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가끔 뜬금없는 질문을 합니다.

그것도 뜬금없는 시간에 말이죠.

 

아침에 바쁘게 출근하면서 집에 남아있는 마눌에게 한 질문.

“오늘은 뭐 할 거야?”

 

할 일 없는 마눌이 집에서 뭘하는 것이 궁금한 것인지 아님 그냥 인사말인지..

 

“오늘 저녁에는 연극 공연을 보러갈 예정이야.”

“그리고?”

“모르겠어, 요양원에 독감예방주사를 맞으러 갈까 생각중이야.”

“왜?”

“신문 보니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물론 독감으로 저세상을 가려면 면역력도 심하게 약해야 하고 등등의 조건이 따르겠지만,

아무튼 돈 드는 것도 아닌데 “맞지 뭐~”하는 생각이었죠.

 

독감주사를 맞으러 갈까 말까 살짝 고민을 했었는데 남편에게 말을 해놓고 보니,

가서 맞아야 겠다는 생각에 요양원으로 향했습니다.

 

가을을 지나 초겨울 날씨이기는 하지만 아침 바람 가르면서 자전거 타는 것도 나쁘지 않고,

또 요양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장도 봐오면 좋고, 겸사겸사 집을 나섰죠.

 

 

 

올해 우리 요양원에는 직원들을 위한 2번의 독감 예방주사가 있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우리 병동의 직원들은 아무도 안 맞는 분위기여서 나도 덩달아 맞지 않았죠.

 

이곳 사람들은 “예방주사”에 대해서 조금 부정적인 편입니다.

 

“나는 예방주사 맞고 독감을 앓았어.”

“난 그거 맞고 나면 몸이 더 안 좋아.”

“그거 왜 맞아?”

 

대충 이런 분위기라 나는 맞겠다고 하면 왠지 튀는 분위기였죠.^^;

 

독감의 파도가 또 몰려온다고 하니 이번에는 맞아야 할 거 같아서 남편에게 ‘독감 예방 주사’를 맞겠다고 이야기 하니 남편의 반응도 내 동료랑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거 왜 맞아?”

 

예방주사이니 당연히 예방하려고 맞는 건데..

맞아도 독감은 찾아오는데 왜 맞냐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놔주니 내가 좋아하는 “공짜”이고,

내가 시간만 조금 내면 되는데 굳이 마다할 일이 없어서 갔었습니다.

 

사실 요양원에 사시는 어르신들은 다 면역력이 약하신 분들이어서.. 감기 걸린 직원 하나가 콧물 훌쩍거리면서 방을 다니면 그 다음날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콜록 콜록하시고, 어느 방의 어르신이 설사를 하시면 그 다음날 다른 방 어르신들도 다 설사를 하십니다.

 

자기 건강을 잘 지켜야 하는 요양원 직원이지만,

“독감 예방 주사”에 대한 강제성은 없습니다.

 

“네가 맞고 싶으면 맞고, 말고 싶으면 마세요.”

 

거의 이런 분위기이니 대부분의 직원은 맞지 않죠.

 

오늘이 올해 마지막 독감 예방주사여서 시간에 맞춰서 열심히 요양원에 갔는데..

“예방 주사는 어디서 맞아?”하고 질문을 하니 다들 “인사담당자”한테 가라고!

 

그래서 요양원 (직원)주치의가 거기에 있나 싶어서 부지런히 갔는데..

“인사담당자”가 나에게 하는 말!

 

“너 예방주사 신청했었어?”

“뭘 신청해? 오늘 오면 주사 맞는 거 아니었어?”

“아니, 독감 백신을 미리 신청했어야 하거든!”

 

깜빡했습니다.

여기는 한국이 아니죠!

 

전에 젝켄(살인진드기) 주사를 맞으러 보건소에 갔을 때도,

약이 든 주사기를 주는 곳이 달랐고, 그 주사를 놔주는 곳이 달랐습니다.

 

이곳의 의사는 “약(주사기)”을 취급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사)들고 와야 그것을 놔주는 일만 하죠.

 

주사를 맞으러 온 다른 직원을 보니 미리 신청해서 와있는 독감백신을 받아서는,

의사가 와서 놔주기를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몰랐어? 휴게실에 있는 직원노트에 ”예방주사를 맞을 사람은 미리 신청“을 하라는 안내가 있었을 텐데..”

 

예방주사가 10월과 11월 중순이니 그런 공고는 이미 9월쯤에 기록이 되어있었을텐데..

그 당시에는 읽었을지 몰라도 잊은 지 오래이고 생각나는 건 그저 “예방접종날짜”

 

그래서 아침 바람 가르면서 요양원까지 달려갔던 건데..

허탕 친 나를 나보다 더 비참한 얼굴로 쳐다보는 "인사담당자.“

 

“괜찮아, 내년에 맞으면 돼지 뭐!”

 

이렇게 씩 웃으면서 그곳을 나왔습니다.

 

이곳의 “주사”맞는 방법이 한국하고 많이 다르다는걸 잊고 있었습니다.

젝켄주사를 맞은 지도 한참이라 이곳의 시스템을 잊었던 거죠.

 

이렇게 경험하면서 배워가는 이곳 생활.

나는 아직도 오스트리아 생활 초보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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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의 "그로스글로크너" 산악도로를 달렸던 지난 6월의 어느 날 입니다.

아래쪽 나라로 가면서 달리는 길에 이곳을 거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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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1. 29. 00:00
  • 2019.11.29 01:18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2.02 20:49 신고 EDIT/DEL

      저도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약도 잘 안먹는데.. 이번 독감은 주사를 맞는것이 좋다는 신문기사를 봐서리 맞아보려고 했었던거죠. 실패했지만..^^

  • Favicon of https://lovelyesther.tistory.com BlogIcon Esther♡ 2019.11.29 18:28 신고 ADDR EDIT/DEL REPLY

    역시 의료체계가 잘 되어 있는 한국이네요.
    불만인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12.02 20:48 신고 EDIT/DEL

      맞습니다. 한국이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봐도 절대 뒤쳐지지 않는 나라죠. 떠나봐야 한국이 얼마나 좋은 나라인지 실감하지 싶습니다.^^

 

 

호기심 많아서 궁금한 건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걸 갖기 위해 노력도 꽤 하는 나!

 

하지만 우리의 삶이 갖고 싶다고 다 갖을수 있는 건 아니죠.

 

매번 볼 때마다 “나도 하나 있었음..”하지만

내가 사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서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매번 약간의 망설임 끝에 결국 사지 못하는 건 바로 오스트리아 전통 복장인 Dirndl 디언들.

 

디언들은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독일남부지방의 전통의상입니다.

우리의 한복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전통의상이지만 한복처럼 예복으로 사용합니다.

 

결혼식에 신부가 웨딩드레스 대신 디언들을 입는 경우도 있고!

남의 결혼식에 갈 때 일반 정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디언들을 입고 가기도 합니다.

 

우리 카리타스 학교 졸업식할 때는 같은 반 아낙들이 이 옷을 입고 왔었네요.

일종의 전통예복이다 보니 “정장”과 같은 개념으로 입고 왔던 거죠.

 

http://jinny1970.tistory.com/1429

내가 갖고 싶은 옷, 오스트리아 전통의상 디언들(Drindl)

 



 

원래 전통의상인 디언들은 지역에 따라 옷의 색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초록색 원피스인 곳도 있고, 파란색인 곳도 있고, 앞치마 색으로 지역을 구분하기도 하죠.

 

하지만 요새 나온 디언들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전통의상 색상과는 거리가 있는..

그냥 예쁜 옷.

 

올해부터는 세계적인 의류체인인 H&M에서도 디언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디언들도 “예쁜 옷”이죠.

 

전통의상인 디언들은 원단이나 디자인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몇 천유로 하는 제품도 있는가 하면 몇 백유로 하는 제품도 있고!

 

단순히 “예쁜 옷‘으로 나오는 경우는 몇 십 유로면 사죠.

 

H&M에서 나온 디어들도 가격이 꽤 저렴합니다.

블라우스 15유로에 앞치마가 딸린 디언들은 50유로.

 

내가 갖고 싶지만 아직까지 갖지 못한 것이 바로 이 디언들.

 

예쁜 옷이던 전통이 있는 옷이던 하나쯤 갖고 있었음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매번 입어만 보고 벗어놓고 오는 이유는 단 하나!

 

“입고 갈 때가 없다!”

 

나는 외모도 확 띄는 외국인.

 

결혼식 초대를 받을 곳도 없지만, 남의 결혼식에 외국인 아낙이 오스트리아 전통의상인 디언들을 입고 가는 것도 웃기고!!! (이건 외국인으로 이곳에서 살아가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동네 장보러 갈 때 입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걸 입고 갈 데가 없습니다.

사놓고 안 입을걸 뻔히 아는 옷이니 당연히 안 사게 되는 거죠.

 

그렇게 몇 년째 사고 싶어도 안사고, 아니 못 사고 있는 옷, 디언들.

 

 

 

이번에도 사고 싶은데 결국 놓고 온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디언들과 짝을 이루는 남자 옷인 Tracht 트라흐트.

 

보통 트라흐트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이 전통이지만,

청바지 원단이나 추리닝 원단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보통 여자들은 치마인 디언들을 입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자들도 가죽으로 만든 트라흐트를 입기고 하고,

추리닝 원단의 트라흐트는 잠옷으로 입기도 하죠.

 

전통의상을 사도 치마인 디언들이 더 갖고 싶은 나인데..

왜 이 청바지 원단의 트라흐트에 마음이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옷을 기획 상품으로 파는 경우는 (따로 탈의실이 없어서) 그 자리에서 입어보던가 사가지고 집에 와서 입어보고 안 맞으면 다시 교환을 하러 가던가 중에 하나입니다.

 

평소에 관심도 없었던 트라흐트인데 30% 세일해서 단돈 10유로.

가격에 혹해서 한번 입어봤습니다.

 

여기서 잠깐!

슈퍼에서도 가끔 누런 가죽 트라흐트를 판매하는데,

저렴한 가격이라고 해도 가죽이라 50유로 정도에 판매를 합니다.

 

마침 사이즈도 딱 내 사이즈인 38.

 

38인데 작은 경우도 있어서 가끔 40을 입기도 하는데..

이 청바지 원단의 트라흐트는 너무 조이지 않고 잘 맞습니다.

 

트라흐트의 포인트는 바지의 앞부분이죠.

 

이걸 입고 이리저리 살피면서 마음의 갈등을 했습니다.

“사? 말아?”

 

지금 갈등하는 건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이걸 사서 어디에 입을 것인가? 하는 거죠.

 

지금은 시댁에 임시로 살고 있어서 옷 넣어둘 공간이 충분하지 않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걸 사서 입고 갈 곳도 마땅치 않고!

 

“사도 1년에 한번 입을까 말까하는 옷인데..“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미련 없이 그냥 벗고 집에 왔죠.

 

마침 퇴근해서 집에 있는 남편에게 내가 입고 한참 고민했던 트라흐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망설이다가 그냥 왔다고 말이죠.

 

“그냥 사지 그랬어?”

 

남편이 이렇게 말하면 바지 값은 내줄 의지가 충만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내가 바지를 사지 않은 건 가격 때문이 아니죠.

 

“사도 1년에 한번 입을까 말까하는 옷인데 사는 것이 낭비지!”

 

이렇게 말하니 남편도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디언들이나 트라흐트나 입은걸 보면 예쁘지만, 우리나라의 한복 같은 예복이죠.

한복을 아무 때나 입지 않듯이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을 입었다는 의미는 어딘가에 공식행사가 있다는 뜻.

결혼, 축제, 졸업식, 입학식, 행사 등등등.

 

이런 행사도 많이 있어봐야 일 년에 서너 번일 텐데..

나는 그런 행사에 참가할 일이 1도 없으니!

 

이러다 디언들/트라흐트를 평생 사지 못할까봐 살짝 걱정도 되지만..

사놨는데 나는 점점 더 몸이 불어서 나중에 맞지 않는 디언들을 만드느니!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사는 것이 맞을 거 같아서 이번에도 눈을 꼭 감고 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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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9. 25. 00:00
  • Favicon of https://fumikawa.tistory.com BlogIcon 후미카와 2019.09.25 01:02 신고 ADDR EDIT/DEL REPLY

    하긴 사고 싶긴한데 망설여지죠. 계속 망설이다 안사는데 언젠가 딱 꼿혀서 사버리게 되는 날도 오더군요 ㅎ

  • Favicon of https://btouch.tistory.com BlogIcon 내로라하다 2019.09.25 03:54 신고 ADDR EDIT/DEL REPLY

    옷은 예쁜데 자주 못 입는 한복과 같군요. ㅎ 어찌할 도리가 ㅡㅡ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06:37 신고 EDIT/DEL

      저는 한복도 없는디.. 어깨가 넓어서 한복입혀놓으니 한 어깨하는 장정같더라구요.ㅋㅋㅋ제가 말입니다. ^^;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09.25 07:25 신고 ADDR EDIT/DEL REPLY

    제가 보기엔 그냥 청바지 처럼 보이는데요.
    그냥 사시지 그러셨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06:38 신고 EDIT/DEL

      배쪽의 모양과 다리쪽의 모양을 보면 이곳 사람들은 다 그것이 뭔지 알아서리..평상복으로도 입지 못할 청바지거든요. ^^;

  • 2019.09.25 10:26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변변이 2019.09.26 17:34 ADDR EDIT/DEL REPLY

    물타기로 들어와서 정독하고 있습니다 프라우지니님 글을 너무 잘 쓰시는 같아요 전 직장다니면서 일주일 휴가내는 것도 눈치보이는데 자기일 하면서 여행다니는 일상이 넘 부럽습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23:19 신고 EDIT/DEL

      수다떨듯이 글을 씁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26 23:20 신고 EDIT/DEL

      우리나라도 조금 더 여유롭게 휴가를 다닐수 있는 그런 제도가 빨리 들어왔음 좋겠어요. 휴가 한달 간다고 했다다는 "그냥 평생쉬어라~"하는 회사가 아직은 많지만 조만한 한국도 여유로운 휴가를 다닐수있게되길 바래봅니다. ^^

      근디..물타기는 뭐래요? 몰라서리..^^;

  • Favicon of https://korea6.tistory.com BlogIcon 호건스탈 2019.09.29 04:18 신고 ADDR EDIT/DEL REPLY

    프라우지니님청바지인기도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해서 입기 망설여 지는 것 같습니다.프라우지니님언제나 파이팅!!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9.30 00:45 신고 EDIT/DEL

      청바지 원단은 맞으니 청바지이기는 한데, 스타일이 이곳의 전통의상이라 사람들이 보면 다 알죠.^^;

 

 

우리부부가 비엔나 시누이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습니다.

 

시누이가 2주간 집에 와있는 기간이라,

시누이가 혼자 사는 비엔나 집은 비어있는 상태였죠.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던 뉴질랜드 비자였는데..

한국이 결핵 위험국이라 X-Ray엑스레이는 찍어야 한다는 대사관.

 

10일 이내 서류를 업로드하지 않으면 내 뉴질랜드 워킹비자가 거절될 수 있다니..

 

남편이 급하게 비엔나에 있는 “뉴질랜드 대사관 지정 건강 검진의“한테 예약을 걸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이틀 전에 비엔나행이 결정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같이 비엔나에 가서 자전거 타고 린츠로 오자고 했던 남편.

생각 해 보니 안 되겠는지 마눌한테 혼자 다녀오라고 합니다.

 

평소에도 소, 닭 보듯이 하는 시누이한테 아쉬운 소리 하기 싫었던 거죠.

 

남편도 휴가라도 집에 있는데..

나 혼자 비엔나 가서 의사 만나고 엑스레이만 찍고 오면 조금 섭섭하죠.

 

이미 “도나우 강 자전거 여행”을 이야기 해 놓고 나 혼자 다녀오라니..

그래서 내가 총대를 메고 시누이에게 물어봤습니다.

 

“시누이, 우리가 급하게 비엔나에 가야하는데, 너희 집에서 하룻밤 자도 돼?”

 

이렇게 물어보면 비어있는 집이니 당근 쉽게 그러라고 할 줄 알았는데..

 

“내가 급하게 오는 바람에 집안이 개판이야.”

“상관없어. 우리는 잠 잘 공간만 있으면 되니까.”

“내가 빨래도 주렁주렁 널어놔서...”

 

남편이 우리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던 것인지..

잽싸게 쫓아와서는 내 옆에 서서 시누이에게 웃으면서 이야기 합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에는 여동생을 봐도 “왔냐?”딱 한마디만 하는 남편인데..

 

남편이 시누이와 얼굴을 맞대고 활짝 웃으면서 지금까지 본 중에 제일 오래 대화를 했습니다. 사람이 아쉬우면 비굴해지는 것인지...^^;

 

결혼 12년이 넘도록 본적이 없던 오누이의 모습이라 저는 이리 느꼈습니다.

 

“좀 지저분하면 어때, 우리는 잠만 자면 돼!”

 

오빠까지 나서서 이러니 시누이가 마지못해 허락을 하는 듯 합니다.

 

“집안이 더러운데...자는 건 상관이 없는데, 정리가 안 되어 있어서..”

 

우리가 시누이집에 청소 검열 가는 것도 아니고, 그저 잠잘 공간만 있으면 되는 거죠.

그렇게 시누이집 열쇠를 받아서 비엔나에 갔습니다.

 

 

 

시누이집은 비엔나의 유명 관광명소인 “Prater프라터“에서 엄청 가깝습니다.

프라터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이라고 하죠.

 

난민청년들이 몰려들면서 이제는 우범지대가 되어버려,

저녁에는 이쪽으로 가는 걸 자제해야 하지만 말이죠.^^;

 

전철을 타면 한정거장이고, 걸어가도 10분 이내로 가능한 거리이고,

시누이집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나름 근사합니다.

 

집주변에 슈퍼마켓도 서너 개 있고,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조용한 편이라,

비엔나에서 이런 위치에 집이 있는 것도 “나름의 행운이다” 싶은 곳이죠.

 

시누이네 집에 몇 번 가봐서 숙박을 해봤으니 어디서 자야하는지는 알고!

손님방에 있는 1인용 소파 2개를 침대로 만들었는데 침대보랑 이불이 없습니다.

 

남의 집에서 이것저것 뒤지는 것도 그렇고 해서 남편이 시누이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2번이나 전화를 했는데도 연락이 없는 시누이.

 

결국 우리는 시누이가 빨아놓은 대형수건 하나랑, 거실 소파에 깔려있던 담요를 소파 위에 침대보 대신에 깔았고, 시누이가 거실에 내놨던 이불보 없는 이불 하나를 둘이서 나눠덮고 잤습니다.

 

 

 

시누이네서 하룻밤 머물고 나올 때는 식탁 위에 답례로 와인 한 병을 놓고 왔습니다.

 

오빠네 부부가 자기 집에 자러가서 전화를 해왔으면 뭔가 필요한 것이 있어서 전화를 했었을 텐데..

 

평소에 올케의 문자를 씹어 드시는 시누이가 이번에는 오빠의 전화를 씹어 드셨습니다.

 

소파침대 밑에 깔고 잔 대형수건과, 이불보 없이 덮고 자는 이불 때문에 저는 몇 번 잠을 깼었습니다. 아무래도 편하게 자는 상태라 긴장을 했었던 모양인지..

 

시누이가 뭘 하느라 오빠의 전화를 받지도 않고,

나중에라도 해줄 수 있는 전화를 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남편은 시누이에게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너희 집에서 자게 해줘서 고마워.

수건 2개는 우리가 사용한 것이고, 빨간 수건은 침대에 까는 용도로 사용했어.”

 

 

파란 수건은 우리부부가 머무는 동안 사용한 목욕타월.

 

이건 내가 출발전에 시누이한테 “어떤 수건을 사용해야하냐”고 물어봐서 시누이가 위치를 알려줬던 거죠. 빨간 수건은 우리가 잤던 침대의 반쪽을 덮는데 사용했던 것.

 

그렇게 시누이네 집에 감사의 선물을 놓고 나왔지만..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나도 남편도 시누이에게 “너희 집에서 자게 해줘서 고맙다.”라는 인사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인사를 하지 않는 이유는..

 

이야기를 꺼내면 “이불보가 없어서, 침대보가 없어서..”라는 이야기도 나올 거 같고,

“전화했는데 네가 안 받아서..”도 나올 거 같고 해서 였습니다.

 

시누이네 집 열쇠를 받았던 사람이 남편이라 남편에게 “인사했냐?"고 물어보니 남편도 안 했다고!

 

“아니, 열쇠를 시누이한테 받은 거 아니야? 열쇠줄때 인사 안 했어?”

“열쇠는 아빠한테 받았는데??”

 

아하! 시아버지가 시누이네 집 열쇠중 한 개를 보관하고 계셨던 모양입니다.

 

이래저래 우리 부부는 시누이에게 따로 감사하다는 인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시누이의 집에서 자게 해준 건 고마운데,

시누이가 남편의 전화를 받지 않는 건 내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빠네 부부가 내 집에서 하룻밤 묵으러 갔는데, 오빠가 저녁에 전화를 해왔다?”

 

나중에라도 전화를 해서 우리에게 이불보와 침대보의 위치를 알려줬다면 기분 좋게 하룻밤묵고 나올 수 있었을 텐데.. 고마우면서도 30% 섭섭한 그런 기분을 이해하시려는지...

 

시누이는 집에서 2주의 휴가기간을 보내고 비엔나로 돌아갔습니다.

지저분한 집에 오빠네 부부가 남겨놓고 온 와인과 감사인사를 봤었을 텐데..

 

시누이도 우리에게 따로 연락을 해서 “와인 고맙다” 하지 않았습니다.

참 이상하고 재미있는 오누이 관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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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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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8. 26. 00:00
  • indio1026 2019.08.26 01:19 ADDR EDIT/DEL REPLY

    참 이상한 가족이네요.다른곳에서 숙박을 하셨음...하는 생각을 했네요.담엔 신세지지 마셨음 좋겠네요.괜시리 기분이 안좋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26 02:38 신고 EDIT/DEL

      막내라 자기밖에 모르는것 같기도 하고, 아직 미혼이라 누군가와 맞춰서 사는것도 모르고, 일단 자기맘에 안들면 대답을 안하는 것 같더라구요. 실제로는 모릅니다. 왜 대답을 안하는지..^^

  • 2019.08.26 02:31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26 02:37 신고 EDIT/DEL

      시누이의 생각에는 오빠네 부부가 "(부모님이 자기 준다고 해서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는) 공간"에 살고 있으니 오빠네가 얹혀사는 입장으로 보이죠. 실제로 욕실에 보면 오빠네 부부가 수건을 걸어놓을곳도 이름을 써서 직접 지정해뒀답니다. 우리집 작은 집주인같은 존재죠.^^;

  • 호호맘 2019.08.26 14:26 ADDR EDIT/DEL REPLY

    남편분도 저리 뻣뻣한 여동생의 성격을 아니 대면대면 대하는거고
    정반대면 반대인 지니님 성격에 끌려서 사랑하며
    부부의 연으로 사시고 계시는걸겁니다
    오빠든 누구든 세상의 모든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잖아요
    전화 씹는거 참 매너없고 불쾌하게 만드는 행동인데
    저 같으면 악착같이 시부모 누군에게든 전화드려서 전화받지 않는
    옆집 시누이에게 연락 바란다고 전해 주십사 했을겁니다
    혹 같이 한공간에 있었는지도 모르니깐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27 05:23 신고 EDIT/DEL

      시어머니가 얼떨결에 시누이 성격을 말씀하셨습니다. 남편 친구중에 자기 주관없이 마눌이 시키는대로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 "딱 네 시누이 스타일"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뭐든지 지맘대로 하는 막내딸의 성격을 이렇게 파악하고 계시는 시어머니십니다.^^

  • Favicon of https://robohouse.tistory.com BlogIcon 작크와콩나무 2019.08.26 14:31 신고 ADDR EDIT/DEL REPLY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 Favicon of https://btouch.tistory.com BlogIcon 내로라하다 2019.08.26 15:07 신고 ADDR EDIT/DEL REPLY

    역시 어딜가나 갑은 알더군요 본인이 갑이라는 걸. 어디 들어갈 때랑 나올 때도 다르지만^^

  • Favicon of https://lavitainitalia.tistory.com BlogIcon 이웃집 올리비아 2019.08.26 17:32 신고 ADDR EDIT/DEL REPLY

    시누이는 진짜 정 안가는 사람이네요. 남들한테는 잘하나봐요. 집에 와서 매번 파티를 하는걸 보면. 그런 성격에도 주변에 친구가 있는 것인지.....불가사의합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27 05:28 신고 EDIT/DEL

      네, 성격이 조금 특이한거 같아요. 몇년전에 제가 한국에서 들어올때(그때는 독일어 잘 못하고..) 늦게 비엔나에 도착해서 시누이네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졌는데 공항까지 데리고 나와주고(오빠가 부탁했겠지만) 집에 데리고가서는 아침 먹을것도 챙겨주고 말을 하는데, 지금까지 내가 알던 시누이의 모습이 아니라 엄청 당황했었습니다. 집에서는 말도 안하는 인간형인데, 자기집에 손님으로 와서 그런지 "손님접대"받는 기분이더라구요. 밖에서는 꽤 사교스러운 모양인데, 집에서는 말을 잘 안합니다. 시누이가 방에 있는거 알고 불러도 대답도 잘 안하고...^^;

 

 

우리부부가 간만에 영화 관람을 했습니다.

시원한 저녁바람을 맞으며 말이죠.

 

해마다 있는 여름 저녁의 무료 야외영화 상영.

한 달에 한 편 꼴로 상영을 해서 여름동안 3편 정도는 볼 수 있죠.

 

작년에는 남편이랑 한 편을 같이 봤었고, 한 편은 나 혼자 가서 봤습니다.

 

마눌이 원하는 걸 할 때마다 삐딱선을 타는 남편.

자기는 보러 가기 싫은데 마눌이 원해서 가는 것처럼 아주 뻣뻣하게 행동하죠.

 

열 받아서 남편을 버리고 혼자 자전거를 출발했는데...

따라올 줄 알았던 남편은 오지 않았었죠.

 

혼자서도 잘 다니는 아낙이라 혼자 가서 영화 잘 보고 자정이 다된 한밤중에 집에 돌아왔던 작년이었죠.^^

 

 

 

사실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여름날 야외에서 무료로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더 즐거운 일이니 말이죠.^^

 

어떤 영화가 상영되는지 알아도 일부러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지 않습니다.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이 영화를 접하는 것이 더 재밌거든요.

 

영화의 제목을 봐서는 정글로 휴가 간 코미디 영화.

한국에는 “베이비시팅 2”로 개봉된 프랑스 영화입니다.

 

 

 

이날 근무가 6시에 끝나는 날이라 영화 상영은 9시인데 일찌감치 영화가 상영되는 호숫가로 갔습니다.

 

전날부터 준비 해 놨던 라들러(레몬 맥주)에 여러 종류의 칩(감자칩,팝콘칩) 가방에 가득.

저녁바람을 맞으며 영화 볼 생각에 한껏 신이 난 하루였죠.

 

근무시간 중 잠시 휴식시간에는 동료들에게 같이 영화 보러 가자고 했었습니다.

준비해온 라들러(4캔)에 칩까지 넉넉하니 같이 앉아서 나눠먹으면 좋을 거 같아서 말이죠.

 

호숫가에서 영화를 한다는 정보를 직원들에게 알려주다가 저도 엄청 신나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내일 저녁은 옆 동네에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한다네요.

 

한국에 잠시 다니러 갔을 때 엄청 인기가 있다고 들었던 영화인데..

내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영화를 챙겨보겠다고 혼자서 다짐까지 했었다는!^^

 

 

 

나는 먹을 거 바리바리 싸가지고 왔는데..

이곳의 무료영화 상영을 주최하는 단체에서도 소소한 간식거리를 파네요.

 

커다란 팝콘은 2,50유로, 작은 건 1,50유로

그 외 소소하게 먹을 만한 가격도 극장에 비하면 저렴한 편!

 

공짜로 영화를 보니 이곳에서 쪼맨한거 하나쯤은 사줘야 하는디..

이날 들고 온 것들이 너무 많아서 매상을 올려주지는 못했고!

 

내가 가지고 온 칩을 꺼내놓고 먹기가 살짝 미안해서는...

배낭 안에 넣어놓고 두어 개씩 살짝 꺼내서 먹었습니다.

 

두어 시간이나 일찍 온 내가 나중에 올 남편의 자리를 맡아놓겠다고 하니..

남편은 “없는 사람 자리를 맡아 놓는 건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럽에도 의자에 수건하나 올려두는 걸로 자리를 예약(?)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었고, 남편도 생각보다는 일찍 도착해서 부부가 나란히 앞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봤습니다.

 

프랑스판 “행 오버”라고 소개했던 이 영화는 정말 배꼽 빠지게 웃겼습니다.

영화가 생각보다 길지는 않아서 우리부부는 저녁 11시가 되기 전에 집에 도착했죠.^^

 

 

그리고 다음날 하는 영화는 “보헤미안 랩소디”

이건 보고 싶었던 영화여서 어떤 일이 있어도 봐야하는거죠.

 

집에서 자전거 타고 20분은 넘게 달려야 나오는 옆 동네지만..

남편이 안 간다고 하면 혼자서 갈 생각이었습니다.

 

마침 이날 근무가 저녁8시에 끝나고,

내 일터에서는 10분 남짓만 달리면 되니 근무 끝나고 영화 보기는 딱이죠.

 

남편도 이 영화가 보고 싶어서인지, 아님 한밤중에 마눌 혼자 자전거타고 다니는 것이 위험해서 따라나선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퇴근하는 마눌이랑 같이 가려고 요양원 앞에서 퇴근하는 마눌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서 도착한 옆 도시(라고 쓰고 동네라고 생각하시라~)의 야외영화 상영장. 여기는 가끔 콘서트도 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무대도 있는 운동장입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8시 40여분경.

영화상영 20분전이여서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차로 이동을 하면 우리도 캠핑의자를 챙겨왔겠지만..

자전거타고 온 우리가 챙겨온 것은 바닥에 깔고 앉을 담요 두어 장.

 

 

 

바닥에 앉을 거라 우리는 나름 앞쪽으로 왔습니다.

캠핑 의자들 사이에 비어있는 공간에 우리 담요를 깔고 자리를 잡았죠.

 

내가 배낭에 담아온것은 어제 먹다가 남았던 것들.

라들러(레몬맥주)한 캔과 어제 먹던 칩들.

 

남편이 먹겠다고 하면 하나쯤 더 사려고 했는데..

항상 “나는 안 먹어”하는 남편.

 

그래놓고 마눌꺼 뺏아먹을때가 더 많지만..

안 먹을 때도 있어서 더 샀다가는 낭패를 보기도 하죠.^^;

 

그래서 라들러 한 캔과 나머지 칩을 둘이서 나눠먹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중에는 빗방울이 굵어져서 담요중 하나를 머리에 써야했고,

영화가 끝난 후 집으로 갈 때로 빗방울이 굵어지기는 했지만 즐거운 나들이었습니다.

 

야외에서 한 영화여서 사람들이 옆 사람 눈치안보고 영화 속의 노래를 같이 따라 불렀습니다. 저도 두 손을 높이 들고 “위 아더 챔피언, 마이 프렌드~~” 했었네요.

 

우리가 사는 곳이 큰 도시였다면 여름 저녁마다 하는 이런저런 행사(영화/콘서트)를 많이 다녔을 테지만, 변두리에 살아서 나름 만족스러운 여름 행사들입니다.

 

우리 동네(는 사실 아닌)에서 한 달에 한 번이라  옆 동네로  다른 행사를 보러 가면 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여름밤도 꽤 즐거운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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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영화를 보러 다녀온 두 곳의 분위기를 여러분도 느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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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8. 23. 00:00
  • 2019.08.23 02:16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23 02:51 신고 EDIT/DEL

      대도시에는 여름내내 무료공연이 천지인데, 우리는 변두리에 살아서 한달에 한번하는 영화만 챙기려고 합니다. ㅋㅋㅋ 자동차 영화관은 극장과는 많이 다르니 극장을 선호하시는거 같은데요?^^

  • Favicon of https://btouch.tistory.com BlogIcon 내로라하다 2019.08.23 16:55 신고 ADDR EDIT/DEL REPLY

    머큐리 대박이었죠. 한동안 한국 사람들이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했었는데.. ㅎㅎ 시간이 지나니 또 언제 그랬나 싶네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23 18:53 신고 EDIT/DEL

      제가 한국에 갔을때가 바로 그 "빠져있을때"였던거 같아요. 그래서 그 영화를 못보고 온것이 조금 아쉬웠었죠. 이번에 봤으니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 호호맘 2019.08.24 15:35 ADDR EDIT/DEL REPLY

    지니님 일상은 참으로 에너지가 넘치십니다.
    삶에 열정이 넘치다고 하는게 맞을것도 같고요.
    야외 영화상영 하나를 준비하고 보면서도 지니님의
    설레임과 흥분이 느껴집니다.



 

요즘 내 자전거는 내 발과 같은 존재입니다.

왠만한 거리는 다 자전거 타고 다니거든요.

 

집에서 3km거리에 있는 일터를 기본으로..

동네 슈퍼마켓도 자전거 타고, 집에서 20분 남짓 걸리는 이케아도 자전거로 다니죠.

 

우리 집에서 린츠 시내까지는 자전거로 30분 정도 걸리는 그리 멀지 않는 곳이지만..

 

남편은 린츠 시내는 자전거로 들어가지 말라고 했었습니다.

아무래도 자동차의 통행이 있는 곳을 달려야하니 위험하다고 했었죠.

 

구글지도에서 캡처

 

그래서 내가 린츠 시내를 가는 방법은....

 

시내에서 가까운 곳까지 자전거 도로를 달려가서,

거기에 자전거를 놓고 시내까지는 미니티켓으로 들어가곤 했었습니다.

 

전에 살던 그라츠에서는 시내까지 30분 걸리는데도 거의 매일 시내를 다녔습니다.

시내까지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면 안전하게 다닐수 있었거든요.

 

린츠 시내까지는 왠만해서는 자전거로 들어가지 않는데..

시내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상대를 만날 장소가 전차로 들어 갈 수 있는 중앙역이나 시내가 아니라,

그곳까지 바로 가려면 자전거가 가장 최선의 방법.

 

전차를 타고 시내를 나갈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왠지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것 같아서 참았죠.

 

 

 

 

내가 린츠 시내에 가는 이유는 바로 이 중고물품을 사기 위해서였죠.

 

다이소에서 2천원에 파는 미니 삼발이를 가지고 와서 잘 사용했는데..

이것이 가격만큼이나 품질도 저렴해서 금방 망가졌습니다.^^;

 

이곳에서 파는 삼발이의 외모는 다이소의 2천원짜리랑 똑같이 생긴 쌍둥이인데..

가격은 다이소보다 훨~~씬 더 비싼 10유로(13,000원).

 

가격이 2천원인 것을 아는데, 그걸 만원이나 더 주고 사기는 정말 아깝죠.

 

그래서 필요하면서도 안사고 버텼지만,(가지고 있는 디카용 삼발이가 두어 개 있음에도)

이 미니 삼발이를 대신할 녀석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10유로주고 사기에는 총맞는 거 같아서 싫지만,

간절하게 필요했던 삼발이를 만났습니다.

 

페이스북 중고시장에 나타난 녀석의 3유로 가격을 달고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2천원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10유로보다는 훨~ 저렴하니 찜!

 

 

 

판매자에게 사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하면서 ..

우리 동네 근처의 쇼핑몰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린츠에 사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는 대형 쇼핑몰이니 당연히 판매자도 이곳으로 쇼핑을 오지 싶었는데..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판매자는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아쉬운 놈이 샘 판다고..

어디쯤에 사는지 물어봤습니다.

 

필요한 내가 판매자가 사는 곳까지 가야하는거죠.

그렇게 어디쯤에 사는지 위치는 확인했고!

 

3유로짜리 사러 가면서 4,50유로 들여서 차표를 사기는 그래서..

나도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간다고 했습니다.

 

시내까지 나가는 시간을 계산해서 얼추 약속 시간도 잡았죠.

 

구름이 많이 낀 날이라 혹시 비가 오면 자전거타고 가기 힘드니 약속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하니, 판매자도 “나도 우산이 없어서 비가 오면 나가지 못 한다”

 

순간 띠융~~

집에 우산이 하나도 없다니..

 

우리 집에 남아도는 우산은 하나 갖다 줄까?하는 생각도 순간 들었죠.

 

그렇게 흐린 날씨에 린츠로 달려갔습니다.

남편이 알면 큰일 날 일이지만, 차도를 달린다고 헬멧까지 장착하고 집을 나섰죠.^^

 

집에서 열심히 달려서 약속장소에는 약속시간보다 15분 이른 시간에 도착.

 

그 근처에 있는 아시아 식품점에서 얼른 된장 2팩을 사고는,

약속한 맥도날드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약속시간은 오후 4시,

나는 4시 15분전에 도착해서 4시까지 기다린 후에 문자를 보냈습니다.

 

“약속장소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

 

판매자인 듯이 보이는 아낙도 보이지 않았고, 문자도 없는 상태.

하늘을 보니 비가 금방 올거 같아서 다시 문자를 보냈습니다.

 

“4시 15분까지 기다리겠다. 비가 올거 같아서 집으로 가야 할 거 같다.”

 

역시나 답장이 없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죠.

오는 길에는 비를 만나서 옷이 젖은 상태로 귀가를 했습니다.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는 판매자가 의심스러웠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한 거래라 판매자나 구매자 다 서로의 얼굴이 확인이 가능한 상태.

 

“내가 외국인인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텐데, 나한테 팔기 싫어서 안 나온 건가?“

 

뭐 이런 생각을 잠시하고는 잊었는데..

 

 

다음날 판매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제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겨서 본의 아니게 약속을 어겼다. 일이 다 해결됐을 때는 이미 시간이 늦은 상태라 연락을 하면 당신이 깰까봐 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어제 약속을 어긴 대가로 내가 3유로에 팔려고 했던 삼발이는 당신에게 선물로 주겠다.

 

당신이 시간이 날 때 연락을 다오,

삼발이는 당신을 위해 (판매 목록에서) 빼 놓겠다. 나를 용서해 달라.”

 

사람이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길 수 있죠.

 

나도 선불폰을 사용하고 있는지라..

무료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이 있는 곳에서만 접속이 가능합니다.

 

마침 우리가 만나기로 했던 맥도날드 앞에서는 맥도날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서 그녀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었죠.

 

약속을 어겼다고 팔려고 했던 삼발이를 그냥 주겠다는 것이 나는 왠지...

그런 느낌 있죠! 왠지 아닌 거 같은!

 

3유로에 사려고 했던 물건을, 그냥 준다고 린츠까지 오란다고 달려가는 것도 웃기고!

상대방이 누군지는 더군다나 모르는데 나가는 것도 그렇고!

 

그녀의 미안하다는 문자에는 “괜찮다.”는 답장으로 끝냈습니다.

 

그리고 거의 한 달이 지나갔습니다.

더 이상 그녀에게 문자도 없고, 나도 공짜 물건을 받으러 가겠다고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에서 본 그녀는 두 아이를 키우는 아낙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모르는 거죠.

 

자전거타고 가서 약속장소에 서 있다가 납치(설마)될 수도 있고!

의심스러울 때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죠.

 

그래서 3유로에 사려고 했던 삼발이는 잊기로 했습니다.

 

그녀를 만나러 린츠시내까지 나간 날은 된장 2팩을 사왔으니 허탕 친 것이 아니고..

자전거타고 왕복했으니 나름 운동해서 건강한 날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죠.

 

3유로에 사지는 못했지만, 10유로 주고 사기에는 너무 아까운 2천 원짜리 품질의 삼발이.

다시 저렴한 가격의 물건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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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준비한 영상은 삼발이 사러 린츠 시내로 가는 길입니다.

그날 약속장소로 신나게 달려갔던 바로 그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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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8. 17. 03:57
  • 호호맘 2019.08.17 13:51 ADDR EDIT/DEL REPLY

    다시 삼발이를 받으러 린츠시내 나가지 않으신건 정말 잘 하신일 입니다.
    지니님 느낌처럼 저도 읽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 2019.08.17 16:26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8.17 22:06 신고 EDIT/DEL

      그냥 준다고 해도 가서 돈주고 올 생각이었는데, 기분이 이상해서 그냥 안사기로 했습니다. 오늘 쇼핑몰에 간김에 정가에 파는곳에 가서 그 삼발이를 면밀히 관찰했더니만 다이소 2천원제품보다 더 작고 다리도 더 안구부려지더라구요. 아마도 천원짜리 품질인거 같아서 사려던 마음은 접었습니다.^^

  • 최오리 2019.08.20 10:21 ADDR EDIT/DEL REPLY

    그런건 중고 찝찝해요. 어딘가 휘어있거나.. 그럴때가 있어서.ㅎㅎ 알리익스프레스 이용해보세요. 다이소제품 거의 있고 무료배송인데 단점은 한달 기다려야해요. 소형물품들은 관세도 안붙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