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서 한번쯤 가본적이
있는 곳을 다시 가게 되면
그곳의 모든 것을 다 아는 것도 아는데
괜히 익숙하게 느껴지죠.
우리에게 Curio Bay 큐리오 베이도
그런 곳 중에 하나죠.
이름도 낮 익고, 그곳에서 머문 적도 있으니
당연히 “다시 안 봐도 되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곳.
뉴질랜드에 올 때마다
들렸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내 지난 여행기 포스팅을 더듬어보니
우리는 13년전에 큐리오 베이에서
달랑 1박을 했었습니다.
그래 놓고 이곳을 다시 갈 필요가
없는 곳이라고 생각을 했었다니..
우리의 지난 큐리오베이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포스팅에서 확인하시라.
우리 부부의 13년전
얼굴을 보실 수도 있습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246
https://jinny1970.tistory.com/247
13년만에 온 큐리오베이는
아주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전에는 지방자치회에서 관리하는
캠핑장이라 전기 같은 시설은
전혀 없었던 걸로 기억이 되고,
가격도 2인이 15불을 냈었죠.
캠핑장 환경이야 열악했지만,
근사한 자연환경이 받쳐주니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았었는데..
간만에 오니 일단 달라진 것이 캠핑 가격.
우리는 전기가 없는 캠핑사이트를
선택했는데 2인에 45불.
전기사이트는 묻지 않았지만
전기를 보통 1인당 5불로 계산을 하니
55불정도일 듯..
우리는 2인이어서 45불이라 생각했었는데,
혼자 온 여행자도 45불을 냈다고
하는걸 보면 큐리오베이에서는
캠핑 가격이 1인당 가격이 아닌,
캠핑사이트에 따라서 달라지는
가격이었나 봅니다.
캠핑장 사이트는 거의 그래로이지만,
전기가 들어오는 사이트가 많아졌고,
새로 새운 건물 내에는 샤워, 화장실,
주방이 있다 뿐인데 가격은 딱 3배가 되었네요.
아! 달라진 것이 또 있네요.
캠핑장 앞에 커다란 카페 건물이
들어 서있고, 이곳에는 메뉴판도 없고,
가격표도 없지만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케익류를 드실 수 있습니다.
큐리오베이는 이미 와본 적이 있으니
이곳에서 딱 1박만 하려고 했었습니다.
이곳에서 볼수있는
옐로우아이드 펭귄이랑
돌고래만 보면 되니 말이죠.
큐리오베이에 도착한 첫날 오후에는
옐로우아이드 펭귄을 보러 갔습니다.
캠핑장에 머물지 않아도
펭귄은 볼수있으니 이곳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표시된 도로만 따라가면
전망대에서 멀기는 하지만 펭귄을 볼 수는 있었죠.
펭귄이 오는 시간이 되면
자원봉사자가 나와서 펭귄이 오는
해변으로 들어갈수없게 차단을 하면서
관광객의 궁금증도 풀어줍니다.
자원봉사자의 말로는 펭귄 3쌍이
이 해변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는데,
실제로 펭귄을 제일 많이 본 사람은
4마리였다고 했고, 내가 본 것은
커플로 보이는 두 마리였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옐로우아이드 펭귄도 봤고,
썰물 때는 화석이 된 숲도 봤고,
낮에는 해변에서 파도를 타는 돌고래도 봤고,
해변에서 하루 종일 뒹굴거리는
바다 사자도 봤으니 이곳에서 볼수있는건
다 본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남편이 뜬금없는 말을 했습니다.
“캐나다 사람이 그러는데,
여기 해변에 블루 펭귄도 있다네”
그래서 블루 펭귄이 온다는 해변이
잘 보이는 언덕에서 해변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남편에게 “블루 펭귄”이야기를 했다던
캐나다 할배가 오시고,
그 할배 말을 믿고 따라온 커플까지.
그렇게 5명의 사람이 해변으로
블루 펭귄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죠.
옐로우아이드 펭귄은
엄청 먼 거리에서 봤지만,
블루 펭귄은 바로 코앞에서 볼수있으니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블루펭귄보기.
저녁 10시가 넘도록 기다려봤지만,
블루 펭귄은 돌아오지 않아서
첫날은 철수를 했죠.
다음날 아침에 남편은 해변에서
펭귄의 흔적을 찾아봤습니다.
우리는 저녁 10시까지 기다렸지만
보지 못한 펭귄이 이 해변에 오기는
한 것인지 궁금한 마음에 말이죠.
아직 이른 아침이여서
사람들의 발자국은 안보이고 대신에
다양한 것들의 흔적을 볼 수 있었죠.
일정한 패턴의 이것은 바다사자가
이른 아침에 먹이를 찾으러
바다로 간 흔적 같고,
그리고 이건 펭귄 발자국.
남편이 주목한 것은 바다 쪽으로 향한 발자국.
펭귄 발자국이 이럴 것이라는
생각은 한번도 안해봤지만,
사방팔방으로 걸어 다니는 새들과는 달리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바다로 이어지는 것은
펭귄일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렇게 다음날 아침의 이 해변으로
펭귄이 온다는 증거를 찾았으니
캐나다 할배의 말씀은 뻥이 아니고,
우리는 이 해변으로 오는 펭귄을
보기만 하면 되는 거죠.
그래서 두번째 날 저녁에도 해변에서
블루 펭귄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저녁 10시가 넘으면 어두워지니
펭귄이 돌아온다고 해도 우리 눈에는
움직이는 어두운 물체만 보이겠죠?
그리고 펭귄이 돌아오는 시간이
엄청 늦은 저녁(자정?) 이라고 해서
둘째날 펭귄 보기를 접었고,
대신에 1박을 더한 후에
셋째 날 새벽을 노렸습니다.
블루 펭귄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난 셋째 날 아침.
우리 부부 외에도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젊은 독일 커플과
혼자 여행중인 독일 여성이 함께 했죠.
우리는 해변에 앉아서 거의 2시간을
꼼짝마라 자세로 펭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왔다갔다하면
펭귄들이 불안헤서 집에서
안 나올수도 있으니 가능한
동작그만 자세로 기다리기.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펭귄들은 나오지 않고..
집에 있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먹어야 하니 아침에 바다로
나갈 텐데 오늘은 휴일인가?
별의별 생각을 다하는 동안
함께 기다리던 독일 커플과
독일 여성은 철수를 하고,
우리는 궁금한 마음에 해변에서
펭귄의 흔적을 찾아보니..
블루 펭귄은 자정쯤 에 왔다가
우리가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떠나버렸던 모양입니다.
새벽에 우리가 와서 확인한 건
집으로 들어오는 발자국.
집에 들어왔으니 당연히
나갈 것이라 생각해서 급하게
자리에 앉느라, 펭귄이 바다로
나가는 발자국은 놓쳤던 것이죠.
펭귄은 깜깜한 자정쯤에 돌아왔다가
어두운 새벽에 다시 나갔던 거죠.
이 해변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밤낮없이 다니고,
펭귄을 한끼 식사로 해치울 수 있는
바다 사자도 살고 있어서 펭귄에게는
살기 편한 동네가 아닌데..
그래서 펭귄은 늦게 집에 왔다가
일찍 가는 바다로 가는 삶을
선택한 모양입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큐리오베이의 펭귄 발자국이죠.
큐리오베이 해변에서 펭귄을 기다리며,
그들의 흔적을 찾으며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해변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사람들이 귀엽다고 쓰다듬으려고
덤벼드니 그것도 피해야 하고,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날 잡아먹으려고
기다리는 바다사자까지.
어쩌다 이런 곳에
보금자리를 만든 것인지..
블루 펭귄은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깜깜한 밤에 돌아와서 사람들이
아직 자고 있을 어둑한 새벽에 바다로 가는
피곤한 삶을 선택한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큐리오베이의 해변으로
돌아오는 펭귄을 볼 생각이었고,
2박 3일동안 그들의 흔적을
찾았지만 보지 못해 아쉬워하는
우리에게 관광객중 하나가 정보를 줬죠.
"티마루의 해변에는 저녁마다
꽤 많은 수의 블루펭귄이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볼수있어."
이곳에서 보지 못한 블루 펭귄은
티마루의 해변에서 보기로 했습니다.
그곳에는 저녁마다 블루펭귄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과 아직 어린
아기펭귄들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볼수있다니 그곳을 노려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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