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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일상440

요즘 내가 자주 가는 곳, 반값 가게 Halfpreice 얼마 전에 집에서 사용하는 행주를 몇 개 사들였습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수건이니 행주가 맞기는 한데 여기서 사용하는 행주는 우리나라의 주방에서 사용하는 그런 젖은 상태가 아닌 설거지를 끝낸 그릇의 물기를 닦아내는 용도입니다. 크기는 수건 만하고, 항상 마른 상태로 주방에 걸려있죠. 이 수건으로 그릇의 물기도 닦지만, 오븐에 요리중인 뜨거운 음식을 꺼낼 때도 사용하고, 두루두루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주방 행주입니다. 그동안 사용하던 행주는 너무 오래 사용해서 해진 곳도 있고 해서 이번에 바꿔야 할까 생각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품질이 좋은 행주를 만났습니다. 우리동네 쇼핑몰에서 내가 제일 자주 가는 곳은 슈퍼마켓. 슈퍼마켓 옆에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가게가 하나 들어섰는데, 이름하야 “반값 가게.. 2022. 5. 15.
내맘대로 만든 3주간의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 지역 여행 계획, 휴가철도 아닌 5월에 뜬금없이 3주간 휴가를 가게 됐습니다. 이번에 가는 휴가는 내가 가고 싶어 가는 것이 아니라, 가라고 하니 어쩔수 없이 휴가를 잡게 된 거죠. 회사에서는 밀린 휴가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소멸된다고 해서 급하게 휴가를 잡았는데, 남편은 아무리 휴가가 밀려도 법적으로 소멸되지는 않는다나 뭐라나? 남편의 말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그걸 따지느니 그냥 휴가를 가는 걸로! 3주씩이나 휴가를 잡아 놨지만, 꼭 휴가를 가야하는 건 아니죠. 집에서 휴가를 보낸다면.. 린츠 시내에서 한다는 요양원 직원들의 “데모”를 참가해도 되고, 일년에 딱 하루 잘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가장 큰 호수, 아터 호수를 한바퀴 자전거로 돌 수 있는 날도 있습니다. 다른 날도 자전거로 아터호수를 돌 수 있지만, 평.. 2022. 5. 11.
내가 받은 부활절 선물들, 살찌는 부활절 올해도 부활절은 왔다가 갔습니다. 부활절 아침에 남편은 “내가 사준 노란 토끼 양말”을 신으라니 옷차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남편이 사준 선물을 신어서 보여줬죠.^^ 남편의 사준 선물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에서 확인해주세요.^^ https://jinny1970.tistory.com/3436 남편이 주는 선물, 말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동안 별로 필요도 없어 보이는 물건들을 미친듯이 쇼핑하던 남편. 그래서 매일 두어 개의 물건들이 집으로 도착하고는 했었는데.. 요새는 잠시 쉬는 중인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jinny1970.tistory.com 그렇게 노란 양말을 신고 시작한 나의 부활절. 전에는 부활절이라고 주변사람들의 선물들을 다 챙기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단한 것도 아닌데.. 2022. 4. 25.
유럽의 부활절에 먹는 음식들 유럽사람들은 가끔 이상한 음식을 먹습니다. 한국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한 재료들의 조합이죠. 갈아놓은 시금치에 감자와 달걀 프라이. 갈아놓은 시금치는 가정에서 직접 만든 것이 아닌 냉동 제품을 이용합니다. 얼어있는 시금치를 해동해보면 소스처럼 걸죽한데 그냥 먹기에는 조금 짭짤한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죠. “Crème Spinat 크림 슈피나트” 시금치 크림이라 불리는 이것은 유럽사람들이 엄청 잘 먹는 냉동식품입니다. 제 남편도 이걸 가끔 먹고, 내가 근무하는 요양원에도 이 시금치 크림이 가끔 점심메뉴로 등장하는데, 어르신들은 이것을 아주 반가워하십니다. 남편이 시금치 크림을 먹을 땐 달걀프라이를 해서 같이 먹는데.. 내 입맛에는 너무 짜서 소금까지 친 달걀프라이랑 먹으면 나중에 물을 두어 사발 마셔아 .. 2022. 4. 23.
남편 눈에 비치는 나도 모르는 내 모습 나이 오십을 넘기면서 나보다 젊은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서 이런 말이 절로 나오죠. “좋겠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내 또래의 여배우들이 여기저기 뜯어고쳐서 조금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도 이해를 합니다. “그래, 나이 들어서 턱이 두개, 세개 되고, 얼굴에 주름이 짜글짜글 해지는데, 젊은 여배우들은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면 어떻게든 뒤지지 않으려고 주름도 당기고, 보톡스도 맞고, 히알루론산으로 입술도 도톰하게 하고 싶겠지.” 성형은 처음이 어렵지 한 번, 두 번 하다 보면 중독이 되는 것인지 자꾸 어딘가를 고치고 싶다고 하던데.. 나도 웃을 때 눈가에 주름이 짜글짜글에 입술 옆으로는 팔자 주름이 자리를 잡고 있고, 얼굴에는 기미도 끼고 있는 50대 초반의 중년 아낙입니다. 몸매는 두리뭉실하고 기미 낀 그.. 2022. 4. 21.
남편이 간만에 출근했다 남편이 간만에 출근을 했습니다. 이틀 연이어 출근을 한다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 출장이면 더 좋았을 뻔 했는데..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재택근무 2년차가 넘어가는 남편이 단 이틀이지만 집을 비운다니 그래도 좋았습니다. 근무중 동료와 전화통화를 하는 남편의 등뒤에서 듣게 된 한마디. “출장” 코로나 시대에도 회사는 돌아가니 출장을 가야할 상황이면 직원들은 출장을 가야하겠죠. “출장”이라니 한번에 남편을 3주정도 보내 버릴 수 있나 하는 마음에 내 마음이 붕~ 떴었습니다. 재택근무하면서 삼식이가 되어버린 남편이 잠시 집을 떠난다면 집순이로 남편 밥을 책임지고 있는 마눌은 “자유부인”이 될 수 있는 찬스. 운이 더 좋으면 남편의 출장지에 여행을 갈수 있는 기회까지 노릴 수 있으니 남편의 출장을 두손.. 2022. 4. 7.
참 감사한 선물, 터키 팔찌 터키 출신의 동료, N이 남친과 터키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나에게 근무를 바꿔달라고 부탁을 해왔었는데, 처음에는 거절을 했었죠. 보통 상대가 근무를 바꿔달라고 하면 내가 좋아하는 동료는 "무조건”들어주는 편이고, 그렇지 않는 동료는 나도 앞뒤를 재보고 거절할 때도 있죠. N은 후자 쪽이었습니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팀일 때는 서로 맞춰서 일을 잘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동료라 처음에는 거절을 했습니다. 나중에는 내가 어쩔수 없이 들어줘야 했던 부탁이 됐지만 말이죠. http://jinny1970.tistory.com/3560 내가 들어줘야만 하는 부탁 살다 보면 참 다양한 종류의 부탁들을 내가 하게 되고, 또 들어주게 되죠.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내가 요새 많이 받는 건 .. 2022. 4. 3.
요즘 새로 생긴 습관 한국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샀는데, “파격세일가”제품이 정가로 계산이 되었다!” 이런 경우 어떤 절차를 밟게 될까요? 카운터 직원한테 이야기를 해서 바로 차액을 돌려받는 경우가 있겠고, 조금 큰 규모가 있는 슈퍼마켓 같은 경우는 고객센터에 가서 차액을 받을 수도 있겠죠. 어떤 경우이건 간에 직원들은 고객에게 “번거롭게 해서 죄송하다"는 인사를 기본적으로 몇 번은 할테고, 고객은 “그럴수도 있지.”하며 차액을 돌려받는 것으로 끝이 나겠죠. 오스트리아에서도 한국과 거의 비슷한 절차로 진행되는데, 이러는 사이에 “미안하다”는 말을 들으면 다행이고, 그런 말을 듣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죠. 외국인 고객인 내 독일어 발음을 못 알아듣겠다고 인상을 쓰는 직원도 있습니다. 자기네 번거롭게 일을 만들어온 고객이니 반.. 2022. 4. 1.
점점 더 부담스러워지는 시아버지 점심 식사 옆집에 사는 시부모님과는 그저 이웃같이 지냈었습니다. 시부모님이 옆집에 산다고 해도 아침, 저녁으로 문안을 가지도 않고, 마당에서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라, 마당에서 만나지 못하면 며칠씩 얼굴을 못볼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따로 또 같이”사는 가족이라 각자의 끼니는 알아서 해결하고 살았었는데, 시어머님이 병원에 입원하시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었죠. 시아버지가 내 남편처럼 요리도 알아서 해결하는 남자형이면 좋았으련만.. 아빠는 한평생 엄마가 해 주시는 요리만 먹고 사신 분이시죠. 솔직히 말하면 “진상 남편”이십니다. 마누라가 해준 요리를 먹으면서 “맛있다”는 말은 한번도 하지않고, 음식의 모자란 점만 지적하는 남편이죠. 말 한마디로 천냥을 갚을 수도 있는데, 말 한마디로 그동안 쌓아놓은 것을 홀라당 까먹.. 2022. 3. 26.
날 위한 생일 케이크, 쿠겔호프 얼마 전에 우리 병동에서 생일을 맞았던 올드미스 간호사, A가 동료들을 위한 간식을 가지고 왔었습니다. 10시에 15분간의 휴식 시간에 들어가니 자기 생일이 지났다고 하면서 동료들을 위해서 훈제 연어와 바게트를 꺼내 놓았죠. 예쁘게 접시에 세팅 된 것이 아니라 슈퍼에서 사온 것을 포장 그대로 테이블 위에 풀어놨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동료들을 위해서 준비한 “그녀의 한턱”이 중요한거죠. “생일 축하한다” 고 예쁘게 말해 주고는 그녀가 테이블 위에 꺼내놓은 음식 맛있게 먹어주기. 어차피 지난 생일이고 아무도 모르고 있는데, 본인이 이렇게 지난 “생일 턱”을 쏘니 얻어먹는 입장에서는 참 감사한 일이죠. 바게뜨 조각에 훈제연어를 끼워서 두개나 먹고 나니 살그머니 케이크도 꺼내 놓습니다. “이건 울 엄마가 .. 2022. 1. 19.
뻥치는 남편을 위한 한끼, 뚝배기 불고기 남편은 시시때때로 집에서 코로나 항원 테스트를 합니다. 보통은 “테니스를 치러 가던가”등의 이유로 혼자서 하는데.. 지난 크리스마스 때에는 시부모님이 사시는 건물에 들어갈 때 부부가 나란히 항원테스트를 했었죠. 남편은 자기 몸이 조금만 이상하면 마눌을 의심합니다. 내가 요양원에서 병균을 가지고 왔다고 생각하죠. 마눌이 재채기를 하면 “오미크론 증상”이라고 하고, 자기가 콧물이 나는 것도 마눌이 가지고 온 "오미크론”이라고 하고! 남편은 시시때때로 마눌에게 이상한 억지를 씁니다. 마눌이 열 받아서 뒤집어지는 것이 그리 보기 좋은가? 1년에 한두 번 독감으로 앓는 것은 본인인데, 왜 콧물이 난나고 마눌을 의심하누?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주방에 올라오니 마눌 뒤를 따라서 남편이 요란스럽게 올라오며 뭔가를 내밉니.. 2022. 1. 15.
내가 받은 2021년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와 함께 한해가 갔습니다. 올해는 2년만에 시댁 식구들과 함께 식사를 했었고, 함께 캐롤송을 부르고는 선물 교환 한 후에 시부모님이 들려주시는 “전쟁 직후의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부모님이 어릴 때는 전쟁 직후라 먹을 것이 없어서 동네에 다니는 두더지도 잡아 먹어야 했다고 하셨죠. 2년만에 함께 식사한 이유는 아시죠?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완벽주의자 남편답게 부부가 나란히 방에서 항원테스트를 하고 나서야 시부모님 건물로 입장을 했습니다. 올해 내가 받은 선물은 꽤 짤짤했습니다.^^ 시부모님은 목욕소금이랑 오일/식초 세트, 그리고 메르시 초콜릿과 현금 100유로. 시누이에게 받은 선물이 조금 의외였습니다. 평소에는 25유로를 정확하게 맞춰 초콜릿이나 과자 선물을 주고는 했었는.. 2022. 1. 9.
이번 생은 처음이라, 내 몸의 노화 과정 얼마 전에 유튜브에서 BTS 멤버인 석진이의 브이로그를 봤습니다. 서른을 앞두고 있는 석진이 했던 말! “내가 고딩일 때 서른이면 다 아저씨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불렀는데, 이제 서른을 코앞에 두고 있는 자기는 아저씨가 아니라는…” 열심히 살다 보니 이제 서른 살을 코 앞에 둔 아저씨가 되어가는 자신을 실감하지 못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내가 요새 느끼는 감정이 그와 같음을 알았죠. 한마디로 이 감정을 표현하자면.. “이번 생은 처음이라!” 나는 서른 살을 넘길 때도 나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살았나?) 살았죠. 그때는 한국을 떠나서 살았던 때였고, 현지에서 현지인 직원을 부리면서 나름 여왕(?)처럼 살았었죠. 그때는 “내일”을 생각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저 코앞에 닥친 현실 .. 2021. 12. 25.
우리 부부의 1유로짜리 화해 나는 나이가 들어도 철도 없고, 철도 안 드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별거 아닌 일에도 섭섭하고, 삐치고, 심술까지 내죠. 생각해보면 소소한 일이라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인데.. 내 마음 깊이 섭섭했고, 나중에는 “나만 왕따?”싶기도 했죠. 사건의 시작을 잠깐 들여다 보자면.. 남편이 간만에 커다란 티본스테이크를 두덩이 사와서는 마당에서 바비큐를 하겠다고 시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죠. 시어머니는 치과에서 어금니를 2개씩이나 발치하셔서 고기를 굽겠다는 아들의 제안에 “나는 못 먹는다” 하셨지만! 남편은 이미 고기를 사놓은 상태라 시어머니가 못 드신다는 걸 알면서도 날 좋은 오후에 마당에서 커다란 스테이크를 두덩이나 구웠죠. 남편이 고기를 굽기 전에 나는 이미 누룽지랑 멸치볶음 그리고 새로 담근 김치랑 간단하게.. 2021. 12. 9.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 시아버지의 행동 한국의 대부분에 가정에는 “김치 냉장고”가 있죠? 크기도 다양하고, 상표도 다양하겠지만, 새로 지은 아파트에는 기본적으로 김치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죠. 우리 언니가 꽤 오래 전에 이사 갔던 집에도 (그때는 이미 고장 난 상태였지만) 김치 냉장고가 빌트인으로 있었죠. 우리나라의 각 가정에 김치 냉장고가 있듯이, 유럽의 가정에도 김치 냉장고와 흡사하게 생긴 가전제품이 있습니다. 모양을 봐서는 우리나라의 “김치 냉장고”와 흡사하게 생겼는데, 그 안에 담기는 건 우리가 냉동고에 넣는 식품들을 넣죠. 우리 집 지하실에도 김치 냉장고 크기 만한 냉동고가 있죠. 최근에는 김치 냉장고보다는 보통의 냉장고 외관에 중간에는 서랍이 장착된 냉동고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김치냉장고 모양의 냉동고를 사용하는 집들이 꽤 많.. 2021. 12. 3.
오스트리아 락다운, 어디 선까지 외출이 가능할까? 유럽에 있는 나라중에서는 유일하게 락다운을 선언한 오스트리아. 이번에 4번째 락다운이라고 하는데, 나는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이번에 벌써 4번째구나..” 락다운도 젤 처음일 때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예측 했었지만, 살아보니 살아지고.. 락다운을 할 때나 말 때나 나의 일상은 변함이 없습니다. 작년 3월 첫번째 “락다운”이 시작된 이후부터 나는 “락다운 상태”로 살고 있거든요. 내가 집을 나서는 이유는 딱 두가지. 근무가 있어서 일터에 갈 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을 사러 장보러 갈 때! 우리 집은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를 해 먹으니 평소에도 외식은 1년에 한 번 갈까 말까 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그것도 접은 지 오래. 가끔 가는 중국뷔페에서 연어 초밥을 먹고는 했었는데, 코로나 이후에 남편은 슈퍼마.. 2021. 11. 27.
솔직한 시아버지께도 부끄러운 일? 직장 동료지만 가끔 이런 저런 것들을 주고 받은 K. 전에 도자기 세트를 팔겠다고 보러 오라고 해서 갔을 때 그녀의 집 뒷마당에 있는 아주 커다란 호두나무를 봤었죠. 자기네는 호두를 먹지 않아서 가을이 되면 다 퇴비로 버린다는 그녀의 말에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갑자기 그 호두가 생각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른 해였다면 자전거 타고 주변을 다니시면서 호두나무 아래 떨어진 호두를 주어 모으셨을 시아버지. 올해는 자전거를 타고 나가시지 않으셔서 호두가 없죠. 마당에서 호두 알의 까만 (곰팡이?) 부분을 열심히 작은 붓으로 털어내고 계시는 시아버지를 보면서 내가 들었던 생각. K네는 가을에 호두를 다 버린다고 했었는데.. 아빠께 살짝 여쭤봤습니다. “아빠, 내 동료네 커다란 호두나무가 있는데, 가을에 .. 2021. 11. 23.
요즘 나의 아침 운동, 장보기 여자 나이 50대 초반. 폐경도 찾아오고, 갱년기도 찾아오고 안 좋은 것들만 찾아오는 시기죠. 중년의 나이에도 늘씬한 몸매를 가진 아낙들도 있겠지만, 나는 키도 아담한 160 cm 이하라 애초에 늘씬과는 거리가 상당히 먼 삶을 살았었고, 중년이 된 지금은 원래 아담했던 (짜리몽땅이 아니고?) 몸매가 옆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중년이 되면 덜 먹어야 젊은 시절의 그 몸매(?)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던데.. 젊을 때 먹던 식사량이 늙는다고 줄지않고, 원래 든든하게 한끼를 먹던 위대한 아낙이라 올들어 몸무게가 조금씩 늘어난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죠. 내 몸무게는 고무줄처럼 잘 늘어나는 것인지 아님 낮에는 너무 잘 먹어서 그러는지 아침 일찍 빈속으로 저울에 올라가면 63kg인데, 낮에는 재면 65kg. ㅠㅠ .. 2021. 11. 21.
남편의 지나친 염려 남편은 장남이어서 그런 것인지 모든 상황을 컨트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편이 컨트롤하려는 상대는 마눌뿐이 아니 우리식구 모두. 오늘은 시부모님께 잔소리를 하러 가려는 걸 매달리고 또 매달려서 겨우 막을 수가 있었죠. 애초에 내가 말을 안했으면 됐는데, 괜히 말했다가 집안에 불화를 일으킬 뻔 했습니다. 사건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같은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에 최근에 코로나 확진자가 확 늘었습니다. 코로나가 이 세상에 내려온 뒤로 남편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다 주관하려 하고 잔소리도 부쩍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남편이 회사에 가고 없는 시간에 집에서 김치건 뭐건 다 할 수 있었지만, 남편이 24시간 집에 있는 지금은 장보러 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방.. 2021. 11. 15.
비싼 선물을 부르는 나의 예쁜 짓? 크로아티아 여행을 가면서 그라츠에 있는 친구, A네 하룻밤 신세를 졌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A는 내 친구는 아니고.. 남편의 대학 후배이면서 전 직장 동료였고, 우리 결혼식의 증인이기도 하죠. 나와는 결혼식 날 처음 만났으니 나와도 15년이 되어가는 사이지만, 내가 A를 남편 친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내가 따로 A와 연락할 일은 없다는 것? 나는 A를 만나면 반갑고, 혼자 사는 노총각이니 챙겨주고 싶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A랑 남편을 앞에 놓고 남편 험담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것. A는 우리가 뉴질랜드 길 위에 살 때부터 집을 짓기 시작했으니 6년도 넘게 혼자서 집을 짓고 있습니다. 사실은 맨땅에 집을 짓는 것이 아니니 “수리”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주택의 벽만 나두고 그 안에 벽들을.. 2021.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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