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적당히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남들에게는 가능한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을 하니,
나의 부정적인 모습은
정말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볼 수가 없죠.
주변사람이 유난히 나에게만
부정적인 자신의 의견 혹은
다른 사람에 대한 뒷담화나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나를 친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일겁니다.
남들에게는 하지 못하는
자신의 본심을 보여준다는
이야기이니 말이죠.
그래서 제 시어머니는
며느리만 보면 누군가의
뒷담화를 하시나 봅니다. ㅠㅠ
요즘 나와 24시간을 함께 하는
남편이 나에게 베프이기고 하니
내가 생각하는 모든 것을
이야기 했었는데
요즘은 남편에게 하지 않는
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의 말을 하면
남편은 항상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니, 내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 하는 대신에 그냥 입을
다무는 쪽을 선택합니다.
뉴질랜드에서도 그랬죠.
며칠간 우리는 영국인
가족과 함께 여행을 했었습니다.
사실 여행이라기보다는
같은 캠핑장을 이용하다 보니
자꾸 만나게 되는 경우인데,
문제는 그 가족의 일원인
꼬맹이 두 명 때문이죠.
https://jinny1970.tistory.com/3908
그래도 영국인 가족과
함께 있으면 그들이 부모가
아이들을 단도리 하니
조금 덜 피곤한데,
아이들에 나에게 매달리고
놀아달라고 하면 버거웠습니다.
3살, 6살이 된 꼬맹이는
둘다 남자라 에너지가 넘치니
두 아이와 노는 것이
50대 중년인 나에게는
꽤나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남편과 함께
호숫가를 돈후에 남편은
등산을 가고 나는 캠핑장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는데,
가는 길에 영국인 가족을
만났습니다.
우리가 호숫가의
산책로를 걸을 거라고 하니
이내 따라나선 영국인 가족.
장난이 심한 두 꼬맹이와
함께 하니 생각보다
가는 길은 더디었지만
그래도 함께 웃으면서
길을 갔는데, 다시 돌아오는
길이 문제였습니다.
남편은 애초에 말을 했던대로
산책로에서 등산로
쪽으로 방향을 트는데,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올 나는
영국인 가족과 같이
캠핑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
평소에는 남편이 그들과
대화를 하고 나는 주로
옆에서 듣는 입장이었는데,
나 혼자 달랑 남으면
나는 캠핑장으로 오는 동안
계속해서 영국인 부부와
대화를 해야하고,
거기에 꼬맹이 둘 하고도
놀아줘야 하는 거죠.
예전에는 수다도
엄청 잘 떨었는데,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집순이 생활을 너무 오래했고,
거기에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하고,
그것도 영어로 대화를
한다는 것도 그렇고
두 꼬맹이가 자기 부모 대신에
나에게 매달리면 그것도 힘든데..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같이 대화하면 되고,
놀아주면 되지”하면서
또 내가 부정적이라
이야기할 거 같아서 남편에게
내 속을 살짝 숨겼습니다.
호숫가 산책 후에
캠핑장으로 돌아가겠다는
마눌의 일정을 바꿔서
남편과 함께 등산로로
접어들면서 영국인 가족과
안녕을 할 수 있었죠.
남편은 마눌이 왜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것인지 궁금해했지만,
마눌은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영국인 부부와의 대화도
부담스럽고, 부산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힘들어서
라는 걸 말이죠.
남편은 혼자 갈 줄 알았던
등산을 마눌과 함께 하니
좋아했고, 나는 캠핑장에서
편하게 쉬는 대신에
가슴 벌렁거리면서
산을 올라야 했지만
견딜만 했습니다.
덕분에 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멋진 풍경도
덤으로 볼수있었고 말이죠.
남편은 아직도 그날의
진실을 알지 못합니다.
마눌이 안 간다고 했던
등산을 왜 따라나섰었는지..
나는 그후로도 종종
남편에게 내 (부정적인)
속을 까발리지 않고 있습니다.
말 한마디 더하면
내 속은 편할지 모르지만,
언제나 속을 내보이는
만만한 마눌이 되기보다는
적당히 말을 아껴서
남편도 마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모르게
만들어 놔야 마눌을
만만한 콩떡대하듯 하지
않을 테니 말이죠.
나이가 들어가면서
현명해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잔머리?
그것이 아니라면 나는
“내 남편 사용법”에는
안 나오는 나만의 노하우를
알아낸 거 같습니다. ㅋㅋ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건
부부사이라고 예외일수 없으니
거리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적당한 비밀을
가지고 있어야 만만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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