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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말기암 환자를 대하는 태도.

by 프라우지니 2024.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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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정년퇴직을 한 동료,

J가 요양원에 왔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자신이

태어난 해에 따라서

정년퇴직의 나이가 달라지는데,

 60살에 정년퇴직을 해도

되는 나이였음에도 J65세까지

일을 한 후에 퇴직을 했죠.

 

그렇게 정년퇴직을 하고는

우리 곁을 떠나 한동안

소식을 모르고 지냈는데,

갑자기 J가 요양원에 와서

뭔일?”했었습니다.

 

간만에 병동에서 보게 된

J가 반가워 놀러왔냐?”하니 

"언니를 면회”왔다는 그녀.

 

그녀의 언니가 우리 병동에

오신지 조금 된 모양인데,

한달 만에 근무를 들어온

나는몰랐던 소식이었죠.

 

 

병원의 병실

 

자신의 언니가

“Palliative팔리아티브라 거의

매일 두세번씩 방문한다는 J.

 

팔리아티브 케어(Palliative care)

호스피스(Hospice) 케어 내지는

End- of -life 케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Comfort Care라고 함)

 

Palliative팔리아티브는

치유가 불가능한

환자들을 이야기 합니다.

 

, 치료법은 없고,

하늘나라 가실 때까지

참기 힘든 통증을 완화 해 주는

마약성 진통제만 주는 정도죠.

 

암 말기로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는 언니라고 해서

J보다 나이가

엄청 많은 줄 알았는데,

달랑 3살이 더 많다는 J의 언니.

 

말기암의 팔리아티브

침대에 누운 상태로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어 직원이 먹여주고

씻겨주는 것이 보통이라

J의 언니도 그런 상태로

예상하고 방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https://pixabay.com

 

J의 말기암 언니는 침대에 앉아서

혼자 스프를 먹고 있었습니다.

 

너무 말라서 뼈 위에

죽만 입혀놓은 상태지만,

정신도 또렷하고 혼자서

식사도 할 수 있는 정도이니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팔리아티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상태.

 

사실 팔리아티브는

요양원이 아닌 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으로

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우리 요양원에 근무했던

J가 요양원 원장에게 부탁해서

언니가 하늘 가는 동안

우리 요양원에 머물수 있었죠.

 

식사는 먹여드려야 하는데,

마침 J의 또다른 언니가

방문중이라 하니 그분께

식사를 먹여 드릴수 있나

물어볼까 했는데,

J의 말기암 언니는 완전히

말라서 뼈만 남을 상황이었지만,

앉아서 혼자 식사는 가능할

정도의 기력은 있었죠.

 

매일 서너번 언니를 보러오는

J와 잠시 말기암 환자인 J언니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J의 언니는 친정아버지가

임종하실 때까지 직접 간병을 했었고,

그녀보다 나이가 한참 많았던

남편이 하늘나라 갈 때까지

몇 년 동안 병간호도 직접

했다고 했죠.

 

 

https://pixabay.com

 

그렇게 주변의 두 사람이

하늘나라에 가실 때까지

마음을 다해서 병간호를 하고 나니,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던 것인지

말기암으로 본인이 하늘나라에

갈 시간이 온거죠.

 

불쌍한 언니의 인생이라

마지막까지 외롭지 않게

지켜주고 싶어서 J자매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들린다고 했었죠.

 

이야기중에 자신은

좋은 마음으로 오는데,

올 때마다 신경질을 내는

언니 때문에 짜증이 난다고 했죠.

 

그런 J에게 내딴에는

조언이라고 한 것이

 

언니가 말기암이라

몸의 통증이 말이 아닐꺼야.

몸이 아프니 신경질적이고

짜증이 나서 그래도 만만한

자매들에게 풀어놓은 것이

아닌가 싶어.”

 

그래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오는 사람에게

그러는 것은 조금 아니지

않냐는 그녀의 푸념에도

나는 꿋꿋하게 J의 언니 편을

들어줬습니다.

 

두 사람을 오랜시간

병간호를 하면서 그 인생이

얼마나 힘들었겠어?

자신이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

이번에 조금 풀어놓는거라

생각하고, 그냥 받아줘.”

 

말은 참 쉬웠던 나의 조언.

 

 

 

 

J는 언니 때문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올 때마다

나에게 조금 털어놓는 것으로도

마음이 편해졌는지,

항상 웃으며 돌아가곤 했었는데..

 

그럴때마다 내게 들었던 생각은..

말은 쉽지.”

 

말이야 쉬우니

짜증을 내도 이해를 하고,

네 언니를 불쌍하게 생각해서

마지막이니 잘해줘라

라고 했지만,

내가 그 상황이라면..

볼 때마다 짜증을 내고

모욕을 주는 언니 곁을

꿋꿋하게 지켜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렇게 언니의 짜증에도

꿋꿋하게 J는 매일 몇 번씩

면회를 오곤 했었는데,

J의 언니는 우리 요양원에

오신지 3주만에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내딴에 한 위로 라는것이..

"언니가 드디어 아픔 없는

곳으로 가셨으니 너무 슬퍼만

하지는 마."

 

쉬운 말이라 이해해라,

들어줘라고 조언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네가 그 상황에 처해봐라

그런 소리가 나오나했었는데..

 

그래도 나와 대화를 하면서

아픈 언니를 대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내 말이 그저

쉬운 말이라..”는 아니었나 봅니다.

 

J의 언니는 지금은 편안하시겠죠?

 

당신이 하늘나라 가실때까지

직접 병간호를 해드렸던

아버지와 남편이 그분을

마중나와 계셨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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