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뉴질랜드에 오면 강이나
바다 가리지 않고 낚시를 다니지만,
사실 남편이 좋아하는 건
강에서 하는 “송어 낚시”
뉴질랜드의 강에서 사는 송어는
판매가 되지 않는 종류라,
낚시꾼이 잡아서 선물하지 않는 이상
맛볼 수 없는 나름 귀한 생선 중에 하나죠.
유럽 같은 경우는 송어 알을 수거해서
어린 치어로 키운 후에
강에 다시 방류를 하지만,
뉴질랜드의 강에서 잡히는
어들은 대부분 100% 자연산이죠.
뉴질랜드의 강에서 잡히는
송어 중에 내가 아는 건 세 종류.
레인보우 송어,
브라운 송어와 바다와 강을 오가는
See Run씨런 송어.
브라운 송어는 진흙 맛이 난다고
뉴질랜드 사람들은 잡아도
먹지를 않는다고 하던데..
브라운 송어에서 키위들이 말하는
그런 진흙 맛은 나지 않습니다.
바다와 강을 오가는 씨런 송어 같은 경우는
속살이 연어처럼 오렌지 빛이 돌고,
맛도 연어와 흡사 하죠.
인품(?)있는 낚시꾼들은
송어를 잡아보는 것이 목적인지,
잡았다 가는 그냥 다 놔주던데,
남편은 생계형 낚씨꾼이라
잡은 송어는 다 먹어버리죠.
뉴질랜드 낚시꾼은 진흙 맛이 나서
안 먹으니 잡았다가 놔주는
브라운송어도 우리는 다 잡아먹죠.
바다보다는 강에서 낚시하는 걸
더 좋아하는 남편이지만,
강에서 송어가 잡히지 않으니
간만에 바다로 낚시를 가자고 합니다.
내 생각에 남편은 고기를
잘 잡는 낚시꾼은 절대 아닙니다.
하루 종일 낚싯대를 던졌다
감기를 반복하지만 아무것도
못 잡는 날이 더 많아 사실은 낚시가 아니라
‘팔 운동이 목적인가?’ 싶기도 하죠.
강 낚시에 지친 남편과 간만에
강어귀로 바다 생선을 잡으러 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남편의
바다 낚시를 선호합니다.
남편이 낚시를 하는 동안 나는
바닷가를 열심히 걸을 수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정말 간만에
카이탕가타 뒤쪽에 있는
클루타 강어귀에 가봤습니다.
개인 농장을 지나가는 길이라
농장의 입구에는 낚시꾼의 출입을
허용한다는 안내 팻말이 있어서
그 앞에 주차를 하고 농장 안으로
들어가면 되지만..
이것도 가본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그 마을의 비밀 장소입니다.
차를 타고 앞만 집중해서 달리다 보면
길가 울타리에 붙어있는 ‘낚시꾼 입구’
같은 건 잘 보이지 않거든요.
10년만에 와도 이곳은
변한없이 하나도 없습니다.
강어귀로 내려가는 길에는
겨울에만 잡을 수 있는
”Whitebait 화이트베이트”용
오두막들도 그대로 있습니다.
뱅어 크기의 얇고 투명한 이 생선은
가격도 비쌀뿐더러 별미로 손꼽히는
생선이라 강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겨울에 이 생선에 목숨을 걸기도 하죠.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두 사람이
바다 쪽에서 진을 치고 있으니
남편은 아쉬운 대로 강
안쪽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뉴질랜드의 모든 강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 “낚시 카드”가 있어야
강에서 낚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낚시 카드가 없는 현지인 같은 경우는
아예 바닷가에서 낚시를 하는 거죠.
강어귀이고, 밀물과 썰물에 맞춰서
다양한 생선들이 엄청나게
이곳을 드나든다지만 남편의 낚싯대에
걸리는 녀석은 드물죠.
남편딴에는 “물이 들어 오는 때”가
고기를 잡기 좋은 시간이라고 했지만,
아무리 좋은 물때를 맞춰와도
남편은 못잡을때가 더 많죠. ㅠㅠ
바다에 오면 남편이 고기를 잡거나 말거나
나는 나혼자만의 산책을 시작합니다.
바닷가를 거닐면서 제일 많이 부르는
노래는 “바위섬”
세찬 파도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바위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자동발사되는 노래죠.
아무도 없는 해변을 나 혼자 걸으면서
목청이 터져라 멱을 따도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으니 제일 편한 시간입니다.
아! 가끔 “바다새”도 부릅니다.
바다 위를 날아다니는 새들이 보이면
이 노래도 자주 부르네요.
다 옛날 노래입니다.
요새 노래는 아는 것이 없어서리..^^;
해변을 오락가락하다가 지치면
다시 남편이 있는 강어귀로 돌아가던가,
우리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서
차 안에서 글을 쓰기도 하는 것이
낚시꾼 마눌의 시간보내기죠.
강어귀에서 낚시를 해도 잡는 날보다
못 잡는 날이 더 많은 Kahawai카와이인데,
아무도 없는 강어귀에서 낚시를 시작하자마다
커다란 놈으로 잡아버린 남편.
카와이는 힘이 좋은 녀석이라 잡을 때
손맛이 좋은 생선 중에 하나라도 했었는데..
남편이 손맛을 제대로 봤겠다 싶어서
마눌또한 만족스러웠던 순간.
마침 마눌이 차로 돌아가지 않고
해변에 있다가 남편이 카와이를 잡는 순간을
보게 되어 찍게 된 인증 사진입니다.^^
잡은 카와이는 피를 뺀 후에
살만 발라내서 비닐봉투에 잘 담아두고
다시 낚시를 시작한 남편이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잡아 올린 카와이 한 마리.
첫번째 잡은 놈은 조금 통통했는데,
두번째 잡은 놈은 약간 긴 녀석.
남편에게 잡힌 후에 사투를
벌이다가 모래밭으로 온몸을 날렸던 녀석은
온몸이 모래투성이지만 그렇다고
인증샷을 피할 수는 없죠.^^
이 해변에서는 카와이는 1인당
15마리까지 잡을 수 있다고 하던데..
남편이 잡은 두 마리면
우리는 몇 끼를 먹을 수 있죠.
카와이는 잡자마자 칼로 찔러서
피를 일단 빼야 합니다.
피를 적당히 뺀 후에는 비닐을 벗기고,
살만 바르는 작업도 해야하죠.
남편은 요리사가 아니라 생선살을
전문가처럼 발라내지 못하지만,
그래도 날로 나아지고 있는
필렛 솜씨입니다.
카와이는 고등어과의 생선이라
잡아서 회로 먹어도 될 거 같은데,
언젠가 TV에서 카와이 안에 있는
해충들을 본 후에 남편은 날것으로
먹는 건 결사 반대를 하니 나도 이제는
포기가 되어서 카와이 회로 먹을
엄두는 내지 않죠.
잡은 카와이 두 마리의 살만 도려낸 남편은
차로 가는 마눌에 손에 들려 보냅니다.
마눌은 “꽃보다 오징어”가 아닌
“꽃보다 카와이”를 들고 차로 돌아오죠.
오징어 봉투는 몇 달 전
인천 공항에 잠시 들렸을 떼
편의점에서 샀던 오징어였죠.
오징어를 다 먹고 봉투는 버리려고 하다가
튼튼한 재질이라 남편이 낚시 다닐 때
가지고 다니면 좋을 거 같아 두었더니
요새 아주 요긴하게 쓰이고 있죠.
카와이는 뉴질랜드의 바다에서
제일 많이 잡히는 생선인데,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생선이죠.
우리가 머물던 캠핑장의 주인도
“카와이 줄까?”하면 질색을 합니다.
“고기가 질기다나 뭐라나?”
생선살이 질겨봤자 소고기 심줄 같을까요?
카와이는 고등어와 비슷한 맛과
식감에 식으면 비린내가 나는 것까지 동일해
나는 카와이를 고등어 사촌이라 생각하죠.
남편이 잡은 두마리중 한 마리는
우리부부가 원하는 맛으로 양념을 했습니다.
남편은 조미료가 왕창 들어간
“멕시칸 양념”과 “레몬 후추”를 쳤고,
마눌은 깔끔하게 소금, 후추에 말린
고추를 송송 가위로 썰어서 올렸죠.
남편은 자신이 원하는 양념을 한
카와이에 감자샐러드를 해서 한끼를 먹었고,
마눌은 마눌 입맛대로 칼칼한 매운맛을
장착한 카와이 구이에 코울슬로라 우기는
양배추 샐러드를 해서 먹었습니다.
평소에는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으니
남편이 생선을 잡은 날은
가능한 건강식으로 먹어봅니다.
우리부부가 건강하게 끼니를
해결한 것도 카와이를 잡은 남편에게는
기분 좋은 일이었겠지만,
짜릿한 손맛을 두 번이나 봤으니
남편에게는 행복한 날이었지 싶습니다.
남편이 강어귀에서 카와이
두 마리를 잡으면서 터득한
바다낚시의 비법이라고 한다면..
썰물이 끝나고 밀물이 막 시작되는 시간에
바다에서 강어귀로 들어오는
길목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단, 그 시간에 이미 다른 낚시꾼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
그날의 낚시는 포기하시건가,
그 사람이 낚시를 끝내고 갈 때까지
기다려야 하죠.
이름있는 큰 강의 어귀였다면
낚시하는 사람이 많아서 기회가 적었을 텐데,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강어귀라
여유롭게 혼자 강어귀를 차지해서
큰 카와이를 두 마리나 잡았으니
낚시꾼 남편에게는 운수 대통한
기분 좋은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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