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다시 만날 때까지

by 프라우지니 2023. 11. 7.
반응형

 

 

내가 4개월간의 휴가를

간다는 건 아는 사람만 알았습니다.

 

나의 장기 휴가가 요양원내

소문이 안 났을 리는 없지만,

가끔 근무를 들어오고

근무중 수다보다는 일하는데

더 집중하는 동료 같은 경우는

요양원내 도는 소문을 전혀

모르기도 해서 누군가 묻지 않으면

나는 입을 다물었죠.

 

근무중에서 누군가 물어오면

아주 짧게만 대답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디가?”

 

뉴질랜드.”

 

거기는 갔다왔잖아

 

거기에 두고 온 캠핑카가 있어서

이번에는 그걸 팔려고..”

 

물론 우리가 캠핑카를 팔고

올지는 모르겠지만,

간데 또 가는 이유로는 꽤 타당 해

보이니 이걸로 밀어 부치기.

 

 

마지막 근무 날 출근하면서 셀카 .

 

 

내가 휴가 전 마지막 근무하는

날은 웬일로 원장과 인사부장까지

우리 병동에 왔습니다.

 

물론 나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그날 생일을 맞은 직원에게

소소한 선물인 초코렛

한 상자를 주러 왔는데,

우째 그날이 휴가 전 나의

마지막 근무임을 알고 있는 두 사람.

 

https://jinny1970.tistory.com/2519

 

참 쪼잔한 오스트리아 회사의 선물

오스트리아에서는 1년에 14번 월급을 받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의 월급 12번에, 한 번은 여름 휴가비, 또 한 번은 크리스마스 휴가비. 빠듯한 월급 외에 따로 나오는 여름 휴가비로는 휴가를 갈

jinny1970.tistory.com

 

요양원내에는 직원이

백명에 어르신도 백명이 넘고,

크고 작은 일들도 많이

일어나는데 나를 찾아온

두 사람은 나의 마지막 근무를

메모 해놨던 것인지..

 

아님 내가 요주의 인물???

 

이번에 장기 휴가를 간다고 하면서,

안되면 퇴사한다는 나의 강수에

원장은 퇴사하라고 으름장을

놨었지만, 인사부장이 이번 한번만!”

이라는 단서를 달고 허락을 해줘서

가능한 것이었죠.

 

원장이랑 인사부장까지

우리 병동에 와서 나에게

잘 다녀오라!”며 인사를 하니

내 소식을 몰랐던 동료 직원과

병동내 어르신들까지 알아버렸습니다.

 

소문 안 내고 조용히 갔다

오려고 했었는디..ㅠㅠ

 

 

5층 건물로 지어지고 있는 새 요양원

 

내가 다시 올 때쯤이면

지금 짓고있는 요양원의

새 건물은 거의 완성단계이지 싶습니다.

 

외벽도 예쁜 색으로

칠이 되어 있을 거 같고,

어르신들이 앞으로 사시게

될 방들도 예쁘게 단장이 끝나

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30년이 넘었고, 건물내

고장 나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 사용할 만 한데,

무슨 이유가 있으니 새로

건물을 짓는 것이겠지요.

 

새 건물에는 에어컨이

들어오나 했었는데,

에어컨은 사무실에만

설치가 된다니 여름에는

어르신이나 직원들이나

땀을 흘리며 지내지 싶습니다.

 

여기서 잠깐!

 

지금까지 유럽의 여름은

에어컨이 필요 없었습니다.

 

햇볕은 뜨겁지만,

그늘은 서늘해서 한여름이라고

해도 집안에 있으면 덥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였는데,

세월이 가면서 요새 유럽의

여름은 겁나게 더워졌습니다.

이제는 건물에 있어도

덥고 땀이 나죠.ㅠㅠ

 

 

병동내 풍경

 

 

유럽의 여름도 이제는 에어컨이

없으면 생활하기 힘이든디,

요양원에서는 새 건물에

에어컨을 설치할 계획은

없다고 하네요. ㅠㅠ

 

들리는 소문에 직원들이

머무는 사무실에만

에어컨을 설치한다고 해서

제가 농담처럼 한마디 했었죠.

 

사무실에만 시원하면

누가 (사무실 나가서) 병동

내에서 일하고 싶겠어?

하루 종일 사무실에만

앉아있다 퇴근하고 싶지!”

 

물론 일할 인간들은

알아서 다 일을 하지만,

하루 종일 어떻게 하면

일을 덜할까? 연구하는

인간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사무실에 뿌리를

내리지 않을까 싶죠. ㅠㅠ

 

내가 장기 휴가를 자주 받는다고

다른 직원들도 다 나도, 나도하면서

장기 휴가를 신청하면 안되니

이번 장기 휴가를 받으면서

원장과 있었던 일을 동료들에게

살짝 흘렸습니다.

 

이번에는 장기 휴가

안되면 퇴직한다고 하니

원장이 그러라고 하더라.”

 

 

 

동료들 중에 날 좋아하는

동료가 절대 그럴 일은 없다

나에게 귀띔을 합니다.

 

널 자른다고 하면 우리가 다 데모 할거야.”

 

나와 하는 근무가 좋고,

일 잘하는 내가 없으면

섭섭해서 안된다며

내가 손꼽는 일 잘하는 직원이

그리 말해주니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정말 내 말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보다 딱

한 살 더 많은 그 직원에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말했죠.

 

우리는 은퇴 할 때까지

앞으로도 쭉 같이 일하자고.”

 

한국은 몇 살이 되어야

은퇴를 하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는 태어난 해에

따라서 은퇴 연령이 달라집니다.

 

65년생인 동료는

62세쯤에 은퇴를 하지만..

1970년생인 나도,

나보다 한 살 더 많은 그 직원도

법적으로 65세까지 일을

해야하니 농담처럼 앞으로

10년은 더 함께 하자고 하는 거죠.

 

내가 다시 병동으로 돌아오는

3월까지 병동내 어르신들이

모두 건강하시고,

내 동료들도 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있기를 바래봅니다.

 

나의 행복하고 즐거운

휴가를 빌어준 사람들의 바람처럼

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언제나 그렇듯이 유쾌하게

근무를 하는 요양보호사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