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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아버지의 푸짐한 인심

by 프라우지니 202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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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괜찮은 며느리입니다.

 

시부모님의 인품으로 보자면

처음부터 끝까지 인색하신 분들이시라

뭘 기대하지도 않지만,

 

별로 하지 않는 기대속에서도

가끔씩 실망을 하는 정도?

 

그래도 시부모님이 며느리 복은 타고 나셨다

싶은 것이 며느리의 생각입니다.^^

 

나 스스로 괜찮은 며느리라고 하지만

특별하게 시부모님께

잘해드리는 건 없습니다.

 

그저 마당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정도?

 

부지런하신 시아버지는 마당에

다양한 종류의 야채를 키우시죠.

 

토마토, 다양한 종류의 파프리카,

비트, 오이, 껍질콩에

다양한 종류의 허브들까지..

 

 

마당에서 난 유기농 토마토들.

 

그 중에 젤 푸짐하게

나오는 것은 토마토.

 

올해는 작년보다 덜 심으셨고,

내가 좋아하는 미니 노란 방울토마토가

없는 것이 많이 섭섭하지만

그래도 토마토가 나오는

계절에는 먹고도 남을 양이죠.

 

토마토야 따야 하는 시기에

안 따면 상하니

따 먹으라하셔서 따먹지만,

 

파프리카 같은 경우는

따먹으라 하지 않으시니,

딸 때마다 매번 따도 되요?” 하고

물어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죠.

 

언젠가는 파프리카 타도 되냐고 여쭤보니

시아버지가 직접 따 주셨는데,

달랑 한 개를 따 주셔서 제가

조금 당황한 적도 있었습니다.

 

넘쳐나는 파프리카인데 우째

인색하게 한 개만 주셨던 것인지..ㅠㅠ

 

언젠가는 동료에게 산 중고 그릇을 갖다 주러

동료가 우리 집에 왔었는데,

수고스럽게 그릇을 가져다 주는

동료에게 마당에서 나는 유기농 야채를

따 준 적이 있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495

 

남편도 알아버린 나의 중고 거래

잊고 있었습니다, 아니 잊지는 않았지만 잊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동료는 나와의 판매 거래를 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성격 급한 나에게는 길어도 너무 긴 한달이었으니

jinny1970.tistory.com

 

 

 

매운 것을 좋아하는 동료라

비주얼은 파프리카인데,

청양고추보다 더 매운 것을 두어개따고,

마당에 있는 토마토도  크기와 종류대로,

 따서 비닐봉투에 담아서 그녀에게 전해줬죠.

 

우리 집까지 온 동료를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내가 줄만한것들을 챙긴 거였는데,

 

마침 시아버지도 안 계시길래

파프리카는 여쭤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 그냥 따서 줬죠.

 

토마토야 따서 먹어도 되는 종류라

상관이 없었지만, 파프리카는 따려면

시아버지의 승인(?)이 필요한 종류라

안 계실 때 딴것이 쪼매 마음에

걸리긴 했었습니다.

 

그렇게 풍성한 마당의 야채지만

내가 마음대로 따먹을 수 있는

야채가 아닌 (시부모님)의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죠.

 

내 남편의 부모님이시고,

같은 마당을 쓰지만,

 

한 식구라는 생각보다는 이라는

생각이 더 강했던 시부모님이셨는데..

 

얼마 전부터

시아버지가 달라지셨습니다.

 

마당에서 딴 토마토랑

파프리카를 박스에 담아서는

우리 집 현관 앞에 놓아두시고는

며느리에게 한마디 하셨죠.

 

 

시아버지가 주신 다양한 마당의 야채들.

 

이틀이면 토마토들이 또 익으니까

여기에 갖다 놓은 건 갖다 먹어라.

파프리카도 매운 건 따다가 먹고,

여기에 있는 것도 갖다가 먹어.”

 

우리 아버지가 변하셨어요~~

 

올해로 16년차 며느리인데,

이제야 며느리가 예쁘게 보이시는 것인지..

 

갑자기 시아버지의 태도가

처음에는 심하게 당황스러웠던 며느리.

 

이러실 분이 아니신데,

갑자기 왜 며느리에게

이리 호의적 이신 것인지..

 

,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해답이

대충 예상이 되기는 했습니다.

 

엄마가 인공관절 수술을 하시느라

병원에 10일간 입원해 계셨던 때에도,

휴양을 가셨던 4주 동안에도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점심 한끼를 책임졌었죠.

 

http://jinny1970.tistory.com/3597

 

점점 더 부담스러워지는 시아버지 점심 식사

옆집에 사는 시부모님과는 그저 이웃같이 지냈었습니다. 시부모님이 옆집에 산다고 해도 아침, 저녁으로 문안을 가지도 않고, 마당에서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라, 마당에서 만나지 못하면 며칠

jinny1970.tistory.com

 

 

 

아무도 나에게 아빠의 점심을

책임져라하지 않았지만,

재택근무하는 남편의 점심을 하면서

조금 더 넉넉하게 해서 시아버지의

한끼도 챙겨드렸었죠.

 

시아버지가 시어머니와는

거의 매일 통화를 하셨고,

 

아들보다는 가까운 딸도 비엔나에서 살지만

집안 돌아가는 사정은 며느리보다

더 잘 알고 있으니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점심을 책임지고

있다는 걸 알았을텐데도..

 

아쉽게도 내가 시아버지께

해드렸던점심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지만 말이죠.

 

무슨 인사를 받으려고

해드린 점심은 아니었지만,

돈 드는 것도 아닌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인색한 집구석이라

쪼매 섭섭했습니다.

 

! 시어머니가 계시는 휴양 호텔에

면회를 갔을 때 내가 시아버지께

해드린 점심에 대해서 시어머니가

한마디를 하셨었네요.

 

네가 아빠의 점심을 해준다며?

양이 너무 많다고 하더라.”

 

 

 

원래 투덜이 일상인 집이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 하는 마음에

쪼매 섭섭했습니다.

 

양이 많으면 두 끼로 먹으면 되고,

적은것보다는 푸짐한 것이 미덕이거늘..

 

내가 없을 때 내 남편의

점심을 챙겨줘서 고맙다.”

 

엄마가 휴양 가셨을 때 올케가

아빠 점심을 챙겼다며? 고마워!”

 

지나가는 말이라도

이런 말을 했었다면 두고두고

섭섭하지는 않았을텐데..

 

아무튼 고맙다는 인사는 못 받았지만,

시아버지는 며느리가 챙겨드렸던

공짜 점심에 대단히 감동을 하신 것인지

올해는 전에 없이 토마토랑 파프리카도

따다가 우리 현관 앞에 놔두는

서비스를 해주시니 감사하면서 웬일?”

싶은 것이 저의 진심이죠.

 

 

토마토나 파프리카를 현관 앞에

또 두시겠지..”했다가 실망할 까봐

그냥 이번 한번에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시아버지는 공짜 점심을 이렇게

갚으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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