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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누구의 잘못일까?

by 프라우지니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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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고기를 좋아하는데,

특히나 숯불에 구운 고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날씨가 좋은 봄에서 가을까지는

마당에서 바비큐를 자주 하죠.

 

목요일이 국경일이라 금요일에

휴가를 내면 일요일까지 내리

4일을 쉴 수 있는 주말이었는데,

 

금요일에 바비큐를 하겠다고 하니

당연히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서

4일 연휴를 집에서 쉬는 줄 알았지만

금요일은 재택근무를 한다던 남편.

 

재택근무를 하는 금요일 점심은

고기를 구워 먹겠다니

남편이 일하는 동안 고기를

양념하는 일은 마눌이 몫.

 

 

양념을 끝낸 소고기&돼지고기

 

마당에서 로즈마리를 몇가지

꺾어다가 굵은 크리스탈 소금이랑

후추를 넣고 로즈마리를 잘게

다져서리 고기에 골고루 뿌리고는

그 위에 올리브 오일도 부었습니다.

 

뭐든지 자신이 주관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편인데,

재택근무로 바쁘게 일을 하느라

이번에는 마눌이 한 양념을

군소리 없이 받아들였죠.

 

재택근무를 하던 남편은 정오쯤에

잠시 나와서는 숯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으러 나왔었죠.

 

점심은 아들 내외가 고기를 굽고

감자 구이를 오븐에 굽겠다고 하니

샐러드를 만드시겠다던 시어머니.

 

그래서 며느리는 고기 양념을 하고는

자전거 타고 후딱 슈퍼에 가서

냉동 감자 한 봉지를 사다가

오븐에 넣는 것까지 했죠.

 

 

마당 그릴위에서 구워지고 있는 고기들.

 

냉동 감자를 오븐에 넣으면

최소 30분 이상 구워야 하고,

우리가 먹는 바삭한 식감을 즐기려면

50분 정도 오븐에 넣어두어야 하니,

감자구이가 맛있게 구워지는 시간에

맞춰서 고기 굽는 시간을 맞추기.

 

오븐에서 다 구워진 감자중 일부를

시부모님 댁으로 배달 가서는

감자구이는 놓고 시어머니가 만드신

샐러드 중 우리부부가

먹을 몫을 가지고 오려고 했는데..

 

샐러드를 책임지시겠다는 시어머니는

야채만 준비해 놓으셨지

드레싱은 안하신 상태.

 

감자구이를 놓고 돌아서는데

욕실에서 (목욕을 끝내고) 목욕가운을 입고

나오시는 시어머니 목격.

 

감자도 구웠고, 이제 구운 고기가

배달될 예정인데 시어머니가

책임지시겠다던  샐러드는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

 

후딱 시어머니가 준비 해 놓으신 야채에

식초랑 오일 넣고 소금, 후추 쳐서는

샐러드를 버무렸습니다.

 

 

급하게 버무렸던 샐러드

 

샐러드를 완성해서는 테이블 위에

샐러드 접시 2개를 놓고 시부모님 몫으로

샐러드를 담아드리고 나머지는

우리부부가 먹으려고 가지고 나오려는데,

 

갑자기 소리치며 시부모님

주방으로 뛰어들어오는 남편.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샐러드가 준비가 안된 상태라

샐러드 만들었지. ?”

 

고기가 다 식잖아.

테이블 세팅을 안하고 있으면 어떡해?”

 

남편이 짜증난 이유는 고기가

구워졌으니 마눌이 접시를 가지고 와서

시부모님께도 갖다 드리고

우리가 먹을 것도 담아야 하는데,

마눌이 접시를 가지고 나타나지 않은 거죠.

 

접시가 필요하면 당신이 와서

가지고 가면 되고, 아니면 아빠나

엄마한테 갖다 달라고 하며 되잖아.”

 

마눌이 논 것도 아니고,

아침부터 고기 양념하고 장본 후에,

오븐에 감자 넣고 설거지하고,

시어머니 주방에 와서는

샐러드 버무리느라 바빴는데,

마눌이 밥 먹을 준비를

안 해 놨다고 짜증이라니..

 

 

 

시부모님 주방으로 구운 고기를

가지고 오는 남편을 따라와서는

주방의 선반에서 접시 2개를 꺼내

시부모님이 몫으로 구운 고기를

놓을 수 있게 세팅을 하면서

시어머니께 한마디 했습니다.

 

엄마, 나 당신 아들이랑 못살겠어요!”

 

내가 샐러드를 만드는 3분 정도의

시간에 고기가 식으면 얼마나 식는다고

그렇게 짜증을 내면서 마눌에게

스트레스를 줬던 것인지!

 

남편이 한 일이라고는 숯불을

피워 놓고는 숯이 달궈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고기를 구운 15분 정도였는데,

자신이 구운 고기를 신속하게

먹을 수 있게 준비 안 해 놨다고

짜증을 내다니!

 

우리 주방으로 돌아와서는

오븐에 있는 나머지 감자구이를

접시에 담아서 남편에게 주고,

샐러드도 대접에 담아서 남편이

점심을 먹을 수 있게 준비를 해주고는

나는 열 받아서 집을 나왔습니다.

 

요새 부쩍 퇴근도 늦어지고,

샌드위치 데이에도 재택근무를

할 정도로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그 짜증을 마눌에게 내면 안되죠.

 

도대체 나는 뭘 잘못해서

아침부터 바쁘게 뛰어다니고,

점심까지 준비를 해놓고서 남편의

짜증 공격을 받았던 것인지..

 

 

식탁위에 놓여있던 구운 고기와 감자구이.

 

굳이 잘못을 따지라면

점심샐러드를 책임지겠다고 하셨던

시어머니가 제때에 샐러드를

만드시지 않으셨던 것인데..

 

열 받아서 점심도 건너뛰고

쇼핑몰을 누비다가

한 두시간이 지나서 집에 와보니

테이블 위에 남편이 남겨놓은 점심 메뉴.

 

먹고 남은 고기와 감자구이를

마눌에게 먹으라고 놔둔 것인지..

 

마눌이 외출해서 돌아오니

고양이 모드로 변해서

마눌에게 안기는 남편.

 

자신이 잘못한 걸 알고있으니

마눌에게 빌어야 하는 시간이죠.

 

당신이 잘못했지?”

 

 

왜 그랬어?”

 

고기는 다 구워졌는데,

감자구이랑 먹을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당신은 손이 없어, 발이 없어?

감자구이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마눌이 없으면 오븐에 감자 꺼내서

고기랑 먹으면 되잖아.”

 

내 점심 시간이 짧아서..”

 

 

 

그렇다고 마눌에게 짜증을 내면 돼 안돼?

그리고 내가 샐러드 드레싱 하는데

얼마나 걸렸다고 고기가 식는다고

그렇게 오도방정을 떤 거야?”

 

미안해.”

 

언제나 비슷하게 끝나는 우리의

부부싸움 같지 않은 부부싸움.

 

남편이 미안하다고 해도

한동안 화가 풀리지 않았던 마눌은

사과를 받았음에도 그 날 이후

한 이틀 계속 삐침 상태로 있었습니다.

 

앞으로 남편이 마당에서

바비큐를 하겠다고 하면 전처럼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빌어먹을 고기 구워 점심 먹겠다고

준비하다가 열 받아 집을 뛰쳐나가는

일은 한번이면 족하니 말이죠.

 

시어머니는 뭘 해도 아들 편이시라

며느리가 당신 아들이랑 못살겠다

해도 며느리를 달래 주지는 않으실 분.

 

https://jinny1970.tistory.com/2853

 

네 가족, 내 가족

오늘은 참 생각이 많은 날입니다. 네 가족과 내 가족에 대한 생각도 깊이 해본 날이네요. 처음 시작은 이랬습니다. 남들은 쉬는 휴일에 근무하는 마눌을 위해서 잠자다 말고 일어나서 차로 요양

jinny1970.tistory.com

 

 

요즘은 마당에서 시어머니와는

안 마주치려고 노력중입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당신 아들이랑 못 살겠다.”하면

안됐는데 그런 말을 한 것이 죄송하지만,

 

샐러드를 책임지시겠다고

하시고서는 그 시간에 욕조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신 시어머니 때문에

우리 부부가 안 싸워도 되는 일로

싸움을 했으니 그 점은 시어머니가

잘못하신 부분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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