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파서 깁스를 하고 집에 있는지 이제 10일차가 됐습니다.

 

이제야 이곳의 부모님과 한국의 부모님이 자식을 대하는 행동의 차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남편이 아프지 않았음 절대 보지 못했을 부분을 말이죠.

 

자식에게는 무엇을 줘도 아깝지 않는 것이 한국의 부모님이시라면..

이곳의 부모님은 어느 정도의 선까지만 허용하신다는 느낌입니다.

 

저희가 따로 살았다면 제가 학교나 요양원에 가는 날 집에 남편 혼자 있게되니 남편이 뭐라도 해서 먹어야 했을 텐데.. 시엄마가 매일 혼자 있는 남편의 점심을 챙겨주시니 시댁에 사는 것이 참 감사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올 여름 시아빠가 젝켄 때문에 한동안 병원을 다니셨습니다.

그냥 입원해서 했어야 했을 검사를 매일 아침 일찍 가셔서 하루 종일 검사하시고 기다리시고 집으로 오시는 일과를 거의 2주일동안 하셨었습니다.

 

뭔 일로 다니셨는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841

저렴하게 받은 진드기 예방접종, Zeckenschutzimpfung 젝켄주사

 

남편의 회사는 집에서 고속도로 쪽으로 나가서 아래쪽으로 30분 달려야 하는데...

 

아빠가 린츠시내의 신경정신 전문병원에 검사를 다니시는 그 기간 동안 남편은 매일 병원에 가시는 시아빠를 병원까지 모셔다 드리고 회사로 출근하는지라 매일 평소보다 늦는 출근을 했었습니다.

 

아빠랑 말을 많이 안하는 남편이,

아빠가 병원에 매일 검사를 하러 다니셔야 한다는 마눌에 말에 딱 한마디 했었습니다.

 

"아빠한테 "태워다 드릴까?" 물어봐!"

 

시키는 대로 아빠께 여쭤보니 아빠는 "그래 달라"고 부탁을 하셨습니다.

 

병원이 남편이 회사 출근하는 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빠도 알고 계셨지만 그래 달라고 하시니 남편은 군 소리 없이 아빠가 해달라는 대로 했습니다.

 

남편의 출근시간보다 더 늦게 출발하셨던 지라 남편이 매일 시아빠를 기다리다가 모셔다 드렸지만, 남편이 투덜거리는 소리를 듣지는 못했습니다.

 

모르죠. 워낙 안 하는 인간형인지라.. 속으로 궁시렁 댔을지도..

 

이때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빠가 몸에 이상은 있는데, 검사결과는 나오지 않고,

매일 병원에 가시는 상황이니 당신도 겁을 먹고 계시구나..“

 

그러면서 이런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 아빠였다면.. 나는 여기서 전차타면 20분이면 한 번에 가는 길이고, "노인 할인" 되서 24시간 이용가능한 표도 2유로면 되는데, 네가 뭐 하러 기름 값을 더 들여가면서 날 병원에 데려다 줘! 됐어. 넌 그냥 출근해!"

 

다리가 아파서 못 걷는 것도 아닌데 굳이 자식의 출근시간까지 미뤄가면서 데려다 주는 건 오버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구요.

 

물론 정말로 자식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면 감사하게 받으셨겠지만 말이죠.

 

 

이번에 남편이 깁스 때문에 병원에 다니는 동안 시아빠가 병원에 데리고 가시는 것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남편이 전에 했던 "아빠 병원에 모셔다 드리기"가 품앗이였던 것이 아닐까? 하는...^^

 

 

운전면허야 저도 있습니다.  남편에게 스파르타 교육을 받아가면서 오스트리아에서 주행검사(지만 이론도 질문을 받는지라 이론까지 다 배워야했죠.^^;)을 봐서 발급받았던 오스트리아 면허증!

 

한국면허증 딴지 26년, 오스트리아 면허증 딴지 4년차(맞는지 가물가물..)

2개국의 면허증을 가지고 있지만 전 여전히 장롱면허!ㅋㅋㅋ

 

2개국 운전면허증을 장롱면허로 갖고 있는 사람이 저 말고도 또 있겠죠?^^

 

마눌의 장롱면허로 차 뒤에 "초보운전"딱지 붙이고 병원까지 달리는 건 한다고 쳐도..

린츠시내의 주차비가 겁나 비싸기 때문에 아빠가 병원입구에 내려주시고 진료가 끝난 다음에 다시 오십사하고 전화 드리는 것이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젤 좋은 방법입니다.^^

 

남편이 집에 있는 동안 시엄마는 매일 점심을 남편에게 배달 해 주셨습니다.

 

우리 집이 아빠는 "딸 바보" 엄마는 "아들 바보"이신지라 엄마는 영원히 아들편이실줄 알았는데..

요즘 보니 영원히는 아닌 거 같습니다.

 

시어머니는 매일 시아버지와 당신을 위해서 요리를 하십니다. 아들이 깁스하고 집에 있으니 당신들 요리하시는 김에 1인분 더해서 아들에게 주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 문화는 끼니때 찾아온 손님에게 수저 하나 더 내어주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죠.

밥 먹는데 수저 하나 더 놓는 건 뭐 그리 큰 문제도 아니고 어찌 보면 당연한일인데..

 

시어머니는 며칠 동안 아들이 점심을 하시는 것이 스트레스이셨던 모양입니다.

요즘은 다음날 내가 학교를 가는지, 요양원을 가는지 확인을 하십니다.

내가 집에 있는 날은 남편의 점심을 안 하셔도 되니 그것을 알고자 하십니다.

 

 

 

내가 차린 남편의 점심상: 잡채밥, 닭고기 김치국, 깍뚜기

 

 

오늘도 제게 물어오셨습니다.

 

"너 내일 일하러 가냐?"

"네"

"토요일인데?"

"저희가 토요일, 일요일이 어디 있나요? 근무가 잡히면 일 하는 거죠."

"그럼 일요일은?"

"그날은 근무가 없어요. 그 날은 점심 안하셔도 돼요."

"내일?"

"내일은 제가 근무를 하는 날이라, 엄마한테 신세를 져야할거 같은데요. "

"...."

 

저는 주방에 올라와서 설거지를 하는데, 방에서 남편과 시엄마의 대화를 들립니다.

 

"깁스는 언제까지 해야 한다니? 크리스마스 전에는 풀 수 있대?"

 

남편의 깁스는 6주를 해야 해서 새해까지 하고 있어야 하는 걸 시어머니도 아시면서 왜 이런 질문을 하실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남편이 무심하게 대답을 합니다.

 

"크리스마스 때까지 하고 있어야 해!"

 

시엄마가 크리스마스 때까지만 물어보니 남편은 크리스마스 때까지로 한정해서 대답을 합니다.

그냥 속 시원하게 "1월초까지 하고 있어야 해" 하면 될 것을..

 

그리고 "남편이 깁스를 1월초까지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을 아시면서 참 이상하게 대화를 한다"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엄마였다면...

 

며느리 점심을 챙기는 것도 아니고 "내 아들 점심" 챙기는 것은 묻고 또 묻고 하시지 않죠.

평소에 엄마가 끔찍하게 챙기시는 아들 이였다면 더더욱 묻지 않아도 챙기시는데...

 

어차피 하는 요리 조금 더해서 지금 잠시 깁스하고 있는 아들내미 챙기시는 것이 스트레스는 아니셨겠죠? "어떤 음식을 해 줘야 내 아들 뼈가 빨리 붙나?" 뭐 이런 일로 고민을 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남편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가 되니...

남편이 정말 의지 할 수 있는 사람은 마눌인 저뿐인 거 같습니다.

 

나의 외출여부를 물으시고 시어머님이 퇴장하시고 남편에게 무심하게 말을 했습니다.

 

"엄마가 당신 점심 챙기시는 것이 스트레스이신가 봐."

'...."

 

남편의 긍정을 한다는 신호입니다.

남편도 시어머니의 태도에서 저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이야기죠.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것은 무안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한국인인 제가 알고 있는 우리 부모님들은 사랑은 자식을 위해 전 재산을 팔고, 그보다 더한 것도 내줄 수 있는데..

 

제가 시댁에서 느끼는 부모님의 사랑은 조금 다른 거 같습니다.

성인이 되서 자기 가정을 가지고 있는 아들은 이미 두 분의 품을 떠난 자식이여서일까요?

 

요즘은 아들을 위해 병원에 데려다 주시고, 점심을 챙겨주시는 시부모님의 얼굴을 자주 살핍니다.

 

남편에게 "당신이 다시 건강해지면 온천으로 두 분 여행을 보내 드리라"고 했습니다.

 

한국인인 저의 눈에 시부모님이 남편에게 보이는 사랑은 내가 아는 한국의 우리  부모님 사랑과는 조금은 다른것이라 낯설지만, 그래도 당신들의 아들을 위해서 당신들이 해 주시는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에게는 아픈 아들을 위해서 병원까지 데려다 주시고(1주일에 한번), 매일 점심을 챙겨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를 조금 값비싼 여행상품으로해야한다고도 했습니다.

 

마눌의 말에 토를 달지 않을걸봐서...

남편은 이번에 부모님께 남편 생애에 가장 비싼 선물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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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 12. 7. 00:30
  • Favicon of https://schoene.tistory.com BlogIcon 쥐쎄프라우 2016.12.07 07:34 신고 ADDR EDIT/DEL REPLY

    이런게 문화차이인가바요 ㅋ 제 독일친구는 24살인데 아직도 부모님댁에 산다고 빨리 나가라고 한다네요 ㅋ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08 03:29 신고 EDIT/DEL

      보통은 중학교 졸업해서 직업교육받게되면 경제적으로 독립을 하고 집에서 분가를 하지만, 아무래도 대학까지 쭉 가면 집에서 살아야하니 부모님이 그리 편하지는 않겠죠.

      울시누이 대학원 졸업할 거의 30살까지 시댁(옆건물이지만)에서 살았는데, 그래도 알아서 해 먹지 않고 항상 엄마네로 밥먹으러 다녔던 모양이더라구요.

      우리집은 남편이나 시누이나 부모님이 당연히 (밥) 해주는 걸로 생각하고 있는듯하더라구요. 뭐든지 받으면 드려야하는걸 잘 모르는가봐요.^^;

    • Favicon of https://schoene.tistory.com BlogIcon 쥐쎄프라우 2016.12.08 03:35 신고 EDIT/DEL

      제가 부모님께 용돈 드린다니까 독일 친구들 전혀 이해를 못하겠다네요 ^^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08 03:44 신고 EDIT/DEL

      유학생이시면 부모님께 돈을 받아서 쓰실텐데...
      용돈을 드린다니 아주 기특하십니다.^^

      시부모님 어디 여행가실때 부모님 돈좀 드리라고 남편한테 이야기했다가 한방 먹었습니다. "부모님도 돈 있거든!"하더라구요. 아무래도 각자의 수입은 각자가 책임지고 있다보니 서로에게 돈을 주는 행위를 이상하게 보는것 같아요.남편은 월급을, 시부모님은 연금을 받아서 말이죠.

  • 느림보 2016.12.07 19:50 ADDR EDIT/DEL REPLY

    제 스타일은 외국인시어머니에 가까운듯함돠 딸이 기숙사에서 오는건 좋으나 반찬이 여간 신경쓰는게 아닙니다 매끼단백질야채과일다르게준비해야해서신경이 랑군보다 배로 쓰입니다 방 학이면두세달 매키를해다줘야싸니 엄청 귀찮음돠 랑군 딸들다 입맛도 제 각각임돠 요번방학은 기숙사 잏다해서 첫째은 신경안써도 되니 넘 좋읍니다 둘째가 남아있긴하지만 ㅜㅜ 그정도면 시 부모님 엄 청 좋으신 분들임돠 전 친정 시댁 밥 설거지담당임돠 ㅜㅜ 근데오십이 몇년 남아도 제가 다해야할지 싶어요 필리픤올케 시댁으론 조카들이 삼십이 다 돼가도 장가를 안 갑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08 03:41 신고 EDIT/DEL

      느림보님이 제 또래이시네요.^^

      시집에서야 그렇다고 쳐도 친정에서도 일을 하신다니 개념이 있으신 시누이요~ 따님이십니다.
      대부분 친정에가면 두손놓고는 먹고 잔소리만 해 대는것이 "시"자 들어간 사람들인디...^^;

      이제는 따님이 방학이라고 오면 따님을 슬슬 부려먹어야 할거 같은데요? "신부수업"이라고 칭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자식들에게 집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을수 있는 평안한 공간"이니 방학동안은 느림보님이 따님에게 매끼 밥을 해주시면서 "요리하는 엄마의 행복"을 느끼셔야할거 같습니다.^^;

      아시죠? 피하지 못하면 즐겨라! 피할수 없는것이 엄마의 밥하기이니 그 시간은 온전히 즐기시길 바랍니다.^^; (다행이다. 난 자식이 없어서...^^)

  • 느그언니 2016.12.07 21:41 ADDR EDIT/DEL REPLY

    무엇보다 울동키 빨리낫기를 바래요.. 몸아프면 서글프니 잘해드리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08 03:41 신고 EDIT/DEL

      매끼 엄청 신경쓰고, 학교나 요양원에 가는 날은 낮에 신경써서 전화도 해줍니다. 자기몸이 아프니 자꾸 저한테 의지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후회없이 잘해주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6.12.09 07:05 신고 ADDR EDIT/DEL REPLY

    나도 한국 엄마인데 저도 똑같이 이웃님 시어머니 처럼 할거 같은데요.^^
    혹시 내가 너무 오래동안 미국에서 살아서 그런걸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09 09:11 신고 EDIT/DEL

      그럴까요? 시어머니는 낼모래 70을 바라보고 계신 분이시라..

      하긴 한국의 부모님들도 "자식먼저"이신분들도 계시겠지만,"우리먼저"하시는 분들도 계시겠네요.^^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6.12.09 10:26 신고 EDIT/DEL

      물론 우리 먼저는 아니지만. ..대학 까지 다 졸업시키고 차 한대씩 16 되면서 한대씩 새걸로 뽑아주고 빚없이 대학 졸업하게끔 다 비용 대주고 ...

      지금 이 나이에는 아니지요...물론 여기에 사는 애들은 더 이상 바라지도 않지만요.
      우리도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하니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09 20:31 신고 EDIT/DEL

      대학까지 졸업시키고, 차도 뽑아주시고 하셨음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그 이후로는 자신이 알아서 살아야겠지요.

      유럽은 대학도 나라의 지원을 받아서 혼자 다니기 때문에 실제로 부모님의 신세를 지는것은 고등학교까지 입니다. 그러니 부모님의 경제적인 부담은 자식이 고등학교 졸업하면 더이상 없지요. 물론 15살에 일찌감치 돈벌러 나가는 자식에 비해서 조금 더 경제적(식비등)으로 부모님께 신세를 지지요.^^;

  • Favicon of https://rokmc1062.tistory.com BlogIcon 공감공유 2016.12.09 08:04 신고 ADDR EDIT/DEL REPLY

    정말 문화차이네요~ 내년 추석 프라하 인 빈 아웃인데 너무 기대되요~ 정보 많이 얻어갈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6.12.09 09:13 신고 EDIT/DEL

      내년 추석이라.. 매일 매일 손꼽아 기다시길거 같습니다.^^
      나는 내년 추석쯤에 어디에 있을까? 잠시 생각 해 봤습니다.

      가을의 유럽은 여행하시기에 정말 좋을거 같습니다.^^

 

한국의 관광지는 “성수기”, “비수기” 딱 2개로 나뉘어서 요금이 달라지지만, 유럽의 관광지는 한국보다는 조금 더 상세하게 요금이 나눠집니다.

 

성수기도 몇 단계로 나뉘어서 요금이 달라지죠!

저희가 자주 가는 크로아티아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여름휴가 관광지입니다.

 

유럽에서도 “청정바다”로 손꼽히는 나라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는 유럽 사람들의 여름휴가지인“이탈리아”보다 훨씬 더 저렴하다는 것!

 

 

 

 

저희가 자주 가는 Kamp Stupice 캠프 스튜피체

( 저희가 크로아티아 말은 몰라서 그냥 우리 맘대로 독일식 발음으로 읽습니다.^^;)

 

이곳에도 유럽과 마찬가지로 성수기에도 여러 가지의 요금체계가 있습니다.

 

4가지 시즌으로 나뉘어져서 요금이 다양하죠! 캠핑장의 가격도 그냥 뭉탱이로 요금이 책정되는 것이 아니고, 차+텐트 혹은 캠퍼밴 이 들어가는 자리 요금에 사람 1인당 따로 돈을 내야합니다.

 

자리요금도 차 1대와 텐트 하나만 가능합니다.

추가로 차나 텐트가 들어가면 추가요금을 내야하고, 애완동물도 요금을 내야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가 이번에 낸 요금은 A시즌인 9월의 요금으로 저희는 A형 크기 10.10유로의 자리를 선택했지만, 바다 바로 옆의 자리는 20%가 추가되니 12.10유로를 내야하고, 1인당 4.60유로 2명. 이렇게 해서 저희가 1박에 내는 요금은 21.30유로입니다.

 

거기에 크로아티아는 숙박업소에서 관광객세금을 따로 받습니다.

매일 1인단 1유로씩 내야합니다. 결국 저희는 23.30유로를 내야합니다.

 

 

 

 

저희가 선택한 자리는 T41로 오렌지색은 A자리이고, 바닷가이니 20%요금추가!

그렇게 우리는 자리를 잡았습니다. 바닷가 바로 옆에 말이죠.

 

 

 

 

 

그렇게 바닷가 옆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고,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바다를 감상하고 있는데...

뚜뚜뚜... 저희의 전망을 가로막는 저. 것. 은.

 

우리 앞에 차를 주차한 젊은이들의 행동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아마도 저기서 자리를 잡을듯합니다.

 

안될 말 인거죠! 우리의 조망권을 방해하다니..

한마디 해야 할 것 같아서 젊은이들에게 가려고 하니 남편이 말립니다.

 

“가지마, 자기네들이 알아서 갈 꺼야.”

“언제? 언제 가는데?”

“알아서 가겠지!”

“무슨 소리야? 바다가 보이는 이 자리는 우리가 20%나 더 내는데..”

“그래도 하지 마! 하려면 내가 간 다음에 해!”

 

아하! 일본사람 비슷한 민족성인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인 이렇게 대놓고 따지는 거 싫어합니다. 마눌이 얼굴 붉힐 상황을 만들 거 같으니 얼른 도망가겠다는 말 인거죠.

 

남편이 자리를 비우자마자 얼른 앞에 주차한 젊은이들에게 뛰어갔습니다.

정말로 자리를 잡기 전에 얼른 해결해야 할 거 같아서 말이죠.

 

일단 자동차의 번호판을 보니 독일인들입니다.  독일어로 대화가 가능하지는 하지만, 외국인 아낙이 따지는데 그것도 버벅이는 독일어도 하는 것보다는 나도 외국어, 상대방도 외국어인 영어로 하는 것이 남편에게 전에 들었던 조언 이였습니다.

 

일단 영어로 말을 텄습니다.

 

“당신들 여기에서 캠핑하려고요?”

“네, 우리 여기서 캠핑할껀데요?”

“우리 자리가 바로 저 뒤거든요. 저희는 바닷가 옆자리라고 요금을 20%나 더 내는데..

당신들이 여기에서 캠핑을 하게 되면 우리의 조망권을 박탈당하게 되거든요.“

 

동양아낙이 와서 따지니 나랑 대화하던 청년에 앞에 청년에게 독일어로 애기를 합니다.

 

“들었어? 이 여자가 자기네 캠핑자리 20%더 내는 곳이라고 우리보고 가래!”

 

분위기를 보니 다소곳하게 떠날 의지는 없어 보입니다.

 

사실 이 청년들은 이곳에 자리를 잡을 때 눈꼬리를 올리고 이들을 지켜본 사람이 저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자리(T41) 양 옆(T40, T42)의 독일인 부부와 폴란드에서 오스트리아로 온 이민 2세대인 아저씨도 보고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서기보다는 남편처럼 “자기네들이 알아서 가겠지..”뭐 이런 생각이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다혈질 아낙이 나섰으니 귀를 쫑긋 세우고 지켜보고 있었던 거죠.

 

나의 요구에도 청년이 떠날 생각을 안 하니 우리의 좌측 이웃인 T42자리의 독일인 아낙도 독일어로 한마디를 거듭니다.

 

“여기 캠핑장 자리는 돌로 다 표시가 되어있는데, 거기는 캠핑장 자리가 아니에요.”

 

이쯤 되니 우리의 우측 이웃인 T40 자리의 윈드서퍼 폴란드 아저씨도 거듭니다.

 

“여기는 캠핑자리가 아니고 저쪽으로 가면 비어있는 캠핑자리가 있거든요.”

 

양 이웃의 협동작전으로 우리의 조망권을 방해하던 젊은이들은 갔습니다.

 

제 이웃들의 간접적인 언어처럼 “이곳은 캠핑자리가 아니다.”보다는 “남들보다 20%나 더 준 내 자리의 조망권 방해” 처럼 직접적인 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더 자극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 더 편합니다.

 

그런데 유럽인들은 문제를 살짝 회피하는 것이 더 편한 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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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 10. 3. 00:30
  • Favicon of https://deborah.tistory.com BlogIcon Deborah 2015.10.03 02:51 신고 ADDR EDIT/DEL REPLY

    캠핑은 잘 다녀 오셨나요? 예전에 캠핑가서 개고생한 기억이 나서 두번다시 가기 싫네요.ㅜㅜ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10.03 06:30 신고 EDIT/DEL

      네, 비교적 짧은 4박5일이라 순탄하게 끝내고 왔습니다. 잠자리가 불편해서 잠을 설치기는 했지만 말이죠.^^; 나이가 들수록 텐트에 매트깔고 자는 잠자리가 싫어집니다.^^;

  •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15.10.03 13:15 신고 ADDR EDIT/DEL REPLY

    잘 보고갑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 느그언니 2015.10.03 20:03 ADDR EDIT/DEL REPLY

    매사에 똑부러지는 그대답소..ㅎㅎ

  • BlogIcon cris 2015.10.04 21:20 ADDR EDIT/DEL REPLY

    남한테 싫은소리 하기 싫어하고 대신 뒷담화를 하더군요. 대놓고 항의하거나 권리를 주장하는 것도 면전에 직설적으로 하면 "무례하다"고 생각하더라고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10.04 23:51 신고 EDIT/DEL

      맞습니다. 내놓고 하지도 못하면서 대놓고 하면 무례하다고 하는 그런류의 사람들!! 전 안 좋아합니다.^^

 

“정” 같은 건 한국인만 있는 줄 알았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살다보니 한국인들만 있는 줄 알았던 것임에도 서양인들에게 있는 듯 한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그 상대가 생각지도 못한 인간형일 경우에는 더 그렇습니다.

 

제 실습요양원이 있는 트라운에는 매주 금요일 오후에 직거래장터가 열립니다. 트라운 근방에 사는 농부들이 자신들이 지은 농산품 또는 빵, 치즈, 햄등을 가져다가 파는 시장이 서는데, 농산물 직거래장이라고 생각하셔도 맞을 듯싶습니다.

 

직거래 장터이고 가격이 저렴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농부들이 파는 믿을만한 제품을 사길 원하는 사람들은 매주 찾는 시장입니다. 일반 슈퍼에 비해서 가격이 적게는 두 배 혹은 서너 배 비싼 가격인지라, 제가 자주 가는 곳은 아니지만 (사실 갈 시간도 없다는..) 금요일 오후에 요양원 어르신들을 모시고 산책삼아서는 두어 번 갔었습니다.

 

그날도 금요일 이였고, 어르신 두 분을 모시고 시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어르신 두 분중 한 분이 담배를 사신다고 하니, 구경삼아서 시장도 보고 말이죠.

 

 

시장에 간다고 나서니 우리요양원의 권력자이신 청소부가 생각지도 못한 제안을 했습니다.

 

“시장에 가면 ”OO 부인, Krapfen크라펜 (도넛의 일종)도넛 하나 사먹을 돈은 내가 낼께!“

 

어떤 청소부인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592

우리 요양원 권력자, 청소부

 

헉^^; 도넛 값이 2유로정도 하는데, 그것을 내주겠다고 합니다. 청소를 하면서 많은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특히나 평소 그녀의 행동으로 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인데 말이죠.

 

그녀도 한국 사람처럼 겉으로는 “버럭”하면서 속정이 있는 그런 형의 인간이였던걸까요?

평소에도 찬바람 쌩~ 불게 행동하는 그녀는 한국 사람으로 치면 “경상도 사람”인걸까요?

 

 

 

 

그날 시장에서 저랑 함께한 직원은 담배를 사시길 원하시는 어르신께는 어르신의 지갑에서 꺼낸 돈을 담배 한 보루를 샀고, 와인을 마신다고 하셔서 어르신의 돈으로 와인 값을 계산했지만, 어르신이 드시겠다는 크라펜(도너츠) 값을 내가 어르신의 지갑에서 꺼내려고 하니, 함께 시장에 온 직원은 자기가 내겠다고 했습니다.

 

저에게도 “너도 한 개 먹을래?” 했지만 저는 사양했습니다.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서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그 돈으로 사준다니 먹고 싶어도 사양을 해야 하는 거죠! 저는 사양했지만, 어르신 두 분은 크라펜을 드셨고, 한 어르신은 청소부가 내준 돈으로 계산을, 다른 어르신은 직원이 냈습니다.

 

물론 “그깟 2유로가 뭐가 큰돈이라고?” 하실지 모르시겠지만, 서양인들의 사고방식이 “내가 먹을 때, 너도 같이 먹어!” 가 아닌 “난 지금 먹어. 넌 먹든가 말든가 알아서 해!” 내지는 남이 먹던가 말든가 관심조차 갖지 않습니다. 내가 먹을 때 옆에 있다고 하나 사주는 그런 사고방식은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청소부도 나와 함께 시장에 나온 직원도 어르신을 위해서 기꺼이 그들의 주머니를 열었습니다. 생각에 따라서는 “2유로”가 푼돈일수도 있지만,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거든요. 우리의 주식이 쌀이듯, 빵을 주식으로 먹는 이곳에서는 빵 2kg을 살 수 있는 가격이기도 하니 말이죠.

 

이들이 어르신께 한 행동은 우리가 말하는 그 “정”이 맞는 거 같습니다.  나도 가진 것이 많지 않지만, 나보다 더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 조금 나누는 그런 마음이고 말이죠.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동서양을 떠나서 비슷한 거 같습니다.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이곳에서 저는 정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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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 9. 5. 00:30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5.09.05 07:49 신고 ADDR EDIT/DEL REPLY

    세계 어디나 사람 사는곳은 더 거기서 거기인거 같읍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09.05 09:04 신고 EDIT/DEL

      맞습니다. 정이라는 단어는 없지만, 우리가 말하는 그 "정"이라는 것이 국경과 문화를 초월해서 있는거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5.09.05 11:25 신고 EDIT/DEL

      네...물론 한국 사란들처럼 끈끈? 한 정은 없어도 그래도 거의 비슷한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09.05 22:29 신고 EDIT/DEL

      한국사람같은 그런 정은 아니지만, 이들 나름대로 나누는 정인지라 삶은 다르지 않다는걸 배웁니다.^^

  • 느그언니 2015.09.05 20:05 ADDR EDIT/DEL REPLY

    정을 주고받는 사회.. 흐믓합니다.. 그런데 어떤분은 정을드리면 돈을 주시려고해서.. 생각이 다르다는거겠지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09.05 22:30 신고 EDIT/DEL

      혹시 돈을 주시려는 분도 그분 나름의 정나누기는 아닌지 생각해봤습니다. 내가 주는 한푼이 받는 사람에게는 백냥의 값어치를 할때도있으니 말이죠.^^

  • Favicon of http://peterpens.com BlogIcon 독일의 피터펜 2015.09.07 01:33 신고 ADDR EDIT/DEL REPLY

    동유럽이나 터키에서 오신 분들은 그런 정이 남아 있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오스트리아라면 좀 의외네요. ^^ 사람 사는 곳이니 어디든 그런 정은 있나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09.12 01:27 신고 EDIT/DEL

      처음에는 아시아 사람이나 동유럽 사람만 우리네 정이 있는줄 알았는데, 이곳 사람들도 서로 챙기고 하는 모습이 우리네 정을 많이 닮아있더라구요^^

  • Favicon of https://frugalme.tistory.com BlogIcon 즐거운 검소씨 2015.09.09 20:50 신고 ADDR EDIT/DEL REPLY

    유럽이랑은 좀 다르겠지만, 캐나다에서 있다보니 사람살이가 많이 비슷하구나...하고 느낄 때도 있어요. 알게 모르게 저 챙겨주는 분들께 정말 고마워요. 그 분들도 다 속정이 있으신 거겠지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09.12 01:43 신고 EDIT/DEL

      국경과 문화를 떠나서 내가 챙기는사람은 나를 챙겨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사랑해주는거 같더라구요.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아! 저사람이 나를 챙기는구나!" 뭐 이런 느낌이죠. 그쵸?^^

 

제가 실습하는 요양원에 방학을 맞은 어린 학생들이 단기 알바를 나왔습니다.

 

어리다고 해서 완전 어린 나이들은 아니구요. 대부분은 마투라(대학입학 자격시험)를 보고 대학에 들어갈 준비가 된 고등학생이거나, 아직 고등학생인 아이들이 방학기간동안 요양원으로 알바를 나왔습니다. 요양원 알바가 다른 알바에 비해서 보수가 좋은 편이여서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학생들 알바라는데, 보수가 얼마나 좋길레 인기가 있냐구요?

 

우리 요양원에 온 고등학생들이 받는 월급은 한 달에 900유로 정도라고 합니다. 실습생인 제가 받는 월급이 한 달에 300유로(그나마 내 손에 쥐는 돈은 200유로)인데 비해서 고등학생 알바임에도 그들이 받는 월급은 상당합니다. 한두 달 일해서 휴가를 가거나, 그들이 사고 싶었던 걸 산다는 것이 일을 하는 이유더라구요.

 

방학기간 중에 알바를 온 어린 학생들이라고 해도, 그들 또한 오스트리아 사람인지라, 그들이 외국인인 저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일반 오스트리아 사람들하고 다르지 않습니다.

 

긍정 혹은 부정중 하나죠!

실습생인 저와 알바생들은 같이 일을 하지만 그들이 항상 호의적이라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죠!

 

알바생들이 요양원에서 하는 일이라는 것은..

어르신들을 간호하는 전문적인 일은 아니구요.

 

매 끼니 음식을 어르신들에게 배분하고, 세탁된 옷 각방에 갖다드리고, 식사가 끝난 테이블 치우고 등등등. 일종의 도우미 정도의 일을 합니다.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은 이상 어르신들의 몸을 만지는 일은 허락이 안 됩니다.

 

실습 5개월 차인 저는 어르신들을 간호하는 일을 합니다. 혼자 식사 못하시는 어르신 같은 경우는 음식을 먹여드리고, 어르신들 몸 씻겨드리고, 화장실에 가시는 분 보조 해 드리고. 알바랑은 조금 다른 종류의 일들을 합니다.

 

하. 지. 만.

저는 발음도 조금 이상하고, 다른 이와 다른 조금 튀는 외모 덕에 어디에 있어도 외국인이죠!

 

우리 집(요양원이?)에 온 손님이니 알바생중에 한명은 다니엘에게 제가 먼저 물어봤었습니다.

 

“고등학생?”

“아닌데요. 마투라 보고 이제 대학 가는 데요!”

“대학은 린츠에 있는 대학을 가남?”

“아닌데요, 그라츠에 있는 공대에 가는데요.”

“그라츠 공대? 내 남편이 그라츠 공대 나왔는데, 우리도 그라츠에 살았었거든.”

 

내 남편의 후배가 된다고 하니 괜히 반가워서 아는 척을 했었지만..

일부 알바생들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다니엘도 저와 말 섞은걸 달가워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요양원의 일부인 직원인지라 한 알바생의 반응보다는 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제가 젤 먼저 하는 말!

 

“오늘은 누가 내 엄마야?”

 

실습생인 항상 기존 직원 중 한사람과 근무를 하는지라 저는 그들을 엄마라고 불렀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제가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고, 대부분의 직원들은 50대 후반에서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지라, 내가 “엄마”라고 해도 거부감보다는 저를 살갑게 맞아주었습니다.

 

물론 한국문화에 대해서 설명도 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친구의 엄마도 나에게 엄마이고, 친구의 이모나 고모도 나에게는 이모나 고모가 되고, 친구의 할머니도 나에게 할머니가 되시고,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나에게 언니가 되고, 나보다 어리면 동생이 된다. 실습생인 나에게 하나하나 가르치는 당신들은 지금 나에게는 엄마 같은 존재다.”

 

서양인의 생각으로는 참 이해가 안가는 가족관계입니다.

서양인들은 “할머니”라는 단어도 자신의 할머니가 아니라면 “할머니”보다는 “XXX 부인”이라고 부르는데 반해서, 한국에서는 내 할머니이건 아니건 연세가 있으시면 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부르고, 자주 가는 식당 주인아주머니도 어느새 “이모” 나 “고모”로 부르게 되니 어느새 “가족”아닌 “가족”이 되어버리죠! 정말로 이상한 가족관계이지만 한국 문화에서는 성립이 되는 가족관계죠!^

 

그렇게 며칠 지나면서 조금씩 다니엘이 저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것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찬바람 쌩 불듯이 지나치는가 싶더니만, 가끔씩 내 옆에 와서 말도 걸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잠시 시간이 비는 오후!

치매가 있으신 할머니 옆에 제와 다니엘이 나란히 앉아있으니 어르신이 저에게 물어오셨습니다.

 

“옆에 잘생긴 청년은 누군고?”

“제 동생이잖아요! 잘 생겼죠?”

“그래? 아주 잘 생겼네!”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치매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항상 새로운 얼굴인지라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대답을 했었었는데...

그날부터 다니엘이 절 볼 때마다 “누나”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나이로 보자면 “누나”보다는 “이모”“고모”가 맞을 나이인데 말이죠.(아닌가 엄만가?^^;)

 

그리고 다니엘이 한 달간의 알바를 끝내는 날!

같은 시간대에 근무를 한지라 퇴근시간이 같은 다니엘을 퇴근 전 밖에서 잠시 만났습니다.

 

한 달간의 인연이지만 누나, 동생 사이였으니 인사 정도는 해야죠!^^

 

“잘 가! 인연이 있으면 2년 후쯤에 그라츠에서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리와! 내가 우리 꼬마(내가 그에 비해 한참 작으니) 누나 한 번 안아 줄께!”

 

 

 

인사하고 사라져가는 다니엘의 뒷모습입니다.

 

 

다니엘은 그렇게 누나치고는 나이가 아주 많은 아낙을 꼭 안아주고는 마지막 퇴근을 했습니다.

 

“잘 가, 내 동생! 근무하는 동안에 오가면서 많이 웃어주고, 서로 힘을 주는 말을 해줘서 고맙고, 날 누나라고 해줘서 고맙고, 내 동생이 돼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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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 9. 4. 00:30
  • Favicon of https://sook1020.tistory.com BlogIcon allnoel 2015.09.04 19:12 신고 ADDR EDIT/DEL REPLY

    응원합니다^^*
    저도 양로원 봉사를 거의 20년 하는데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감사하는 맘이 더 크지요~
    정들면 헤어지고....
    귀한 글 잘 읽고 있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09.05 00:33 신고 EDIT/DEL

      이상하게 사람들은 남에게 봉사하면서 혹은 봉사하는 직종에 근무를 하면서 더 감사를 하는거 같습니다. 아마도 내가 건강하다는 그것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는 계기가 되서 그러는것이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느그언니 2015.09.04 19:39 ADDR EDIT/DEL REPLY

    글을 읽는데 울컥합니다.. 사람의 정이라는게 무섭습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09.05 00:34 신고 EDIT/DEL

      그러게요. 함께지내시던 어르신이 하늘나라 가실때도 눈물나고,이렇게 짧게 근무하고 가는데도 보낼때는 섭섭합니다.^^;

  • Favicon of https://frugalme.tistory.com BlogIcon 즐거운 검소씨 2015.09.09 20:47 신고 ADDR EDIT/DEL REPLY

    한 달간이었지만 서로 챙겨주는 사이 정말 남매가 된 느낌이었을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09.12 01:41 신고 EDIT/DEL

      네^^ 끼니때마다 "너 먹었어? 얼른 챙겨 먹어!" 하고 서로 몰래 후미진데 들어가서 밥먹으며 웃고(공식적으로 직원들은 요양원 음식을 먹으면 짤립니다. 그래서 다들 몰래 숨어서^^;) 내가 무거운거 운반하면 뒤에서 내가 무거운거 받쳐주고.. 지나고 나니 참 고마운 동생이였습니다.^^

 

저는 아직 오스트리아에서 공식 “요양보호사”는 아니지만, “예비 요양보호사”인지라 분기별로 나오는 “요양원 소식지”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타이틀이 요양원 소식지인지라, 내용을 들여다봐도 별로 흥미 있는 것은 없습니다.

어느 지역요양원에 어떤 직원이 새로 부임하느냐 하는 뭐 이런 종류가 대부분이거든요.^^;

 

평소에는 별로 볼만한 기사가 없었던지라 대충~ 훓어 보고는 말았는데...

이번에 제 눈을 사로잡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한 요양원에서 만나신 치매 걸리신 할배와 할매가 결혼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것도 2쌍이나 말이죠.

 

치매라는 것이 정신이 자꾸 외출을 하는지라, 제정신을 챙기기도 버거운데..

이런 분들이 결혼을 하셨다니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어제까지 서로 사랑하시다가 그 다음날, 정신이 잠시 외출하시면 “당신이 누군데, 왜 내 방에서 자는 겨?”하시지는 않을까?“

 

그러면서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 요양원이 얼마나 외로운 곳인데, 함께 방을 쓴다고 대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말 걸지 않으면 하루 종일 입 다물고 하루를 보내는 조금은 삭막한 곳인데, 함께 대화를 하고 사랑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사실 요양원이 그렇습니다. (모르죠! 제 실습요양원만 그런 것일지도)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안 하는 경우도 있고, 말을 한다고 해도 아침에 자신들의 지정석에 앉으면서 옆에 혹은 앞에 앉은 어르신께 “좋은 아침!”하고, 저녁에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면서 “좋은 밤!!”하는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몇 년 혹은 십년 넘게 함께 생활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서로에게 더 이상 흥미도 없거니와, 어제가 오늘 같고, 1년 전도 오늘 같은 항상 변함이 없는 나날이다 보니 이제는 얼굴을 봐도 따로 안부를 묻거나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죠!

 

이렇게 삭막한 요양원에서 서로에게 애틋한 감정이 생겨서 결혼까지 하신 어르신이 있는걸 보면,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여자와 남자로 느끼는 감정은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도 노인들의 사랑(?)이 넘치는 곳(종로 3가?)이 있죠!

너무 넘쳐서 사회적인 문제로 이슈화까지 되고 있는 곳이지요.

 

물론 상업화가 되어버린 한국 어르신들의 사랑(?)과는 아주 많이 다른 이곳 어르신들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있었으니,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이라도 함께 하고자 마음에 결혼까지 하시는 것이겠지요.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한국도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정말로 사랑해서 결혼했던 다큐멘터리도 있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국경과 인종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나이와 치매까지 초월하는 정말로 위대한 것 같습니다. 치매까지 극복하는 그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지 옆에서 보지 못하는 아쉬움만 남을 뿐입니다. (제가 그 요양원에 근무했다면 그 증거를 볼 수 있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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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5. 8. 27. 00:30
  • 느그언니 2015.08.27 19:59 ADDR EDIT/DEL REPLY

    사랑은 이세상 하직하는날까지 멈추지않는다고 알고있어여.. 몸은 늙어도 마음은 절대로 늙지않거든요.. 사랑하며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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