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여행자들은
여행을 하면서 이런저런
것들을 사들이게 되죠.
그것이 기념품일수도 있고,
여행중 입을 옷일수도 있겠지만,
여행중 이런저런 것들을
사들이면 짐이 늘어나게 되니
소소한 것들이지만
그것을 살 때 몇 번 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통 여행중에는 나는 옷을
잘 사지 않는데 맘에
쏙 드는 물건을 만났을 때
그 앞에서 살짝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거 살까 말까?”
여행중 뭔가를 사면
짐을 늘이는 꼴이니
마눌이 뭘 산다고 하면
두손들어서 말리는 남편 임에도
마눌이 이 옷을 앞에 놓고
고민할 때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죠.
이 옷이 여행중 사진을
예쁘게 찍을 용도였다면
남편도 말렸고,
나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등을 돌렸겠지만,
나는 고민을 하고 남편도
그런 마눌을 그냥 뒀던 이유는
이 옷의 용도 때문이었죠.
내가 고민했던 이 옷은
그냥 옷이 아닌 근무중
입을 수 있는 유니폼.
뉴질랜드의 케이마트에서
만난 이 옷은 병원/요양원등에서
입을 수 있는 유니폼 형태였습니다.
보기에는 입기 편한
유니폼 형태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어보니 역시나
유니폼입니다.
유니폼은 여러 개의 색이
있었는데 그 중에 내가 꽂힌 것은
파스텔톤으로 뉴질랜드
기념품으로도 괜찮을 거 같았죠.
브이넥에 양쪽에 주머니가
있어서 근무중 사용하는
라텍스 장갑을 넣을 수 있고,
주머니의 안쪽으로는
볼펜이나 가위 같은 걸
고정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
근무중 입으면 딱 좋을
옷이기는 한데 이걸 사면
짐을 늘이는 꼴인데..
이 옷은 생각보다
무게가 나가서 이걸 산다면
입, 출국할 때 입어야
할 정도로 내가 가진 옷 중에서는
가장 무거운 편이었죠.
처음에는 이 옷이 맘에
들었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맘에는 들지만..
오스트리아에 돌아가서
근무하면서 입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짐을
늘일수는 없으니 처음에는
그냥 눈을 감고 지나치기.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우리가 다시 케이 마트에
가서 이 옷을 만났을 때는
망설임없이 이 옷을 샀죠.
내가 다시 가지고 돌아와야
할 짐의 무게 때문에
이동중에는 이 옷을 입고
입어야 하지만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두면서도 이 옷을
산 이유는 근무중 입으면
딱일 뉴질랜드 기념품이
될 거란 생각에서 였죠.
그렇게 고민 끝에 산 유니폼은
뉴질랜드 여행이 끝나가는
시점, 쿡아일랜드를
가면서 입었습니다.
왜 섬 여행을 가는데
이 옷을 입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샀으니 입어본
나의 유니폼 기념품이었죠.^^
처음에 살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요양원
탈의실, 내 옷장 안에 이 옷을
갖다 놓고도 나는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일단은 유니폼보다 더 튀는
색감이라 이 옷을 입고
근무를 하면 동료들이 다들
한마디씩 하면서 관심을
보일 거 같은 이유도
있었지만,
왠지 요양원에 갖다 놓고도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아서
옷장 안에 한참을
걸어 놓았었죠.
그러나 날 잡아서
야간근무를 하는 날
드디어 이 튀는 유니폼을
한번 입었습니다.
양쪽 주머니에 라텍스
장갑을 잔뜩 넣고,
주머니 안쪽으로 있는 걸이에는
볼펜에 가위 등등을 다
장착해도 넉넉한
주머니의 크기는 좋았는데,
삐삐 같이 생긴 호출기는
가슴에 있는 주머니에
넣어야 하는데,
가슴팍에 주머니가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나름
만족스러웠던 유니폼.
일단 한번 입고 근무를
마친 후에 이 유니폼은
집에 갖다 놨습니다.
내가 입고 매번 집에 가지고
와서 세탁을 하는 건
엄청 번거로운 일이고,
그렇다고 내 이름표를
달아서 다른 유니폼처럼
요양원에서 세탁하게 되면
매번 높은 온도의 물에
세탁이 될 테니 예쁜
파스텔 톤의 색은 몇 번 안 가서
색이 바랜 헌 옷으로
둔갑을 하거나 내 옷이
맘에 든 누군가가
슥싹 해 갈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였죠.
처음 살 때부터 고민하게
했던 유니폼은 끝까지
나에게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매번 입고 집에 가지고 와서
세탁을 하는 건
번거롭기도 하지만
요양원에서 묻어올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세균 때문에
위험하고!
옷을 요양원에 두고 다니면
분실의 우려와 더불어
내 뉴질랜드 기념품이
얼마 안 가서 색 바랜
헌 옷이 될 거 같은
마음에서죠.
일단 옷장의 깊숙한 곳에
넣어둔 유니폼은
요양원에 다시
갖다 놓을 생각입니다만,
아직 결정은 미뤄두고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 더 나은
방법인지 여러분의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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