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장남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모든걸 자신이
컨트롤 하려고 하죠.
자신이 해야 안심이 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만만치 않는 성격의 마눌도
자꾸만 제어하려고 해서
가끔씩 열 받은 마눌에게
뒤통수를 한대씩 맞지만
고쳐지지는 않고 있죠.
마눌이 건강 검진을 받고,
콜레스테롤이 너무 높아서
이제는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태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남편은 콜레스테롤을
검사하는 기계를
주문 했었나 봅니다.
어느 날인가 마눌 손을 잡고
약국으로 가길래
뭔 일인가 했더니만,
자신이 주문 해놨던
콜레스테롤 측정기가 도착했다고
찾으러 오라는 문자를
받았던 거죠.
일단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니 약사에게 사용법을
알려달라고 해서 우리부부는
약국의 으슥한 곳에 위치한
사무실로 들어가서 어떻게
검사를 하는지 배워야 했죠.
남편은 마눌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기계까지
주문을 했던거겠죠?
콜레스테롤 약은 한번 먹으면
끊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가능한
약은 안 먹고 싶었는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아 의사가 이제는 먹어야 한다고
하니 어쩔수가 없는 거죠. ㅠㅠ
내 생전 처음 먹어야 하는
콜레스테롤 약이라 나름
충격을 받아 내 또래의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약을 먹고 있었습니다.
한 동료는 20년째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고,
다른 동료는 콜레스테롤약이
간에 무리를 줘서 용량이
조금 낮은 걸로 바꿨다고 했죠.
내 간은 그래도 건강한지
약을 복용하고 1주일 동안
경과를 지켜봤는데 몸에
불편한 점은 느끼지 못했었죠.
마눌이 콜레스테롤 약을
복용하면서 콜레스테롤은
정상 수치로 내려왔는데,
남편은 불안한것인지
마눌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려고 했었죠.
남편이 처음 콜레스테롤
기계를 사용하던 날!
약국에서 약사가 하는 걸
잘 봤다고 생각했었는데,
손가락을 찔러서 피를
채혈침 기계(?)앞에서
남편이 허둥댑니다.
나름 옆도 만지고,
뒤도 만지고 해보는데,
약사가 하는 것처럼 바늘이
톡 튀어나와서 마눌의 손가락을
찌르지는 못하고 있었죠.
내가 하겠다고 달라고 하는데도
자기가 한다고 끝끝내
기계를 마눌에게 넘기지
않으려고 애쓰던 남편.
간호조무사(저죠) 앞에서,
공대출신 남편이 의사 놀이를
하고 싶은 모양인데 뭘 알아야
흉내라도 내보죠. ㅠㅠ
얼른 내가 채혈침기를 집어서는
내 손가락에 대고 누르니
피내기 성공!
내 손가락에 피가 나니
얼른 측정기를 내
손가락에 가져다 내는 남편.
그렇게 남편의 시도한
첫번째 대장 놀이는 어설프게
끝나고 말았습니다. ㅠㅠ
처음에는 버벅이며
잘 못하던 남편이 요새는
제법 대장 놀이를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마눌을
불러서는 손가락을 소독하고,
피를 내서 콜레스테롤 검사와
더불어 혈당검사까지 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고 있죠.
안 해도 되는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귀찮기는 하지만
남편이 은근 즐기는 거 같아서
나는 매번 손가락이 찔리는
아픔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마눌의 건강이 걱정이 되어
하는 행동인 거 같기는 한데,
남편의 행동이 감사하면서도
마눌을 앞에 앉혀놓고
남편이 하는 행동을 보면
어릴 때 했던 의사 놀이’
같다는 생각이 들죠.
모르죠!
의사 놀이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앞에 앉은 마눌이
자기가 하라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니
자신이 모든 것을
주관하는 대장 놀이를
하는 듯도 합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
심심해서 업어온 오래전 영상.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가지가지 한다 (9) | 2025.01.26 |
---|---|
병가라는 감옥 (7) | 2025.01.25 |
내가 챙기는 콩고물 (17) | 2025.01.18 |
내가 그린 프랑스 자수 밑그림 (14) | 2025.01.13 |
내가 한 올 겨울 월동 준비 (15) | 2025.01.12 |
공짜로 받은 내 생일 케이크 (12) | 2025.01.11 |
우리 부부가 알차게 보냈던 1박 2일 휴가 (11) | 2025.01.07 |
내가 새해에 받은 행운의 선물들 (11) | 2025.01.06 |
오늘도 우렁찬 나의 목소리, (31) | 2025.01.03 |
내가 챙긴 공짜 크리스마스 선물 (22) | 2024.12.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