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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올해 아버지날 드린 선물

by 프라우지니 202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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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버이날하루에

엄마, 아빠께 한번에 감사를 드리지만,

유럽은 부모님을 반으로 나눠서

어머니날”, “아버지날이 따로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로 나누면서

한 달 정도의 간격을 벌려 놔서

올해는 5 8일에 어머니날이 있었고,

612일이 아버지날이죠.

 

엄마야 우리를 10달동안 품어 주시고,

낳아주시고,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가면서 키워 주셨으니

정말로 감사를 드려야 하지만,

 

사실 아빠를 까지 지정해서

감사드리는 건 어버이날

반평생 살아온 저에게는 매번 낯설죠.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울 엄마를 생각하면

가슴이 에이고, 눈물이 나지만,

아빠는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50유로짜리 어머니날 꽃다발

 

올 어머니날에는 남편이 통 크게

화려한 꽃다발을 시어머니께 드렸습니다.

 

남편이 꽃집에서 제일 화려한 꽃다발을 샀고,

며느리는 사이드 선물로

샤워젤 2종세트를 준비했죠.

 

한국에서야 비싼 꽃다발들이 많이 있지만,

여기서는 동네 슈퍼마켓에 가면

단돈 몇 유로에도 다양한

꽃다발들을 살수도 있고,

 

슈퍼에서는 어머니날 기획으로

나름 가격이 조금 있는 20유로대의

꽃다발도 내놓았지만 남편 성에는

차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사실 꽃집에서 파는 거랑

슈퍼마켓에서 파는 거랑

가격 차이에 따라 꽃의 수가 조금 달라진다 뿐이지

품질에서는 별차이를 못 느끼게구먼..

 

남편은 엄마를 위해 꽃집에서 제일 비싼

50유로짜리 꽃다발을 준비했었죠.

 

어머니날이 일요일이라 토요일 오전에

꽃을 사다가 지하실에 물통을 준비하고

거기에 사온 꽃을 담가 놓는 정성까지

엄마에게는 보였던 남편.

 

 

아마존에서 캡처

 

아버지날에는 아빠께 어떤 선물을 드릴 거냐

물어보니 잠시 고민을 하는가 싶더니

당구큐대이야기를 하는 남편.

 

아빠가 당구대 살 때

당구큐대도 함께 구입했었잖아.

몇 년이 지났으니 이제 새 큐대가

필요할거 같아서..”

 

남편이 좋은 선물을 선택했다고

생각하고는 잊고 살았는데,

 

한참 정신 놓고 살다 보니

아버지날이 돌아오고 있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며느리.

 

간만에 근무에 들어가서 일하다가 알게 된

낼 모래가 아버지날

 

집에 와서는 남편한테 물어봤습니다.

 

당신 아빠 선물로 한다던

당구큐대 주문했어?”

 

안 했는데?”

 

"왜?"

 

아버지날이 코앞이잖아."

(이미 주문하기 늦었다는 이야기죠.)

 

그래도 주문한 후에 아빠한테

선물은 나중에 온다고 하면 안될까?”

 

됐어.”

 

아버지날인데 선물도 없이

그냥 퉁 치자는 이야기인것인지..

 

그래도 인데 하다못해

초콜릿이라도 드리는 것이

자식 된 도리일 텐데..

 

아빠께 드릴 것이 없나 찾아보다가

냉장고에서 내가 찾은 건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사왔던

살라미 햄과 치즈2

 

시누이가 오면 같이 나눈다고 남편이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것이 있었죠.

 

마침 시누이도 집에 온 주말이니

이번 기회에 나누는 걸로!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아 살라미 & 치즈 2종

 

살라미가 2개 들어있던 포장을 열어서

시누이 한 개, 아빠도 한 개!

 

넙적한 양젖 치즈는 반으로 나눠서

시누이 반쪽, 아빠도 반쪽!

 

동그란 훈제 치즈도 3등분해서

아빠와 시누이 주고 우리도 한쪽 챙기고.

 

살라미랑 치즈가 싸구려는 아니라고 해도

그래도 아버지날 선물로

드릴만한 값어치는 아닌거 같지만..

 

이것마저 없다면 맨입으로

아버지날 축하만 할 판이니..

 

준비한 선물을 들고 정원에서 일하시는 아빠께

부부가 나란히 가서 랩에 포장된

&치즈를 내밀면서 한마디.

 

아빠, 이거 아버지날 선물이에요.”

 

아버지날 선물 치고는

허접해도 너무 허접하지만,

내 아버지도 아니고,

남편 아버지이고,

아들이 됐다고 하는데,

며느리가 나서서

당구큐대를 꼭 해드려야 한다고

설레발 치는 것도 아닌 거 같아서

이번은 그냥 선물 같지 않는 선물로

아버지날을 해결했습니다.

 

 

 

시누이한테 아버지날선물로

뭘 드렸나 물어보니..

 

코르시카 섬 여행에서 사온

맥주를 갖다 드렸다나 하면서

나중에 비엔나 나쉬마켓에서

절인 올리브를 사드릴 생각이라나요?

 

아들이 먹는 걸로 아버지날

선물을 퉁 치니 딸내미도 먹는 걸로

하려는 건 잘 모르겠고!

 

조금은 인색한 자식들의

선물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부모가 대학 학비를 대준 것도 아니고,

뒷바라지를 해준 것도 아니라

부모가 나를 위해 희생했다

생각하지 않는 이곳의 문화가

이런 인색한 선물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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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지난 가을 오스트리아 와인길 지역으로 갔었던 자전거여행.

 

https://youtu.be/2ie3zy-Pn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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