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크리스마스는 어김없이
돌아왔었고 가족들의 선물을
사는 스트레스는 오로지
나만의 것이었죠.
선물을 사는 스트레스를
호소하면 남편은 매번
같은 말을 합니다.
“그럼 당신이 돈을 내,
내가 선물을 사러 다닐 테니..”
자신은 돈을 내니 선물을 사는
스트레스는 나보고 감당하라는
이야기인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는 안해도 되는 일입니다.
선물을 사는 일도,
선물을 사려고 돈을 내는 일도!
왜?
나는 내가 말하는 가족은
다 남편의 가족인 시부모님과
시누이거든요.
남편의 가족이니 남편이
돈을 내는 건 당연한 일인데
남편은 자신이 돈을 내니
나보고는 선물을 사는 스트레스
정도는 감당하라는 이야기하는 건
웃기지 않냐고 말꼬리를
잡아보지만 남편은 얼른 내빼죠.
개인 취향을 잘 모를 수도
있으니 상품권같은 것이
제일 좋은 선물인 거 같은데
몇 해전에 시아버지가 지나가는
말씀처럼 한 말씀 하셨었죠.
“돈이나 상품권은
성의가 없어 보인다.”
그러시는 양반들이 며느리한테는
매번 왜 선물 대신 돈을
주시는 것인지..
당신의 말씀대로라면
돈은 성의가 없는 선물이지만
그래도 며느리는 감사합니다.
쓰지도 않을 선물을 받아서
구석에 처박아 두는 것보다는
현금을 지갑에 처박아 두는 것이
훨씬 더 나은 선택이니 말이죠.^^
크리스마스 연휴 전,후로는
근무가 있어서 근무에
들어가기 전 주말에 선물을
후딱 장만해야 했는데
드디어 선물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났죠.
시부모님과 시누이 그리고
남편의 선물 포장이 다 끝났죠.
남편의 내가 제일 잘 아는
인간이라 여름부터 선물들을
하나하나 사모아 놓은 덕에
따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지만
시부모님의 선물을 고민을
조금 해야했습니다.
내가 급하게 사 모왔던
시댁 식구들 선물입니다.
시아버지께 몇 해 전에
Wolfskin폴프스킨
(한국에서는 잭울프스킨)
플리스 자켓+조끼를
선물해드렸었는데,
플리스자켓이 따뜻해서 인지
시아버지는 마당에서도 집안에서도
이 자켓을 입고 생활을 하시죠.
그때 시어머니도 플리스자켓을
선물해드려야겠다
싶었었는데 계속 잊었었죠.
어제 두 분이 앉아계시는걸
보는데 시아버지는 플리스자켓을,
시어머니는 그냥 추리닝 한 벌을
입고 계신 걸 보고 시어머니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번에 정했죠.
그렇게 시어머니의 선물은
콜롬비아 플리스자켓을 골랐고,
시아버지 선물은 정하기 애매해서
남편에게 물어보니 메리노
면셔츠는 어떠냐고 해서 추운
겨울에도 집안보다는 집밖에서
생활하시는 시간이 긴 시아버지의
선물은 메리노 울 내복(?)
셔츠로 준비했습니다.
두 분의 선물을 사고난후
시누이의 선물은 생각해
두었던 상품권으로 선택.
리투알스에 상품권 사러 갔더니만
가게가 넘치게 상품을 고르고,
계산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고서야 정말로
핫한 브랜드임을 확인할 수
있었죠.
나는 시가족의 선물을 사면서
이번에도 불로소득을 챙겼습니다.
시어머니 선물로 사들인
콜롬비아 플리스자켓!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정가 75유로짜리던데 나는
할인매장에서 반값에 구매했었죠.
플리스자켓도 디자인도 색감도
여러가지던데 나는 그나마
밝은 색인 분홍 계열과
연보라를 사이에 두고
살짝 고민을 했었습니다.
사이즈로 보자면 XL인 연보라가
시어머니의 풍만한 가슴을
다 감싸고있어서 딱 일거 같은데,
유난히 브랜드에 집착하시는
편이시라 그래도 지명도가
있는 어두운 분홍색의 콜롬비아를
선택했죠
분홍색을 선택하면서
연보라 플리스 자켓도
그냥 사버렸습니다.
연보라는 색감도 예쁘고,
사이즈도 넉넉해서 좋고
거기에 가격도 콜롬비아 자켓의
반값이라 “내가 입지!”하는
맘에 집어 들었죠.
거기에 내가 요즘 사 모으고 있는
은 귀걸이도 달랑 6유로라
계산에 추가.
시어머니의 선물인 콜롬비아
플리스 자켓의 가격은 35유로지만
남편에게 청구한 시어머니
플리스 자켓의 영수증은
58유로가 되어 돌어갔죠.
시어머니 선물가격보다는
많이 뻥튀기가 되었지만
그래도 인터넷에서 팔리는
75유로보다는 저렴하니
내가 물건을 싸게 산 덕이라
우길수 있죠.^^
남편의 영수증의 내역 확인을
들어오면 내가 총을 쏜 2개의
항목이 뽀롱날수도 있지만,
혹시나 발견이 된다고 해도
나는 할말이 있습니다.^^
뭐라고?
콜롬비아자켓은 인터넷에서
75유로에 팔리고있으니
58유로도 저렴한 가격이고,
선물 사느라 수고한 마눌에게도
콩고물이 떨어져야 일할 맛이
나는 것이니 너무 인색하게
하지 말라고 말이죠.
이만하면 들켜도 할말이
있으니 나는 올해 공짜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는거죠? ^^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일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한 올 겨울 월동 준비 (14) | 2025.01.12 |
---|---|
공짜로 받은 내 생일 케이크 (12) | 2025.01.11 |
우리 부부가 알차게 보냈던 1박 2일 휴가 (11) | 2025.01.07 |
내가 새해에 받은 행운의 선물들 (11) | 2025.01.06 |
오늘도 우렁찬 나의 목소리, (31) | 2025.01.03 |
거리에서 날 알아보는 사람들. (29) | 2024.12.26 |
남편의 원색적인 취향 (37) | 2024.12.20 |
나는 한강의 소설을 독일어로 듣는다 (35) | 2024.12.16 |
남편의 저질스런 체력 (40) | 2024.12.14 |
나는 지금 이중 국적자 (37) | 2024.12.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