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하도 모니터를
째려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시시때때로
안구건조증에 시달립니다.
가끔은 눈꺼풀 안쪽의
기름샘이 막혀서 생기는
증상이라는 여드름
같은 것도 났었죠.
어떤 때는 하루이틀 일부러
모니터는 멀리한 적도
있었습니다.
모니터만 째려보면 눈이
빡빡하고 아파서 말이죠.
그때는 글 쓰는 것 외에
따로 취미라고 할만한 것이
없어서 글을 안쓰면 따로
할만한 일이 없었죠.
눈이 아프니 노트북의 화면이나
스마트폰의 액정을 볼 수가
없어서 하릴없는 인간이 되니
내가 마치 잉여인간
같이 느껴졌죠.
아시죠?
갑자기 할 일이 없어서
어쩔줄 모르겠는 그 심정.
초저녁, 침대 위에 벌러덩
누워서는 자정이 될 때까지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는
TV의 리모컨을 손에 꼭 쥐고는
눌러대며 시간을 보냈었죠.
안약도 넣어보고,
온열찜질을 하면 눈에
기름칠(?)이 된걸
느낄 수 있으니,
뜨거운 타월을 눈 위에
올려놓기도 했지만 할 때마다
번거로운 단점이 있었죠.
그러다 동네 슈퍼마켓의
기획 상품에 맘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눈 마사지 기계인데,
온열기능도 있다니 내가
사용하면 딱 일 거 같은 제품.
눈 마사지 기계가 나온다는 날
오전에 슈퍼를 갔는데,
신제품이 나오는 코너를
한번 휘르륵 돌아봤는데
안 보입니다.
내가 너무 늦게 와서
다 팔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찾아야 하니 코너를 돌고,
또 돌아도 신제품 코너에는
안보입니다.
결국 직원에게 물어봐서
잘 안보이는 코너에
숨어있던 기계를 찾았는데,
우리동네 지점에는 몇 개가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내가 갔을 때는 딱 2개만
남아있었죠.
조금만 늦었으면
못 살 뻔 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기획상품으로
팔리는 20유로 초반의
저렴이 제품이지만,
나름 괜찮은 물건입니다.
한번 충전하면
1시간 30분 사용할 수 있고,
3년씩이나 보증을 해주니
쓰다가 망가지면 환불도
가능한, 믿고 사용하는
호퍼 슈퍼마켓의 제품입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알려진 제품은
아니고 슈퍼마켓으로 나오는
노브랜드 제품 군인데
슈퍼마켓이 워낙 “좋은 제품
싸게 파는” 것으로 유명해서
그런지 기획상품으로 나오는
제품들은 아주 잘 팔리고 있죠.
일단 생긴 건 비디오
게임기 모양입니다.
원래 이런 기계들이 이런
디자인인지는 눈마사지기를
처음 사본 인간은 잘 모르겠고,
일단 중요한건 내 눈 건강이니
사용을 해봐야 하는 거죠.^^
저렴한 것이 기능은
3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마사지
(인지 지압인지),
두번째는 온열
세번째는 마사지와 온열을
섞어놓은거 같은데
이 기능에 다른 것보다는
조금 더 긴 프로그램이죠.
한번 켜면
5분내외로 작동을 하고,
그중 젤 긴 기능도
채 10분이 안되지만
그래도 기계를 쓰고 있으면
눈 주위가 따뜻해지는 것이
기분은 굿.
지압 기능도 있는지
쓰고 있으면 기계에 바람이
차면서 여기저기를
누르기는 하는데 누르는
기능은 신통치 않죠.
나는 얼굴이 넙적한
동양인이라 유럽에서 나온,
얼굴이 뾰족하고 입체적인
인간용 기계랑은
조금 안 맞아서 지압이
안 맞는 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눈 주위가
따뜻한 건 마음에 드니
그냥 사용하기로 했죠.
기계를 산 날 저녁부터
눈 마사지 기계는 침대에서
나와 동침을 하고 있습니다.
침대에 눕기 전에
전기장판을 켜고,
침대에 누우면
궁디가 따뜻해지고,
거기에 눈마사지 기계까지
덮어쓰면 눈 주위도
땃땃해지면서 기분이
삼삼해지죠.
등짝도 따뜻,
눈도 따뜻해서 마냥 좋은
시간입니다.
눈마사지 기계는 나름 지압을
넣느라 바람이 들어왔다가
빠지면서 “위이잉~”과
“푸우욱~” 소리를 반복하느라
약간의 소음을 내지만,
내 옆에 자는 남편이 별다른
불평을 안하는 걸 봐서는
그리 거슬리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온열기능은 5분 내외라
너무 짧아서 기계가 작동을
멈추면 잠들 때까지
켜고 또 켜기를 반복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마사지 기계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안구건조증이
있었다는 걸 조금씩 잊고 있고,
눈꺼풀 주위로 좁쌀같이
잡히던 것들도 전보다는
자주 보이지 않으니
나는 앞으로도 이 녀석과
동침을 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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