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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뉴질랜드 생활 2023

최선을 다해 사는 삶, 건강한 인생.

by 프라우지니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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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를 바쁘게 여행하는

관광객들은 무심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중에

하나는 캠핑장인데 관광객이 아닌

사람들이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

 

관광객이 아닌데 캠핑장에 장기 거주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경우라면

“Working holiday worker”

워킹 홀리데이 워커”.

 

35세 미만의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1년동안 뉴질랜드에서 일을 하던가,

여행을 하던가 네 맘이다.”하고

내주는 일종의 워킹비자죠.

 

 

스프링스크릭 캠핑장의 워킹 홀리데이워커들이 사용하는 주방 .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일하며,

여행하는 나름 조화로운

생활을 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1년동안 죽자고 돈만 버는 부류도 있죠.

 

어떤 부류가 됐던 간에 과일을

추수하는 농장의 성수기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니 과일의 고장으로 몰려들죠.

 

농장이 몰려있는 도시의 캠핑장으로

바로 이 젊은이들이 몰립니다.

이들은 과일의 시즌이 끝날 때까지

농장이 가까운 곳의

캠핑장에서 살게 되죠.

 

농장에서 숙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그것이 캠핑장에서 사는 것보다

별로 싸지 않은지,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농장 근처 캠핑장에서

살면서 돈을 절약합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090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373-광고와는 너무 다른 크롬웰 난민촌 캠핑장

저희는 새로운 도시에 들어갈 때 항상 캠핑장 광고를 참고해서 숙소를 정합니다. 그러니 광고를 보고 별로 맘에 안 드는 곳은 안 간다는 얘기인거죠! 저희가 참고하는 AA숙소 안내책자는.. 뉴질

jinny1970.tistory.com

 

 

일을 찾아왔던 젊은이들은 과일의

시즌이 끝나면 그곳을 떠나니

캠핑장은 다시 일반 관광객만 받는

조용한 캠핑장으로 돌아가지만,

과일의 시즌과는 상관없이

캠핑장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캠핑장에 사는 사람들은 뉴질랜드의

서민중에서도 최하층 서민들.

 

집을 얻으려고 해도 보증금이며

여러가지 조건들이 따라오는데,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서

제대로 된 집을 얻지는 못하니,

돈만 주면 캠핑카를 놓을 공간이나

작은 방인 캐빈을 제공하는 캠핑장을

집 삼아 사는 사람들이죠.

 

캠핑장에 사는 사람들중에도

성실하게 일하면서 다시 집을 얻어서

정상적인 삶을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알코올이나 마약에 중독되어

더 이상 재기같은 건 꿈꾸지 않고

어제 같은 오늘이고, 오늘 같은 내일을

사는 사람들도 허다 하죠.

 

 

신고 받고 스프링크릭스 캠핑장에 출동한 경찰차 .

 

저희가 며칠 머물렀던

스프링크릭스 캠핑장에도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장기 체류를 하고 있었는데,

 

대부분은 과일 철에 농장을

찾아온 젊은이들이었지만,

그 중에 알코올 중독자도 있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라고 해도

조용하게 살면 문제가 없는데,

술이라는 것이 없는 문제도 만들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 허구헌 날 술 먹고

이런저런 행패를 부리는 걸

참다 못해서 결국 캠핑장에서 경찰을 불러서

그 알코올 중독자를 캠핑장에서

쫓아내는 걸 목격했었죠.

 

대도시의 캠핑장에는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자 같은 사람들이 꽤 살고있지만,

시골 마을이 조그만 캠핑장에는

좀처럼 드문 일인데, 지인이 하는

캠핑장의 캐빈에 살고있는

아저씨 한 분이 계셨습니다.

 

 

지인의 캠핑장에 있는 여러 개의 캐빈 .

 

작은 컨테이너 안에 침대와

냉장고 같은 약간의 가전제품을

넣어놓고 부르는 이름은 Cabin 캐빈.

 

여행중인데 캠핑카도 아니고,

텐트도 없는 사람들이 머무는 숙박지이죠.

 

보통 캐빈은 저렴하면 50불 정도에

하룻밤 머물 수 있는데,

캠핑장에서 장기간 머물게 되면

캐빈의 가격을 할인 받아 저렴하게

살수 있으니 집 없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월세 집이 되기도 하죠.

 

지인의 캠핑장의 작은 캐빈에

살고있는 아저씨 한 분.

70대 초반이라고 하는데,

나이보다는 훨씬 더 정정하십니다.

 

원래 살던 집은 캠핑장에서

차로 20분거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알코올 중독으로 (무슨 사고를 쳤으니)

교도소까지 다녀온 후로는

가족들하고 연락을 안하고

사신다는 아저씨는 아침부터 맥주 캔을

들고 사시는 알코올 중독자죠.

 

 

지인의 작은 캠핑장 풍경 .

 

캠핑장 주인인 지인에게 들은

아저씨에 대한 정보는..

 

-     알코올중독으로 교도소에 갔다온 후로

가족들하고도 연이 끊겨서 혼자 산다.

 

-     캠핑장에 뭔가 새로운 관광객이 오면

기어코 들여다 보고 말도 걸어야 직성이 풀린다.

 

-     캠핑장 사장님이랑 대판 싸운 후에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 않고는

밖에 나가서는 캠핑장 사장님 욕을

대차게 한다는 이상한 손님?

 

-     캠핑장 안의 시설이나 경영,

관리에 대해서 배 놔라 감 놔라

조금 과하다 싶게 조언을 한다.

 

지인의 캠핑장에 거의 3주 동안

머물면서 본의 아니게 아저씨를

관찰하게 됐는데,

아저씨의 삶은 참 바쁘셨습니다.

 

일단 캠핑장에 손님이 오면

아저씨가 먼저 달려가서 맞이합니다.

 

캠핑장 안에 어떤 시설이 있는지

자신이 직접 새로 온 관광객을

데리고 다니며 안내를 하시죠.

 

우리가 캠핑장 주인과 아는 사이라는 걸

알고는 우리에게 캠핑장 소개

해주겠다는 접근은 없었지만,

우리에게 안해도 되는

불을 꺼라”, “문을 닫고 다녀라.”하는

잔소리 등을 해 왔죠.

 

 

 

하필 아저씨의 캐빈이 우리 바로 앞이라

나는 매일 아저씨의 일과를 보게 됐는데..

 

어떤 날은 아주 이른 아침에,

어떤 날을 늦으막하게 하루를

시작하시는데, 일상은 매번 같습니다.

 

배낭을 메고는 바쁜 걸음으로

나가셨다가 저녁에 되면 누군가의

차를 타고 돌아오시는데,

매번 다른 차를 타고 귀가를 하셨죠.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마을 주변에서

배회하는 그를 보고 캠핑장에

데려다 준다고 생각해서

아저씨가 마을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날 일이 있어 시내를 나가는 길에

길목에서 엄지손가락을 들고

히치하이킹을 하시는

아저씨를 발견했습니다.

 

아저씨는 매일 배낭을 메고

길가에서 히치하이킹으로 외출을 하셨고,

집에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가까운 도시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차도에서 히치하이킹을 했을 테니

아저씨를 태운 사람들은 캠핑장까지

아저씨를 모셔다 드린 거죠.

 

70대 초반의 알코올 중독자,

가족들에게조차 버림을 받아

세상에 의지할 곳 없는 사람.

 

멘탈이 약한 사람이었다면

그냥 술에 절어서 하루하루

마지못해 삶을 살아갈 텐데..

 

아저씨는 당신 나름의 건강한

삶을 사시고 계셨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나갔다가

늦은 오후나 저녁에 배낭 한가득

뭔가를 가득 담아서 귀가를 하시고,

당신의 식사는 당신이 직접 요리를 해서 드시고,

캠핑장에 사람들이 있으면 그

사람이 반기던 말던 일단 가서

말을 걸어 당신의 시간을 보내시죠.

 

 

아저씨가 매일 사진을 찍으신다는 강변 풍경 .

 

! 매일 아침과 저녁에는

캠핑장 앞의 강가 풍경을 사진 찍어

당신의 페이스북에 매일 업로드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었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 유심히 보니

아저씨는 정말 매일 정해진 시간에

강변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셨다

오시는 걸 볼 수 있었죠.

 

술에 취한듯한 아저씨가

관광객에게 말을 걸면

곤욕스러워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놓고 싫은 티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아저씨는 당신이 원하는 만큼

사람들(대부분은 이곳에서 1박을 하는 관광객)

시간을 보내다가 당신의 캐빈으로

돌아가시곤 하셨죠.

 

남들이 어떤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거나 말거나,

매일 규칙적으로 외출을 하고,

저녁이 되면 귀가를 해서 시간을 보내다가

하루를 마감하시죠.

 

어떻게 보면 여러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고 사시는 분이신데,

나는 이 분의 삶이 긍정적으로 보였습니다.

 

70대 초반이면 안 아픈 곳이 없어

걷지도 못해서 집안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저씨는 두 다리 건강해 걸을 수 있으니

매일 나가서 하루를 보내시고

(하루 종일 활동을 했으니)

저녁이면 꿀잠을 잘 수 있는 삶.

 

 

 

70대 초반의 알코올 중독자가

가족에게 버림받고,

의지할 때도 없는 당신의 상황에

절망해서 우울하게 더 술에 의지해서

살아 갈수도 있을 텐데..

 

나는 아저씨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했습니다.

 

남들의 눈에 비쳐지는 나의 삶이

얼마나 한심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나의 삶이니

숨쉬고, 걸고,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일상을 이어가는 아저씨의 삶이

남에게 민폐는 끼칠지언정

나는 참 건강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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