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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오누이 사이

by 프라우지니 2014.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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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남 3녀중에 셋째 딸이자 막내딸입니다.

 

위로 언니 둘, 밑으로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결혼해서 외국에 떨어져 사는 지금도 제가 생각하는 내 형제들이고 말이죠!

나이가 먹을수록 형제애는 더 애뜻해져 가는 거 같더라 구요.^^

 

제 남편은 1남 1녀중 장남이자 외동아들입니다.

큰 시아버지 댁에 아들이 없으니 둘째 아들(시아버지)의 장남이 대를 잇는다고 친다면..

에궁^^; 한국 같았으면 시시때때로 제사를 지내야 종가집 장손일뻔 햇습니다.^^;

 

아! 제가 오늘 하고자 하는 얘기는 그것이 아니였죠!^^

 

 

 

제 남편에게는 두 살 연하의 여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결혼해서 7년이 넘도록 남편 입에서 여동생을 걱정하는 이야기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고!

아직도 싱글로 살면서 최근에 집을 산 여동생에 대해 마눌이 물어도 “전혀 아는거 없슴”

여동생에 대한 정보는 마눌보다 훨씬 더 어둡습니다.

 

가끔씩 시댁에 방문해서 여동생이랑 마주치는 일이 있어도 서로 쳐다보고 악수하는걸로 끝!

식탁에 앉아서 함께 밥을 먹어도 여동생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관심도 없고!

 

마눌은 그것이 참 의심스러웠습니다.

“우째 오누이 사이가 저럴까? ”

 

“둘이 서로 대화를 안 하고 살기로 한 건가?”

 

“혹시 둘 사이에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 성인이 된 후에도 서로 꺼리는 건가?”

 

참 별의별 생각을 다 했더랬습니다.

 

평소에 남편이 마눌에게 하는 짓을 보면 딱 오빠가 어린 여동생 괴롭히는 행동들입니다.

 

괜히 조용히 잘 있는 마누라 오며가며 한번씩 툭툭 치고 지나가서 마눌이 소리 지르게 만들고,  나이 지긋한 지금도 수염난 얼굴을 마눌 얼굴에 마구 문지릅니다.

마눌이 아프고 괴로워서 소리 지르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변태(?) 장난꾸러기입니다.^^;

 

시엄마한테 여쭤보니 남편이 어릴 때도 여동생을 자주 쥐어박아서 여동생이 허구헌 날 소리를 지르고 울고 했었다고 하더라구요.^^; (어떻게 여동생을 괴롭히는지 잘 알고 있죠^^;)

 

한국 같았으면 오빠가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 챙기는 건 당연한 일이고, 여동생이 시집도 안 가고 혼자서 사는데, 자주 전화해서 안부도 묻고, 필요한건 없는지도 물어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어째 남편은 여동생에게 전화 한 번 하는 일이 없으니, 가지고 있는 여동생의 전화번호가 바뀐 것도 나중에 시부모님을 통해서 듣게 되고 말이죠!

 

저 또한 결혼하고 시누이랑 그리 많이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몇 년전에 제가 한국 갔다가 비엔나로 입국할 때 비엔나에 사는 시누이가 공항에서 저를 픽업해서는 자기 집에 가서 재우고, 다음 날 저를 기차역에 데려가 준것이 시누이랑 가장 오랜 시간 붙어있는 시간이였는데..

 

그 기록을 이번에 깼습니다.^^

 

시부모님이 휴가를 떠나신 1주일동안 비엔나에서 시누이가 1주일 휴가를 내서 왔었습니다.

시누이는 이번 휴가를 자신의 방 정리겸 짐정리 하는 시간으로 보내더라구요.

 

덕분에 시누이랑 1주일씩이나 아침,저녁으로 얼굴도 보고, 같이 쇼핑도 다니고 했었습니다.

 

외국인 시누이는 어떠냐구요?

 

외국인이라고 해서 앞에 “시”자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제가 항상 조심을 해야죠! 시누이의 이맛살에 주름살이 생기지 않게!^^

 

평소에 남편이 여동생에 대해 너무도 무관심하길레, 남편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했던지라, 이번에 며칠 붙어있으면서 시누이에게도 살짝 물어봤습니다.

 

“시누이, 한국에서는 보통 오누이사이면 오빠가 여동생을 무지하게 챙기고, 남친이라도 생기면 얼굴보자고 달려들고, 무지하게 단속하거든! 근데 느그 오빠는 안 그런거 같아!”

“오빠랑 나랑은 철들면서부터 서로 다른 취미를 가져서 그런지 같은 화제가 없어!”

“다른 취미? 그래서?”

“응, 난 16살 때 가라테를 시작했고, 오빠는 그때 테니스를 쳤거든!”

 

취미가 다르다고 해서 오누이가 나누는 대화가 사교적인 취미 이야기는 아닐진데..

 

간만에 만나도 뚱~하게 쳐다보는 우리집 오누이 사이가 “독립적인 생활” 을 주장하는 서양인의 가족사이여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결론은 시누이를 만나고서야 내릴 수 있었습니다.

 

서양의 형제, 남매들은 우리가 느끼는 그런 형제, 남매사이의 끈끈한 사랑이 없는거 같습니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그런 가족간의 사랑은 한국에만 있는 걸까요?

 

각자 장단점이 있겠지만, 남매이면서도 타인처럼 대하는 서양인들의 쿨한 사이보다는 서로 보듬어주고, 챙겨주는 애뜻한고 끈끈한 한국인들이 형제 사랑이 저는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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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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