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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나는 과연 꼰대일까?

by 프라우지니 2023.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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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교포의 사고방식에 대해

들은 이야기들이 꽤 있습니다.

 

한국인은 그들이 어디서 살던

자신이 한국을 떠났던 그 당시의

사고방식으로 생각하고 살아간다고..

 

제가 아주 잠깐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처의

작은 호텔에서 일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호텔의 주인은 1970년대

한국에서 이민을 온 부부셨는데..

 

사장님은 광부로, 사모님은 간호사로

독일에 오셔서 두 분이 만나 사랑하고,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은 후에

작은 호텔을 인수해서

독일에 정착하셨죠.

 

이 부부에게는 그 당시 남매가 있었는데,

고등학생인 딸은  외국인 남친이 있었고,

아빠 몰래 남친과 남친의 고향인 미국으로

도망가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죠.

 

그때 나에게만 털어놓았던

딸내미의 고민은 바로 아빠의

사고방식.

 

 

 

 

내가 한국에 가서 보니

(아빠의 형제분이신) 큰 아빠나

삼촌은 생각하시는 것이

굉장히 현대적이시던데,

우리 아빠만 완전 옛날식으로 생각을 해.

아빠는 나에게 외국인 남친이

있다고 하면 내 다리를 부러뜨려선

집에 가둬놓을지도 몰라.”

 

아빠한테 골프채로 맞아본 적이

있다던 딸내미는 아빠가

외국인 남친을 알아채기 전에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도망갈 계획이라 했었는데,

그후로 연락이 닿지않아서 그 녀석이

어떤 지금을 살고 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위의 경우는 내가 20대 중반이었으니

이미 30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이고,

나름 최근이라고 한다면

10년전쯤에는 오스트리아의

한 도시에서 (무술)도장을 하시는

분이 그분의 따님이 만난다는

외국인 남친을 불러서 먼지가 나게

두드려 팼다는 소문도 들어봤네요.

 

그분도 한국을 떠나올 때

그 시대의 사고방식으로 삶을 사니

딸내미의 외국인 남친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으셨지 싶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17년째 살고있는

나도 위에서 언급한 두 분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이미 많은 것이 변했지만,

나는 내가 한국을 떠나오던

바로 그 2006년의 사고방식에

머물어 있죠.

 

가끔 내 글에 그런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당신이 여기서 살던 그때가 아니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이나 받아들이는

방식들이 모두 달라졌는데,

오스트리아에 살고있는 나만

한국의 2006년 머물러 있는 거죠.

 

 

직원은 좌측의 저 플라스틱 창의 뒤쪽에서 고객에게 응대합니다.

 

 

서류를 뗄 일이 있어서 최근에

한국 대사관에 두어 번 갔었습니다.

 

첫번째 대사관 방문 때는

기차가 연착이 되는 바람에 점심시간인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도착 했었죠.

 

대사관 안에 들어가서는

내가 신청하는 서류에 대한

접수를 하고 대답을 기다리느라

앉아있는데, 아래에서 직원들이

떠드는 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대사관 현관에 앉아있던

직원이 필리핀 여자였는데,

그녀 말고도 한국대사관에는

필리핀 직원이 더 있었나 봅니다.

 

두 여자가 필리핀 언어인

따갈로그로 따갈거리는 소리가

몹시 신경에 거슬렸습니다.

 

한국대사관이면 한국어가

들려야 하는데 웬 따갈로그?”

 

아래층에서 떠드니 위층이라

더 시끄럽게 들리는 것인지..

 

너무 시끄러워서 플라스틱 창 안에

있는 직원에게 물어봤었죠.

 

아래층에서 직원들이 시끄럽게

떠드는데 신경 쓰이지 않으세요?”

 

우리는 이 안에 있어서 밖에서

떠드는 소리가 안 들려요.”

 

 

 

그렇군요.

플라스틱으로 막아놓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안 들리니 신경이 안 쓰이는데,

서류를 떼러 온 민원인은

가뜩이나 신경도 곤두선데다가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있는 시간이라

한국어도 아닌 언어로 떠드니

괜히 짜증이 났던 모양입니다.

 

내가 간 시간이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두 직원이 점심시간을 기다리며

자신들이 언어로 이야기를 했고

그들이 목소리가 조금 높았을 뿐인데

위층에서 듣는 나에게는 시끄러운

소음으로 느꼈던 것인지..

 

한국대사관인데 당연히

한국어가 들려야지,

웬 따갈로그??”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정말 꼰대가 된 걸까요?

 

50대 초반이니 꼰대 소리

들을만한 나이이기는 한데,

한국대사관에서 한국어 소리를

듣기를 원하는 건 정말

꼰대의 생각인 걸까요?

 

누군가가 한국어로 떨어대는

수다 소리는 들은지 오래라

간만에 들으면 아무리 시끄러워도

정겨울 거 같은데, 그 수다가

다른 언어여서 받아들이는 것이

힘이 든 걸까요?

 

 

 

한국대사관에는

한국인 직원이, 한국어가..”

하는 생각을 하는 건 정말

꼰대 같은 생각인 걸까요?

 

만일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이번 기회에 저의 생각을

조금 고쳐봐야 겠습니다. ㅠㅠ

 

(마지막으로 궁금하실거 같아 알려드리자면..

대사관 직원들이 사용한 언어가

따갈로그인지 아는 이유는

제가 한 4년정도 필리핀에서

살았던 적이 있었더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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