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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하는 백만 원짜리 도박

by 프라우지니 2018.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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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장난감치고는 쪼매 많이 비싼 드론을 샀습니다.

 

사놓고 꽤 오랜 시간 잘 모셔둔지라 마눌의 구박 아닌 구박도 받았었죠.

 

어떤 드론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398

남편이 사놓은 비싼 장난감

 

스마트폰이 없어서 그런가? 했었던 시간도 있었지만.

회사에서 업무용 스마트폰을 받은 후로는 그것도 아닌 거 같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에 남편은 드론에 있는 초보(전자동)모드로 드론을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초보여서 이륙과 착륙은 자동모드로 하고, 공중에 올려놓고 사진을 찍었죠.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니 남편이 엉뚱한 연습을 합니다.

 

착륙하는 드론을 손바닥으로 받습니다.

 

드론의 프로펠러에 손가락이 날아갈까 무서운지..

두꺼운 겨울장갑을 끼고 연습을 했었죠.

 

집에서도 연습을 하고, 보트를 타고 나와서도 연습을 하고!

 

“드론이 매냐? 손으로 받게?”

“....”

“왜 손으로 받는 연습을 하는데?”

“호수에서 날리면 손으로 받으려고?”

“그러다 놓치면?”

“.....”

“그럼 드론은 사라지는 거야.”

“...”

 

 

 

그리고 부부는 할슈타트 호수로 놀러갔습니다.

 

할슈타트 마을까지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마을을 훅~ 지나 호수는 자주 갑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드론은 꼭 가지고 다니는 남편.

 

무겁게 들고, 메고 다니는 드론이지만 매번 사진을 찍지는 않았었는데..

이날은 드론이 보트에 실렸습니다.

 

남편이 오래 연습한 (드론 손으로 받기) 실전의 날 인거죠.^^

 

 

 

할슈타트 호수에 들어와서 뒷배경으로 마을을 넣고,

남편이 드론을 날려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드론을 동서남북으로 돌려가면서 파노라마 사진도 찍어대다보니..

드론의 배터리가 다 되어 간다는 안내방송.

 

호수에서 처음 날렸는데, 드론이 말을 안 듣습니다.

카메라도 멋대로 돌아가고, 오라고 부르는데도 안 오고 자꾸 딴 곳으로 가고..

 

결국 우리가 드론이 가는대로 따라가는 상황.

 

남편은 드론을 쳐다보며 조종대만 쳐다보고,

마눌은 남편이 가라는 대로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드론이 물에 빠지게 되면 건질 수는 있을지,

물에 빠져서 안으로 꼬르륵 하면 영원히 못 보게 되는데..

 

남편은 뒤에서 계속해서 “빌어먹을”을 연발 합니다.^^;

 

이때 마눌 말도 못하고 쫄아서 열심히 노만 저었습니다.

 

열심히 드론을 따라가서 드론이 보트에 가까이 왔을 때..

남편이 손으로 얼른 잡아 챘습니다.

 

드론을 잡자마자 군소리 못하고 있던 마눌의 잔소리 폭격!

 

“인간아, 내가 뭐라고 했어. 호수에서 날리지 말라고 했지. 그나마 잡았으니 다행이지 못 잡았음 드론가격 다 날리는 거 아니야. 왜 마눌 말을 안 들어?”

“....”

“앞으로 애타는 일은 만들지 말자.”

“근디..왜 드론이 조종하는 대로 안가고 자기 마음대로 갔지?”

“햇볕이 강해서 호수가 거울현상이 있는지라 컨트롤이 안된 거 아니야?”

“모르겠어.”

“앞으로 호수에서 드론은 날리지 말자!”

“....”

 

그렇게 호수에서 드론을 잃어버릴 뻔 했던 순간은 잘 지나갔습니다.

 

 

 

이번은 호수가 아닌 강.

 

물 위에서 드론을 잃어버릴 뻔 했으니 더 이상 안 날릴 줄 알았는데..

 

마눌의 충고 따위는 잊은 것인지...

남편은 또 드론을 띄웠습니다.

 

저녁7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지만 유럽의 여름은 여전히 뜨겁고.

해도 쨍쨍한지라 강은 거울처럼 모든 것을 반사시킵니다.

 

드론을 띄워서 동서남북 풍경을 찍고, 우리부부의 사진을 찍은 것 까지는 좋았습니다.

 

하늘위에 떠 있는 드론의 배터리가 다 되어간다는 안내방송.

이제는 드론을 내려야 하는 시간인거죠.

 

드론을 착륙시키는데 이번에도 드론이 또 말을 안 듣습니다.

마눌은 또 드론을 따라 이리로, 저리로!

 

드론이 드디어 우리 보트까지 왔고,

마눌 뒤에 앉은 남편이 드론을 잡으려고 하는 상황이니..

 

드론은 마눌의 머리위에서 프로펠러를 힘차게 날려댑니다.

 

이때 마눌 완전히 쫄아서 “쑤구리” 자세로 있었습니다.

드론 프로펠러 때문에 머리에 구멍이 생길까봐서 말이죠.^^;

 

남편이 잡으려고 시도를 했지만 잡지 못하고..

또다시 드론을 따라서 이리로 저리로..

 

더 시간을 지체하면 배터리가 다 된 드론이 강으로 빠질 것 같아서..

마눌의 손 닿을 곳까지 온 드론의 몸체를 마눌이 겁 없이 잡았습니다.

 

사람이 손으로 잡았는데도 드론은 힘차게 다시 날아 오르려고 기를 쓰는지라,

마눌도 힘을 줘서 드론을 잡고 있어야 했습니다.

 

드론을 따리 이리저리 따라다닐 때 내 뒤에서 들리던 남편의 음성.

 

“빌어먹을, 빌어먹을..”

 

드론을 구한 마눌이 이번에도 한마디 했습니다.

 

"내가 물위에서 드론을 띄우지 말라고 했지. 왜 말을 안 들어?“

 

얼마나 좋은 풍경사진을 찍고 싶어서 남편은 매번 이런 도박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한 번에 백만 원이 날아가면 남편 성격상 두고두고 곱씹을 텐데..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번 시도하는 남편이 신기합니다.

 

그렇다고 마눌이 매번 구해낼수는 없을 텐데...^^;

 

 

 

할슈타트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자전거 투어중 드론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드론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람이 찍는 위치보다 조금 더 높게 찍는 것 정도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땅 위에서 날리는 건 안전하죠.

 

컨트롤이 안 된다고 해도 충격을 덜 받을만한 잔디밭이나 수풀속 에 착륙하면 되고,

약간 고장이 난 경우는 서비스를 받으면 되니 말이죠.

 

 

 

땅위에서 호수 위로 날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호수위로 띄웠다가 다시 땅위로 불러들이면 착륙할 때 문제도 없는데..

 

아! 잠시 사진 설명을 드리자면..

 

할슈타트 호수의 마을을 지나 3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호수변의 해변으로,

“무료 주차”도 가능하고, 개도 입장이 가능한 “개 해변”입니다.

 

우리가 할슈타트 호수에 가면 항상 이곳에 주차를 하고,

우리 배를 띄우는 장소이기도 하죠.

 

자세히 보시면 해변에 앉아있는 저희 부부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남편이 두 번째로 드론을 잃어버릴 뻔 하다가 마눌이 구한 날.

집에 온 마눌이 한마디 날렸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봐, 물위에서 드론을 띄우면 컨트롤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지..”

 

남편이 찾아보기는 한거 같은데 해답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눌 말대로 물에 반사가 돼서 조종이 안 된 것인지,

아님 드론 자체에 결함이 있는 것인지..

 

두 번 잃어버릴 뻔했지만, 두 번 다 찾았으니 남편은 세 번째 모험을 하지 싶습니다.

 

호수에서도, 강에서도 건져봤으니..

다음번은 바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편이 하는 도박에서 행운의 여신은 언제까지 남편의 손을 들어줄지 마눌은 궁금합니다.

 

모르죠, 앞으로도 남편의 드론을 마눌이 잡아만 준다면..

남편에게는 행운의 여신은 멀지 않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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