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남편을 둔 나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것을
발견하면 남편에게 한국인이
얼마나 위대한 민족이며,
당신은 한국인 마눌을 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설명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한국이 항상 자랑할 것만
있는 것은 아니죠.
이번에 한국에 잠시 머물면서
내가 다녔던 여러 곳의 공중 화장실.
여러 곳의 화장실을
다니면서 내가 느꼈던 건
“한국의 화장실은 위험하다.”
화장실의 칸마다
“이곳이 안전하지 않다”는 걸
벽에 붙어있는 경고문들로
알 수 있었죠.
한국은 치안이 안전한 나라라며?
한국은 새벽 2시에 여자 혼자
조깅을 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삼성 핸드폰 광고를 했다가
“세상에 그런 곳이 어디 있냐?”는
다른 나라의 항의에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지만,
그래도 한국은 정말 안전한
나라라고 믿었는데..
화장실을 가보면
꼭 그런 거 같지도 않죠.
한국의 거리는 안전한데,
유독 지하철의 화장실만
치안이 비켜간 것인지..
화장실에서 작은 일을 볼 때
옆 칸까지 소리가 들리면
조금 민망하니 누르면 물 흐르는
소리가 나는 에티켓 버튼은
나도 알고 있던 거였는데..
간만에 한국의 공중 화장실을
가보니 누르면 물 흐르는
소리가 아니라 경찰이 출동하네요.
화장실에서 구출용으로
경찰을 불러야 할 다급한
상황이 한국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일인가요?
화장실에 경찰 호출벨 만큼이나
자주 보이는 건 “몰카 경고”
볼 일 보기 전에 설치된
카메라가 있는지 변기 안쪽과
화장실 안을 두루두루 둘러보고
바지를 내리라는 이야기인 것인지,
아니면 “불법촬영하다가 걸리면
너 콩밥 먹는다”는 경고를
하고 싶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것이 붙어있으면
내가 볼 일 보러 온 이곳이
안전하다고 느껴지진 않죠.
“도찰하다 걸리면
5천만원의 벌금은 내야한다” 대신에
“도촬 하는 인간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5천만원 준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예방책이 될 거 같은데..
인체감지용 화장실
재실 센서가 작동중입니다.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장치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이런 글도 무섭습니다.
화장실에 잠깐 작은 일보러 왔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경고인 것인지..
외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화장실 몰카가
한국에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외국은 몰카를
찾아내는 여자들의 매서운 눈이나
장비가 없어서 몰카를 찾아내지
못하는 것인지..
외국에서는 화장실에서 흔하게 보는
“좌변기 위에 올라가지 마시오.”
이건 유럽의 관광지 화장실에
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안내라 신기하지 않은데,
한국의 화장실에서도 보게 되니
역시 변기 위에 올라가는
관광객은 “중국인”인 건가요?
이 글을 쓰면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한국인들중에도
변기 위에 올라가서 볼일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인이나 할만한
행동을 하는 한국인이 있다면
자제 부탁드립니다.
변기에 살이 닿는 것이 싫으면
스쿼드 자세로 볼 일을 보면 되지
올라가기도 힘든 변기 위에
쭈그리고 앉다가 발이
변기 안으로 빠질수도 있고,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 같은
경우는 변기를 박살낼 수도 있죠.
외국 여행중에 화장실 변기
깨뜨려서 온 동네 물바다로
만든 진상 관광객이
한국인이라는 소문이 나면
한국 망신이니 부디
참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남편은 아주 다양한 질문을
많이 해왔었는데,
화장실에 대한
질문은 없었으니 다행이었죠.
남편이 왜 화장실에
“몰카 경고문”이 있고
“경찰 호출벨”있는지 물어왔다면,
여자 화장실을 전문적으로
찍은 변태 같은 인간들이 있다는 걸
설명하느라 진땀을 뺐을텐데..
얼마전에는 유튜브에서
“한국여행 갈 때 가져갈
물건 리스트”에 숨어있는
몰카를 찾아내는 기계를 봤습니다.
여행갈 때 이런 거 챙기는
나라는 한국뿐이겠죠?
한국은 새벽 2시에 돌아다녀도
안전하다며 사실은 몰카천국이라니..
남자 화장실에는 몰카를 찍겠다고
설치해놓은 카메라 같은 건
없겠지요?
남편은 앞으로도 몰랐으면
좋을 한국 화장실의
경찰 호출벨과 몰카촬영 경고문.
한국에 사는 모든 여자들이
떨지않고 공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고,
다음에 한국에 갔을 때는
조금 더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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