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중년의 별볼일 없는
외모지만 나도 잘 나갈 때(?)에는
꽤나 인기(?)가 있었습니다.
인기가 있었다고 하니
혹시 오해를 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 같아 굳이 내
외모를 설명 해 보자면..
통통한 몸매에
(예쁘지는 않은)
귀여운 얼굴의 소유자?
사람을 볼 때 외모만 보는 것은
아니니 성격까지 조합해서 보자면
나는야 나름 매력적이었던
인간이었죠.
네, 과거형입니다.
길거리 헌팅 같은 건
물 건너간 과거의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제가 한국에
머무는 그 짧은 순간에 나는
인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길거리 헌팅을 당했습니다.
“길거리 헌팅”으로 말하자면
지금까지 참 다양하게 받아봤죠.
전화번호, 차 한잔,
밥 한끼를 뛰어넘어
“하룻밤 같이 할래?”까지.
재밌는건 나에게 “하룻밤”을
제안했던 청년은 보기에도 나보다
열살은 더 어려 보였던 어린 남자.
자정이 넘어가는 시간에
버스정류장에 서있는 여자에게
“하룻밤 신청”을 하는 건
도대체 무슨 정신에 하는 것이며,
그렇게 하면 넘어오는 여자가
과연 있기는 한 것인지
호기심이 발동해서 그 청년에게
물어보기도 했었죠.
나는 쭉쭉빵빵도 아니고,
보기에도 (자신보다는) 연상이고,
거기에 눈에 뛰는 외모도,
옷차림이 튀는 것이 아닌데
도대체 어떤 기준에서 자신과의
하룻밤을 청하는 것인지
그 청년의 정신세계가
정말 궁금 했었거든요.
그 청년은 내 질문에
제법 정직한 대답을 내놨죠.
“누군가와 놀고(?)싶은데
당장에 그럴 상대가 없으니
거리에서 헌팅을 하는 것이고,
자신의 그런 황당한 질문에 최소
열에 한명은 응한다.”고!
열 명에게 물어보면
한 명은 건질 수 있으니
할만한 모험이라 저녁이면
거리에 서서 “잘래?”하는
청년들이 있었나 봅니다.
세월은 흘러서 나는 중년이 되었고
이제는 거리에서 당하는
헌팅 같은 건 없을 줄
알았습니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말이죠.
외국에서야 50대인 나를
30대로 봐주니 내 가슴
벌렁거리게 잘 생긴 남자가
“차 한잔”하자고 물어오기도 하고,
캣콜링도 심심치 않게 당하지만
그건 내 나이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외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
한국에서 내가 헌팅을 당했던
그 순간도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에 생각해봐도 여전히
당황스러운 그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한국에서야 명랑핫도그는
유행이 이미 지나갔고,
탕후루도 유행이 가고 있는
시점이지만 유럽에서만 살아
한국의 유행 음식은 잘 모르는
동생의 손을 이끌고 언니가
간 곳은 “명랑 핫도그”
배가 고픈 상태도 아니라
사양을 했지만 “맛이나 보자!”고
언니 손에 이끌려 가서는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가게를 나와서 옆 가게인
핸드폰 가게 앞에 내놓은
액세서리를 보고 있자니
내 뒤에 어떤 할배가 나와
같은걸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게 주인인가?” 싶었는데,
자신도 손주에게 선물을
줄 생각이라 보고 있다고
먼저 말씀을 하시니
그런가 부다 하고는 얼른 언니가
있는 핫도그 가게 쪽으로
몸을 돌리는데 등뒤에서 들리는
할배의 말씀.
“저기..맘에 드는데 차나 한 잔…”
아니, 이거 내가 어릴 적,
쌍팔년도에나 들어봤던 멘트인데,
나에게 이런 멘트를 날리시는
할배의 얼굴을 보니 최소
70대로 보입니다.
이 할배는 20년을 뛰어넘어
나에게 작업을 거시는 것인지..
우선은 당황스러웠습니다.
나에게 차 한잔을 청해온
상대가 70대 할배인 것과
내가 그 자리를 떠나서
이동하는데도 내 뒤를 따라오면서
말을 이어가는 할배의 추근거림?
요새 한국의 할배는 자기 나이는
생각하지 않고 거리에서
맘에 드는 아낙이 보이면
그냥 들이대나요?
나혼자였다면 따라오는
할배 때문에 엄청 당황했겠지만,
다행히 핫도그 가게 안에는
언니가 기다리고 있어서
얼른 가게 안으로 들어갔음에도
가게 안의 나를 바라보며 한참을
가게 밖에서 서성이시던 할배.
대화 상태가 그리우면
같은 또래들이 보이는 노인정이나
노인대학 같은 곳을 가시는 것이
보기에도 정상적이고
또 헌팅 성공률도 높을텐데
왜 할배는 밤거리를 서성이며
중년의 아낙을 노리는 것인지..
두리뭉실한 몸매에
턱은 2개가 되어 여성스러운
모습은 찾기 어렵지만
그래도 날 여성으로 봐주신 것은
감사한데, 그래도 “차 한잔”는
나에게는 무리한 부탁.
50대인 내가 접하는 70대는
시부모님과 요양원에 계시는 어르신들.
나에게 남자 70대는 남자가
아니라 그냥 “(도움이 필요하신)할배”죠.
우리 사회가 아줌마를 여자도
남자도 아닌 제 3의 성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70대의 남성도
사회적으로는 남자가 아닌
그냥 “할배!”
하긴 나이가 들어도
남자는 남자죠.
“문고리 잡을 힘만 있어도..”
이런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닐 테니 말이죠.
요양원에서도 힘(?)이 남아도는
할배들이 여직원들을 상대로
수시로 성추행을 시도 하시고,
자신이 기저귀를 차는 것과는
별개로 병동에서 만나
손잡고 다니는 할매와 거사(?)
치르시는 걸 직원들은
종종 목격 합니다.
나에게 말을 걸어왔던 할배는
정말로 대화 할 사람이
그리워 밤에 거리에 나와서
차 한잔 할 아낙을 찾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금까지
봐온 (요양원에 사시는) 할배들은
대부분 불건전(?)하셨던
분들이시라 나에게 말을
걸어왔던 할배를 내가
색안경 쓰고 본 것은 아니기를..
요즘 한국의 밤거리에는
할배들이 중년의 아낙을
헌팅 하는 것이 유행인 것인지,
아니면 내가 유난히 용감한
할배를 만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니라
한번으로 만족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는 지금 생각해봐도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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