 

이번에 다니러 온 시누이와

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했었는데,

시누이는 말끝에 여전히 자신이

사는 집은 월세라고 했었죠.

 

10년 살고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으면

집을 빼야 한다고 했었는데,

아직 아파트를 구입할

생각이 없는 것인지,

지금 아파트를 사고있는

과정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시아버지의 보조(?)

받지 못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고,

이제는 마음을 비우기로 했습니다.

 

집이 좁아 나만의

공간이 없는 건 불만이지만,

그래도 주방에 자리잡고

앉아서 이렇게 글도 쓸 수 있고,

그외 다양한 호작질도

할 수 있으니 이쯤에서

만족하려고 합니다.

 

 

 

집이 좁은 걸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물건을 살수가 없습니다.

 

옷이나 이런저런 것을 사도

쌓아 놓을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럴만한 공간이 없다 보니

물건 하나 사는 것도 고민에

고민을 하다가 결국에는

안 사게 되는 경우가 더 많죠.

 

굳이 이렇게까지

아끼며 살 생각은 없었는데,

집이 좁아서 절약도 되니

이것도 좋은 점 중에

하나이지 싶습니다.

 

이제는

내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딱 15년만

근무하면 나중에 최저연금액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은퇴연금으로

다달이 나오는 돈이 있으니

그 돈을 바라보라고

남편이 일을 시켰던 것인데,

그날이 내년 후반쯤이

될 거 같아서 남편이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죠.

 

이제는 남편의 생각처럼

이 집을 수시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베이스캠프처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길 위에 떠돌아

다니게 되면 가능한 짐은

작게 가지고 다녀야 하니

좁은 집에 살면서 미니멀하게

사는 연습을 계속해서

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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