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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얼떨결에 해 치운 김치

by 프라우지니 2018.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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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이곳의 신문에서 흥미 있는 기사를 읽었더랬습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데 식비는 한 달에 150유로로 가능하다는..

 

유럽에 난민으로 입성한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것이 꽤 있습니다.

무료 숙박에 무료 의료보험 거기에 핸드폰(공과금 포함)과 식비.

 

신문에 글을 쓴 여성의 주장은 난민(신청을 한 사람)에게 1인당 한 달에 식비가 450유로 정도 주어진다면서 (술, 담배나 마약 등을 안하고) 알뜰하게 살면 한 달에 150유로로 사는 것이 가능하며, 난민들은 나머지 돈들은 그들이 본국(아프리카)로 보낸다고 했습니다.

아프리카는 한 달 식비 10유로로 살 수 있는 가난한 나라들이 대부분인지라,

150유로를 뺀 나머지로 나머지 식구들이 잘 먹고 잘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주장하는 말이 어느 정도 타당성은 있었습니다.

알뜰하게 살면 한 달에 150유로까지 안 들어도 살 수 있으니 말이죠.

 

저렴한 쌀은 1kg에 1유로(1300원) 이하로 구입이 가능하고,

그 외 제철과일이나 야채도 세일할 때 사면 반값에 살 수 있고,

밀가루도 세일에 들어가면 1kg당 30센트 이하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유럽 물가가 그만큼 저렴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관광 온 사람들은 절대 못 느끼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만 아는 이야기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슈퍼에 나오는 저렴한 제철 과일을 사먹는 재미도 쏠쏠하죠.

 

겨울이 되면 날씨가 추운 것은 싫지만..

제철인 오렌지, 귤들은 1kg에 1유로정도에 구입이 가능하고,

 

가을이 되면 우리나라의 대봉시만한 단감도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합니다.

 

가을이 들어서면서 슬슬 가을 야채나 과일의 가격이 내려갈 때가 됐는데 싶을 무렵.

신문에 실린 슈퍼마켓 세일광고가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kg당 99센트 하던 배추가 40% 할인해서 kg당 59센트.

 

이렇게 한 슈퍼에서 할인이 시작되면 다른 슈퍼에도 바로 할인을 하는데..

 

50%가 아닌 40%여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집 지하실에 자고 있는 김치가 없는지라 김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김치를 담아서 지하실에 넣어놨다가 매번 신 김치로 다 먹어치우기는 하지만,

그래도 없으면 섭섭한 것이 김치이니 말이죠.

 

 

 

배추는 너무 크지 않고, 맛있어 보이는 것만 골라서 왔습니다.

 

이곳의 슈퍼에서 판매하는 배추를 이곳 사람들이 먹는 방법은..

잘게 썰어서 배추 샐러드로 먹습니다.

 

칼국수 면발처럼 썰어서 소금, 후추에 오일, 식초를 뿌리면 완성되는 간단한 샐러드죠.

배추에 물이 많아서 배추샐러드의 절반이 물이기는 하지만 나름 먹을 만한 음식입니다.

 

우리 요양원의 식사메뉴에 배추 샐러드가 자주 나오는데 생각보다는 맛이 있습니다.^^

 

조금 많아 보이기는 하는데, 일단 맛있어 보이는 배추만 다 챙기고 보니 4kg.

2유로가 약간 넘는 아주 저렴한 배추 값입니다.^^

 

우리 집은 대량의 음식을 할 만한 대야(다라이?) 종류는 없습니다.^^;

 

배추를 썰어 소금에 절여서는 냄비나 들통에 담아 뚜껑을 닫아서 절구고..

 

 

 

양념은 아주 간단하게 만들죠.

 

소형믹서에 사과하나, 양파 2개 썰어놓고, 마늘, 생강도 넣고..

거기에 젓갈을 넣어서 갈면 기본양념 끝.

여기에 고춧가루만 넣으면 김치 양념 끝입니다.

 

김치가 조금 싱거운 것 같으면 젓갈을 조금 더 투하.

따로 설탕이나 이런 건 넣지 않습니다.

 

양념은 항상 내 맘이 내키는 대로 넣는 수량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지라 김치 맛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신 김치의 맛은 매번 비슷하죠.ㅋㅋㅋ

 

 

 

이번 김치는 마당에서 나는 초록 초록한 것들을 투하했습니다.

 

한 줌 정도 자란 부추랑, 파슬리에 샐러리 잎까지 뜯어왔죠.^^

샐러리는 (보통은 뿌리를 먹지만) 샐러리 잎도 향긋한 것이 음식에 넣으면 맛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샐러리는 원래 줄기를 먹는 것이 아니냐구요?

 

줄기를 먹는 샐러리가 있고, 당근/감자처럼 뿌리를 먹는 샐러리도 있습니다.

복수박(보다는 조금 더 작지만)만한 뿌리를 뽑아서 삶은 후 요리를 하죠.

 

우리집 마당에 자라는건 뿌리를 먹는 샐러리입니다.

 

배추 4kg은 아주 넉넉한 양의 김치로 탄생했습니다.

 

커다란 유리병에 2개 채우고, 더 이상 큰 유리병이 없는지라..

나머지는 플라스틱 통에 담아야 했죠.

 

새 김치는 샐러드처럼 드시라고 시아빠께도 작은 유리병으로 하나 전달하고.

나머지도 지하실에 들어갈 준비를 완료했는데..

 

 

 

새 김치를 맛 보다보니 짭짤해서 그런 것인지 갑자기 밥이 땡깁니다.

그래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누룽지가 약간 포함된 밥을 꺼내서 끓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누룽지탕에 새로 한 김치를 한 대접이나 먹어치웠습니다.

 

원래 김치를 해도 잘 안 먹어서 시어꼬불어질 때까지 처박아두기 일쑤였는데..

왜 이번에는 생김치가 땡긴 것인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제 입맛이 변하는것인지, 아님 한동안 안 먹던 한식(김치)을 온몸이 원하는 것인지..

 

오늘 점심은 남편이 아르헨티아산 스테이크를 해준다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글을 쓰면서 사진을 보니 또 끓인 밥이랑 먹는 김치가 급 땡기네요.

 

나도 김치냉장고나 김치저장이 가능한 커다란 김치용 용기가 있음 혼자서 먹는 김장을 해볼 의향도 있지만, 그런 것이 없는지라 만든 김치 빨리 먹어치우고 배추가 쌀 때 김치를 또 해야 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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