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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도가 지나친 나의 알뜰함?

by 프라우지니 2018.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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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시아버지의 생신이 왔다가 갔습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의 생신 선물로 약간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시어머니께 어떤 선물이 좋을지 여쭤봤었습니다.

 

“너희 아빠한테는 Schnaps 슈납스나 좋은 와인이나 한 병 사고 끝내라.”

 

시아버지는 반주로 맥주를 즐기십니다.

가끔 알코올 도수 40%짜리 슈납스는 과식 하셨을 때, 소화제로 드시는 정도죠.

 

가족들 생일은 매번 마눌이 챙기지만 결제는 남편이 하는지라..

대충 얼마를 예상하는지는 알려야 합니다.

 

남편의 승인(?)이 떨어져야 선물을 사거든요.

내 돈으로 샀는데, 나중에 남편이 결제(환불)를 안 해 주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조치죠.^^

 

“엄마가 슈납스나 좋은 와인을 사라고 하시니 그거 한 병 사고,

쇼핑몰 상품권 50유로 정도하고, 달달한 초콜릿도 살 생각이야.”

 

 

 

시아버지 생신 전날 슈퍼에 가서 슈납스를 골랐습니다.

 

보통 선물을 살 때는 평소에 아빠가 직접 못 사시는 것을 선책 합니다.

 

아빠가 사시는 슈납스는 10유로 이하의 저렴한 것이니..

고가의 슈납스는 선물 받아서만 드실 수 있는 기회가 있죠.

 

올해는 제일 비싼 40유로짜리 산딸기 슈납스를 사드리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미리 이야기를 했었는데..

슈퍼에서 만난 슈납스는 생각보다 용량이 심하게 작습니다.

 

보통 슈납스는 700ML 용량인지라 적어도 절반정도는 들어있을 줄 알았는디...

40유로짜리나 하는 슈납스의 용량이 달랑 200ML 용량.

 

너무 작은 용량인지라 살까말까 들었다 놨나를 반복하다가는..

결국 비슷한 가격대지만 용량이 넉넉한 녀석으로 골랐습니다.

 

 

 

슈퍼에서 슈납스를 사면서 조금 후회를 했었습니다.

아빠 생신 선물을 조금 더 싸게 살수도 있었거든요.

 

“전에 25% 할인 스티커가 나왔을 때 사둘 것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25%할인 스티커는 장보고 집에 오면서 챙겨온 신문에서 만났습니다.

 

내일부터 25%할인 스티커가 발행이 된다네요.

 

아빠 생신은 내일인지라 선물포장은 이미 끝났는데..

내일부터 25%할인이 들어가는 슈퍼마켓.

 

내가 산 슈납스를 반납하고 25%할인권으로 다시 사면 10유로  정도나 절약되고,

이 돈이면 저렴한 슈납스를 한 병 더 살 수 있습니다.

 

1유로도 아니고 10유로(x1300원=13,000원 정도)를 그냥 버리기는 아깝죠.

 

그래서 남편에게 운을 뗐습니다.

“남편, 선물하면서 아빠한테 슈납스 영수증을 드릴까봐!”

“왜?”

“가서 환불한 후에 할인권으로 다시 사면 8유로나 절약이 되는데,

그 돈이면 슈납스 한 병 하나 더 살 수 있거든.”

“선물로 받은걸 가서 바꾸라고?”

“환불받아서 똑 같은 거 사면 되잖아.”

“그 이야기 아빠한테 하지 마.”

“왜?”

“선물 받은 건데 왜 바꿔?”

“환불받아서 다시 사면 더 저렴해지잖아.”

“말 하지 마, 번거로우니까!”

 

남편이나 시어머니는 알뜰하지만 대놓고 알뜰하지 못하죠.

 

그래서 어디 가서 잘못 계산된 영수증 환불받는 것도 (창피해서)못하고,

거리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홍보품 같은 것도 (부끄러워서) 못 받습니다.

 

“멀쩡한 물건을 환불 받은 후에 할인권으로 같은 물건을 재 구매”

 

시어머니나 남편 같은 경우는 실행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시아버지는 며느리와 같은 인간형인지라, 대놓고 알뜰하신지라,

어느 슈퍼에서 어떤 할인 제품이 있는지 며느리와 대화가 가능합니다.

 

아빠는 며느리의 생각대로 하실 거 같다는 이야기죠.

 

남편은 말씀드리지 말라고 했지만 8유로가 아까운 며느리인지라 아빠한테 속삭였습니다.

 

“아빠, 우리 내일 같이 슈퍼에 가실래요?”

“왜?”

“아빠한테 선물로 드린 이 슈납스 내가 환불받아서 돈 드릴 테니까 그 돈으로 다시 사세요.”

“왜?”

“25%할인권이 오늘 발행되거든요.”

“그래?”

“아님 제가 영수증 드릴까요? 아빠가 가져가셔서 선물 받았는데..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하시면 되잖아요.”

“환불받아서 돈은 너 줄까?”

“아니요. 환불받아서 같은 물건사고 남는 돈으로 저렴한 슈납스 한 병 더 사실 수 있잖아요.”

“슈납스는 선물 받은 거 아직 많다.”

 

지하실에 아버지가 모아놓으신 술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알뜰하신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환불 작전”에 동참하지 않으신다는 의미였습니다.

 

시아버니는 선물 받으신 그대로 그냥 갖고 계시겠다는 말씀이죠.

 

나중에 방에 오니 남편이 뭐라고 합니다.

 

“내가 말했지, 아빠한테 말씀드리지 말라고!”

“왜 하면 어때?”

“번거롭잖아.”

“땅 파봐라 단돈 10센트라도 나오나, 조금 수고해서 10유로 벌면 좋은 거지.”

“그래도 아빠가 동의를 안 하셨잖아.”

“왜 그러신 걸까? 아빠도 엄청 알뜰하신데.”

“모르지.”

 

남편의 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은 알았지만,

나와 같은 인간형이라고 생각했던 시아버지도 며느리의 계획이 심하다고 생각하신 걸까요?

 

1유로(천원)가 아니라 10유로(13,000원 상당)이나 절약 할 수 있고,

개봉한 물건도 아니고, 영수증 첨부해서 가져가면 손쉽게 환불 받을 수 있었는데..

 

남편도 만류하고, 시아버지도 동의하지 않으신 나의 계획.

정말 나의 알뜰함은 도가 지나친걸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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