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 휴가에서 돌아오면서 시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사왔습니다.

 

우리가 휴가를 떠나기 전에 시어머니가 뜬금없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선물 같은 건 안 사와도 된다.”

 

아니, 왠 뜬금없는 말씀을 하시지 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시부모님을 모시고도 몇 년째 다니는 곳인데 뭔 선물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아예 말을 안 들었으면 모를까 시어머니가 이 말씀을 하시니..

생각지도 않았던 선물에 대해서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남편, 엄마가 선물 사오지 말라고 하시네?”

“뭔 선물?”

“모르지, 난 아무 말도 안했는데, 엄마가 먼저 말씀하시네.”

“....”

 

그렇게 휴가 가기 전에 시어머니가 하신 말씀을 남편에게 전했습니다.

 

나중에 휴가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라츠에 살고 있는 우리부부의 친구인 안디네서 하루 머물렀습니다.

 

안디도 지금은 한국회사에 다니고 있는 현지인이라 꽤 많은 한국인과 접촉을 하죠.

 

시어머니의 “선물”이야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아예 말씀을 안 하셨음 모를까, 선물 안 사와도 된다고 하시니..

이건 정말 사오지 말라는 말씀이신지, 아님 뭘 사오라는 말씀이신지 모르겠다니깐!”

“그건 네가 한국사람이라서 그런거야.”

“내가 어떻게 다른데?”

“여기 사람이었다면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따르지.”

 

 

안디는 말대로 아무것도 안 사오는것이 맞는 거 같다고 하지만..

 

내가 그동안 봐온 시어머니의 성격도 그렇고, 남편도 시부모님께 드릴 고가의 선물을 일부러 챙긴 것을 봐서는 선물을 사오라는 말씀이셨나 봅니다.

 

 

 

술 좋아하시는 시아버지께는 체리 리큐르를 샀고!

 

크로아티아 이스트리안 지역에서 나온 고가의 올리브 오일은 남편이 쓰려고 산줄 알았었는데, 시부모님께 선물 드릴때 어머니용으로 드렸습니다.

 

 

 

남편이 평소에 사는 햄보다는 가격 겁나 비싼(그래봤자 햄은 20유로상당) 햄과 치즈.

크로아티아 지역에서 나오는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햄은 달마시안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치즈는 팍 섬에서 나오는 것으로..

 

크로아티아 글자는 못 읽는 관계로 치즈 같은 경우는..

매장 직원에게 양젖치즈를 골라달라고 해서 샀습니다.

 

사실 햄과 치즈는 몽땅 시부모님용이 아니라..

우리식구용으로 샀습니다.

 

마침 주말이라 와있던 시누이도 햄과 치즈를 조금씩 가지고 갔고,

나머지는 시부모님과 남편이 반 나눴습니다.

 

매번 가는 크로아티아인데 ..

왜 이번에는 남편이 거금을 투자해서 선물을 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어쩌다 보니 우리부부만 휴가를 가게되서 미안한 마음에 산 것인지..

아님 시어머니가 “선물”말씀을 하셨으니 사오라는 말로 알아듣고 산 것인지..

 

휴가에서 돌아온 아들 내외가 챙겨온 선물을 받으시고,

시부모님은 마당에서 나는 이것 저것을 챙겨주십니다.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마당으로 불러서 챙겨주신 파프리카입니다.

 

며느리가 보는 앞에서 제일 큰놈으로 몇 개 따주셨죠.

날씬한 빨간 고추는(만) 마당에서 맘대로 따서 먹으라고 하십니다.

 

시어머니는 따놓은 호박과 따놨던 포도를 주십니다.

 

시부모님은 우리부부에게 뭔가를 받으면 항상 이렇게 뭔가를 주십니다.

 

평소에는 하나씩 주시던 파프리카도 불러서 넉넉하게 주시고,

호박이랑 포도도 드시려고 따놨던 모양인데 양보해 주십니다.

 

시부모님이 이러실 때마다 (가족임에도) 이웃사촌의 정을 느낍니다.

내가 뭔가를 주면 답례로 챙겨주는 그런...

 

내가 (남편이 한 )스프를 한 냄비 퍼다 나르거나,

내가 이런 저런 음식을 해서 시부모님께 갖다드릴 때도 야채를 나눠주시곤 하셨는데..

 

이번 선물을 흡족하셨던 모양입니다.

달랑 한 개밖에 없는 호박까지 주신걸 보면 말이죠.

 

휴가에서 사온 선물 덕에 다시 한 번 느끼는 이웃사촌의 정이었습니다.

가족보다는 이웃 같다는 느낌이 더 드는 우리식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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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01 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