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계절의 널뛰기가 심했습니다.

여름인데 겨울을 느끼기도 했고, 가을인줄 알았는데, 여름을 느끼기도 했죠.

 

아침, 저녁 출퇴근할때는 계절과는 상관없이 겨울복장으로 다니고 있지만..

 

사실 지금은 가을입니다.

가을은 아침, 저녁 다른 모습으로 저에게 다가오죠.

 

 

 

가을이 왔음을 아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저녁하늘이 아름다워집니다.

 

요양원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저녁 7시쯤.

 

여름에는 저녁 10시쯤에야 어두고 지고는 했었는데..

날이 짧아지면서 저렇게 멋진 석양을 퇴근길에 볼 수 있습니다.

 

전차 옆길로 사진을 찍은 것을 봐서는..

퇴근길에 슈퍼마켓중 한곳으로 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석양이 평소의 석양보다 더 예쁜지라 자전거를 잠시 세웠던 모양이구요.

가을쯤에나 볼 수 있는 그런 붉은 석양인지라 그냥 눈으로만 보기에는 아쉬웠던 거죠.

 

 

 

이곳의 가을 아침은 항상 안개로 시작합니다.

안개가 너무 짙어서 비처럼 내립니다.

 

이런 날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저절로 나오는 노래도 있죠.

 

“안개비가 하얗게 내리는 날~

그대 사는 작은 성으로 나를 이끌던 날부터~~”

 

이런 노래도 있었지만, 사실 “안개비”가 어떤 것인지는 잘 몰랐었는데..

린츠에 와서 살면서 이곳의 날씨 덕에 알게 된 “안개비”입니다.

 

비처럼 내리지만 그렇다고 비라고 하면 표현이 너무 커져버리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 안개비입니다.

 

아침에 안개비를 맞아가면서 출근하는 길에 가을을 느낍니다.

 

추워져서 눈이 내리기 전까지는 이런 안개비를 종종 맞으며 가을을 즐깁니다.

 

 

 

 

파프리카는 맘대로 따다 먹으라고 하시지 않으셨던지라 주시는 것만 받아먹었었는데..

고추는 “따라 먹어라~”하신지라 빨간 것만 골라서 따왔습니다.

 

시아버지는 이미 파프리카도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놓으셨고,

고추도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놓으셨다고 합니다.

 

안 매운 파프리카 가루와 매운 고춧가루를 섞어서 얼추 매운맛을 조정하신다고 합니다.

매운 것을 잘 드시기는 하지만, 사실 심하게 맵기만 한 것은 이곳 음식에 안 맞거든요.

 

심하게 매운 고추는 드시는데 한계가 있고, 고춧가루도 어느 정도 만들어 놓으셨으니..

더 이상은 필요가 없으신 모양입니다.

마당에는 아직 풋고추도 주렁주렁에 빨간 고추도 주렁주렁인데 말이죠.

 

마당에 토마토 모종들을 다 정리 하시는 중이신지라,

조만간 고추랑 파프리카 모종들도 다 정리가 되지 싶은 마음에 고추를 챙겼습니다.

 

모종 하나에 얼마나 고추들이 많이 달렸는지, 빨간 것만 골라서 스무 개도 넘게 땄는데..

아직도 꽤 많은 빨간 고추가 달려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다 따오고 싶었지만, 내가 말릴 수 있는 장소의 한계가 있는지라,

대충 마른 다음에 다음 것을 따오려고 적당히 따왔습니다.

 

 

 

고추를 씻어서 가위로 반 갈라서 창가에 널어놓으니..

우리 집 창가에도 가을의 풍경입니다.

 

매운 고추인지라 주방에 매캐한 냄새는 나지만 말이죠.

 

예전에 살던 그라츠는 가을이 참 많이 바빴습니다.

그라츠의 가을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74

풍성한 가을! 행복한 가을! 그라츠의 가을.

 

동네를 다니며, 호두도 줍고, 밤도 줍고..

 

밤은 심하게 많아서 구워먹고, 나눠주고, 껍질을 까서 말리느라

온 집안을 밤 천지로 만들기도 했었는데..

 

지금도 밤을 맘대로 주우러 갈 수 있는 그라츠의 가을이 그립지만.. 마당에서 난 유기농 고추를 창가에 말리면서 느끼는 이곳의 가을도 나쁘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 아주 짧은 순간 우리에게 머물고 가는 가을을..

올해는 고추를 말리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추워서 마당의 허브들이 다 얼기 전에 종류대로 따다가 창가에 같이 말려야겠습니다.

주방에 고추 향과 허브향이 다양하게 어우러질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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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1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