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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아버지의 삶의 철학은 인색?

by 프라우지니 2022.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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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아버지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마음이 가난해서

인색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마음이 가난한 까닭이라 싶죠.

 

제 시부모님은 인색하십니다.

 

보통의 부모님들은 자식을 푸근히 감싸주고,

뭐든지 다 줄거 같은 그런

아낌없는 사랑기대하게 되는데,

시부모님은 아니시죠.

 

 

 

모르죠. 나는 친자식이 아닌

며느리라서 두 분에게

이렇게 느끼는 것 일수도 있고,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부모와는

너무 달라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올 여름에는 시부모님이 크로아티아

여름휴가를 가실 줄 알았습니다.

 

코로나로 몇 년째 오스트리아를

떠나지 못했고, 작년에도 시부모님을

거절을 하신터라 이번에는 거절을

안 하실거라 생각했었죠.

 

https://jinny1970.tistory.com/3496

 

시부모님 모시고 가는 여름 휴가?

작년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우리부부는 가능한 외출도 삼가했고, 국경을 벗어나는 여행도 안 했었죠. 남들보다 훨씬 더 조심스러운 성격의 남편이라 올해도 국경을 벗어나는 일은 없을 거 같았

jinny1970.tistory.com

 

시아버지께 크로아티아 여름휴가를 

씀드리니  언제나 그렇듯이

첫마디는

 

마당에 있는 토마토랑

파프리카에 물도 줘야 하고……”

 

뭐 이런 이유로

휴가를 안 가시겠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이유가 아니죠.

 

시아버지가 안 가시겠다는 이유가

혹시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며느리는 잠시 했었습니다.

 

 

 

 

몇 년 전에도 휴가를 다녀와서

아들에게 휴가비 라고

“5백유로를 주시던데..

 

그 돈을 며느리에게 주셨다면..

 

아들과 함께한 휴가인데

무슨 휴가비를 주세요. 됐어요했을텐데,

 

시아버지는 며느리 몰래

그 돈을 아들에게 주셨고,

아들은 그 돈을 낼름 받았었죠.

 

남편은 아빠가 안 가신다니 부모님은

제쳐두고 우리끼리만의

나들이를 계획했지만,

아빠의 가 정말 가 아닌걸

며느리는 다시 여쭤봤습니다.

 

아빠, 크로아티아 바다를

안 보신지 꽤 됐잖아요.

이번에 한번 봐야하지 않을까요?”

 

얼마나 갈 건데?”

 

“3~4일이나 5~6일 정도요.”

 

“5~6일은 너무 길고..”

 

그럼 3~4일정도로 가면 되겠네요.”

 

마당에 있는 야채에 물도 줘야하는데..”

 

마당에 야채야 같은 단지에 사는

삼촌께 부탁해도 되잖아요.

그리고 야채에 물 줘야 해서

휴가를 못 간다는 건 말이 안되죠.

일단 엄마랑 다시 한번 상의 해 보세요.”

 

 

 

이렇게 시아버지와의 대화는 마무리 했습니다.

 

마당에 물주는 건 삼촌께 가능한지

물어봐야 하고, 엄마랑도 일단 이야기를

해야하니 며칠을 기다렸습니다.

 

이때쯤 남편도 우리가 매번 가던

캠핑장의 붙박이 캠핑장 예약을

준비하고 있었죠.

 

6월 중순은 아직 성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1박에 100유로 정도 줘야하죠.

 

아빠는 추가로 바닷물의 온도까지

확인하실 정도로 관심을 보이셔서

이번에는 가시는구나했었는데..

며칠 후 시아버지는 거절을 해오셨죠.

 

아들내외와 이번 휴가를 못 가시는 이유는..

 

시어머니 허리가 아파서

장거리 자동차 여행은 힘이 들고..”

 

마당에 물 줄 사람이 없어서

 

걸어서 3분거리에 살고 계신 삼촌은

집에서 살림하시느라

시간이 안 나시는 것인지..

 

삼촌은 은퇴 후 이혼까지 하신 후에

혼자서 마음 편하게 사시나 했었는데

40살을 바라보는 아들이 함께 살고 있어서

아들의 끼니에 빨래, 청소까지 책임지는

엄빠의 삶을 사시죠.

 

오스트리아는 보통 20살 전후로

자식들이 독립을 하는데,

대학까지 졸업해서도 아빠한테 얹혀사는

조금은 특이한 남편의 사촌입니다.

 

삼촌이 시간이 안 나시면

마당에 물은 앞집에 사는

이웃에게 부탁하면 되죠.

 

 

구글지도에서 캡처

 

앞 집에 사시는 내외분은 아내분의

공황장애때문에 비행기 여행도 힘들고,

장거리 자동차 여행도 힘들어서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다니거나

쇼핑몰의 카페 같은 곳에서 커피를 마시는

잔잔한 일상을 사시는 은퇴 부부시죠.

 

항상 집에 계시니 하루에 한 번

마당에 물주는 건 해주실 거 같았는데,

내 말에 시아버지는 단박에

거절을 하셨습니다.

 

내가 부탁을 하면 나중에 그 사람이

해 오는 부탁을 들어줘야 하잖냐.”

 

아빠는 주지도 받지도 말자

주의이신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앞집 아저씨

생신 초대도 아빠가 거절을 하셨죠.

 

그 사람 생일에 초대를 받으면

내 생일에도 초대를 해야 하잖냐.”

 

길 하나를 두고 살고있는 이웃인데,

제 시아버지는 참 빡빡하십니다.

 

꽤 오래 전에는 앞집에서

점심식사 초대를 했다면서

부모님이 중국 식당에 가서

점심을 드셨는데, 그곳에서 드신

 팔보채가 정말 맛있었다고

시어머니가 말씀하셨었는데..

 

 

https://pixabay.com

 

그후로 시부모님이 앞집 아저씨 내외를

집이나 식당에 초대해서 답례를 했다는

이야기는 듣지는 못했습니다.

 

앞집에 어떤 고마운 일을 하셨기에

제 시부모님께 점심 대접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한끼 대접을 받으면 답례로

한끼가 힘들면 가벼운 디저트인 커피& 케잌

초대를 할만도 한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죠.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니죠.

 

이곳에서도 울타리 건너의 사는 이웃끼리

마당에서 만나면 인사를 하고,

정을 나누고 음식을 나누는데..

 

시아버지는 앞집 아저씨와는

주지도 받지도 말자로 사십니다.

 

우리 집 마당에서 토마토나 파프리카가

넘칠 때는 좌우에 사는 이웃에게

마당에서 키운 유기농 야채라고

생색을 내면서 나눠줄 만도 한데

그러시질 않으셨죠.

 

앞집 아저씨네는 무자식이시고

찾아오는 친척들도 없는 거 같던데..

 

길 하나를 두고 이웃으로 살면서

마당에서 넘치는 건 서로 나주고,

서로 보살펴주면서 살면 말년의

시간들이 조금 더 풍성해질 거 같은데..

 

 

 

앞집 아저씨는 안타깝게도 마음도,

정도 나누지 못하는

이웃(=시아버지)을 두셨습니다.

 

시아버지는 주지도 받지도 말자 주의로

평생을 살아오신 분이시고,

이웃을 챙기는 마음이 가지라고 해서

생기는 것 또한 아니죠.

 

인간관계라는 것이 어느 선을

그어 놓는다고 그 선을 지키게 되지는 않는데..

시아버지는 당신의 철학대로

남과의 거리를 지키며 살고 계시죠.

 

어쩌면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인색

사람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받아놓고도 안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안주고 안 받는 것이니 말이죠.

 

그래도 며느리는 시아버지를 뵐 때마다

자꾸 성경구절이 생각납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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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다녀온 여행중 그로스글로크너 하이 알파인 도로입니다.

 

https://youtu.be/dOCcx3_Ru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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