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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부모님께 폭풍칭찬을 받는 음식, 노란카레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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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휴가를 가기전에 써 놓은 글 임을 알려드립니다.)

 

2~3주간 휴가를 갈 예정이었던지라..

집안에 있는 과일/야채들은 다 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약간 남은 야채나 과일은 여행갈 때 싸가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1kg넘게 남은 감자를 다 싸가지고 갈수는 없는지라 요리를 했습니다.

요리라고 할 수 없는 음식이기는 하지만 말이죠.

 

감자 1kg로 뭘 할까 생각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집에 당근, 양파도 있겠다 메뉴는 쉽게 결정 했습니다.

 

한국에서 올 때 사온 1kg짜리 업소용 노란 오뚜기 카레(가루)도 있었거든요.

카레에 넣을 고기는 “칠면조 가슴살”로 결정.

 

감자 1kg에 당근도 그만큼 거기에 넣고, 넉넉하게 양파도 넣고.

마지막으로 칠면조 가슴살 1kg까지 추가하고 나니..

 

나의 카레요리는 20인분으로 태어났습니다.

요리할 때 보면 저는 역시 맏며느리감입니다.^^;

 

카레는 큰 냄비와 들통 두 군데에 나눠서 했습니다.

 

 

 

이번 카레는 요리의 마지막에 조금 신경을 썼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이 "사과를 갈아넣으면 맛있다"해주신것도 기억이 났고,

우리집 마당에 고추들도 넉넉한지라..

 

마지막쯤에 사과랑 겁나게 매운 고추도 함께 갈아 넣었죠.

시어머니가 만들어서 갖다 주신 (마늘냄새 겁나게 나는) 바질페스토 투하!

 

사실 바질 페스토는 빨리 처리하고자 하는 마음에 넣었습니다.

 

바질 페스토는 원래 파스타에 비벼먹는 용도인데,

토마토 샐러드에 넣어먹어도 바질향이 살짝 나는 것이 괜찮은 조화죠.

 

시어머니가 만드신 것은 마늘을 넉넉하게 넣으신 것인지..

시중 파는 바질 페스토보다 마늘향이 굉장히 심하게 진동합니다.^^;

 

그래서 먹고나면 입을 다물어야지 안그랬다간 온집안에 마늘향이 진동합니다.

생마늘을 갈아넣은지라 그 향이 아주 강합니다.^^;

 

사과에 고추까지 갈아 넣어서 그런지 카레는 매콤했습니다.

처음에 그냥 카레만 먹을 때는 매콤했었는데, 밥이랑 같이 먹으니 내 입맛에 딱~

 

첫 번째 냄비의 국물이 자작한 카레는 만든 직후 점심으로 먹고,

나머지는 1리터짜리 통에 3개나 채워서 냉동실로 쏙~

 

 

 

두 번째 카레는 들통에 했는데 어쩌다 보니 물을 너무 많이 부어서 흥건.

 

처음부터 두 군데로 나눠했던지라 첫 번째랑은 조금 다른 맛의 카레입니다만,

여기에도 사과와 고추를 갈아 넣은지라, 첫 번째와 같이 매콤합니다.

 

이날 시부모님이 산으로 버섯을 따러 가셨었습니다.

새벽 6시경에 출발하셔서는 하루를 산에서 보내시고 오후 5시경에 돌아오셨죠.

 

하루 종일 산에서 보내시고 돌아오신 시부모님이 출출하실 것 같아서 오시는 걸 확인하고는, 낼름 국물이 넉넉한 카레를 한 냄비 퍼서 시어머니 주방으로 달려갔습니다.

 

“엄마, 배고프시죠? 하루 종일 땀을 흘리셨을 테니 빨리 따뜻한 스프 좀 드세요.”

“그래? 안 그래도 따뜻한 걸 만들어서 먹으려고 했는데..”

“잘 됐네요. 빨리 오셔서 앉으세요.”

 

시부모님을 얼른 의자에 앉으시라 권해 드리고는..

스프 접시에 얼른 카레를 담았습니다.

 

그리고는 두 분이 드시는 걸 지켜봤습니다.

 

시아버지는 매운걸 잘 드시는지라 드실 거라 생각했지만,

엄마는 너무 매운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에 말이죠.

 

다행히 두 분 다 입맛에 맞아하시는 거 같아서 드시는걸 보고는 나왔습니다.

냄비에 1인분 정도 남은 것도 다 드시라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저는 시부모님의 음식이 맛있었다는 폭풍 칭찬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없는 일이었는디..

(이것이 실화인지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456

 

내가 한 요리에 아무말씀 안 하시는 시부모님

 

시어머니도 오셔서 “맛이 있었다” 하시고,

"네 아버지도 아주 맛있게 먹더라.“ 고 전해 주시고!

 

산에 다녀오신지라, 두 분 다 배가 많이 고프셨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평소에는 안 하시던 음식 칭찬을 그렇게 하신 거겠지요.^^

 

저녁에 퇴근한 남편도 저녁으로 마눌이 넉넉하게 만든 카레(스프) 밥상을 받았습니다.

 

언제나처럼 맛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한 접시 더 먹은걸 봐서는 맛이 있었나봅니다.

 

이번에 만든 카레는 저도 맛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사과와 고추를 갈아 넣은 것이 "대박“ 였던거 같습니다.

 

내가 해도 맛없는 경우도 꽤 있는데..

 

이번에는 내 입맛에도 정말 맛있는 카레였고,

또 시부모님의 폭풍 칭찬까지 들은지라 기분 좋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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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2

  • 테리우스 2018.10.04 16:23

    나도 종종 카레를 하는데요
    요새는 카레가 다양하고 고급진게 많더라구요
    그런데 단순한,그 노란카레가 생각이 날때가 있어요
    냉동실에 붉은고추도 있고 제철이라 사과도 과일칸 가득하니 오늘 저녁으로 지니님 레시피처럼 노랗고 맵고 달콤한 카례를 준비해서 흰밥에 얹어 내야겠어요
    시부모님의 변화를 이끌어낸 지니님의 카레는 정말 힘있는 음식 이었네요^^~
    답글

    • 그러게요. 남편은 마눌이 만드는 카레는 인스턴트가루로 만든다고 인스턴트라고 하는데.. 그래도 두대접을 먹어치운것을 봐서는..역시 인스턴트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 Germany89 2018.10.04 22:32

    역시 남은 야채랑 고기 처리하는데는 카레가 최고죠^^
    손크신 지니님도 참 대단하시지만 거기다가 칭찬까지 들으셨다니 제가 다 기뻐서ㅎㅎ
    답글

    • 처음에는 그렇게 많이 할 생각이 아니었는데, 부재료가 추가되면 뻥튀기처럼....^^;

      뭔가를 할때는 주변에 나눠줄수 있는 한국사람들이 살았음 좋겠다 싶습니다. 카레는 1리터짜리 통에 다섯개정도 얼려서는 매일매일 카레만 먹었습니다.^^;

  • 호호맘 2018.10.05 14:35

    산과들판을 하루종일 헤메이다 받아든 따뜻한 카레 한 접시에서
    며느리의 잔정을 느꼈으리라 생각됩니다
    문화가 다르고 정서가 달라도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지 않을까요
    지니님 지난글 쭉 읽어보면 속정이 참 많은 분 같아요
    남편분 먼땅에서 마누라 정말 잘 찾았네요^^


    답글

  • 2018.10.06 14:4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봄비 2018.10.08 17:52

    어제 우연히 지니님 블로그를 읽게 되었고,저녁엔 꼭 책을 읽는데,어젠 책대신 님의 글들을 읽었네요.아주 잼나게 잘 읽었어요.저도 독일에서 산지 20년이라 공감되는 부분도 많더라구요.ㅎㅎ우리애들이 카레를 무척 좋아해서,울집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요리네요.칠면조 가슴살이나 Geflügelwurst를 넣기도 하는데,애들은 후자가 더 맛나다고.ㅋㅋ참,콜라비 깍두기 담으실때,무처럼 절여서 하시나요?전 매번 생채무침만 해서 먹거든요.
    답글

    • 반갑습니다.^^ 네. 콜라비 깍뚜기 담을때 무처럼 소금에 절였다가 담는데, 콜라비 자체가 무보다 맛이 있는지라 맛은 탁월합니다. 단, 콜라비는 무보다 더 빨리 물러지는거 같더라구요. 그래서 빨리 먹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