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면서 유일한 친구인 남편은 마눌의 모든 것을 다 아는 1인입니다.

유난히 진상 동료가 많은 요양원에서의 일들도 남편은 다 압니다.

 

가끔은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냥 내가 참고 마는 거죠.

 

남편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요양원내의 (여러 가지) 일들.

 

외국인인 마눌의 (웃기는) 발음을 흉내 내는 직원들도 있고..

이 지역 사투리로 대화를 하면 마눌이 전혀 못 알아듣는 것도 알고 있고..

 

아! 이런 일도 있었네요.

목욕 담당이라 할매를 씻겨드리는데 할매의 발등이 심하게 벗겨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매일 신고 다니시던 신발 때문인듯 했지만 이유를 여쭤보니..

발이 까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덩치 큰 남자직원이 와서 내 발등을 마구 밟아대는데 내가 죽도록 아파.”

 

할매의 말이 너무 터무니없지만 일단 물어야 하는 거죠.

 

“그럼 호출 벨을 눌러서 알리지 그러셨어요.”

“그럼, 다음에는 더 혹독한 고문을 할 거 아니야. 내가 참고 말아야지.”

 

치매어르신들과는 이런 진실인지 아님 허구인지 모를 이런 대화들을 자주 합니다.

 

할매의 발이 심하게 까진 상태라 일단 간호사한테 보여야 했죠.

간호사한테 할매가 하신 말씀을 짤막하게 전달했었습니다.

 

간호사가 목욕실에 들어와서는 (나는 잘 못 알아듣는)

이 지방 사투리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말하는 것은 내가 한 내용이니 알겠는데, 단어나 이런 건 생소해서 잘 모릅니다.

 

간호사가 사투리로 말을 하고 있는데 할매가 나를 보더니 하시는 말씀.

 

“지금 이 사람이 뭐라는 거야? 난 못 알아듣겠는데???”

 

이 시점에서 간호사가 마구 웃었습니다.

외국인 직원(나)과는 대화가 되는 할매가 자기 말(사투리)를 못 알아들으신다니...

 

그리곤 할매가 외국인인 나한테 자기(원어민) 말을 못 알아듣겠다고 하시니..

마이 당황한 거죠.^^;

 

사실 할매는 이지역이 아닌 그라츠(슈타이어막) 분이십니다.

그러니 린츠 지역의 사투리는 잘 못 알아들으신 거죠.

 

오스트리아도 지역마다 사투리가 존재합니다.

 

잘츠부르크 쪽 사투리도 알아듣기 힘들고,

젤 으뜸은 이탈리아 가까운 티롤쪽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 방언쯤 되는 모양입니다.

 

자~ 삼천포가 가는 길을 다시 돌려서...

 

마눌이 요양원에 근무하면서도 (딸리는) 독일어 때문에 가끔 불이익을 당하는거 같기도 하고, 집에서 하는 남편과 하는 대화도 문법이 뒤죽박죽.

 

요양원에서 사투리를 배워서 그런지 발음도 그렇고.

이래저래 못 마땅한 것이 많아보였습니다.

 

요즘 시시때때로 “독일어 학원”을 알아보라고 했었습니다.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정도 수업하는 수준으로 말이죠.

 

사실 독일어 문법은 손을 놓은 지 엄청 오래된지라 할 때가 되기는 했었지만.

학원까지 다니기는 귀찮은지라 남편을 살짝 꼬셔봤습니다.

 

“그냥 집에서 공부하면 안 될까?

당신이 공부할 부분 프린트해주면 낮에 내가하면 되잖아.”

“안돼, 학원가서 배워!”

 

남편은 근무가 없는 날은 마눌이 하루 종일 집안에만 짱 박혀있는 것이 싫었나봅니다.

마눌이 어디를 쏘다니고, 바쁘게 지내는 것이 보기 좋은 것인지..

 

전에도 남편이 원해서 독일어 학원을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일이 궁금하신 분은 여기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262

남편이 원하는 일, 독일어공부,

 

문제는 내 수준에 못 비치는 레벨이었던지라 도움은 하나도 안됐죠.^^;

 

 

 

마눌이 안 알아보니 남편이 직접 알아본 독일어 학원 시간표를 내밉니다.

 

“여기 가서 레벨테스트 받고, 요양원에 학원가는 날도 알려줘.”

 

시내에 가기 싫은 마눌이 내민 비장의 무기 한마디.

 

“차비 안 주면 안가~”

 

사실 가기 싫었습니다.

갈 의지가 있음 자전거타고도 갈수 있는 곳인데 가기 싫으니 차비 타령을 했습니다.

 

마눌이 돈 달라고 하면 시내에 가란소리를 안할 줄 알았는데..

남편은 지갑에 있는 잔돈까지 다 내놓습니다.

 

마눌을 기필코 보내겠다는 마음인거죠.^^;

 

 

 

남편이 시간표까지 뽑고, 차비까지 주니..

이제는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거죠.^^;

 

독일어 강의가 있는 Volkshochschule (시민대학)에 가서 레벨테스트를 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독일어 실력은 대충 B2정도.

 

전에 독일어 학원은 B1~B2 까지 다녔었고, 그동안 살아온 세월도 감안했습니다.

 

레벨테스트를 위해서 받아든 시험지는 전에 카리타스 학교 입학시험을 봤던 그 문법입니다.

B1 수준이죠. 이걸 다 맞으면 B2 를 공부할 실력이 되는 거죠.

 

전에 몇 번 봤던 시험지인데, 간만에 보니 아리송한 문제들이 몇 개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은 대충 하나 찍어서 답안을 작성했는데, 그 찍은 답이 다 틀렸습니다.^^;

 

50개 문제 중 40개는 맞아야 B2 수업을 받을 수 있는데, 난 40개보다 한두 개 부족합니다.

조금 딸리는 문법은 혼자 “공부해서 따라잡기”로 하면 가능한 일이니 OK.

 

수업은 매주 월/목에 저녁 6시30분에 있다고 합니다.

저는 수업이 있는 날은 꼼짝없이 린츠에 나와야 합니다. ^^

 

 

 

준비성 철저한 남편이 마눌에게 시킨 일들을 하나하나 해야 합니다.

 

1. 독일어 레벨 테스트

2. 요양원에 수업이 있는 날을 알린다.

 

1번은 했으니, 2번 일을 해야합니다.

 

남편이 요양원에 갖다 주라고 이미 뽑아놓은 강의 시간표를 가지고 요양원에 갔습니다.

우리병동의 대장과 약간의 대화가 필요했거든요.

 

대장에게 나의 편의를 부탁하러 갔습니다.

 

내 수업은 저녁이지만, 이 날 근무를 하면 안 됩니다. 제일 빠른 퇴근이 저녁 6시인데, 옷 갈아입고 트라운에서 시내까지 30분에 가는 것이 힘드니..

 

가능한 이 날은 근무를 하면 안 됩니다.

내 편의를 위한 부탁인데, 사실은 거의 “통보”에 가까운 대화였습니다.

 

“나 이번 달부터 독일어 수업 들어가.

 

10월은 다행이 월/목 근무가 없어서 괜찮은데, 11월~1월까지는 여기 적힌 날 수업이 들어가니 이날은 근무를 잡지마. 만약에 직원이 없음 오전 근무 정도는 괜찮아.“

 

정말 이렇게 말했냐구요?

네, ‘부탁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정말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다고 무례했다고 했던 건 아니구요.

우리병동의 대장과는 친구 같은 편한 관계거든요.

 

우리 병동의 대장은 무슨 일(휴가등) 이던 미리 미리 알려주고, 직원이 딸리는 날에는 전화 한 통이면 근무하러 달려오는 저를 아주 예뼈 해 준답니다.^^ (내 생각에^^)

 

그렇게 남편이 하라는 1번과 2번 일을 해치웠습니다.

 

 

 

평소 마눌이 원해서 다니는 독일어 학원 같으면,

남편이 수강료 50%만 지원해줘도 마눌이 좋아죽는데..

 

이번에는 남편이 혼자서 진행하는 “마눌 독일어 학원 보내기”프로젝트인지라.. 마눌은 학원비도 손 놓아 버렸습니다.

 

이쯤 되면 마눌이 독일어 공부하기 싫어 미치겠는데,

남편이 등 떠밀어서 한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건 아니구요.

 

마눌이 이곳에서 사는 동안, 독일어 공부를 항상 필요합니다.

단지, 이제는 굳이 독일어 학원까지 가지 않아도 되지 않나? 하는 거죠.

 

사실 공부할 마음만 있음 집에도 넘치는 것이 공부할 재료거든요.

 

그렇게 저는 남편이 100% 지원 해 주는 비싼(?) 독일어 학원을 다니게 됐습니다.

 

사실 전에 그라츠에서 살 때 한번 VHS(시민대학) 독일어 강의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90분 수업인데 강사가 너무 준비를 안 해 오는지라 실망스러운 수업이었죠.

 

이번에는 남편이 수강료에 교통비까지 100% 지원을 받게 됐으니..

망가진 내 문법을 다잡는데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조금 더 고급스러운 문법을 구사하는 마눌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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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1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