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레벨 시험 접수를 해 놓고
하기는 했는데, 시험과는 상관없는
그냥 독일어 공부를 했었습니다.
사실 B1 수준의 독일어 시험은
만만해서 안 했던 거죠.
독일어 중급에 해당하는 B1 시험은
내가 오스트리아에 와서 6개월
무렵인 2008년에 한 번 봤었던 시험.
그때는 그야말로 바닥에
기는 독일어 실력이었고,
말도 버벅거렸지만 그래도
훌륭한 점수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험에는 합격했었죠.
그때는 턱걸이도 힘든 실력이라
내가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러웠던 시기.
내가 시험을 봤던 2018년 당시에도
독일어 시험 응시료가 100유로 정도라
심심해서 볼만한 시험은 절대 아니었죠.
오스트리아에 와서 6개월 무렵에
중급 시험을 봤던 이유는 그당시
오스트리아 비자를 연장하려면 독일어
레벨을 증명해야 한다나 뭐라나??
비싼 돈 들여서 시험까지 본 후에
증명서를 준비 했었는데..
내가 비자 연장을 할 당시에는
법이 바뀌었다나 하면서
“독일어 레벨 B1 증명서”를
제출하라는 말은 없었죠.
심심하면 별일을 다하는 마눌이라
응시료만 저렴했었다면
심심할 때마다 몇 달에 한번씩
독일어 시험을 봤었을텐데,
독일어 시험 응시료가 비싸다 보니
그동안은 심심해도 독일어 시험을
볼 생각은 안하고 살았죠.
내 인생에 더 이상 독일어 시험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
시험을 본 이유는 바로 오스트리아
국적취득에 필요한
독일어 레벨 증명서 때문!
이번에 시험 접수 할 때 보니
그동안 독일어 시험 응시료는
많이 올라있었습니다.
내가 응시했던 독일어 B1시험
응시료는 자그마치160유로.
거금을 내고 접수를 했으니
당연히 합격은 해야하는 것이고,
이왕이면 고득점을 얻는 것이 좋죠.
(그래 놓고 공부는 왜 제대로 안 했니???)
독일어 시험은 듣기, 읽기,
쓰기와 말하기로 진행이 되는데..
인터넷에 떠도는 여러가지 자료로
아주 잠깐 시험공부를 해보니
듣기와 읽기는 문제가 없는데..
쓰기는 불안하고, 말하기는
어떤 주제가 나오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상황.
시험 전날 저녁에 인터넷에서
찾은 여러가지 기출 문제들로
열심히 쓰기를 했습니다.
- 세 들어 사는 집에 고장한 곳을
수리 해 달라는 불만 이메일도 쓰고!
- 직원을 구한다는 회사에
지원하는 이메일도 쓰고!
- 생일파티에 친구를 초대하는
이메일도 쓰고!
- 집을 세놓은 사람에게 집을 얻고
싶다는 이메일도 쓰고!
다양한 종류의 이메일을 쓰기는 했는데,
문법도 확인해야 하고,
출제 문제에서 제시했던 세세한
사항이 제대로 들어있는지
봐줄 사람이 필요하니 원어민인
남편에게 들고 가 보기.
내일이 시험이면 두 팔 걷어 부치고,
마눌이 써온 이메일을
후딱 교정해줘야 하는데,
남편은 깐족이면서 마눌을 약 올립니다.
남편이 깐족여도 내가 아쉬우니
참으면서 교정을 받아야 하는데,
참다가 내 속이 터질 거 같으니
시험이고 나발이고 그냥 때려치우기.
주방에 올라와서 씩씩거리다가
생각해보니 내가 화를 낼 필요가
없는 문제였습니다.
“시험 응시료는 남편이 낼 텐데..”
이번에 시험을 망치면
시험은 또 보면 되는 것이고,
내가 시험을 또 보게 되면
그 응시료도 남편이 내는 거죠.
왜? 남편이 원하는
“마눌의 국적 바꾸기”니까!
결론은 내가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는 거죠.
시험을 망쳐도
내가 내는 돈이 아니니,
나는 부담없이 또 보면 되는 시험.
이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니
속에서 끓어오르던 열불이
다 사라졌습니다. ㅋㅋㅋ
마음은 편안 해졌지만,
그래도 시험이니 마지막까지
열공을 재미있게 하기!
독일어 시험은 중급중에서도
초급에 해당하는 수준이라
어렵지 않았습니다.
읽기와 듣기는 어려움없이 해치웠고,
쓰기에서는 “내 신분증을 놓고
온 곳에 이메일을 보내서 신분증을
집으로 보내달라는 부탁 이메일”을 썼죠.
오전에 대충의 시험은 끝났고,
말하기 시험은 오후에 보는데,
두 사람이 15분씩 시험을 보는
식이라 잘못하면 젤 나중에 걸려서
두시간을 기다릴수도 있는 상황.
“멀리서 온 사람 손드세요!”
이 말에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전차 타면 20분 걸리는 거리지만,
일단 린츠 시내가 아닌 시외에서 왔으니
먼저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거죠.
저는 첫 타로 말하기
시험을 볼 수 있었고, 시험은
아주 재미있게 보고 나왔습니다.
시험이라기 보다는 수다를
떨다가 시간이 되어서
등 떠밀려 나온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시험이라 15분내내
온몸에서 진땀은 났었습니다.
하는 둥 마는 둥 한 시험 준비였지만,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만큼
시험은 만만한 콩떡이었습니다.
나는 당연히 합격이라 믿고 있지만,
시험점수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고득점이 나올지 2달을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 같던 시험은
이제 해치웠지만, 앞으로
독일어 공부는 온라인으로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이제 국적까지 바꾸고 나면
나는 오스트리아 사람인데,
발음은 조금 구리다 치고,
내가 하고 싶은 말까지 제대로
못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말이죠.^^
마지막으로 말하기 시험의 내용은
어떤지 궁금하신 분께만 알려드리자면..
간단히 내 소개를 했었고,
내 앞에 놓여진 사진은 아이가
남의 차를 못으로 긁고 있는 현장.
보통 한국에서 아이가 남의 차에
이런 사고를 내면 아이의 엄마가
"차 안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서
차 주인에게 상황을 이야기 하고,
보험회사에 연락을 해서
사고처리를 할거다.”
했더니만 차 안에 차 주인의
전화번호가 있다는 것에
놀라워 하던 시험 감독관!
두번째 말하기 시험은 “같이 독일어를
배우고 있는 한 여성이 슈퍼마켓에
취직하고 싶다"고 해서
그 여성이 취직할 방법을 같이
시험에 들어간 무슬림 여성과
이야기”했는데, 내 파트너가
시험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동문서답을 하기는 했지만,
그리 좋은 점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와 함께 시험을 봤던
그분도 합격하지 싶습니다.
시험을 해치웠으니 당분간 독일어는
옆으로 밀어놓을줄 알았었는데,
요새는 독일어 공부하는
재미(까지는 아니지만)에 빠져서
글을 안 쓰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써 놨던 글들을
올리면서 보내고 있는 요즘이죠.
독일어 공부가 조금 시들해지면
다시 또 글쓰기에 집중하는
시기가 오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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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트랙킹은 이런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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