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힘든 것은
‘남편과의 대화’
부부는 늙어가면서
대화도 많이 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친구가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내 남편에게서는 절대 기대할 수
없는 기능일 “대화 친구”
남편은 자기만의 세상에서
사는 인간형입니다.
자기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고
있으니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또 행동할거라 믿죠.
한마디로 말하면
남을 배려하지 않고,
적당히 이기적인 전형적인
백인입니다.
숙제처럼 미루고 미뤄 놨던
장기 휴가를 이야기 하려고
“노조위원장 T”가 근무하는 날
요양원을 갔었습니다.
T는 노조위원이지만 근무할 때는
일반직원처럼 근무를 하고 있어,
노조위원장에게 볼일이
있는 직원들은 그가 근무를 할 때
찾아와서 상담을 하죠.
T에게 미리 왓츠앱 문자를 보내서
약속을 잡고 일단 만나보기.
남편은 자신처럼 마눌도
6개월 휴가를 받길 원하지만,
이건 일반 직장에서는 힘든 일이죠.
그래서 애초에 6개월이 아닌 4개월을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지만,
남편은 “안되면 말고..”
정신인 것인지 처음에는 무조건
6개월을 이야기 하라고 합니다.
“적어도 4개월”휴가를
생각하고 있다면 처음부터
6개월이 아닌 4개월로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인데,
남편은 “못 먹어도 고”
정신인지 무조건 6개월 휴가.
남편의 생각은 6개월 휴가지만,
이건 우리 회사에서는
불가능한 조건이니 내가 자체적으로
2개월 깎아서 이야기 해보기.
노조위원장 T에게 간단하게
내 상황을 이야기 했습니다.
“남편이 또 6개월 휴가를 받아서
나도 휴가를 받았으면 하는데
4개월 정도 가능할까?
한달은 휴가를 사용하고
나머지 3달은 무급 휴가를 가던가,
지난번처럼 추가 근무를 해서
그것으로 충당해도 괜찮고!”
“만약에 안 되면 퇴사했다가
다시 입사하는 방법도 있고..”
물론 남편은 “마눌의 퇴사”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질러야 “도 아니면 모”가
나오는 거죠.
돈이 필요해서 하는 일도 아닌데,
내가 일하겠다고 남편을 혼자
보내는 것도 말이야 쉽지
마눌 된 입장에서
그럴 수는 없는 거죠.
(바람 날 까봐?)
나는 노조위원장에게
그냥 ‘상담’을 했던 것인데,
자신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T는
순식간에 원장과 인사부장까지
다 모아버렸습니다.
나는 얼떨결에 원장실에 원장,
인사부장, 노조위원장과
합석을 하게 됐죠.
사실 내 휴가는 우리 요양원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본사(연방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그래서 지난번에도 원장이
본사에 전화를 해서 협의를 보는
머리 아픈 일을 다 맡아서 했었죠.
그래서 특별이 내 휴가에 힘을 써준
4명에게 나름 성의 어린
선물까지 했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786
“4개월 휴가”를 이야기 하니
원장은 한마디로 “노” 했지만,
휴가를 안 보내주면
“퇴직할 수도 있다”고 하니
잠시 망설이는 것 같고!
사실 지금 직원이 남아도는
상태라 퇴직을 당할 수도 있죠. ㅠㅠ
옆에서 인사부장은 긍정적인
한마디를 날려 주십니다.
“이번에 갔다 오면
이제는 안 가는 거지?”
원장, 인사부장, 노조위원장이
내 장기 휴가를 불편해 하는 만큼
나 또한 불편합니다.
이런 말을 해야하는 내 자신이
정말 싫은 순간이죠.
“너처럼 직원 5명 정도가 장기휴가를
가버리면 요양원은 어떡해?”
회사측에서 말하는
문제를 나도 알고 있습니다.
직원이 100명인 회사에서
한사람이 4개월 휴가를 가면
나머지 직원들도 “나도”하면서
장기 휴가를 달라고 할 수도
있으니 회사측에서 보면
그리 좋은 일은 아니죠.
원장도 본사와 협의를
해야하는 사항이라 일단
“기다려봐”로 진땀 나는
순간은 벗어났습니다.
휴가 갔다온지 얼마나 됐다고
또 휴가를 가겠다는 것인지,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남편의 회사를 물어오던 원장.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는
석사학위 엔지니어’이고,
근무 20년차가 넘은 중견
(임원은 아니고)
회사원이라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던 원장.
남편이 남들은 못 받는
장기 휴가를 몇 번이나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이
대기업에 다녀서도 아니고,
석사 학위때문도 아니고
근무 20년차여서도 아닙니다.
그건 남편은 안되는 일도
되게 만드는 막강한 진상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https://jinny1970.tistory.com/3703
회사에서 안된다고 하면
상사를 설득시키고,
그것이 안되면 법으로라도
조목조목 따져서 자신이 원하는걸
얻어내고 말 남편의 성격.
내남편이지만 뭔가의
주제를 놓고 대화를
하기는 힘든 상대이니
그냥 남편과 원장을
붙여놓는 것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하죠.
“그냥 내 남편한테 전화하라고 할까?
원장, 네가 내 남편이랑 이야기 해볼래?
나는 도대체 대화가 힘들어.
자기 회사가 가능하니
우리 회사에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나봐.”
본사와 또 협의를 해야하는
원장은 아예 화끈한 답을 했죠.
“내가 그냥 본사 전화번호를
줄 테니 네 남편한테 직접
전화를 하라고 해볼까?”
그렇게 되면 본사의 최고 경영진은
내 남편한테 열 받을 텐데..
덕분에 마눌은 동네방네
찍히겠지만, 최소한 남편은
자신이 원하는 “마눌의 장기 휴가”는
얻을 수 있겠죠.
집에 와서는 요양원 경영진들이
일단 본사와 협의를 해야하니
기다려보자고 했더니
남편은 남편 나름대로
이해가 안되는 모양이라
또 남편과 입싸움.
“내가 휴가를 4개월 가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야.
우리 회사 휴가는 보통
3주 정도로 가고, 5주 휴가를
한 번에 사용하는 경우는
해외 가족 방문 같은
이유가 있어야 가능한데,
나는 4달 휴가를
두번째로 달라고 하잖아.
다른 직원이 볼 때는
이건 불공평한거야.”
내 말에 남편은 아주
발칙한 대답을 합니다.
“누가 휴가를 4개월이나 가?
다들 돈 벌어야 하니
장기 휴가는 못하지."
(= 우리야 갈 능력이 되니
가는 거지만 다른 사람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잖아.)
경제적 능력이 된다고
휴가를 몇 달씩 가겠다는
직원에게 원하는 만큼의
휴가를 보내주는 회사도 사실 없죠.
돈을 안 벌어도 되면 그냥 놀던가!
일단 “휴가를 가도 되는지”
문의는 했고, 이번에도
4개월 휴가를 받아서
갈수있을지는 다음주쯤에
알려준다고 하니 이제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나는 해야할 숙제처럼
어깨에 메고 있던 것 중에
하나를 내려놓으니 일단
어깨는 가벼워지기는 했는데,
나머지 남은 숙제도 열심히 하면서
여름을 보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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