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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한국 이야기

한국에서 만난 내 블로그 오랜 친구

by 프라우지니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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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꽤 오랫동안

글을 쓰고 있는 무명 블로거.

 

10년 넘게 글을 쓰고 있지만,

사실 글을 쓴다기 보다는

남들은 입으로 떠는 수다를 나는

손으로 떤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그래서 내 글은 전문교육을 받은

소설가나, 수필가처럼

기승전결이 뚜렷하지도 않고,

가끔은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고?”싶을 때도 많죠.

 

한가지 확실한 건 나는 솔직하게

내 삶을 까발린다는 것.

 

 

지하철 속의 남편 .

 

누군가 내 옆에서

나를 보는 것이 아니니

내 삶에 살짝 조미료를 치고,

약간의 뻥을 가미해서 사람들이

살아보고 싶은 유럽 라이프

글을 쓸 수도 있지만,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내 삶을

리얼하게 이야기 합니다.

 

처음에는 타국살이가 외로워

글로 떠는 수다를 시작했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방문자들과

소통하면서 외로움을 달랬습니다.

 

나는 내가 쓴 글에 달린 댓글로

방문자들과 소통을 하고,

자주 방문해주시는 분은 마치

친구처럼 언니나 오빠처럼 느끼지만

내가 원하는 건 딱 거기까지!

 

내 블로그의 방문자들이

저에게 선물을 보내주시는 것도,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도

나에게는 심히 부담스럽습니다.

 

내 글을 통해서 나를 아시는 분들은

에 대한 나름의 상상과

기대를 갖고 계실 텐데,

실제의 나는 그들의 상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것이고,

거기에서 오는 실망감이

클 수도 있죠.

 

 

서울 지하철속의 우리부부.

 

글에서는 그런 기미가 전혀 없었는데,

만나보니 엄청 수다스럽고,

주책 바가지에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50대 옆집 아줌마.

 

내가 수다스러운 것도 맞고,

주책을 떠는 50대 아낙도 맞지만,

그래도 나를 만난 사람이

실망까지 하게 되면 안 만나느니만

못하니 직접적인 만남은 가능한

피하려고 엄청 노력을 했었는데,

 

제가 이번에 한국에서

제 블로그를 오랫동안 찾아주던

친구를 만났습니다.

 

나와 망원 시장의 맛있는

칼국수먹고 싶다고 했었는데,

망원 시장이 집에서 먼 곳도 아니어서

그냥 만나기로 했죠.

 

만나기 전에는 살짝 겁도 났었는데

만나보니 참 좋았습니다.

 

한국에 있는 기간이 짧은데도

남편 나름대로 전국일주

하겠다는 계획까지 가지고 있던 터라

미루다 보면 못 만날 거 같아서

남편이 다음날 또 뭔가를 하자고

하기 전에 후딱 약속을 잡았죠.

 

이미 약속이 있던 그 친구는

기존의 약속을 취소하면서까지

기쁘게 나를 만나러 와줬습니다.

 

 

친구가 준 선물들중 일부.

 

만나서 한끼 식사만

하자는 줄 알았는데, 내 생각이

나서 들고 왔다는 식품들.

 

오징어포랑 멸치(사진에는 안 나왔지만)

집에 반찬 하려고 산 것을

내 몫으로 챙겨왔고,

거기에 천연조미료와

남편이 한동안 구경하지

못했던  셈멜 빵까지.

 

칼국수도 얻어먹고, 선물까지

받아온 염치없는 만남이었죠.

 

남편은 그 다음날 아침을

아주 행복하게 먹었습니다.

 

Semmel셈멜에 버터& 잼을 바르고

빵을 준 친구에게 자신의

사진을 보내라는 남편.

 

자신이 얼마나 기쁘게

셈멜을 먹고 있는지

그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친구가 준 셈멜

 

한국사람도 한국을 떠나면

밥이 그립고, 김치와 여러가지

음식들이 그립듯이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도 그리운 것들이 많죠.

 

검은 빵이 그립고,

또 유럽에서는 가장 흔하게

접하는 셈멜()이 그리웠는데,

한국에서 그 셈멜을 선물로

받았으니 얼마나 행복해 하던지..

 

친구의 배려가 돋보였던

선물이었습니다.^^

 

친구가 준 선물 중 오징어포는

맨입으로 먹다가 반찬으로

승화를 시켰습니다.

 

원래 레시피는

병아리콩+멸치 볶음이던데,

저는 멸치 대신에 오징어포를

넣어서 만들어 놨더니만,

밥반찬보다는 간식 삼아서

먹기 딱 좋은 맛이었죠.

 

 

오징어&병아리콩 조림.

 

친구가 준 선물들을 하나하나

먹을 때마다 나는 오래도록

그녀를 생각하지 싶습니다.

 

친구를 만나러 가기 전에는

어떡하니? 괜히 만나자고 했나?”

하는 생각에 살짝 겁도 났었는데,

만나고 헤어질 때는

만나기를 잘했다.”싶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이였음에도

우리는 만나서 서로를 꼭 안아주며

인사를 하고, 같이 앉아서

식사를 하면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친구처럼 그렇게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죠.

 

정말로 밥 한끼 먹을 시간밖에

없었던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그 짧은 시간에 참 많이

가까워짐을 느낄 수가 있었죠.

 

다음 번에 만나면 조금 더

시간을 같이 보내기로 했는데,

그때가 언제쯤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만나면 아주 반가운

친구가 됐으니 그 친구를 만나길

참 잘한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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