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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한국 이야기

외국인 남편이 한국 거리에서 받은 선물들

by 프라우지니 202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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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한국에서 머문 20여일.

나는 꽤 피곤한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늦게 자는 언니와 시간을 보내다가

새벽에 잠이 들면 이른 아침에

일어나는 남편은 마눌을 일으켜 깨워서

어딘가를 나가자고 하고!

 

밖에 나가자고 자꾸 보태는

남편 덕에 한국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하루도 편안하게 집에서

하루 종일 보낸 날이 없었죠.

 

 

 

남편은 한국에서 참으로

다양한 경험들을 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전국일주를

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던 남편은

서울과 서울 근교 그리고 부산을

며칠 다녀온 것으로

한국 여행을 끝내야 했고,

 

제대로 하지 못한 한국 여행은

다음 번으로 미루고 돌아왔죠.

 

나는 늦게 자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마눌을 깨우는 남편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 좋을 거 같아서

아침에 일어나면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하라고 했습니다.

 

동네를 돌면서 제과점에 들려서

빵도 사고, 슈퍼에 들려서

먹고 싶은 것도 사오라고 말이죠.

 

 

인터넷에서 캡처

 

그렇게 남편을 아침에 동네

한바퀴를 돌라고 내보내 놓으니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남편이

손에 팝콘을 들고 왔습니다.

 

남편은 거리에서 나눠주는 건

그것이 공짜라고 해도 안 받는

인간형인데, 낯가림이 없어진 것인지

한국 거리에서 나눠주는 팝콘을 받아온 거죠.

 

팝콘은 동네 교회 앞에서

나눠주는 선물이었습니다.

일명 팝콘전도라고 한다죠?

 

워낙 구석진 동네라

오가는 사람들도 많지 않는데,

작은 교회 앞에 팝콘 기계를 갖다 놓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던 모양인데,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인에게도

인심 좋게 나눠주신 모양입니다.

 

남편은 그날 이후 그곳을 지나칠때마다

교회 앞에서 팝콘을 나눠주시는 분을

내 친구라고 표현하곤 했습니다.

 

남편이 팝콘을 받은 건

딱 한번이었지만 말이죠.

 

 

남편이 받아온 건빵.

 

우리 동네에 있는 교회는

교회를 홍보한다기보다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일단 무조건 나눠주는 것이

목적인 것인지..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인에게도

이런 홍보물을 나눠주는 모양입니다.

 

남편은 팝콘 이후에도 건빵을

받아와서는 마눌에게 가지고 왔었죠.

 

한국은 거리에서 이런저런것을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 신기한것인지,

평소의 남편이라면 사양했을

물건들을 다 챙겨서 받아와서는

한국 교회의 인심이 후하다고 했었죠.

 

그후에도 교회 홍보물은

다른 동네에서도 다양하게 받았습니다.

 

옆 동네를 지나다가 휴지를 받았었고,

여의도에 자전거 타러 나갔다가는

마스크도 받고!

 

교회에서 먹는 건빵도 주고,

더러운 것을 닦을 휴지도 주고,

거기에 마스크까지 남편에게는

온통 신기하게 보인 모양입니다.

 

 

우리가 받았던 휴지와 마스크

 

유럽의 교회에서는 뭔가를

주기보다는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에게

교회세를 강제징수하죠.

 

그래서 탈 교회

외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누이는 몇 년 전에 이미 탈퇴를 했고,

남편도 얼마전에 탈퇴를

한 걸로 알고있습니다.

 

실제로 믿음도 없고 교회도 안 다니는데,

기독교인/천주교인이라는 이유로 매년

꽤 큰 금액을 내는 것이 아까웠던거죠.

 

수입이 얼마 안되는 내 동료들을 보니

1년에 몇십유로를 내야해서

부담스럽다.”고 불평을 하니

조금 깎아주더라고 하던데..

 

교회세는 수입에 따라 내야하는

금액이 달라지는 세금이라

조금 벌면 몇십유로지만,

많이 벌면 몇백유로를 내야하니

부담스러운 금액인 것은 사실!

 

한국의 교회에서는 교회를 다녀도

강제로 내야하는 세금도 없는데,

이렇게 공짜 선물까지 거리에서

마구 나눠주니 남편에게는 이상하고

신기한 한국교회였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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